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767
766화
를 사용한 재호는 왕버섯 골짜기의 독기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건 큰 장점이긴 했지만, 딱 하나 아쉬운 건 가디언 길드가 어떻게 독기를 극복하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단 점이었다.
아무리 장패드에게 딱 달라붙어도 그의 실루엣만 겨우 확인되는 수준일 뿐, 그가 어떤 식으로 독기에 저항하는지는 알 수 없었던 것이다.
‘테일러에게 맡겨 두긴 했지만, 제대로 확인할 수 있으려나…….’
게다가 이동하는 중에 독기 저항의 실마리를 확인하지 못한다면, 결국 테일러는 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할 터였다.
어쩌다 보니 계획에 없던 재호의 미행이 더더욱 중요해진 상황.
‘그나저나 길이 굉장히 복잡하네.’
주변 풍경이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장패드가 굉장히 복잡한 경로로 이동 중이란 건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들의 본거지로 가는 길을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모양.
재호도 나름대로 대략적인 지도를 그리면서 이동 중이었지만, 과연 다음에 돌아올 일이 있으면 얼마나 정확할지는 미지수였다.
그렇게 약 15분 동안 이동했고, 마침내 장패드는 묵묵히 걷던 걸음을 멈추었다.
그가 도착한 곳은 절벽에 지어진 작은 오두막.
그 안으로 들어가더니 다른 사람을 만나 무언가를 건네받았다.
그리곤 입으로 가져다 대는 듯한 행동을 보였는데, 그것이 바로 왕버섯 골짜기의 독기를 견딜 수 있게 해 주는 비밀로 추측되었다.
‘테일러가 보고 있겠지?’
아마 여기까지 잘 따라왔다면 역시 그 역시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고의 도둑(?)답게 한두 개 정도 훔쳐 올 수도 있을 터였다.
스르르-
건물을 나와 다시 이동을 시작한 장패드, 그리고 재호도 뒤를 쫓았다.
다시 10분 정도 흐르자 마침내 골짜기 바닥으로 추정되는 곳에 도달했다.
장패드는 제법 큰 건물로 추측되는 곳에 들어가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시작했는데, 아쉽게도 재호는 그 대화 내용을 정확히 듣는 게 불가능했다.
‘여기가 장패드의 거처인가? 그럼 이쪽은 테일러에게 맡기고 다른 쪽을 찾아보자.’
밖으로 나온 재호는 주변을 수색했다.
‘어디에 있으려나?’
재호가 찾는 건 연금술 시설.
‘그 정도 물량을 계속 양산해 내려면 분명 엄청난 규모로 이루어지는 작업일 텐데…….’
눈에 띄는 대형 시설에 있을 거란 게 재호의 추측.
다만 경계 속에서 살피다 보니 전경을 확인할 수 없어 답답한 상황이었다.
‘그냥 현실로 돌아가서 수색하는 게 나으려나?’
를 사용하면 꿈의 경계 속에서 보는 시야보다 훨씬 좋아지긴 할 터.
드시에게 빌린 위장 가면은 분신이 착용 중이긴 했지만, 가디언 길드 내의 많은 사람과 어둠 사이에 섞여 들면 적당히 정체를 숨길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조금 전 장패드가 있던 곳도 굉장히 어두운 공간이었던 걸 보면 다른 곳도 비슷할 테니까.
오히려 문제가 되는 건 이곳이 얼마나 지독한 독기로 가득 차 있느냐인데, 그것도 어느 정도 대응은 가능했다.
인벤토리에는 재호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각종 꽃 표본들이 많았으니 말이다.
물론 이곳의 독기가 재호의 예상보다 더 심하면 의미 없는 일이었다.
‘뭐, 여차하면 분신으로 도망가면 되니까.’
재호는 결정을 내렸다.
를 비활성화하기 전, 먼저 꽃템을 준비하는 재호.
포션으로 제작해 섭취한다면 더 효과가 좋을 테지만, 아쉽게도 준비된 물건이 없었다.
당연히 즉석 제작이 불가능한 건 말할 필요도 없었고 생으로 복용해 봐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도 없으니 결국 최선은 꽃템의 제작이었다.
‘뭐가 가장 좋을까?’
제대로 된 제작 환경이 아니기에 여러 꽃을 함부로 섞기도 부담스러운 일.
그래서 딱 두 가지만 골랐다.
‘일단 은 무조건 넣자.’
[] [관찰 진행률 : 100%] [바람에 흔들릴 땐 마치 나비의 날갯짓처럼 보입니다. (더 보기)] [(중략)] [*효능] [1. 주변의 공기를 정화합니다.] [2. : 모든 것을 씻어 내리고 다시 태어나는 번데기처럼, 모든 독성을 중화시킵니다.]모든 독성을 중화시키며 주변 공기까지 정화해 주는 .
하지만 혹여나 이곳에 퍼진 것이 단순한 독기가 아니라면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가령 저주 종료라거나 할 경우엔…….
‘그럼 오히려 좋지.’
재호는 어지간한 저주엔 면역이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이 제대로 먹히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긴 해야 했다.
해서 다음으로 고른 것이 바로 .
[] [관찰 진행률 : 100%] [지상의 은하수라 불리는 덩굴나무입니다. 새하얀 꽃들이 무리 지어 피며, 밤이 되면 덩굴 전체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나옵니다. (더 보기)] [(중략)] [*효능] [1. 은은한 향기는 모든 상태 이상 저항력을 증가시킵니다.] [2. : 일정 범위의 오염을 정화하며 사용자는 저주에 면역이 됩니다.]독기로 인해 발생할지 모를 특수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조물조물-
재호는 두 꽃을 엮기 시작했다.
‘팔찌가 낫겠지.’
지금까지 꽃템을 만들며 재호가 깨달은 것 한 가지는 크고 화려할수록 꽃템의 효과는 증대된다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지금처럼 미지의 공간에선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꽃템을 만드는 게 좋지만…….
‘꽃을 달고 다니면 바로 걸릴 테니 어쩔 수 없어.’
급하게 만들다 보니 기본 효과의 향상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여러모로 애매한 성능의 꽃템이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
‘…아니지. 감출 수만 있으면 되는 거잖아?’
문득 재호는 자신이 지닌 또 하나의 아이템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것이라면 꽃템을 보이지 않게 확실히 가려 줄 수 있을 터였다.
‘그럼 화환으로 만들자.’
목에 걸 수 있도록, 크고 화려한 화환을 뚝딱 만들어 낸 재호.
[] [등급 : 고급] [죽음이 들끓는 저주받은 땅, 그곳에 잠든 존재들의 꿈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움!하지만 조금 어설픕니다. 시들지 않게 조심하십시오.] [효과 : 1. 반경 3미터 주변의 공기를 정화하며, 그 공기를 마시는 모든 생명체의 상태 이상 저항력이 증가합니다.
2. : 모든 것을 씻어 내리고 다시 태어나는 번데기처럼, 모든 독성을 중화시킵니다.
3. : 일정 범위의 오염을 정화하며 사용자는 저주에 면역이 됩니다.]
추가 옵션 없이 무난하게 완성된 꽃템.
그나마 화환으로 변경한 덕분에 이 정도는 나왔다고 할 수 있었다.
척-
재호는 바로 화환을 목에 걸어 착용했다.
그리고 이것을 완벽하게 가리기 위한 추가 장비도 꺼냈다.
폴폴-
펄럭일 때마다 사방으로 날리는 털들.
‘후… 이거 입긴 싫었는데…….’
하지만 어쩌겠는가?
당장 재호의 정체를 가리기에 이보다 좋은 건 없었으니 말이다.
* * *
왕버섯 골짜기.
가디언 길드는 이곳에 그들만의 은밀한 도시를 세웠다.
말이 도시지, 동굴이나 이곳에 있던 거대한 뼈를 이용한 움막들이었다.
사실상 건물로서 존재한다기보다는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빛을 가리기 위한 용도.
어떻게든 숨어야 했으니 그런 어설픈 거처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역시 이 지독한 독기에 저항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아주 운 좋게 그들은 방법을 알아냈다.
실마리를 제공해 준 것은 왕버섯 골짜기에서 몰래 채집 활동을 하던 약초꾼들.
아무리 위쪽의 공기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하더라도 평범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었다.
또한 장시간 노출이 되면 중독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약초꾼들 사이에서 전해져 온 민간요법이 있었다.
[왕버섯 골짜기의 시커먼 돌을 잘게 갈아 마시면, 거인의 기운이 솟아나 독을 이겨 낼 수 있다.]실제로 이러한 이야기는 먼 과거, 아고니 왕국 내에도 퍼진 적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믿지 않았고, 아고니 왕국 쪽에서도 괴이한 소문으로만 넘겼다.
실제로 확인된 것도 없었고 말이다.
하지만 몰래 왕버섯 골짜기를 들락거리는 약초꾼들은 그것의 효능을 정말로 믿었고, 그것이 지금까지 전해져 왔다.
즉, 실제로 효능이 있다는 걸 약초꾼들은 경험으로 알았지만, 이미 세간에는 바보들이 믿는 헛소문으로만 치부했으니…….
결국 약초꾼들도 자신들의 불법적이고 위험한 생업이 사라지는 걸 원하지 않았기에 그들만의 비밀로 남겨 두었다.
가디언 길드는 바로 그 비밀을 듣곤 직접 확인해 보았던 것이다.
넘쳐 나는 길드원들에게 돌을 먹여 가며 실험을 거쳤고, 그것이 실제로 신빙성 있는 이야기임을 확인했다.
그리고 왕버섯 골짜기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저항력 포션까지 완성했다.
다만 이것도 만능은 아니었다.
약초꾼들이 활동하는 곳은 지상에서 그리 깊지 않은 지하로, 가디언 길드가 자리 잡은 바닥까지 내려올 일이 없었다.
당연히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지독한 독기였고, 개발한 포션으로는 도저히 생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추가로 개발한 고농축 포션, 그것이 바로 포션이었다.
이것 덕분에 가디언 길드는 왕버섯 골짜기 최하층에 완전히 숨을 수 있었지만…….
쿨럭- 쿨럭-!!
케헥!
사방에서 들리는 마른기침.
“어우… 부작용이 또 올라오는데……. 돌가루 좀 있어?”
“안 돼. 나도 얼마 안 남았어.”
그들이 말하는 돌가루는 포션을 만들고 남은 고운 찌꺼기였다.
독기가 가득한 환경에서 빚어진 광물이다 보니 긍정적인 효과만 있을 리 없는 일.
게다가 고농축으로 만들다 보니 당연히 부작용이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침이 심해지며 계속 방치하다간 결국 피를 토하며 체력이 점점 감소하다 사망하게 되는 것.
그걸 피하려면 앞서 말한 의 찌꺼기를 복용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체내에 남은 의 독성이 찌꺼기와 융합해 다시 돌이 되며, 그 돌을 토해 내면 일시적으로 중독 현상이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를 먹고 독기를 이겨 내고, 부작용이 발생하면 돌가루를 먹는 것의 반복.
“젠장. 돌가루도 좀 많이 주면 안 되나…….”
문제는 돌가루는 에 비해 보급량이 한참 모자라는 점.
가 농축액이라면 돌가루 또한 극도로 정제한 미세 가루로,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케헥!! 쿠헉!”
거칠게 피를 토하는 길드원.
그리고 체력의 5분의 1이 날아가 버리자 그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야! 제발 조금만! 한 자밤만 먹을게!!”
“안 된다고! 그러게 아껴 먹지 왜 아무 생각 없이 처먹은 거냐고!”
“너도 봤잖아! 애초에 난 남들보다 양이 적었…….”
거칠게 매달리던 그는 순간, 기이한 느낌에 말을 멈췄다.
목구멍에 모래가 낀 것 같던 거친 호흡이 갑자기 상쾌해졌으니…….
“쿨럭!”
하지만 그건 아주 잠깐이었다.
착각이라고 느낄 정도로.
“뭐지?”
오랜만에 느껴 본 상쾌함이 강렬하게 새겨진 그는 본능적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그리고 그 방향에는 웬 털북숭이의 거한이 멀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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