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770
769화
장패드는 카지노에 나타난 알시아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내려오는 내내 생각했다.
처음 카지노를 떠날 때만 하더라도 그냥 조용히 보내 주는 게 백번 낫다고 생각했었다.
괜히 시끄럽게 만들어 봐야 더 큰 재앙을 불러올지도 몰랐으니 말이다.
하지만 문득 생각이 달라졌다.
‘이거 생각해 보면 오히려 좋은 기회 아닌가?’
이곳의 지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건 알시아가 아니라 바로 가디언 길드이지 않은가?
‘도망치려고 해도 나가는 길을 바로바로 파악하는 건 쉽지 않을 거다. 그 상황에서 우리가 포위한다면?’
즉, 알시아는 제 발로 호랑이굴에 들어온 상황인 것이다.
‘죽이는 건 안 된다. 그건 한순간의 자랑거리밖에 되지 않아.’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가디언 길드가 엘리시아 화원보다 열세인 것은 확실했다.
그리고 이 어려운 상황을 단번에 역전시키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알시아를 생포한다면?’
지금 가디언 길드는 정부의 지원은 줄어든 채 실적만 강요받으며 눈칫밥을 먹는 중이었다.
하지만 알시아를 생포하는 데 성공해 내기만 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이거다! 이게 내게 찾아온 첫 기회다!’
조금 들뜬 채 내려온 그는 회의실에 소집한 간부들과 마주 앉았다.
그리곤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아니, 정말 알시아가 여기 있단 말입니까?”
“말도 안 됩니다. 도대체 알시아가 무슨 수로 카지노 위치를 알아냈단 말입니까?!”
쉽게 믿지 못하고 반발하는 간부들.
그 모습에 장패드는 깊은 한숨을 삼켰다.
‘이 머저리들. 카지노 자체가 문제란 걸 몰라?’
심심하다며 자기들이 마음대로 만들어 낸 것이 암금홍 카지노이지 않았던가?
‘그 카지노에 외부인들이 들락거리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런 소리를 해? 추적당할지도 모른다고 분명히 내가 말했었을 텐데?’
알시아가 아고니 왕국에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계속 불안했었다.
물론 그러면서도 다른 조치 없이 안일하게 있었던 건 명백히 자신의 책임이긴 하지만…….
“아무튼 지금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알시아가 저희 거점까지 파악한 건 아니긴 하지만, 미리 선제 대응을 해야 하는 건 분명합니다.”
“그래서 그 대응책이 뭔데요?”
“바로 알시아를 잡는 겁니다. 죽여선 안 됩니다. 붙잡아서 무너진 힘의 균형을 다시 끌어올리는 거죠.”
“에이, 그게 가능하기나 합니까? 알시아인데?”
“그리고 괜히 그런 시도를 하다 이곳까지 완전히 들통나면 어쩌려는 겁니까?”
바로 튀어나오는 부정적인 반응.
“지금 알시아는 혼자 카지노에 나타났습니다. 지금보다 더 좋은 타이밍이 어디 있다는 말입니까?”
장패드가 답답하다는 듯 말했지만, 간부들은 여전히 심드렁했다.
“그야 모를 일이죠. 알시아가 어디 혼자서 다니는 걸 본 적이 있어야지.”
“맞습니다. 분명 어딘가 그 괴물 엘프가 숨어 있겠죠. 실제로 이번 아고니 왕국에도 엘프를 대동하고 왔다지 않습니까?”
간부들의 말에 장패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엘프가 어딘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건 자신도 예상했다.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이곳은 우리의 거점. 누구보다 이곳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심지어 아고니 왕국조차 이곳은 죽은 땅이라고 버려두지 않았습니까?”
장패드는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나섰다.
‘젠장. 피로크였다면 닥치고 따랐을 인간들이…….’
그 멍청이가 하자는 건 곧이곧대로 다 하던 자들.
마음 같아선 장패드 또한 그런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기반이 없는 장패드는 그게 불가능했고, 피로크가 잘려 나갈 때 길드 수뇌부도 물갈이가 되었음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사람만 바뀌었지, 결국 비슷한 인간들로 채워진 탓이었다.
결국 가디언 길드는 고위 공직자 2세들의 장난감 중 하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지금이 아니라면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길드 총동원을 내린 뒤, 알시아를 잡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칩시다. 그런데 우리가 그러다가 알시아 그놈이 폭탄이라도 터뜨리면 어쩝니까?”
“이 멍청……!!”
절로 튀어나오려는 욕설을 장패드가 간신히 주워 담았다.
“…알시아는… 폭탄을 못 씁니다. 이 위에 아고니 왕국이 있지 않습니까?”
알시아가 제아무리 과격하고 충격적인 짓을 많이 벌여 왔다지만, 동맹국을 폭탄으로 날려 버릴 만큼 무식한 짓을 저지르진 않을 터였다.
그리고 폭탄 몇 개를 터뜨린다고 해서 이곳이 폭삭 내려앉을 리도 없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유리하다는 겁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알시아를 붙잡고 전 세계에 우리 가디언 길드의 위엄을 선보이는 모습을! 그리고 뉴월드컵에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우리의 모습을!”
사실 이런 식의 어필은 장패드가 별로 좋아하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이 단순한 자들에겐 이런 게 오히려 잘 먹히는 경향이 있었으니…….
“음… 그건 나쁘지 않겠군요.”
막연한 미래의 영광을 거론하자 그제야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후… 좋습니다. 이제야 제 말을 들어 주시는군요.”
장패드는 이마를 주무르며 말을 이었다.
“전략은 단순합니다. 저희가 가진 가장 강한 무기는 어디까지나 압도적인 물량. 그리고 알시아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이 어둠 속 낭떠러지에서 물량전을 이겨 낼 순 없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밖으로 나가는 유일한 출구를 봉쇄해야 했다.
“카지노 쪽 인원에 미리 이야기해 놓았습니다. 출구 쪽 동굴들을 수색해 보았지만, 아직 다른 사람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지금 바로 인원을 보내 그곳을 몸으로 막는 겁니다. 그러면 알시아는 결코 이곳에서 탈출할 수 없습니다.”
“아니, 하나 예외가 있죠.”
그때, 한 남자가 손을 들며 말을 끊었다.
“잊은 모양인데, 그곳은 절벽입니다.”
눈을 번뜩이며 자신의 똑똑함을 뽐내는 그의 모습에 장패드는 다시 이마를 붙잡았다.
“후후, 그것까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군요. 길마. 자, 말씀해 보시죠. 만약 알시아가 거기서 뛰어내려 죽는 선택을 한다면? 그걸 막을 방법은 있는 겁니까?”
“…혹시 알시아의 대회 영상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냐고 묻고 싶은 걸 참았다.
“그런 시시한 장난엔 관심이 없어서 보지 않았습니다만?”
가슴이 뜨끈뜨끈해지는 느낌.
“그… 알시아의 대회 경기를 보면… 몇 번이나 나온 것인데 말이죠……. 알시아는 죽음에 이르는 피해를 입어도 죽지 않고 살아남을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낙하산 같은 걸 가지고 있을…….”
“그게 아니더라도 스스로 죽을 방법은 많지요. 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죠?!”
탕-!
테이블을 내리치며 손가락을 척 들어 올리는 상대의 모습에 장패드는 시선을 돌려 버렸다.
저 겉멋 가득한 동작, 표정 하나하나를 차마 보고 있을 수 없었다.
“그…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알시아는 절대 스스로 죽진 않을 겁니다.”
지금까지 알시아가 보여 준 행보가 그 증거였다.
남들이 보기엔 자살 행위나 다름없는 짓을 할 때도, 심지어 폭탄을 끌어안고 자폭할 때도 그랬다.
늘 대책을 가지고 있었고, 살아남았던 것이다.
이번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장패드는 확신했다.
“하하! 그건 모르는 일이죠.”
“아뇨. 확실합니다. 알시아는 이상하리만치 제 죽음엔 예민해하니 말입니다.”
단, 그건 잘못된 정보이긴 했지만…….
“흠, 대단한 자신감이로군요. 하지만 이건 어떨…….”
“아, 제발! 그만 좀 하십시오!”
“?!”
결국 참지 못하고 장패드는 폭발했다.
이따위 헛소리에 맞춰 주는 사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릴지도 몰랐다.
“됐습니다. 더는 필요 없습니다.”
그는 결국 결단을 내렸다.
‘이 등신들과 의논을 하려고 한 내 잘못이다.’
그리곤 바로 길드 전체에 공지를 내렸다.
[접속 중인 전 길드원은 즉시 암금홍 카지노 쪽으로 이동할 것.] [카지노 쪽 인원은 도신 앵글러라는 자를 최대한 붙잡아 둘 것.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떤 손해도 용납한다.]“아니,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독단적으로 일을 벌여서 뭘 어쩌겠다는 거죠?!”
간부들은 해당 공지를 확인하자마자 크게 반발했다.
“이렇게 지체할 시간 없습니다. 우리는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야 하니 말입니다. 안일하게 해선 결코 알시아를 잡을 수 없습니다.”
딱 잘라 말하곤 역시 현장으로 다시 향하려던 장패드.
그런데 막 카지노 쪽으로 오르기 시작하자 다급한 귓속말이 도착했다.
-크, 큰일 났습니다!! 아, 알시아가 나타났습니다!!
“뭐?”
알시아는 분명 저 위 카지노에 있을 터인데…….
-지금 포션 생산 공장 쪽에서 전투 중이라고 합니다!
“어??”
장패드의 머리는 점점 더 복잡해졌다.
“카… 카지노! 카지노 쪽에 앵글러 없어?!!”
그는 급히 카지노 쪽에 물어보았다.
설마 그사이에 사라지거나 한 건…….
-예. 아직 신나서 게임 중입니다.
“…뭐?”
그의 시선이 카지노가 있는 위쪽과 반대편, 연금술 시설이 있는 곳을 번갈아 보았다.
그리곤 이내 결심을 내렸다.
“연금술 공장 쪽으로 내가 가겠다. 특무대 1, 2분대는 날 따르고 나머지는 카지노 쪽으로 가라.”
직접 두 눈으로 확인을 하기로…….
* * *
정체가 들통난 이상, 재호는 더는 눈치 볼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최우선 목표는 어디까지나 전투가 아닌 수색.
왕버섯 골짜기로 내려오던 순간부터 재호는 계속 녹화 중이었고, 지금 하는 것도 화면에 최대한 많은 걸 담으려는 발버둥이었다.
‘어차피 내가 봐야 알지도 못하니까.’
이렇게 모두 기록한 뒤, 베스코에게 보여 주며 분석할 계획이었다.
“잡아! 막아야 한다!!”
“어어? 조심해! 함부로 공격하면 시설이 망가진다고!!”
비싼데다 어렵게 마련한 설비들이다 보니 재호가 이리저리 뛰어다녀도 어쩌질 못하는 그들.
그런데 갑자기 일제히 동작을 멈추더니 재호를 추격하는 걸 멈추었다.
그리고는 입구로 모이더니 몸으로 그곳을 막았다.
‘가둬 두고 지원을 기다리려는 모양이네.’
재호는 보자마자 그들의 의도를 알아챘다.
‘다른 통로는 없나 보네.’
넓은 공간인데도 저기만 막는 걸 보면 뻔했다.
‘잘됐네.’
굳이 재호를 쫓지 않고 내버려둔다면 오히려 잘된 일.
재호는 이제 편하게 내부 관찰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겸사겸사 여러 포션들도 인벤토리에 챙겼다.
그러자 오히려 당황하는 건 가디언 길드 쪽.
탈출하려고 발버둥 치는 것인가 싶었는데, 자신들 쪽은 아예 보지도 않으니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왠지 실수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니…….
그렇게 재호가 한참 살펴보며 반대편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을 때, 장패드가 도착했다.
“알시아!!”
숨은 재호를 향해 소리치는 장패드.
“포기해라!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여길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안으로 들어온 이상 도망은 못 간다!”
돌아오지 않는 대답.
“쥐새끼처럼 숨은 거냐?! 순순히 나오면 목숨은 살려 주지!”
죽일 수 없다는 게 뻔히 느껴지는 겁쟁이의 외침.
하지만 역시 반응은 없었다.
“쯧.”
장패드는 혀를 차며 함께 온 특무대에 명령을 내렸다.
“싹 다 뒤져서 내 앞으로 끌고 와라!”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
이미 재호는 이곳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