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802
801화
A조 톱시드 링방 게임즈.
그들은 어떻게든 피하려고 했던 일성 플라워즈가 1% 확률을 뚫고 한 조에 묶여 버렸다.
누구도 예상 못한 전개.
“어… 그… 링방 게임즈의 소감 한번 들어 보죠.”
진행자는 링방 게임즈의 주장 파스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마이크를 잡았다.
“조… 조…….”
말을 더듬는 파스.
그리고 이내 기자들을 더 바빠지게 할 만한 돌발 발언을 뱉었다.
“조작이다!”
“?”
고요해진 주변.
파스는 아차 싶었다.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해 봐야 누워서 침 뱉기란 걸 모를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으니까.
그저 자기도 모르게 나온 말이었을 뿐…….
“하, 하하! 농담입니다, 농담! 어떻게 걸려도 일성 플라워즈가 걸린 건지!”
“그, 그렇죠? 하하!”
“물론입니다. 말하지 않았습니까? 저희는 일성 플라워즈와 제대로 한번 붙고 싶었습니다!”
“암암, 그렇지요. 그럼 이번엔 일성 플라워즈 쪽 소감을 한번 들어 보겠습니다.”
어색한 분위기를 얼른 넘기기 위해 진행자는 재호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자, A조에 두 번째로 합류하게 되었는데 소감이 어떠십니까?”
“뭐, 어느 조에 들어가더라도 똑같았을 겁니다.”
재호는 심드렁하게 말했다.
“그래도 저희와 꼭 붙고 싶어서 1% 확률에 베팅한 링방 게임즈에겐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가, 감사요?”
“네. 저희도 링방 게임즈와 붙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더 연구해 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만족감을 줄 수 있을지 말입니다.”
“…….”
왠지 무섭게 들리는 재호의 이야기.
아니, 실제로 그러했다.
결국 바꿔 말하면 ‘박살을 내 버리겠다.’란 뜻이니까.
“아… 네… 마,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럼 이어서 조 추첨을 계속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찬물을 끼얹은 듯,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조 추첨식은 다시 이어졌다.
* * *
최종 결과, A조는 링방 게임즈, 일성 플라워즈, 메가포트, V-32.
메가포트는 영국 리그의 우승팀이었으며, V-32는 미국의 2위 팀이었다.
다시 말해 A조는 죽음의 조가 되었다.
결국 링방 게임즈는 A조 톱시드를 뽑았음에도 지옥 불로 뛰어든 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른 중국 팀이 같은 조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 정도.
현재 출전한 중국팀 중, 가장 강한 팀이라고 평가받는 곳이 링방 게임즈란 게 뼈아프긴 하지만…….
“그런데 뉴월드컵 이거 내년에 또 열릴 수 있긴 할까?”
디노스 섬에서 1차 사냥을 마친 후, 두 번째 입장 전까지 잠시 휴식 중이던 완식이 재호에게 물었다.
“갑자기 왜?”
“아니, 이번만 봐도 개판이잖아.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은 지가 언제인데 공정함은 개뿔. 다른 종목에서도 개최국 혜택을 보는 경우가 많다곤 하지만, 지금만큼 심한 건 없지 않겠냐?”
그건 단순 완식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실제로도 계속 말이 나오는 사안이었다.
다른 E스포츠 종목 쪽에서도 현 뉴월드컵 사태를 주시 중이었는데, 그 정도로 중국 운영위의 진행은 최악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과연 이번 사태가 어떠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인지, 그리고 이번 뉴월드컵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인지…….
“넌 월드와이드 쪽에서 뭐 들은 거 없냐?”
“응? 내가 뭘 들어?”
“너 월드와이드랑 친하잖아.”
“아니, 전혀.”
월드와이드와의 접점이라고 해 봐야 예전에 재호의 특혜 논란이 있을 당시, 관계자를 한 번 만났던 게 전부였다.
그때도 월드와이드에서는 플레이어 개인과 직접 만나는 걸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 느낌을 풍겼었고…….
“그래도 알아서 뭔가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 어차피 중국은 뉴월드 정식 서비스 지역도 아니라며?”
“그래서 더 어이가 없는 거지. 굳이 왜 중국에서 뉴월드컵을 개최한 걸까?”
그에 대해선 그 어떤 전문가도 이유를 짐작하지 못했다.
다른 곳이었다면 그저 돈 때문이라고 이해했겠지만, 설마 월드와이드가 돈에 휘둘렸다고 보긴 어려웠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월드와이드가 중국의 생떼를 들어준 것으로 얻을 만한 이익은 따로 없어 보였으니 더더욱 미스터리인 상황.
“에휴……. 너 따라 게임단에 들어오고 별의별 꼴을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한참 멀었네. 지금 이 꼴을 보면 앞으로 또 어떤 개 같은 상황을 보려나…….”
“뭐, 우리는 하던 대로 계속하면 되지. 실제로 우리 계획엔 큰 차질이 없잖아?”
그리 말하며 재호는 자신의 캐릭터 정보창을 띄웠다.
[lv.268 알시아] [정령화장(후계 등급)] [힘 : 1,103] [지능 : 659] [민첩 : 886] [체력 : 920] [마나 : 891] [명성 : 23,500] [악명 : 25,050]디노스 섬에 온 이후, 프리미엄 입장권이 없음에도 레벨을 무려 25나 올린 재호.
다른 사람들보다 두 배 이상 오른 레벨은 다른 경쟁자들을 떨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대회 선수 평균-재호를 제외한- 레벨과 비교하면 형편없이 낮은 수준.
거기다 재호의 능력치 상태는 더욱 안 좋았다.
“어후……. 똥 냄새가 그득그득하다.”
완식은 슬쩍 재호의 정보를 확인하곤 코를 틀어막았다.
“능력치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단 걸 이젠 알면서 왜 아직 이 상태야?”
“무슨 소리야? 그렇게 하고 있어. 그러니까 힘은 1,000이 넘었고 지능은 600 정도밖에 안 되는 거지.”
“애초에 너처럼 근접 전투 클래스면 2,000은 넘어야 한다고. 처음에 잘못 찍었다고 해도 1,500은 되어야지. 그리고 마나는 왜 저렇게 높은데? 동 레벨 마법사들도 저만큼은 안 찍겠다!”
하지만 완식이 간과한 한 가지 사실.
“근데 어쩔 수 없잖아. 애초에 난 전투 클래스가 아닌데.”
“…그러네.”
그저 꽃집 사장일 뿐.
“결국 말이 안 되는 건 여전하네. 너 꽃집 사장이 왜 여기서 몬스터 때려잡고 있냐?”
“취미라고 하자.”
어쨌든 재호의 현 상태는 지난 리그 때보다 훨씬 강해졌다고 할 수 있었다.
200 초반 레벨로도 리그를 제패했거늘, 이제 200 중반을 넘어섰으니 말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재호의 레벨 폭등이었으니 중국 운영위 쪽에서도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며 막으려 한 것도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다른 팀들이 침묵한 것도 그런 이유일 테고…….
“이젠 뉴월드컵 전까진 사실상 레벨 변화가 거의 없겠네.”
이제 곧 시작될 이벤트 일정을 생각하면 레벨업에 집중하긴 어려웠다.
물론 거기에 참가하지 않고 보이콧해 버리는 것도 논의가 되었지만, 아무래도 그림이 좋지 않았다.
중국 운영위가 이 정도로 막장으로 대응하는 상황인데, 만약 참가를 거부해 버린다?
지금까지 보여 준 행보를 보면 그걸 빌미로 다른 팀에게 허튼짓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비록 일성 플라워즈가 당할 때는 입을 다문 밉상들이라지만, 괜히 자신들 때문에 그들이 피해를 보면 좋지 않은 이야기가 나올 건 뻔했다.
굳이 트집 잡힐 일 없이 깔끔하게 우승하는 것이 최선.
“그래도 이벤트만 지나고 나면 중국 운영위에서 더는 개입할 만한 건 없으니까.”
본격적인 대회 시작 이후에는 월드와이드가 직접 관리를 시작할 터.
그럼 중국 운영위에서 허튼짓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저번 조 추첨식에서도 약간의 잡음이 있긴 했지만, 불공정하다고 할 정도의 사건은 없었던 것만 보더라도 그 차이는 컸다.
“그런데 그 이벤트전 말이야. 문제는 이벤트 자체보다 이후의 일이잖아.”
중국 운영위는 이벤트 결과에 따라 대회 전까지 우승팀과 하위 팀의 숙소를 구분하겠다고 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계획의 근거는 뉴월드컵에 참가하는 팀들의 승부욕 자극.
“우리가 그 결과를 거부해 버리면 결국 또 말이 나올 수도 있는 거잖아.”
완식의 걱정에 재호는 별것 아니라는 듯 손을 저었다.
“어차피 하위권이 되었을 때 생기는 문제잖아?”
“그렇지?”
“하위권만 아니면 우리가 뭘 어쩌든 중국 쪽에서 뭐라 할 순 없잖아.”
계속 고민해 본 결과, 아무래도 일성 플라워즈는 대충 10~20위 정도로 마무리하면 좋을 듯싶었다.
굳이 순위권에 들겠다고 무리할 필요도 없었다.
중국 운영위의 대접은 전혀 바라지도 않았고, 그저 무관심이 일성 플라워즈 입장에선 최고였으니까.
“뭐, 말이야 맞는 말인데……. 그게 우리 뜻대로 되느냐가 문제지.”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이제 얼마 안 남았잖아?”
재호는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어차피 지금 고민해 봐야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까. 사냥이나 바짝 해 놓자고.”
“후… 그 미친 멘탈이 진짜 너무 부럽다.”
완식은 혀를 내두르며 재호를 따라 몸을 일으켰다.
이윽고 팀원들이 디노스 섬으로 진입하기 위해 입구에 모이자 먼저 기다리고 있던 빅썬더가 입을 열었다.
“곧 이벤트전 시작이지?”
“응, 맞아.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지금 템포로 사냥하긴 힘들 거야.”
“흠…….”
재호의 말에 빅썬더는 뭔가 고민하는 듯하더니 곧 결정을 내렸다.
“고민해 봤는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사냥을 하는 것. 다른 하나는 전략적으로 집중 투자를 하는 것. 팀적인 효율을 이제 조금 따져 보는 게 어떨까 싶군.”
“음? 갑자기 바꾸자고?”
“선택은 너희에게 달렸다.”
그러면서 빅썬더는 각각의 장단점도 설명해 주었다.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간다면 아마 알시아 너를 제외한 사람들은 잘 풀리면 레벨을 1 정도 더 올릴 수 있을 거다.”
전투력엔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
“하지만 한 명, 혹은 두 명 정도를 뽑아 집중적으로 레벨업을 하면 어떨까?”
즉, 쉽게 말해 소수 인원의 ‘쩔’을 해 주자는 것.
“전체적으로 레벨을 올려 봐야 크게 의미는 없는 단계에 도달한 이상, 한두 명의 레벨을 집중적으로 올려 효율을 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물론 절대 죽으면 안 된다는 위험이 있지만, 다행히 너희들은 프리미엄 입장권을 가지고 있지.”
[] [등급 : 신화] [디노스의 시련에 도전할 경우, 특별 보상을 제공합니다.옵션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영구히 유지됩니다.] [ : 시련 중에 획득하는 경험치 보상이 5% 증가합니다.] [ : 입장 10회 달성할 때마다 입장권의 등급이 강화되며 경험치 보상이 5%씩 증가합니다.(사망 시 중첩은 초기화되지만, 강화된 등급은 유지됩니다. 그러나 0 중첩 상태에서 사망할 경우 등급은 하락하며 하위 등급 +9 상태가 됩니다.)
[ : 시련 중에 사망하더라도 담보 레벨을 상실하지 않습니다. 또한 획득 경험치의 두 배를 획득합니다.(단, 입장권은 소멸합니다.)]빅썬더는 바로 마지막 옵션인 을 염두에 둔 계획을 세운 것이다.
“개개인의 성장 시간을 희생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강요할 순 없다. 그저 이런 방법도 있다는 걸 알려 주려고 했을 뿐.”
“흠…….”
제법 고민해 볼 여지가 있는 제안이었다.
특히 퓨어 딜러라고 할 수 있는 사만다와 레드 두 사람을 키우면 팀의 공격력은 그만큼 높아질 테니까.
“다들 어때?”
“아니. 난 반대야.”
재호의 물음에 완식이 바로 거부했다.
“그리고 다른 애들도 반대할걸? 안 그래?”
그 말에 사만다, 레드는 물론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기존대로 하자고.”
어차피 그렇게 해도 문제가 될 건 없었으니까.
“그게 아니지. 두 명이 아니라 한 명에만 투자하는 게 맞아.”
완식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 우리 중에 레벨이 올랐을 때,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이 과연 누구일지.”
재호는 완식의 말을 바로 알아들었다.
그리고 어느새 모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