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804
803화
설마는 사실이 되었다.
그리고 해당 소식을 다른 팀도 접하곤 넋이 나갔다.
“대체 언제부터 중국 팀에 저런 선수들이 있었습니까?! 조 추첨식 때도 못 본 사람들인데!!”
두표는 운영위를 향해 격하게 항의했다.
“조 추첨식에는 자리가 부족해 미처 참가하지 못한 예비 선수들입니다.”
씨알도 먹히지 않을 소리.
“뉴월드컵 출전 명단에도 없는데 대체 뭘 근거로 선수라는 겁니까?!”
일성 플라워즈 전력분석실이 파악하지 못한 정보?
그럴 리 없었다.
뉴월드컵은 해당 리그 출전 10 이상의 선수를 기준으로 팀을 꾸리며, 그때까지만 해도 저런 이들은 분명 없었다.
“저들은 최근 각 팀에 합류한 신인 선수들입니다.”
“예?”
두표가 얼빠진 표정으로 대답했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라고? 아니, 그런 사람들이 왜 여기 있는 겁니까? 뉴월드컵에 출전도 못 하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이건 어차피 월드와이드 주관이 아니라 중국 운영위가 준비한 이벤트일 뿐인데 말입니다.”
그 말을 들은 두표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 이벤트는 걱정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을…….
그리고 척 봐도 운동선수처럼 보이는 이들을 투입한 걸 보면, 팀원들이 위험할 수도 있단 걸 말이다.
오로지 지금 이벤트를 위해 준비한 용병들이 팀의 선수들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지금이라도 보이콧해야 하나?’
두표는 함께 와서 눈치만 살피고 있는 다른 팀의 감독과 코치들을 쳐다봤다.
“흠흠…….”
괜히 헛기침하며 두표의 시선을 피하는 그들.
그 단순한 행동에서 속내가 뻔히 보였다.
‘너희가 제일 영향력 크니까 어떻게 좀 해 봐.’
‘먼저 보이콧을 선언해. 눈치 좀 덜 보고 따라가지.’
일성 플라워즈 뒤에 숨어서 최대한 자신들을 향할 비난을 무마하려는 것이다.
‘제기랄!’
팀을 안전히 지키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눈을 딱 감고 보이콧하는 게 옳았다.
모든 비난은 최대한 자신이 안고 가면 될 일.
하지만…….
‘그렇게 하면 다른 팀들만 좋은 꼴을 보는 거 아닌가?’
팀의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지고 뒤에서 은근히 등을 떠미는 자들만 웃게 될 터.
‘우리 애들이 그 꼴을 보고도 참을 성격이 아닌데. 자칫 그 결정이 사기를 더 떨어트릴지도 몰라.’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두표는 이 일은 혼자 결정할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 * *
두표에게 상황을 전달받은 팀원들.
그리고 두표의 예상대로 팀원들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당연히 조져 버려야죠! 재호가!”
“아니, 뒤져도 혼자 못 뒤지죠. 박살 내 줄 겁니다! 알시아 님이!”
다만 반응이 생각한 것과는 조금 다르긴 했지만…….
“나 없는 사이에 무슨 이야길 나눈 거니?”
두표는 하나같이 재호를 이야기하는 팀원들의 모습에 이마를 주물렀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재호 혼자선 감당하기 힘들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젠 다들 나서서 재호를 믿는다고 외치고 있으니…….
“만약 저 덩치들이 참가한다면 어떻게 할지 고민 좀 해 봤거든요.”
재호는 두표에게 설명했다.
“거기에 대항하려면 세 명만 출전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을 냈어요.”
“세 명?”
“네. 저랑 완식, 그리고 사만다.”
“어… 음……. 그거 괜찮은 거 맞아?”
두표는 걱정스럽게 물었다.
재호와 완식이야 이해가 되었다.
두 사람은 저 중국팀의 용병들을 상대로도 쉽게 당하지 않을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
하지만 사만다는 아니었다.
물론 운동 신경만 놓고 보면 재호 다음으로 좋단 걸 알고 있지만, 게임이 시작하면 저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몰랐으니까.
“사만다가 하기 적합한 종목이 몇 개 있더라고요.”
그리고 나름대로 체력 분배도 생각한 결정이었다.
“힘을 써야 하는 3번, 4번 코스를 완식이가 서고, 각개 전투 같은 2번, 5번을 사만다가 서기로 했어요.”
“그럼… 나머지를 너 혼자 다 하겠다고?”
물론 몸 쓰는 것에서 재호보다 믿음직스러운 사람은 없긴 했다.
하지만 총 10개의 코스 중, 6개를 혼자서 달리겠다는 건 지나쳤다.
게다가 연달아 있는 것도 아니고 중간이 텅 비어 있었다.
1번 코스를 통과 후, 6번 코스까지 달려서 다시 준비해야 한다는 뜻.
결국 이동 거리만 따지면 풀코스를 다 달리는 것이랑 다름없었다.
“그렇긴 한데 체력 소모가 특히 심한 곳은 완식이랑 사만다가 해 주니까요.”
“어… 꼭 다른 코스는 안 그런 것처럼 이야기한다?”
“훨씬 낫죠.”
“그, 그래?”
어쨌든 당사자가 그리 말하니…….
“그리고 우리 목표는 1등이 아니잖아요. 그냥 적당히 순위 방어만 하면 되니 전력 질주를 할 필요도 없어요.”
조심할 건 혹여나 있을지도 모를 물리적인 견제 행위 정도.
“끙……. 그래, 네 운동 신경을 내가 모르는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그래도 또 조심해야 해. 특히 사만다 너는 더더욱.”
“아니, 나는요?”
완식이 자신에겐 돌아오지 않는 관심에 불만을 드러냈다.
“넌 솔직히 하나도 걱정이 안 돼. 재호 다음으로 괴물이잖아.”
“괴물이라니…….”
“아무튼 다 마찬가지야. 셋 다 알았지? 괜히 욕심내서 무리할 필요는 없어.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다른 팀들을 엿 먹이는 것.”
“언제 그렇게 바뀌었어요?”
“물론 너희가 절대 다치면 안 되는 건 당연한 거고. 알았지?”
그렇게 말하지만, 두표는 조용히 팀 의사를 찾아 만일의 경우를 대비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느낌이 영 좋지 않았으니 말이다.
* * *
[현실 마라톤 대전]의 시작을 앞두고, 각 팀의 출전 선수가 발표되었다.그리고 그 명단이 방송으로 공개되자 실시간 채팅도 난리가 났다.
-미친……. 일성 플라워즈 뭐냐? 이거 선수 혹사 아님?
-혹사는 무슨. 평소 황재호 하던 걸 봐라. 겨우 운동장 한 바퀴 좀 뛰는 것으론 아무 느낌도 없을걸.
-저기가 일반적인 운동장이냐? 공식 육상 트랙임. 심지어 온갖 장애물이 설치된…….
-그리고 황재호 피지컬은 게임 내에서나 미친 수준이지 현실은 그냥 근돼임. 이번에 현실 인증되겠네.
-ㄹㅇ만약 게임에서처럼 그런 움직임 못 보여 주면 월드와이드 특혜 루머는 팩트가 되는 거임.
-ㅋㅋㅋㅋ알시아가 근돼란ㅤㄷㅏㅋㅋㅋ 예전에 한국에서 했던 TV쇼 못 봤냐? 황재호는 그냥 현실에서도 괴물임.
-그건 방송에서 다 짜고 한 거지. 그걸 진짜로 믿냐?
-이젠 방송 조작 소리도 나오네;;
-아니, 근데 님들아.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님. 링방이랑 다른 중국팀 선수 명단 뭐임? 처음 보는 이름들 있는데?
-????
-아니, 얘들 뭐임? 이거 뉴월드컵 출전 명단 아니잖아.
-근데 팀 소속 명단에는 있음. 뭐지? 혹시 신규 영입 발표 있었나?
-ㄴㄴ없었음. 그리고 애초에 지금 타이밍에 왜 신입을 뽑음. 뉴월드컵 결과 본 뒤에 내보낼 사람은 내보내고 새로 뽑지.
-야… 이거 뭔지 알겠다. 딱 중국 세 팀만 뜬금없는 인간들인 거 보니 이번 이벤트 전을 위해서 용병 고용한 거 같다.
-에이, 설마……. 그렇게까지 치졸하게 나온다고? 아니지. 애초에 여기에 그렇게까지 목숨 걸 이유가 있음?
-없지. 근데 목숨 걸어서 한 팀을 확실히 조져 버릴 수 있다면?
-그건 너무 확대 해석 같은데…….
-하지만 저 덩치들을 봐라. 황재호보다 더 큰 인간들도 몇 명 있는데?
첫 번째 코스의 출발선에 선 각 선수.
이벤트 경기를 앞둔 사람들의 모습이라기엔 지나칠 정도로 경직되어 있었다.
그 원인은 역시 주자들 사이에 섞인 중국 팀의 근육맨 세 명 탓.
그리고 애초에 이 좁아 터진 곳에 32명이 옹기종기 모인 것도 이상했다.
육상 트랙을 다 쓴다고 해도 좁은 곳이거늘, 폭이 더 좁은 특별 세트인 탓에 더 답답해 보였다.
스으-
그리고 출발선 뒤쪽에 팀의 첫 주자로 나선 재호.
그 옆으로 중국팀의 용병들이 다가왔다.
‘뭐, 숨길 생각도 없구나.’
재호는 그들의 움직임에 다시금 각오를 다졌다.
적당히 해서는 안 될 상황.
2~4번 코스의 주자인 완식과 사만다에게 중국팀 용병들이 해코지하게 둘 순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재호가 1번 자리에 선 것이었다.
파앙-!
마침내 폭죽이 터지면서 출발을 알렸다.
그리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달려 나가는 선수들.
하지만 재호는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그러자 맞춰서 달리려던 용병들이 중심을 잃고 크게 기우뚱했다.
그 장면은 방송 카메라에 적나라하게 잡혔고, 사람들은 그들이 누굴 노리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와……. 진짜로 일성 플라워즈 조지려고 나온 거야?
-설마…….
-아직도 설마 소리 하고 있냐? 저놈들 알시아 눈치 보면서 움찔거리는 거 뻔히 보이는데?
-카메라들도 봐라. 이미 선두 주자들 치고 나갔는데 거긴 비추지도 않음ㅋㅋㅋ
재호의 행동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그들은 어떻게 할지 몰라 서로 눈치를 살폈다.
지시를 받은 건 있지만, 그걸 이행할 수 없게 만드는 재호의 행동.
‘이 정도면 되겠지.’
재호는 카메라가 자신에게 집중된 것을 확인했다.
실제 방송 화면엔 어떻게 나오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전달되었으리라.
이들이 어떤 목적을 가졌는지…….
저벅-저벅-
느긋하게 걸음을 옮기는 재호.
그리고 주변을 포위하듯 용병들도 재호를 따라 걸었다.
첫 코스는 다른 곳보다 간단했다.
다섯 갈래로 나뉜 스펀지 통나무다리를 건너는 것.
심지어 발을 조금이라도 헛디디면 무게 중심 탓에 빙그르르 돌아가는 구조였다.
추락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리를 건너야 하는 심플한 게임.
하지만 이걸 무려 32명의 사람이 동시에 경쟁한다면?
앞선 사람이 잘 지나가더라도 뒤따르는 누군가 실수하면 단체로 떨어져 버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에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이 게임이 얼마나 생각 없이 기획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먼저 출발했던 이들 중, 아무도 통과를 못 하고 낙엽처럼 떨어져 내리는 것만 봐도…….
텁-
재호는 텅 빈 통나무에 발을 올려 힘을 살짝 주었다.
스르르-
생각보다 부드럽진 않은 구조물.
‘이 정도면 적당하겠네.’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디디고 전진하기 시작하자 그 뒤로 중국팀 용병이 따라붙었다.
그리고 중간쯤 도착했을 때, 그는 재호 쪽으로 몸을 밀착시켰다.
아예 몸으로 밀쳐 떨어트리겠다는 의도.
하지만 그런 어설픈 행동으로 재호를 떨어트릴 순 없었다.
파앗-
갑자기 힘껏 발을 굴러 통나무다리를 돌려 버린 재호.
“?!”
예상 못한 행동에 용병이 휘청이며 아래로 추락했다.
“이런!”
출발 장소에서 대기하던 다른 용병이 다시 재호가 선 통나무 위로 몸을 날렸지만…….
훙- 훙- 훙-
멈추지 않고 계속 회전하는 통나무다리 탓에 그는 그대로 추락해 버렸다.
“뭐야?!”
순식간에 벌어진 사태에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용병이 고개를 들어 통나무 위를 살폈다.
“?!!”
회전하는 통나무를 마치 무동력 러닝머신처럼 달리는 재호!
“미, 미친?!”
“저게 뭐야!!”
용병들은 물론, 뒤에서 지켜보던 선수들도 충격에 빠졌다.
재호가 지금까지 행한 수많은 기행은 영상을 통해 많이 봤지만, 현실에서 직접 보는 건 느낌이 달랐다.
마치 혼자 다른 중력을 받고 있는 듯, 통나무를 붕붕 달리는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
심지어 건너편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다.
“젠장!”
아무리 운동 신경이 뛰어난 용병들이라지만, 지금 재호가 하는 짓은 이해 불가였다.
인간이 어떻게 저게 가능하단 말인가?
남아 있던 용병 하나는 건너편 통나무로 뛰어들었고, 먼저 올라타 있던 선수들을 두들겨 패다시피 하며 떨어트렸다.
퍽-!
빡-
“으악!!”
“이거 반칙 아니에요?!!”
하지만 심판에겐 들리지 않는 선수들의 비명.
그리고 마침내 재호와 비슷한 거리에 도착한 그는 재호를 향해 점프했다.
이젠 그냥 작정하고 부숴 버리겠다는 행동.
하지만 그의 손이 닿기 전, 재호는 미끄러지듯 통나무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추락한 게 아니었다.
회전하는 통나무에 팔다리를 착 붙여 그대로 몸을 맡겨 버린 것!
“흡?!”
한편 갑자기 목표가 사라져 허공을 부웅 날은 용병은…….
뻑-
스펀지가 아니라 진짜 통나무에 부딪힌 것 아닌가 싶은 소리와 함께, 스티로폼 풀장 아래로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