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812
811화
재호의 무지성 마법 연사에 정신을 못 차리는 파스.
그런데 더 굴욕적인 건 이렇게 맞고 있는데도 실질적인 대미지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었다.
창피해서라도 이만 죽었으면 좋겠거늘…….
차라리 그랬다면 이 정도로 기분이 나쁘진 않았을 터였다.
“치사한 자식! 마법사면 마법사답게 싸워라!!”
“지팡이 쓰고 있잖아.”
“마법을 안 쓰잖아!!”
빠지직-!
“으거걱?!”
“이제 됐어?”
통증 부위에 전기 찜질을 잠깐 해 준 뒤, 재호는 다시 두들겨 팼다.
“크흡……!”
극복되지 않는 피지컬 차이에 파스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어째서……! 저딴 캐릭터를 가지고 날 상대할 수 있는 거냐고?!’
그가 말하는 ‘저딴 캐릭터’의 본판이 자신의 캐릭터라는 건 어느새 머릿속에 없었다.
물론 어느 정도 너프된 캐릭터이긴 하지만, 반대로 자신은 극한까지 강화된 ‘알시아’이지 않은가?
두 캐릭터에게 적용된 편파적인 밸런스 차이를 파스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조금 전까지 그렇게 자신감이 넘쳤던 것이고, 이제는 지독한 굴욕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 그렇게 계속 안일하게 해라…….’
파스는 이를 꽉 물었다.
어차피 상대는 당장 자신을 끝장내기보다는 굴욕을 주려는 것으로 보였다.
그렇다면 오히려 잘된 일.
‘어차피 일성 플라워즈가 가져간 모든 캐릭터는 성능이 최악이다!’
반면 자신들이 가져온 적들의 캐릭터는 하나하나가 최강의 캐릭터들.
‘조금만 기다리면 네놈의 동료들이 전멸할 거다! 그때가 되면……!’
그렇게 생각하며 슬그머니 뒤쪽의 전투 현장으로 시선을 돌린 파스의 두 눈이 충격으로 물들었다.
“저, 저게 무슨…….”
팀원들의 상황은 척 보기에도 나빠 보였다.
정신없이 두들겨 맞는 그들.
스펙만 놓고 보면 월등히 좋은 그들이 손도 못 쓰고 당하고 있었다.
‘너희는 대체 왜?!’
파스는 그래도 할 말이 있었다.
상대가 바로 그 황재호니까.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지 않은가?
-와……. 일성 머리 잘 썼네.
방송을 통해 전체적인 전황을 보던 시청자들은 알 수 있었다.
-지금 클래스 페이크 준 거지?
-ㅇㅇ그런듯. 초반에 힐러랑 메인 딜러 잡는다고 함완식, 다키스트 노렸는데, 그게 완벽하게 실수였음. 제대로 당함. 저렇게 맞고도 안 죽은 거 보면 쟤들 탱커들임. 마침 링방 게임즈가 팀에 탱커가 두 명이기도 하고.
-근데 나였어도 속았을듯? 저렇게 대놓고 뒤로 빠진데다 무기도 검방이 아니라 지팡이 들고 있는데;;
링방 게임즈는 자신감이 넘쳤다.
어차피 캐릭터 자체 스펙은 그들이 훨씬 앞서는 상황.
전방에 선 두 사람은 재호 제외, 일성 플라워즈에서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들로 인정을 받은 사만다와 진아라고 해도 그들이 우월하다고 확신했다.
정령과 검을 동시에 다루는 특수한 클래스인데다 뛰어난 피지컬을 지닌 사만다.
유니크 힐러에서 전직해 다시 유니크 성기사가 되면서 극한의 생존력과 전투력을 가지게 된 진아.
물론 실제와 다르긴 하지만, 사기적으로 조작된 클래스라는 건 분명한 사실.
그 두 클래스를 선택한 링방의 선수가 사만다와 진아를 붙잡았고, 나머지 두 선수가 완식과 다키스트를 노렸다.
그런데 전투가 벌어지는 순간,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당연히 탱커 두 명일 것이라 생각하고 묵직하게 충돌할 각오를 했는데, 사만다와 진아의 대응은 전혀 달랐다.
갑자기 소환수를 마구 소환하기 시작한 사만다.
‘뭐, 뭐야?! 소환사가 왜 앞에 있어?!’
‘쳇! 귀찮긴 하지만 소환수는 몸만 쓰던 사람이 다룰 수 있는 게 아니다!’
안타깝게도 사만다의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이 링방 게임즈에는 없었다.
사만다에게 있어 소환수는 아주 익숙하다는 존재들이란 것을…….
촤아아-
소환수들을 사방으로 펼친 사만다.
그리고 그 소환수들을 향해 진아의 버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헉?!!”
“뭐, 뭐야? 왜 소환수한테 버프가 들어가는데!”
원래 캐릭터 주인들인 링방 게임즈의 선수들이 경악했다.
그리고 그게 가능하단 걸 앞선 전투에서 알게 될 당시의 사만다와 진아도 당황했었다.
하지만 곧 이해하고 넘어갔다.
“똥겜이니까.”
이건 일성 플라워즈 쪽에서도 예상 못한 시너지였고, 그만큼 두 사람의 조합은 기대 이상의 파괴력을 보였다.
그나마 링방 게임즈 쪽에서도 당황한 건 잠깐, 그들은 곧 이게 기회임을 직시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부딪혀 온다면 오히려 후방을 노리기가 좋다!’
완벽하게 노출된 완식과 다키스트를 노린 나머지 두 딜러.
“하압!”
각자 화염 마법과 흑마법을 완식과 다키스트에게 날려 보내는 그들.
레드와 다키스트의 캐릭터를 선택했음을 알 수 있는 순간…….
콰과광!!
정확히 적중한 마법 공격.
파앗-
하지만 흙먼지를 뚫고 멀쩡한 완식이 들소처럼 돌진했다.
쾅!!!
냅다 들이받자 힐러에게서 느껴질 리 없는 묵직함이 느껴졌다.
“컥?!”
“으악!!”
예상과 전혀 달랐다.
당연히 힐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무게감은 절대 힐러가 아니었다.
능력치는 절대적인 것으로, 어느 정도 힘쓰는 요령에 따라 갈리긴 하더라도 지금처럼 두 사람의 허리를 붙잡고 바닥을 구르는 건 불가능했다.
즉, 힘 능력치가 굉장히 높다는 뜻.
‘힐러가 아니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들이 얼마나 멍청했는지 깨달았다.
‘젠장! 김진아가 힐러를 잡았잖아!!’
그럼 당연히 함완식은 힐러가 아닐 가능성이 높거늘!
‘그렇다면 다키스트는……!’
이 정도면 다키스트의 클래스도 전혀 다른 것일 게 분명했다.
무기는 스태프를 들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분명 다른 것일 터.
“이야아아아!!”
아니라 다를까 멀쩡한 모습으로 튀어나온 다키스트.
지팡이를 머리 위로 치켜든 그녀는 헐레벌떡 달려오더니 완식이 붙잡고 늘어진 두 사람을 향해 막무가내로 망치질을 시작했다.
빡- 딱-
기술도, 요령도 없었다.
파티원 중, 유일하게 처음부터 지금까지 흑마법사를 키워 온 다키스트이니 전사 클래스 사용법을 모르는 게 당연했다.
그리고 정확도 역시…….
뻑-
“악! 나야!”
뒤통수를 강하게 얻어맞은 완식이 비명을 질렀다.
‘젠장! 둘 다 탱커다!’
‘이 자식들… 대체 무슨 짓을 해 놓은 거야?!’
링방 게임즈가 저지른 치명적인 실수는 일성 플라워즈가 파 놓은 함정과 완벽하게 맞물려 버렸다.
자신들이 얻은 압도적으로 강한 힘.
그것에 심취해 있던 건 주장 파스만이 아니었다.
어느새 자신들 또한 그 힘에 취해 있었고, 그렇기에 마법사 클래스들이 무모하게 적 후방을 직접 노리는 짓을 저지르고 만 것이다.
그 결과는 지금과 같았다.
먼지 나게 두들겨 맞기.
-아무리 마법사 클래스가 근접전에서 답도 없다지만, 저건 너무 심한 거 아님? 함완식이랑 다키스트도 제대로 싸우는 건 아닌데.
-맞아. 링방 쟤들은 애초에 각자 포지션에 맞는 캐릭터 다 골랐잖아. 그럼 근접 대응 어느 정도 가능할 텐데?
-오히려 저렇게 개같이 싸우니까 쟤들이 더 대응이 안 되는 거임. 그리고 자기 캐릭터가 아니니까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질 모르는 거고.
-그런 이유도 있을걸? 취화 얘들이 캐릭터들을 대충 복제해서 대미지만 잔뜩 높여 놓다 보니 실전성 떨어지는 것들이 많음. 진짜 말뚝딜 해야 좋은 것들이지. 저렇게 난투전 벌어지면 마법사들은 각자 거리를 벌리거나 방어를 하기 위한 기술들을 써야 하는데, 그런 게 없음.
시청자들의 분석은 정확했다.
그리고 또 하나 일성 플라워즈와 링방 게임즈 사이의 큰 차이가 있었다.
바로 뉴월드에서 별의별 일을 다 겪어 본 일성 플라워즈와의 경험치 차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물어뜯어 본 이들이 일성 플라워즈에 모여 있었다.
그렇다 보니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을 두 눈으로 확인한 파스.
자신이 재호를 상대하는 동안 벌어진 참사에 파스는 결국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그리고 감독에게 신신당부를 받은 금기의 스킬을 꺼냈다.
일단 보험용으로 받긴 했지만,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던 그 스킬.
취화에서 선물해 준 가장 강력한 그 스킬!
“으…으아아악!!!”
[ : 황룡의 힘을 빌려 고대 신수의 모습으로 변합니다.]우드드득-
기이한 소리와 함께 파스의 몸이 금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커지며 거대한 생명체의 실루엣을 그리기 시작했다.
“??”
한참 묶어 놓고 패던 재호도 그 빛에 매달린 채 하늘 높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내 스킬을 변형해서 넣은 거 같은데…….’
덩치가 커져도 너무 커지고 있었다.
게다가 길었다.
황룡이라더니 동양의 용과 흡사한 형태로 구현을 한 모양.
‘근데 양심도 없네.’
재호도 자신이 가진 이 답 없는 사기 스킬이라는 걸 알았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 스킬 한 번이면 다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구 쓸 수 없는 건 말도 안 되는 패널티 때문이었다.
[] [당신에게 귀속된 모든 능력치 및 스킬, 칭호 등의 효율이 10배 증가합니다.] [드래곤 변신 유지 시, 초당 1만 골드가 소모됩니다.(금고 보관 금액 포함)]변신을 하면 발생하는 어마어마한 금전 손실.
심지어 그게 끝이 아니었다.
날갯짓을 좀 하거나 입김 좀 뱉기만 해도 골드가 사르르 녹아 버렸다.
개인 플레이어는 가지고 있더라도 결코 쓰지 못할 스킬이었다.
재호조차 국고를 소모해 가면서 썼던 것이니까.
그런 스킬을 이곳에 집어넣었다는 건 양심이 눈곱만큼도 없다는 뜻.
패널티가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당연히 없겠지.’
파아앗-
마침내 전신을 감싸던 빛이 산산이 부서지며 전신이 드러난 황룡 파스.
타오르는 듯 붉은 털과 황금 비늘이 길게 덮은 용이 하늘 위로 떠올랐다.
[알시아!!]분노한 그의 외침에 전장에 쩌렁쩌렁 울리며 생존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니, 이미 모두가 그곳을 멍하니 쳐다보는 중이었다.
-대체 이 이벤트전의 목표가 뭐임?
-저딴 스킬을 집어넣는 거 보고도 모르겠냐? 지금 좋아 죽는 건 건 중국 애들뿐임.
쿠르르르-
천둥과 주변에 번개가 번쩍이며 황룡의 등장을 요란하게 알렸다.
이벤트전을 위해 급히 만든 거라기엔 과할 정도로 공이 들어간 정성.
이쯤 되니 드는 의문.
‘이거 진짜 대전 게임 베이스로 만든 거 맞아?’
아무리 봐도 대전 게임에 이런 리소스가 있진 않을 것 같았다.
‘어쨌든 할 건 해야겠지.’
재호는 지금도 자신의 이름을 부르짖는 파스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아무래도 덩치가 커진 탓에 감각 구현에 뭔가 이상이 생긴 것인지, 재호가 머리 위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스스슥-
흩날리는 털을 붙잡고 머리 앞쪽으로 빠르게 이동을 시작한 재호.
갑작스러운 사태지만, 재호는 이런 거대 몬스터를 상대해 본 경험해 본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리고 여러 요령도 가지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부웅-
털을 잡고 도약한 재호는 특수부대처럼 파스의 커다란 눈알로 강하했다.
그리곤 그대로 드롭킥을 꽂아 넣었다.
[?!!]팟-
그리고 갑자기 세상의 불이 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