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861
860화
공중에서 벌어지는 빌리브와 알드리온의 힘겨루기.
그리고 동시에 지상에서도 두 전선이 충돌을 시작했다.
펑-펑-
속죄파의 최후방에서 공격을 가하는 포대들.
하지만 두 번째 공격을 시작하기도 직전, 갑자기 제자리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속죄파 쪽에서는 당연히 적들의 기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아, 아무것도 없는데?”
기습했을 적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단순히 보이지 않는다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갑자기 폭발한 것이다.
혹시나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인가 싶었으나…….
콰과광-
이어 다른 전투 병기들도 하나씩 파괴되는 걸 보면 그건 아니었다.
“막아! 막아야 한다!!”
하지만 뭔지를 알아야 막지 않겠는가?
이 상황을 인지한 빌리브.
‘어떻게 된 일이지?’
이클립스에서 그의 눈을 속일 수 있는 건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감각을 집중해 보아도 그 어떤 이상 현상도 감지할 수 없었다.
“무슨 짓을 한 거지, 드래곤?”
그래서 빌리브는 지금 벌어지는 현상의 원인이 알드리온이라고 생각했다.
-글쎄. 무슨 일일까?
콰앙-!
빌리브를 어깨로 들이받은 알드리온.
빌리브는 보호막을 펼쳐 막아 냈지만, 곧장 알드리온의 커다란 손바닥이 그를 보호막 채로 짓눌렀다.
쿠구구구-
밀리지 않고 버티는 빌리브.
-저쪽이 어지간히 신경 쓰이는 모양이군.
“뭐?”
-뭘 겁내는 거지? 저들의 목숨이 아까워 그런 것인가?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겁내는 것인가?
알드리온의 빈정거림에 빌리브가 얼굴을 굳혔다.
“그대가 지닌 힘과 어울리지 않는 저급한 심리전이로군.”
-그래? 하지만 그 간단한 심리전에도 네놈은 휘둘리는군.
콰앙-!!
두 주먹으로 빌리브의 보호막을 때리며 날려 보낸 알드리온.
그리고는 지상을 향해 입을 쩍 벌렸다.
“!”
알드리온이 뭘 하려는지 깨달은 빌리브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콰아아아-
순식간에 뿜어져 나온 브레스가 속죄파의 진영 한가운데를 길게 긁었다.
콰과과광-!!
“으아아악!!”
“피하지 마라! 진영을 유지하고 방어해!!”
알드리온의 공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속죄파.
빌리브는 알드리온의 공격으로부터 병력을 지키기 위해 힘을 사용했다.
그 틈에 알드리온은 다시 빌리브를 공격했다.
“감히! 자신의 힘을 고작 그런 식으로밖에 쓰지 못하는 거냐!”
-흥. 본인의 욕심을 위해 중간계를 불태운 주제에 양심도 없군.
알드리온은 콧방귀를 뀌며 비웃었다.
그 일침에 잠시 움찔하는 빌리브.
그 사이에 다시 한번 지상을 헤집어 놓았고, 쓰러진 천사의 수만큼 알드리온은 점점 더 힘을 회복해 갔다.
-언제까지 가식을 떨 생각이지? 나는 점점 강해질 테고 너는 점점 수세에 몰릴 것이다. 무엇을 겁내기에 그토록 안일하게 싸우는 것이냐?
알드리온의 지독한 빈정거림에 빌리브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나 또한 간파당한 것이로군.’
알드리온을 완벽히 꿰뚫어 보았다고 자신했지만, 반대로 알드리온 역시 자신의 본질을 확인한 것이다.
-뭐, 제대로 싸우지 못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겠지. 그렇기에 네놈은 안 되는 거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미친X에게 말이다.
알드리온 비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 방향은 지금까지와 비교도 안 되는 초대형 폭발이 일어난 곳.
그리고 폭발을 등에 업고 붕 날아오르는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
“알…시아……!”
마침내 빌리브도 이 소란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알시아의 존재는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거대했단 걸 깨달았다.
자신은 알시아가 이클립스로 넘어온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었거늘, 이젠 혼자서 군대를 박살 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 * *
빌리브를 몰래 쫓아온 재호는 알드리온이 잘 지내고 있는 걸 확인하곤 안심했다.
아니, 그걸 잘 지낸다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에너지 넘쳐 보이네.’
알드리온을 처음 만났을 때란 녀석이 미쳐 날뛸 당시를 말하는 것.
‘저렇게 격하게 싸우는 건 골렘 때 말곤 못 본 거 같은데…….’
아무튼 대륙에서는 덩치를 조금 키워 달라고 해도 앓는 소리를 하던 알드리온이 저렇게 날뛰는 걸 보니 흐뭇하긴 했다.
‘그나저나 정찰 목적으로 왔는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그건 어렵겠네.’
빌리브가 직접 나서서 알드리온을 상대하는 상황.
그냥 지켜만 볼 순 없었다.
특히 조금 전 알드리온이 했던 자신을 향한 비난을 생각하면…….
‘크흠…….’
를 두른 채 속죄파의 후방으로 접근한 재호.
바로 옆에 있음에도 그들은 재호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만약 주의 깊게 살핀다면 재호가 걸을 때마다 남는 발자국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모든 이들의 신경은 알드리온과 빌리브의 전투에 집중된 탓에 그건 불가능했다.
‘일단은 먼저…….’
재호는 적들을 직접 공격하지 않았다.
굳이 공격해 봐야 오히려 모든 재호의 존재를 드러내고 어그로만 끌게 되는 꼴이었으니 말이다.
‘먼저 대형 무기들부터 무력화하자.’
첫 목표로 잡은 것들은 바로 원거리에서 혁명파 쪽을 향해 공격을 가하는 속죄파의 무기들.
그것들이 얼마나 강한지는 이클립스에 오자마자 확인했었다.
혁명파가 다루던 골렘을 금세 무력화시킬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걸 무력화하려면 필연적으로 재호의 정체가 들통날 수밖에 없었다.
그걸 막기 위해서는… 역시 폭탄에 제격!
스으-
재호는 조용히 걸음을 옮기며 고블린들이 만든 시한폭탄들을 하나하나 설치했다.
그리고 잠시 후…….
콰앙-!
콰과광-!!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폭발하며 주변을 집어삼켜졌다.
“헉? 습격이다!”
“적을 찾아!!”
그렇게 외쳐 보지만, 습격자는 보이지 않는 상황.
“경계해! 공성포를 둘러싸서 지켜라!!”
하지만 이미 설치된 폭탄이 오히려 그들을 집어삼킬 뿐이었다.
마지막 남은 폭탄까지 알뜰하게 설치한 재호는 공성포 위에 올라타 폭발에 맞춰 힘껏 뛰어올랐다.
[] [폭발의 신 마크베이의 힘을 빌려 광역 축복을 내립니다.] [범위 내 모든 폭발의 위력을 대폭 증가시킵니다.] [고블린 대왕 고유 스킬입니다.]마지막인 만큼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는 최후의 스킬.
번-쩍.
콰아아앙!!!
거대한 폭발을 이용해 허공을 붕 날아가는 재호.
이어 글라이더를 펼치며 다시 추가 스킬을 사용했다.
[] [등급 : 고급] [잘 관리된 퀴랄의 깃털입니다.하지만 단순한 깃털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더 빠르고 날렵한 비행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힘이 스며들어 있으니 말이죠.] [ : 비행 시, 항속이 20% 증가합니다.] [ : 순간적으로 가속하여 2초간 비행 속도를 200% 증가시킵니다.]
쐐애애액-
갑자기 나타나 머리 위를 유유히 날아가는 재호의 모습에 속죄파는 넋이 나갔다.
심지어 빌리브조차 재호의 태연한 비행을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다.
-빌어먹을 자식.
오직 알드리온만이 옆으로 지나가는 재호에게 욕설을 뱉었을 뿐.
“왜 이렇게 거칠어졌어. 혹시 악마랑 같이 있어서 그런가?”
-시끄럽다!
재호에게 퉁명스럽게 대꾸한 알드리온은 재호에게 충고했다.
-준비해라. 상황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테니까.
고개를 반대로 돌린 재호가 빌리브 잠시 살폈다.
이제 그는 하늘을 가만히 올려다보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어떤 의도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촤아아-
고도를 낮춘 뒤, 글라이더를 접고 지상으로 뛰어내린 재호.
“알시아!”
“사도님!!”
그리고 재호를 향해 이오와 모토가 급히 달려왔다.
“돌아오셨군요! 믿고 있었습니다!”
모토는 크게 기뻐하며 소리쳤다.
한편 이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별로 상황이 좋진 않나 보네.”
재호의 물음에 이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두 차례 전투가 있었다. 그대가 이곳에 남겨준 드래곤 덕분에 아직 심각한 피해는 없었지만, 우리가 가져왔던 공성포는 더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남은 건 악마들의 골렘 몇 기가 전부라 전황이 좋지 않다.”
이오는 앞서 있었던 전투에 대해 요약해 주었다.
“물론 이번 전투도 알드리온이 있는 이상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빌리브 님이 직접 오시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음…….”
재호가 언뜻 보았던 알드리온과 빌리브의 전투는 서로 비등해 보였다.
하지만 알드리온이 따로 경고를 한 걸 보면 빌리브의 진짜 힘은 이게 전부가 아닐 가능성이 컸다.
“정확하다. 만약 우리의 추측대로 빌리브님이 다크사이더와 다시 하나가 된 상태라면…….”
이오는 여전히 미동도 없는 빌리브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아직 그 힘은 쓰고 있지도 않은 거니까.”
다시 말해 반쪽짜리로 싸우고 있다는 뜻.
과거 최전성기 시절의 힘은 아직 숨겨 둔 상태이며, 알드리온도 그 사실을 알아챘기에 재호에게 경고를 한 것이다.
“염치없는 이야기이지만, 그대가 부디 이 전황을 뒤집을 수 있을 만한 계책이 있길 빌겠다.”
물론 조금 전 재호가 속죄파의 후방을 초토화한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득이었다.
아니, 도대체 혼자서 어찌 그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 준 것인지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모자랐다.
속죄파의 병력은 몇 배나 많았으며, 가장 중요한 빌리브가 남았으니까.
“빌리브는…….”
쿠웅-
그때, 알드리온 역시 지상에 내려서서 잠시 휴식하려는 듯한 알드리온.
“…뭐해?”
-응?
알드리온은 재호의 물음에 움찔했다.
파앗-
재호는 땅을 짚은 알드리온의 팔을 타고 그의 머리 위까지 단숨에 올라갔다.
-뭐, 뭐하는 거냐! 당장 내려와!!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몸을 낮추고 알드리온의 털을 붙잡았다.
“넋 놓고 있는 상대를 두고 뭐하는 거야! 변신 시간을 주는 건 악당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빨리 가자!!”
-……!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말.
콰앙-!
어마어마한 속도로 치솟은 알드리온이 빌리브를 향해 돌진했다.
촤르르르-
꽝!!
다시 빌리브의 보호막이 펼쳐지며 알드리온의 움직임이 저지당했다.
하지만 여전히 무표정한 걸 보니 생각이 완전히 정리되진 않은 모양.
“뚫자!!”
-불가능하다. 극상의 방어 권능으로 녀석은 계속 수비적인 전략만 고수 중이다! 네가 틈을 만들어 봐라!!
“그래? 그럼……!”
[] [교만의 대공 파이라의 권능 중 하나입니다. 오직 파이라의 사도만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 대상 : 목표 대상 눈앞에 투명한 거울을 생성해 시야를 방해합니다. 20초 동안 유지됩니다.] [NPC 대상: 목표 대상의 기억 속, 가장 끔찍한 교만의 흑역사를 끄집어내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실제 효과는 랜덤하며, 대상의 정신력에 따라 효과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가능하면 쓰지 않으려 했지만…….’
이 스킬이 로두카가 그려 놓은 큰 그림의 일부였단 걸 생각하면,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상대의 빈틈을 만들기엔 이보다 좋은 것이 없었다.
특히 물리적인 접근 자체를 차단하는 상황에선 말이다.
‘미련이 많은 녀석이니 효과도 좋겠……!’
[이 무효화됩니다.]“어?”
예상 못 한 반응.
그와 동시에 빌리브에게선 어떠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었다.
쿠구구-
점점 흘러나오는 검붉은 기운.
‘저건…….’
-마기다!!
퍼엉-!!
그 순간, 마기가 크게 폭발하며 알드리온을 뒤로 날려 보냈다.
-크읍!
엄청난 힘!
게다가 그 마기는 이클립스를 밝혀주던 태양을 서서히 뒤덮기 시작했다.
이윽고 천천히 움직이는 빌리브의 입.
“로두카…….”
그곳에서 흘러나온 건 빌리브가 아닌 다른 존재의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