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878
877화
빌리브는 재호가 전장에서 벗어나던 순간부터 무언가 꿍꿍이가 있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자신을 덮치는 마법진에 담긴 힘과 고도로 설계된 구조를 확인한 순간, 마법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챘다.
‘로두카……!’
멍청한 다크사이더를 마음대로 주무르던 마계의 실질적인 실세!
그 심계는 자신조차 쉽사리 읽을 수 없었으며, 어쩌면 자신이 이해한 로두카의 모습조차 가면 중 하나일지 모를 정도로 소름이 끼치는 존재였으니…….
그런 로두카가 고대 당시, 이미 미래의 이 순간을 위한 대비를 해 놓았음이 재호를 통해 확인까지 했다.
‘아니… 그건 말도 안 된다.’
그건 신조차 불가능한 일이라고 믿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로두카라면 신들의 기억 봉인을 회피할 방법을 갖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필시 그러할 터였다.
그러니 지금 이렇게 자신의 모든 노력을 철저히 부정하며 파괴하고 있지 않겠는가?
다른 건 몰라도 빌리브는 로두카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괴롭히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재호에게 말했던 건 거짓말이었고, 진실은 바로 마계의 정상화.
재호가 모토에게 듣고도 순순히 믿지 못했던 그것이 바로 진실이었다.
빌리브가 더 높은 권력과 격을 원해 신이 되려고 했다면, 다크사이더는 철저히 더 강한 힘과 강자와의 전투였다.
그걸 위해 다크사이더는 마계의 에너지를 자신의 힘으로 만들고자 했으며, 로두카는 그것을 반대했었다.
그 때문에 로두카는 빌리브를 증오했었으니…….
바로 다크사이더에게 그러한 방법을 알려 준 것이 빌리브기 때문이었다.
그는 더 강한 힘을 원하는 다크사이더가 마계의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엔 그와 융합하여 모든 것을 자신이 차지하고자 했다.
그런 걸 로두카는 모두 알고 있었으니 빌리브를 싫어하는 것도 당연했다.
그러나 당연함에도… 빌리브가 로두카만 생각하면 예민해지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마치 로두카는… 그 모든 걸 알면서 내버려 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꼭 자신이 그녀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는 듯한 기분.
그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에서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로두카의 마지막 안배는 그녀의 계획과 달리 뒤틀렸음을 빌리브는 느꼈다.
완벽하지 않은 마법진!
그건 이 전투가 길어지는 걸 원하지 않은 재호의 무리한 시도가 원인으로 보였다.
대체 얼마나 자신을 얕보았으면 그런단 말인가?
그 안일함을 빌리브는 역으로 갚아 주기로 했다.
자신을 노리던 이 마법을 도리어 적들을 향해 돌린 뒤, 그 힘을 자신이 빨아들이는 것이다.
그런데 웬걸?
막상 그 계획을 시도하고 보니 예상과는 또 다른 상황이 벌어졌다.
‘이… 이건……?’
로두카의 마법에 섞여 있는 이질적인 힘!
그건 분명 자신이 상대하던 드래곤의 것이었다.
심지어 아주 순수하고 거대한 힘의 결정!
‘이, 이걸 내 것으로 만든다면……?’
이미 틀려먹은 상황이라고만 생각했다.
모든 사태가 정리된 후, 자신에게 남은 건 또 진노한 신의 처벌밖에 없으리라 했으나…….
‘이 힘을 얻으면 나 또한 신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 한 번 빌리브의 욕망이 꿈틀댔다.
하지만 이전과는 미묘한 차이점이 있음을 그는 깨닫지 못했다.
이 순간 욕망은 신의 권위가 아닌 생존을 향한 것임을 말이다.
“우오오오-!”
그의 몸을 타고 붉은 기운이 넘실거렸다.
온몸 구석구석으로 느껴지는 강대한 힘의 순환.
과거에도 느껴 본 적 없는 힘에 빌리브는 아득한 고양감을 느꼈다.
다행히 드래곤의 힘은 전혀 거부감 없이 그에게 스며들었는데, 그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드래곤이라는 생명체 자체가 천계와 마계가 중간계에서 일으킨 대전쟁의 부산물.
결국 힘의 근원은 빌리브와 다크사이더의 것이었으니까.
“이거야… 이것이야말로 내가 그토록 바라던 저 너머로 향하는 길…….”
주변에서 소용돌이치는 거대한 힘은 빌리브 안에 더는 자리가 없음에도 계속 밀려 들어왔다.
“더… 더…….”
아직 모자랐다.
조금의 찌꺼기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흡수해야 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저 멀리 보이는 스트로앤 교황을 향했다.
그리고 흡수 중인 힘의 껍데기인 알드리온과 엘프들까지, 저 모든 걸 흡수한다면…….
“……?”
그런데 문득, 조금 전까지 저들과 함께 있던 한 명이 보이지 않음을 깨달은 빌리브.
‘알시아……?’
번쩍-
그 순간 머리 위에서 느껴지는 존재감이 빌리브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빌리브의 눈에 들어온 건 새카맣고 거대한 또 다른 드래곤의 모습이었다.
* * *
재호의 계획은 단순했다.
아껴 둔 모든 것을 건 정면 돌파.
지금이 바로 모든 걸 쏟아부을 때라고 판단했다.
재호는 즉시 자신을 구속하던 모든 족쇄를 풀어냈다.
제일 먼저 을 벗었다.
[ : 연속 착용 시간당, 무게에 영향을 받는 모든 능력치가 1%씩 누적됩니다. 착용 해제 시, 5분간 누적된 모든 능력치가 적용됩니다. (극히 낮은 확률로 버프 두 배 적용)]다음은 .
[ : 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글러브의 쇠사슬을 끊을 시, 5분간 공격력이 1.5배 증가합니다. (5분 경과 후, 쇠사슬은 다시 연결됩니다.)]사실 지금까지 이런 불편한 걸 착용한 채로 빌리브와 싸운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만약 빌리브가 자세한 사정을 알았다면 이 사실만으로도 피를 토할지도 몰랐다.
한편 이렇게 벗어서 버프를 얻은 아이템이 있다면, 반대로 착용하며 효과를 노린 것도 있었다.
[ : 이 반지를 착용하면 모든 공격력이 20% 증가하나, 체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합니다.]체력 감소 디버프만 감수한다면 큰 공격력 버프를 얻을 수 있는 강력한 아이템.
“저도 힘을 보태어 드리겠습니다!”
거기다 스트로앤 교황의 버프까지!
[힘이 700% 증가합니다.] [물리 공격력이 500% 증가합니다.]“?!!”
엄청난 버프 효과에 재호의 입이 떡 벌어졌다.
플레이어들에게 걸어 주었던 버프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들에겐 범용성을 따져 가며 버프를 주었지만, 재호에겐 굳이 방어력이나 체지방량 같은 게 필요하지 않음을 스트로앤 교황을 잘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공격력 위주로 딱 필요한 것들로만 압축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 말도 안 되는 버프!
다만 이렇게까지 효과를 끌어올리는 건 너무나 사기적이었으며, 스트로앤 교황의 상태까지 고려하면 다소 무리한 것이기도 했다.
[버프는 5분간 지속됩니다.]“5분? 충분하지.”
재호는 그대로 글라이더를 접고 아래로 뛰어내렸다.
목표는 당연히 빌리브.
촤앗-
재호는 최대한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 바로 도 둘러 존재감을 지웠다.
망토가 심하게 펄럭이며 완전히 가려지진 않았지만, 반쯤 맛이 간 빌리브의 표정을 보면 아직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마력 폭풍 안으로 진입했습니다!] [체력이 급속도로 하락합니다.] [마기가 당신의 신체에 침투합니다.]즉시 반응이 오는 위험한 경고.
농밀한 마력 탓에 아래로 추락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 상황.
하지만 재호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몸을 더욱 꼿꼿이 세우며 뚫고 내려갔다.
그리고 마침내 빌리브의 바로 앞까지 도달하는 순간, 바로 아끼고 아꼈던 스킬을 사용했다.
[] [당신에게 귀속된 모든 능력치 및 스킬, 칭호 등의 효율이 10배 증가합니다.] [드래곤 변신 유지 시, 초당 1만 골드가 소모됩니다. (금고 보관 금액 포함)]콰아아앙-!!
인간 상태에서 한껏 뻥튀기시켜 놓은 능력치가 드래곤으로 변하며 다시 10배로 뛰었다.
‘과연 이 전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시간을 오래 끌면 엘리시아 화원은 빈털터리가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끼면 온 세상이 엉망이 될지도 모른다!
‘이 일이 정리되면, 반드시 플리스트 쪽에 싹 다 뜯어내는 거다!’
빌리브를 향해 힘껏 주먹을 내리찍은 재호.
타고난 전투 감각은 드래곤의 관절과 근육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즉시 해석하고 이해했으며, 주먹 끝으로 모든 힘이 완벽히 집중되었다.
꽈아앙!!
빌리브를 내리찍은 재호의 일격.
하지만 빌리브도 그냥 당하진 않았다.
적중 직전에 간신히 보호막을 시전했고, 재호의 주먹과 충돌하며 일어난 에너지 파장이 마법진을 크게 꿀렁이게 했다.
“이미 늦었다! 아무리 발악한들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리 외치는 빌리브의 모습이 도리어 발악하는 것처럼 보였으니…….
콰앙-!
하지만 재호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듯, 재차 반대 주먹을 휘둘렀다.
쾅!
한 번…….
콰앙!
또 한 번…….
빌리브는 다른 저항은 하지 못한 채 보호막을 펼치기 급급했다.
아직 힘을 흡수 중인데다 제대로 갈무리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상태에서 함부로 반격을 가했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이 거대한 에너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기회가 사라질지도 몰랐다.
그래서 익숙한 신성력을 사용해 방어 일변도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간간이 자신의 권능으로 재호를 밀어내 보려고 했으나, 저 거대한 몸뚱이는 잠시 들썩이기만 할 뿐 끄떡도 없었다.
역대급으로 강화된 드래곤 상태였기에 어설픈 반격은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재호 또한 몇 번의 공격으로 빌리브의 상태를 간파했다.
‘좋아. 시간을 알뜰하게 써 주지.’
재호에게 주어진 시간은 효과와 스트로앤 교황에게 받은 버프의 유지 시간인 5분.
쾅-쾅-쾅-
재호는 쉴 새 없이 주먹 망치질을 해댔다.
무식하기 그지없는 단순 반복 공격이지만, 정작 얻어맞는 빌리브의 얼굴은 점점 더 일그러졌다.
이 단순한 공격에 실린 힘은 그저 커다란 주먹에 맞는 수준으로 끝나지 않을 터.
재호 또한 계속 버티는 빌리브에게 놀랐다.
계속 준비하고 각오했던 이 마지막 공세마저도 재호는 자신이 안일하게 준비했음을 인정했다.
‘만약 스트로앤 교황의 버프가 없었다면 턱도 없었겠어.’
콰아아앙-
마침내 부서진 보호막.
하지만 그건 빌리브의 의도였으며, 부서지며 발생한 틈으로 그는 미리 준비해 놓은 일격을 날렸다.
콰아앙-!!
재호의 턱에 정통으로 적중하며 뒤로 크게 넘어가는 고개.
하지만 그 한 번으로 죽을 리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재호도 빌리브가 반격을 시도하는 이 타이밍을 기다렸으니…….
콰드드-
갑자기 주변에서 솟아난 광휘의 갈대들!
이 난장판 속에서도 생명력을 보존한 강인한 갈대들이 빌리브의 두 다리를 단단히 묶어 버렸다.
“음?!”
무슨 풀 쪼가리 따위가 이 상황에서도 살아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빌리브.
하지만 그쪽으로 신경이 잠시 끌린 건 치명적인 실수였다.
콰앙-
두 팔을 빌리브 양쪽 바닥에 강하게 박아 넣으며 상체를 단단히 고정한 재호.
스르르-
빌리브의 공격에 얻어맞았던 재호의 고개가 다시 천천히 앞으로 돌아왔고, 어느새 입에는 이글거리는 검은 화염이 물려 있었다.
[] [당신의 지능 수치의 8,000%에 달하는 강력한 숨결을 발사합니다.] [초당 5,000골드가 소모됩니다.]드래곤 상태에서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스킬!
그런데 이 스킬이 과연…….
을 만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