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892
891화
-야. 이클립스 갔던 놈들 보상은 받음?
└ㄴㄴ아직 못 받은 걸로 알고 있음.
└ㅋㅋㅋㅋ먹튀 당했네.
└먹튀 아니라고!
-너희들 아직도 알시아를 모르냐? 알시아 심심하면 뒤통수치고 자기 욕심만 채우는 인간인데.
└? 알시아만큼 약속 잘 지키는 사람이 어디 있음?
└ㅋㅋㅋㅋ알시아가?
-야, 알시아가 싫다고 해도 말은 바로 하자. 그래도 알시아는 자기가 말한 건 확실히 지킴.
└인정. 그리고 무슨 희대의 악당처럼 말하는데, 실제로 만나 보면 되게 친절함. 난 지하철에서 만난 적 있는데, 사진 찍어 달라니까 잘 찍어 줌.
└구라ㄴㄴ 황재호한테 사진 찍어 달라는 소리를 현실에서 하는 사람이 있을 리 없음.
└너야말로 모르면 말하지 마셈. 뉴월드 선수 중에 팬 인증샷 제일 많은 사람이 황재호임.
-아 어쩌라고~ 어쨌든 지금 황재호가 보상 줬음? 안 줬잖아~
└그러니까ㅋㅋㅋ 받았냐고 안 받았냐고~
└황재호 빠들 한두 번 상대하냐? 쟤들 노답인 거 뻔히 알면서 왜 힘 뺌 ㅋㅋ
인터넷에 쏟아지는 이클립스 퀘스트 참가자들을 향한 조롱.
굳이 이런 걸로 뭘 조롱까지 하나 싶지만, 게임 커뮤니티란 그런 것이었다.
그저 놀릴 거리가 생기면 한마음 한뜻으로 힘껏 놀릴 뿐.
물론 놀림을 받는 당사자들은 그저 무시하고 넘겨 버리면 그만이긴 했지만, 사람 마음이란 건 그리 간단하지 않았으니…….
-아오! 언제 주냐고오오!!
└응, 아니야. 안 줘. 이미 알시아는 자기 볼일 다 보고 다니는 중이야~
그렇게 서서히 당사자들의 속도 점점 끓어오르던 중.
[퀘스트 보상 수령을 위해 엘리시아 화원으로 향하십시오.]-떴다!!
마침내 오매불망 기다리던 퀘스트 완료 알림이 떴다.
그리고 너도나도 엘리시아 화원으로 달려갔다.
뭐, 이미 3분의 1에 가까운 인원이 줄곧 엘리시아 화원에서 대기 중이었지만…….
“와, 왔다!”
“와아아-!!”
미리 마련된 화원의 대기 장소에서 기다리던 수십 명의 사람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재호를 향해 환호했다.
알시아-! 알시아-!
황재호-! 황재호-!
마치 연예인이 등장하기라도 한 듯,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나타난 재호.
‘휴… 역시 반응들이…….’
좀 더 신경을 써서 보상을 준비한 것이 새삼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이렇게까지 뜨거운 반응을 보여 주는데, 대충 만든 걸 내주었다간 얼마나 싸늘한 반응을 보였을지…….
“다들 잘 지내셨습니까?”
“하하하!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재호의 인사 한마디에 웃기 시작한 그들.
“저희는 모두 알시아 님과 함께 싸운 전우들이지 않습니까?”
“전처럼 편하게 말씀하시죠!”
전혀 편하지 않은 그들의 말에 재호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랬던가?’
사실 이클립스에서 있었던 일들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았다.
모든 상황이 워낙 급하게 진행되었던 정신이 없었으니 말이다.
플레이어들에게 어떻게 대했었는지 기억 못하는 건 당연했다.
“하하! 저희 다 이클립스 전우회 아닙니까?”
“이클립스 전우회?”
첨 들어 보는 이상한 단체 이름에 재호가 되물었다.
“아, 이클립스에서 같이 싸웠던 사람들끼리 겸사겸사 만들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워낙 저희를 놀려 대니 반발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들의 말에 재호는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뭐, 처음엔 단체 소송을 알아보려던…… 헙!”
“?”
본의 아니게 알게 된 비밀.
“하하……! 당연히 반 장난으로 만든 거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맞습니다! 이런 걸로 고소가 되지도 않을 텐데 말이죠! 으하하-”
근처에 있던 이들이 얼른 수습하며 말했다.
물론 반만 장난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어쨌든 말씀 편하게 하십쇼! 저희도 그게 편합니다.”
“내가 안 편한데…….”
그러나 어쩐지 저들은 재호가 꼭 반말해 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아마 그렇게 하는 게 좀 더 친밀한 느낌이 들기 때문 아닐까 싶었다.
“흠흠, 뭐 그렇다면…….”
반말을 저렇게 원한다니 그렇게 해 주기로 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다들 미안해. 아무래도 워낙 큰 퀘스트였던 탓에 사후 처리까지 시간이 좀 걸렸어.”
실제로 정말 큰 문제가 있었다.
엘리시아 화원이 당장 써야 할 재산이 바닥나 버렸었으니까.
그대로라면 파산하게 생겼으니 다른 일은 잠시 미뤄 두고 그것부터 해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정을 하나하나 설명할 순 없었으니 적당히 둘러댈 핑계를 준비해 온 재호.
“에헤이- 우리가 남입니까?”
“다 이해합니다! 우린 믿고 있었다고요!”
그러나 이유를 말하기도 전에 저러는 걸 보니 굳이 거짓말까지 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이건 뭐… 전럭협이랑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이네.’
아무튼 잘된 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재호는 큰 나무 상자를 꺼냈다.
그 안에는 또 다른 상자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게…….”
“맞아. 약속했던 보상.”
“좀 크네요?”
안에 든 상자들이 제법 컸다.
특별 훈장이라고 해서 작은 배지 같은 걸 주지 않을까 했었지만, 크기를 보니 그래 보이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고민이 좀 되더라고.”
저들이 실제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는 모르나, 재호는 이클립스에서의 일을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리 재호의 명성이나 보상 등, 계산적인 판단을 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죽음에 몸을 던지는 게 어디 쉬운가?
게다가 넘어온 이들 대부분은 고레벨 플레이어들이었다.
한 번 죽을 때마다 떨어진 레벨을 복구하려면 어마어마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럼에도 이클립스에서 그들은 재호가 시키지도 않았음에도 기꺼이 뛰어든 것이다.
놀랍게도 단 한 명도 재호의 뒤통수를 치지 않고서 말이다.
‘지금까지 게임을 하면서 그런 적이 없었는데…….’
그래서 재호는 두고두고 쓸 수 있을 아이템을 훈장으로 주기로 했다.
실용적이며 굳이 관리를 받기 위해 엘리시아 화원을 왕래하지 않아도 될 아이템으로.
달칵-
상자를 하나씩 받은 이들이 조심스럽게 그것을 열었다.
“음?”
“이게…….”
그 안에 든 의외의 물건에 모두가 당황했다.
마치 랜턴처럼 보이는 것이 들어 있었으니…….
“랜턴?”
하지만 꺼내서 자세히 살피니 랜턴이 아니란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랜턴처럼 생긴 작은 어항으로, 안에는 물고기가 아닌 작은 꽃 하나가 들어 있었다.
흰 꽃봉오리가 아래로 부드럽게 말린 채 은은한 빛을 내는 그것은…….
“심연등불초란 거야.”
“심연등불초?”
[] [등급 : 고급] [엘리시아 화원의 주인이 감사의 마음을 담은 특별 패입니다.이것을 지닌 당신은 누구도 모르는 세계의 위험을 막아 낸 결사대의 일원임을 나타냅니다.]
“!!”
설명부터 웅장해지는 가슴.
앞서 농담처럼 이클립스 전우회라고 이야기했지만, 이 아이템이 그 전우회라는 이름에 더 큰 자긍심을 가지게 해 주었다.
다만 이건 분명 그들이 생각한 훈장과는 달랐다.
배지 같은 걸 붙이고 다니며 여기저기 뽐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잠깐! 아래 설명을 봐!”
그때, 계속 집중하고 설명을 읽던 한 사람이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효과 : 1. 해당 아이템을 착용 시, 반경 20m 내 착용자에게 위험이 될 만한 요소를 탐지하여 방울을 울립니다.2. : 당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심연등불초가 알려 줍니다.]
“이… 이건……!”
아쉽게도 전투 상황에서 쓰긴 어려운 아이템이었다.
부피도 크고 자칫 유리로 이 아이템이 파손될 위험이 있었으니까.
‘이건 전투 때 쓰라는 게 아니야!’
명백한 사용 목적이 있었다.
바로 길 찾기!
가령 새로운 던전을 탐사할 때 이것만큼 최고의 보조 아이템이 없었다.
길을 알려 주는 데다 주변에 숨겨진 함정이나 몬스터의 위치도 대략 알려 준다니 말이다.
“그리고 이건 관리를 위해 굳이 엘리시아 화원을 찾아올 필요는 없어.”
재호의 부가 설명에 그들은 또 한 번 놀랐다.
“예? 하지만 꽃템이면 반드시 시들기 전에 와야 하지 않습니까?”
재호가 만드는 꽃템은 다른 사람이 만드는 꽃템보다 특히나 사용기한이 길었다.
그럼에도 정기적인 방문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시들고 마는 것이 꽃템.
지금 재호의 말은 그 패널티가 없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것도 시드는 건 마찬가지야. 하지만 직접 관리하기 어렵지 않거든.”
심연등불초는 애초에 바다에서 살아가는 꽃.
그런 녀석을 화원에서 키우고 있다는 건 바다가 아니어도 생존할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2주에 한 번씩 물만 갈아 주면 돼. 약 20도 정도의 담수에 소금을 100g 정도 넣으면 알아서 잘 살 거야.”
“오오……!”
꽃템으로 받았다 시들어 버려 쓸 수 없게 되는 것만큼 슬픈 일이 있을까?
2주에 한 번 물을 갈아 주는 정도로 그걸 막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물론 혹시나 사고로 파손되거나 심연등불초가 죽으면 가져와. 다시 새로 만들어 줄 테니까.”
심지어 다시 만들어 주기까지 하겠다는 재호.
“크흡… 감사합니다!!”
하지만 보상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응? 안에 뭔가가 더…….”
어항 랜턴의 크기 탓에 미처 발견 못한 무언가가 있었다.
그건 다름 아닌 배지!
“그래도 하나 달고 다닐 만한 건 있어야겠지?”
재호의 말에 그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아!!”
얼른 그 배지를 줍고 살피는 사람들.
이클립스를 뜻하는 초승달과 휘어진 곡선 안쪽의 이펠츠 꽃.
재호의 머리에서 떠올렸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의미 깊은 디자인이었다.
단, 이 배지엔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단순 치장성 아이템일 뿐이었으나 플레이어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딸깍-
다들 서둘러 그 배지를 착용하곤 가슴을 쫙 펴는 그들.
목숨 한 번 내던져서 소수의 사람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배지를 얻었다.
이 정도면 이미 목숨값으론 충분했다.
적어도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할 거리 하나가 늘지 않았는가?
게임의 진짜 재미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걸 가졌을 때 오는 법이었다.
“그리고…….”
이제 남은 보상 하나.
바로 제국 기사단 훈련 참가증.
사실 이건 조금 문제가 있었다.
바로 재호가 이걸 구하기엔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
비어 버린 금고를 채우느라 바쁘기도 했고, 레트라 단장을 당장 만날 수가 없는 문제도 있었다.
그는 가디언 길드와의 전투 이후, 계속 가디언 길드 잔당을 추격하는 중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미 말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걸 준비했다.
“아쉽게도 제국에 사정이 있어서 말이야. 대신 그들보다 더 강한 사람이 훈련을 봐 주기로 했거든?”
“더 강한 사람?”
“아, 사람은 아닌가?”
조금 애매한 그는 바로…….
저벅-저벅-
기다렸다는 듯 모습을 보인 이는 스트로앤 교황!
“허허허- 다들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헉?! 스, 스트로앤 교황?”
“교황이 우리를 훈련을 시켜 준다고?!”
사람들은 아나볼릭 교단의 훈련 방식이 어떤지 다 알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훈련을 선호하지 않았다.
게임에선 근력 운동을 반복하는 것 말고 더 효율 좋은 훈련법들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일반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
스트로앤 교황이라면 다를지도 모른다!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람들은 크게 기대했다.
스트로앤 교황이 얼마나 엄청난 훈련을 시켜 줄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