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927
926화
재호에게 발생한 습격의 충격은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재호의 인기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것.
뉴월드의 인기만큼이나 거대한 재호의 팬덤은 타 스포츠 종목의 최고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기에 온 세상이 활활 타오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팬이 아니더라도 충격은 마찬가지.
누구나 황재호 또는 알시아라는 이름을 들어 보았고, 그 정도로 유명한 이를 노린 암살 시도는 사회면 뉴스로 나오기 딱 좋았으니 말이다.
사람들도 이 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는 쉽게 알았다.
중국을 향해 동시에 쏟아지는 전 세계의 질타.
뉴월드를 단순 게임이라고 볼 수 없긴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게임 내 문제에 국가가 나서서 킬러를 보내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않은가?
물론 쏟아지는 그런 항의에도 중국 쪽은 태연했다.
[고작 게임 때문에 국가가 나서는 것은 무가치한 일. 우리는 그런 한가하지 않다.]아니, 태연한 척하며 곧장 입장을 발표했다.
그건 헛소리라는 걸 모두가 알았다.
그리고 늘 하던 유체이탈 화법에 불과하다는 걸.
애초에 국가 단일 길드를 만들어 엘리시아 화원을 노렸던 이들이 어디였나?
뉴월드컵을 열어선 온갖 치졸한 방식으로 일성 플라워즈를 방해했던 건 다른 이들이었나?
이미 대놓고 온갖 치졸한 짓을 다 한 게 중국이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며 가디언 길드와 중국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세상 사람이 다 알고 있지만, 오직 당사자들만 모른 척하는 이상한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그냥 넘길 사안이 아니었다.
아니, 가디언 길드가 벌인 일들이 언제는 그냥 넘길 만했던가?
그걸 지금까지 방치한 끝에 이 사태까지 온 것이라 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사태를 두고 여러 기업도 난처해졌다.
스포츠 스타들이 그렇듯, 재호 역시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와 계약이나 협찬을 많이 받았다.
만약 재호가 이번에 크게 다치거나 정말 죽기라도 했다면?
기업으로선 단순히 한 사람이 죽은 것 이상의 피해였다.
하지만 재호가 위기를 잘 넘겼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건 또 아니었다.
세계 각지 수많은 재호의 팬들이 협찬사 쪽에 항의를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항의는 무척 감정적이고 극단적이었는데, 해당 기업의 중국 시장 철수를 요구가 핵심이었다.
당연히 실현 가능성이 없는 요구.
어느 기업이 세계에서 1,2위하는 대형 시장인 중국을 포기하겠는가?
그저 ‘아, 그 자식들은 왜 쓸데없는 짓을 해서 피곤한 일을 만드는 거야?’라며 불만만 삼킬 뿐.
그리고 모든 사건·사고가 그랬듯, 시간이 흘러 조용히 잊히길 기다렸다.
부디 다른 골치 아픈 일은 일어나지 않길…… 는 일어났다.
하지만 그건 생각과는 전혀 다른 사태였다.
[월드와이드, 중국 전역 뉴월드 접속 차단 발표!]* * *
그리고 그런 마음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저희의 진심을 가디언 길드는 늘 부정하며 게임 내외적으로 모든 걸 파괴하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피해는 다른 플레이어들인 것에 늘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엄연히 그 또한 게임의 일부라고 애써 생각했었으나, 점점 상황은 심각해져 결국 끔찍한 사태를 일으키기에 다다랐습니다.
그 참담한 현실에 결국 저희는 과거부터 준비했지만, 부디 쓸 일이 없길 바랐던 계획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기준 금일 자정, 불법적인 접근을 통해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디언 길드 소속 플레이어 전원을 차단하고 비인가 데이터로 분류하여 삭제할 것입니다.]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국적, 인종 상관없이 누구든지 접속할 수 있었던 뉴월드였기에 이번 발표가 더 충격적이었다.
물론 세계의 모든 국가가 정식 서비스 중인 건 아니었다.
전 세계 국가의 약 3분의 2는 비 서비스 지역.
하지만 월드와이드는 비 서비스 지역의 플레이어들도 뉴월드를 즐길 수 있도록 눈감아 주었다.
MMORPG란 결국 사람이 많을수록 풍성해지는 것이며, 또한 대부분 정식 서비스를 하기엔 국가 규모가 작은 곳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예외였다.
정식 서비스를 시도했으나 중국의 외국 게임 규제 탓에 허가가 나지 않았다.
심지어 중국은 자국 내에서 멋대로 뉴월드 서비스를 위한 회사를 차려 불법적으로 돈을 벌었다.
즉,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상황.
아마 전문가들은 그런 상황이니 중국을 향한 월드와이드의 누적된 불만도 많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입장문을 가만히 살펴보면 한 가지 포인트가 있었다.
바로 월드와이드는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철저히 가디언 길드에 대해서만 말한 것이다.
중국이 아닌 가디언 길드.
따지고 보면 결국 그게 그거긴 하지만…….
그렇기에 기자들도 가디언 길드가 아닌 중국을 차단한다며 기사를 나른 것이다.
하지만 이 말장난 같은 방법으로 월드와이드는 아주 큰 명분을 챙길 수 있었다.
만약 이 일을 두고 중국이 공식 항의를 한다?
그럼 지금까지 부정하던 [가디언 길드 = 중국 관영 길드]의 공식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간 가디언 길드가 벌인 온갖 패악질은 곧 중국의 책임이라는 의미도 될 테고.
그런 성가신 일에 휘말리는 걸 피하려면 결국 이 사태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체면이 있다면…….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늘 상상을 초월했다.
중국에선 갑자기 온갖 관련 전문가들이 나타나 월드와이드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가디언 길드 차단은 현 인터넷 문화와 역행하는 끔찍한 조치라며 욕했다.
전 세계가 위성을 통한 통합 인터넷망이 구축된 시대거늘, 특정 지역만 차단하는 건 옳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관련법을 예전부터 충분히 검토한 월드와이드였기에 어려움 없이 반박할 수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국이 한 가지를 먼저 해결해야 논의를 시작할 수 있었다.
바로 뉴월드를 통해 저들이 멋대로 벌어들이던 돈을 토해 내는 것.
그리고 그런 말은 아주 가볍게 못 들은 척 넘겨 버리곤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내에서 가장 많이 공유된 논평을 본 사람들은 비웃음을 보냈다.
-물귀신 작전이네. 근데 어차피 다른 지역은 상관없을 거임. 월드와이드는 명확하게 명시함. ‘중국’이 아니라 ‘가디언 길드’가 썩을 놈들이라고. 즉, 게임 약관에 위배되기 때문에 가디언 길드 전체를 밴한다는 거지. 그냥 평범하게 게임하는 비 서비스 지역 사람들은 상관없음.
└이 말이 맞음. 그리고 솔직히 그간 가디언 길드 패악질 얼마나 짜증났냐? 직간접적으로 걔네들한테 피해 안 본 사람은 손에 꼽을걸?
└게임에서만 그러면 다행일까? 최근에 황재호가 당한 거 봤지? 그런 일이 오직 황재호에게만 일어났으리란 법도 없음.
└이건 좀 억측이지;; 중국만큼 알시아를 싫어하는 곳이 없잖아. 죽이고 싶을 만큼 싫은 사람이 그렇게 흔할까?
└그건 모르지. 황재호가 살아남았고 유명하니까 알려진 거지, 이미 당한 사람은 그냥 조용히 무덤에 있겠지.
-게임 망테크 탔네ㅉㅉ 너희는 이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모르겠냐?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자유도를 자랑한다는 게임이 규제를 시작했다는 거임.
└유행 다 지난 개소리는 마시고요. 그리고 너 같으면 칼빵당할 각오로 게임하고 싶겠냐? 누가 봐도 정신 나간 놈들은 따로 있는데.
└두고 봐라. 지금은 가디언 길드지만 나중엔? 예전부터 말했지만, 그냥 이 모든 건 월드와이드의 황재호 키우기임.
└아직도 이 소리 하는 놈 있네. 캐릭터 삭제된다고 하니까 손발이 달달 떨리지?
└ㄹㅇㅋㅋ응~ 나만 아니면 돼~
사람들의 반응이 조금 갈리기도 했지만, 여론은 확실했다.
가디언 길드 소속이 아니라면 오히려 이 조치를 환영한다는 것.
그간 가디언 길드가 보여준 여러 모습은 심각한 사안들이 많았기에 여론이 좋을 수 없었다.
-야. 근데 중국 쪽만 차단하는데 기술적으로 가능하긴 함? 어차피 중국은 예전부터 우회해서 게임하는 경우 많았잖아.
└해 봐야 소용없지. 어차피 데이터 삭제한다고 했잖아.
└아! 맞다! 미친……. 월드와이드 살벌하게 대응하네.
└살벌한 건 게임에서 처발렸다고 암살자 우르르 보내는 짓이고ㅋㅋ
이렇듯 뉴월드에 발생한 대격변.
그리고 이 소식을 접한 재호는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왜… 왜 그런 짓을…….”
“네? 뭐가요?”
지나가던 메이는 재호의 넋이 나간 표정을 보곤 고개를 갸웃했다.
“아… 월드와이드 발표 때문에…….”
“아하! 중국 차단한다는 거요? 정말 잘됐다 싶더라고요. 그러게 게임을 좀 게임답게 즐기지 왜 사람한테 칼을 휘둘러!”
가디언 길드가 지금까지 한 짓들을 질타하는 것으로 생각한 메이.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가디언 길드가 사라지면서… 죄수들도 너무 많이 줄었어.”
“예?”
“가뜩이나 공사할 곳 많은데…….”
“…알시아 님한테 칼을 휘두른 놈들인데요?”
“그야 그렇지만, 그건 현실이고 여긴 게임이니까. 후… 어디 또 시비 거는 사람들 없나…….”
그 중얼거림을 들은 메이의 표정은 형언하기 어려웠다.
과연 죽을 뻔한 사람이 맞긴 한 것인지…….
* * *
중국 쪽 플레이어가 차단되었다.
엄청난 인원이다 보니 일순간 사라지면 뉴월드 세계에도 혼란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었지만, 생각보다 잠잠했다.
이미 가디언 길드는 한참 전부터 제국을 피해 숨어 버린 탓에 사람들 눈엔 거의 띄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제국의 가디언 길드 추격도 중단되었다.
그들이 사라졌는데 제국의 병력을 그렇게 낭비할 순 없는 노릇.
단, 뉴월드의 인공지능은 그 변화를 시스템으로 강제하기보다는 스토리에 녹여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혼란이 찾아올 것이니, 미드스트 제국은 대륙의 중심으로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집중하라.]5대 교단과 아나볼릭 교단에 내려온 신탁이 제국에 전달된 것이다.
NPC들 입장에서야 신의 목소리는 절대적이었으며, 플레이어들에겐 게임에 새로운 떡밥을 뿌려 준 상황.
오히려 5대 교단이 신탁을 그대로 믿고 따른 것이 고증 오류라면 오류였다.
그들에게 남은 신실함이란 더는 없는 것 같았으니까.
“허허, 그래도 조금은 남아 있지 않겠습니까?”
신탁을 알려 주러 온 스트로앤 교황이 재호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런 의심이 당연하긴 합니다. 신탁을 따른 것엔 불순한 의도가 있으니 말입니다.”
“불순한 의도? 어떤 쪽으로요?”
“신탁이 미래의 위험을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예로부터 성전은 교단의 권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되곤 했습니다.”
간단하지만 확실한 설명이었다.
교단 연합 쪽에선 전쟁 특수를 노린다는 것.
“저희 아나볼릭 교단은 지켜볼 것입니다. 혹여 신의 이름을 빙자하여 그릇된 일은 하지 않을지.”
“그런데 아나볼릭 교단 홀로 그들을 상대하기엔 쉽지 않을 텐데요.”
“다행히 이스터디 교단의 진아킴 교황이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거기에다 교단 연합에서 벗어난 군소 교단들도 저희와 뜻을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아! 이스터디 교단이 드디어 움직이는군요.”
“예. 그리고 또 하나 욕심이 있다면…….”
“욕심?”
스트로앤 교황에서 욕심이란 말이 나오자 재호는 괜히 움찔했다.
그의 또 다른 정체성이 다름 아닌 탐욕의 대공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