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940
939화
실제 전럭협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사람들은 모른다.
심지어 길마인 브리즈조차.
누군가는 어떻게 길드를 운영을 그런 식으로 할 수 있냐고, 그저 사람이 많다는 걸 은근히 자랑한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실이 그러했고 나름대로 그건 이유도 있었다.
길드에 가입된 인원은 당연히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전럭협은 길드에 가입한 사람이 전부가 아니었다.
어느 순간 브리즈와 간부들은 생각했다.
이 길드라는 울타리가 전럭협의 성장 가능성과 막는다고.
바람을 타고 어디든 자유롭게 가는 꽃가루들처럼, 자신들 또한 그래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길드 소속이 아님에도 전럭협의 일원인 이들이 있었다.
꼭 길드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누구든 전럭협이 될 수 있다!
이상한 일이었다.
시스템으로 묶인 게 아닌, 말뿐인 길드가 어찌 그토록 끈끈할 수가 있을까?
전럭협 길드 가입은 못 했는데 전럭협에 소속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멍청해서?
아니.
브리즈는 그것을 ‘알시아 효과’라고 불렀다.
전럭협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필수적으로 거쳐 가는 교육 내용 중 하나로, ‘우리 뒤에는 알시아가 있다.’라는 걸 뼈에 새기는 것이 목표였다.
단.
[알시아만 믿고 가면 된다!]이게 아니라.
[알시아 뒤통수치면 뉴접-뉴월드 접기-을 생각해야 한다.]라는 의미였다.
재호에게만큼은 ‘선빵필승’의 유구한 전통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야 했다.
그래서 전럭협에선 재호에게 먼저 덤볐다가 망한 수많은 사례를 교육 자료로 정리해 놓았다.
가장 굵직한 예시로는 역시 불곰 길드와 가디언 길드.
게다가 두 길드의 공통점은 재호를 노린 현실 습격까지 있었다.
[알시아 님을 노린 초거대 길드들을 현재를 봐라. 불곰? 요즘 어디로 갔는지도 알 수가 없다. 가디언? 국가 밴을 당했다. 알시아 님의 힘은 그 정도다! 서동혁 회장, 옥한돌 회장과 함께 알시아 님 앞에 무릎을 꿇고 충성을 맹세했지……. 아니면 말고.]마지막은 내용은 자극적으로 왜곡되긴 했지만… 어쨌든 이런 교육들은 공포와 존경을 함께 느끼도록 만들기엔 충분했다.
[최소한 한 가지는 약속할 수 있다. 알시아 님과 함께하는 우리는 무적이다. 길드 타이틀은 중요하지 않다. 긍지! 알시아 님의 그림자라는 긍지면 충분하다!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은 알시아 님과 함께 역사에 남을 것이니……!]물론 이 정신 교육의 내용은 당사자인 재호는 전혀 몰랐다.
어쨌든 이렇듯, 전럭협이면서 전럭협이 아닌 자들은 비밀리에 많은 일을 해 왔다.
주로 하는 건 대륙 각지에서 평범한 플레이어로 위장한 채 온갖 정보를 긁어모으는 것.
재호가 전럭협의 정보력에 늘 놀라고 감탄했던 이면엔 바로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이번엔 조금 다른 목적을 가지고 움직였다.
[옵티마 교단이 자리 잡은 항구 영지로 향해 영지민들을 구제하라!]명령에 따라 즉시 움직인 그들.
단, 그 과정에서 포세이돈 교단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하는 말이라곤 “에휴……. 언제쯤 포세이돈 님께서 분노를 거두실까?” 정도.
이렇게 슬쩍 흘리는 정도면 충분했다.
이미 대륙엔 소문이 쫙 퍼진 상태였으니까.
[대체 옵티마 교단은 뭘 했기에 포세이돈 님이 이렇게 분노하신 걸까?] [대체 옵티마 교단이 뭘 잘못했으면 옵티마 님께선 잠자코 있으신 걸까?]옵티마조차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나서지 않을 정도라면 분명 큰 잘못을 저질렀을 것이다.
전럭협의 은근한 수작은 사람들의 생각이 그리로 흘러가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은밀하게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의심하는 이들은 나오는 법.
“거기 멈춰라!”
전럭협을 불러 세운 건 옵티마 교단의 성기사.
“무슨 일이십니까?”
전럭협 길드원은 태연히 물었다.
도망갈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어차피 자신의 수준으로는 고레벨 NPC를 상대로 도망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
그리고 의심받을 짓을 하긴 했지만, 의심받을 실제 근거는 없었다.
“너희들 최근 갑자기 나타나서 사람들에게 접근하던데, 정체가 뭐냐?”
“저희는 대슬단입니다.”
“대슬단?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은…….”
그런데 이름을 듣는 순간, 마치 알고 있단 듯한 반응 돌아왔다.
“아- 대슬단 아시는군요!”
상대는 긴가민가했지만, 마치 알고 있는 사람처럼 반응해 주는 전럭협.
“저희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들어 본 적이 있으시다니! 역시 고위 기사님이십니다!”
그는 과할 정도로 상대에게 추켜세워 주었다.
고작 말 몇 마디가 아니었다.
짧은 순간, 표정, 손짓, 등의 각도, 발가락의 꼼지락거림까지.
럭시 숲에서 살아남은 전럭협 선배들의 처세술은 온몸을 이용해 상대에게 조아리는 기술이었다.
“크흠. 뭐, 곧 진급을 앞두긴 했는데…….”
“예에?! 전 최소 단장님이신 줄 알았습니다! 이럴 수가……! 옵티마 교단이 대단한 겁니까? 아니면 기사님이 엄청나신 겁니까?!”
철벽 그 자체던 엘프에 호감도를 보통 단계로 만들 정도였던 전설의 기술이기에.
“크흑… 흐흐흐……. 커험!”
인간을 상대로는 위력이 너무 강했다.
“대슬단이라……. 괜찮은 곳이군.”
“이런! 이건 옵티마 교단의 축복……!”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만.”
말은 그렇게 하지만 기사의 표정은 헤벌쭉했다.
“뛰어난 신성력 때문인지 칭찬 한마디에도 힘이 솟아나는 것 같습니다!”
“껄껄- 소싯적에는 대사제로 추천받기도 했지.”
“역시!”
뭐, 진위는 알 길이 없었다.
“그런데… 대체 대슬단이 뭔가? 도대체 의미를 알 수가 없으니 기억하기가 쉽지 않군.”
한층 부드러워진 말투로 기사가 물었다.
“대슬꽃에서 따온 것입니다.”
“대슬꽃? 난생처음 들어 보는군.”
“잘 알려지지 않은 신비의 꽃이죠. 주변 꽃들을 위해 자신의 양분을 나누어 주고 자신은 죽기에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허- 그런 게 있었군. 이제야 왜 대슬단이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아.”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예. 맞습니다. 그런데 혹시 저희 활동이 문제가 되는 겁니까?”
“아, 그렇지 않다. 아래 녀석들이 수상한 자들이 목격되었다고 말해서 확인한 것일 뿐. 다른 항구 쪽에도 비슷한 활동을 하는 이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아마 거기서 대슬단을 들은 모양이야.”
“아! 맞을 겁니다. 저희가 생각보다 큰 조직이니 말입니다.”
“그렇군. 어쨌든 좋은 일이야. 사실 아무리 옳은 일이라 해도 무고한 백성들이 피해를 보는 건 가슴 아픈 일이니까.”
“휴… 다행입니다. 간혹 저희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다고 들어서 말입니다.”
“그렇겠지. 하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라.”
“이해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뭘 이런 걸로.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하지. 기왕이면 우리 옵티마 교단에 대해서 좋은 이야기도 사람들에게 해 주었으면 좋겠군.”
“앗! 그럼 기사님의 성함을 알려 주시면…….”
“이거 참! 하하- 이러려고 말을 꺼낸 게 아닌데 말이야. 그저 우리 교단을 알리기만 해도 난 충분해. 그래도 소개는 하자면…….”
그는 온갖 미사여구와 호칭을 붙인 자기소개를 마친 뒤, 기분 좋게 자리를 떠났다.
이런 일이 다수의 영지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좋게 넘어가는 건 아니었다.
이미 말했듯, 의심하는 이들도 제법 있었으니…….
“네놈들. 대슬단이니 뭐니 하는데, 사실 엘리시아 화원의 전럭협 아닌가?!”
특히 옵티마 교단 소속 플레이어가 그랬다.
“예? 저, 전럭협이라뇨?”
NPC는 몰라도 플레이어들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친구의 중학교 동창의 회사 선배의 친구… 줄여서 ‘아는 사람’을 통해 대슬단에 대한 소문이 퍼져 나갔으니까.
대슬단과 전럭협은 한 몸이다!
그 소문은 커뮤니티를 통해 더욱 퍼져 나갔고, 불구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신나게 부채질을 했다.
가뜩이나 예민한 옵티마 교단 플레이어들은 그 소문이 진짜처럼 느껴졌고.
“아니, 너무하십니다!!”
전럭협 길드원은 가슴을 탕탕 두드리며 소리쳤다.
“저희가 지금까지 이곳에서 한 일이 있는데… 어떻게 그런 의심을 한단 말입니까?”
“으응?”
너무 격한 반응이 돌아오자 오히려 당황한 상대.
“소, 소문이 있으니 확인 좀 해 보려는 거지……. 왜 그렇게 예민해? 수상하잖아.”
“아니, 당연히 예민하지 않겠습니까?! 전럭협! 그 인간 말종들과 비교를 당했는데 어찌 침착할 수 있단 말입니까?”
“어… 어?”
“알시아만 쳐다보고 쫄래쫄래 쫓아다니는 허수아비들이지 않습니까? 그저 본인 탐욕만을 위해 최악의 악인에게 달라붙은 쓰레기들!! 전럭협이 무언가를 나누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습니까? 럭시 숲에서부터 각자도생하며 이기심의 끝장을 봤던 놈들인데, 나누는 삶의 행복을 알겠습니까? 그것들은 말똥 같은 놈들입니다!!”
“그, 그렇게까진…….”
과격한 표현이 쏟아지자 의심했던 상대는 오히려 미안해졌다.
“그쯤 하게나.”
그리고 뒤에서 지켜보던 다른 사제 NPC가 제지했다.
“사제님……!”
“그들은 좋은 뜻에서 사람들을 돕고 있거늘. 그리고 내가 보아하니 전럭협 소속은 확실히 아니다.”
고레벨 사제 NPC라면 어설픈 거짓말 정도는 간파할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훈련된 사기꾼인데다 시스템상으로도 전럭협 길드 소속이 아니었기에 불가능했다.
“미, 미안합니다.”
결국 사과를 남긴 후 떠난 옵티마 교단의 사제들.
역시 몸을 돌린 전럭협은…….
“제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모든 건 ‘머슬꽃’을 위해.”
VIP를 위해선 한시도 쉴 수 없었다.
전럭협이지만 전럭협이 아닌 이들.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대슬꽃.
그렇게 가상의 꽃이 된 전럭협은 옵티마 교단에다 꽃가루를 뿌려 대고 있었다.
* * *
바다 진출을 위한 옵티마 교단의 노력.
그것은 점점 안 좋은 상황으로 치달았다.
떠나지 않는 옵티마 교단을 향해 결국 영주들이 항의를 시작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만큼 상황이 나쁘다는 뜻이기도 했다.
특히 포세이돈 교단과 우호적인 다른 항구에서 들려오는 소문이 그들을 더 부추겼다.
하루라도 빨리 갈아타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포세이돈 교단과 접촉하는 곳은 악마와 결탁한 것으로 받아들일 것.]옵티마 교단의 경고가 대륙에 전체에 퍼졌다.
-야, 이거 괜찮은 거 맞아?
역시 소식을 접한 완식이 재호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쟤들 진짜 뒤 없이 가는 거 같은데……. 이러다 진짜 전쟁이라도 나는 거 아닌가 몰라.
점점 더 강경하게 나서는 옵티마 교단.
아직 엘리시아 화원과 무력 충돌까진 발생하진 않았지만, 분위기만 봐선 시기상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괜찮을 거야.”
재호는 줄칸에게 현재 옵티마 교단이 뭘 꾸미고 있는지 알려 주었다.
그 줄칸조차 신성연방국을 들었을 땐 충격을 받았을 정도.
하지만 역시 그는 남들과 조금 관점에서 분석했다.
“앞으로 분위기는 더 험악해지겠지만, 무력 충돌까진 없을 것 같다네.”
-그래?
“신성연방국 건국을 최대한 앞당기려면 다른 교단을 불안하게 만들어야 하니까. 그래서 더 목소리를 더 높이는 걸로 보인대.”
만약 실제로 전투가 벌어진다면 신성연방국이 생긴 후, 교단 간의 알력 다툼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었다.
“지금 우리랑 붙어 봐야 다른 교단의 도움을 받기도 애매하잖아. 순전히 자기들 힘으로 싸워 희생을 감수하거나, 체면 구기고 지원을 요청해야겠지. 여러모로 옵티마 교단에서 생각하는 신성연방국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상황이야.”
…라는 게 줄칸의 분석.
-뭐 일리는 있네. 근데 이스터디 입장에서 진짜 걱정되는 건, 생각보다 신성연방국 등장이 빨라지진 않을까 싶은 거라.
이스터디 교단 쪽은 아직 원로회 단계에서만 논의가 이루어지는 상황이었다.
생각보다 지지부진한 상황.
-여기 진행이 생각보다 너무 느려서 걱…… 어?
말을 하다 멈칫하더니 당황한 완식.
동시에 재호도 눈앞에 뜬 알림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스터디 교단의 교황령으로 신생 국가 이 건립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