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960
959화
포세이돈 교단 소속 선박의 이용 자격에 대한 문의는 지난번 아트리우스 방문 때 넌지시 꺼내 놓은 상황이었다.
예전이라면 씨알도 먹히지 않을 소리였지만, 이제 아트리우스는 포세이돈 교단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그래서인지 서루발 용왕 역시 재호의 제안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 주었다.
아직 답은 아직 듣지 못한 상태였는데, 그건 결정을 하지 못한 게 아니라 준비 작업에 가까웠다.
포세이돈 교단 소속 선박에 요구한 기술을 어떤 방식, 어디까지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아무래도 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을 방지할 수단이 필요했기 때문.
아트리우스가 포세이돈 교단과 손을 잡은 건 재호를 믿기 때문이지 교단을 믿어서가 아니다.
즉, 의 권한 일부를 내어주는 것 역시 다른 사람들도 재호처럼 합리적으로 이용할 거라곤 100% 믿지 못하는 것이다.
‘뭐, 제한적으로만 쓸 수 있어도 효과는 어마어마하지.’
향후 바다 위, 포세이돈 교단 선박의 활동엔 이동의 제약이 사라진다 할 수 있었다.
그만큼 무궁무진해지는 활용성.
‘좌초당한 선박이나 해적 습격 등,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포세이돈 교단이 출동할 수 있게 되는 거지.’
거기에 축복 충전소에 긴급 출동 시스템까지 갖춰진다?
그럼 바다에선 그 어떤 교단도 넘볼 수 없는 최고가 될 터였다.
‘반면 내륙 쪽 분쟁은…….’
바다가 말한 내용 중, 그 부분은 고민이 되긴 했다.
사실 포세이돈 교단 소속 전투 인원은 거의 없었다.
딱 둘뿐인 대주교선.
그것마저도 전투가 가능한 사람이 탄 배는 롱클린의 대주교선뿐이었다.
하지만 전직 해적들인 만큼 성기사급 실력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킹붕어 쪽은 그냥 낚싯배…….
오로지 트라이던트 자체의 전투력밖에 없으니 지상에서의 영향력은 0이라 봐야 했다.
‘그리고 해산물 전문점이 되려고 하는데 소고기, 돼지고기까지 챙기는 건 욕심이기도 하고.’
포세이돈 교단은 바다 특화 교단.
굳이 포세이돈 교단이 항구 도시의 내륙 쪽 안전까지 챙길 필요는 없었으니까.
아니, 애초에 그쪽은 다른 교단에서 맡으면 될 일이었다.
한 영지에 무조건 한 교단만 존재할 수 있단 룰은 없었으니 말이다.
실제로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영지의 경우엔 두세 교단이 동시에 자리를 잡고 있기도 했다.
그러니 다른 교단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보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지만, 하필 주체가 포세이돈 교단이란 점이 문제였다.
가장 많은 교단 지부를 보유한 곳은 역시나 5대 교단.
그들이 포세이돈 교단과 협력하려고 하겠는가?
지금처럼 최악인 상황에서 말이다.
다른 군소 교단도 교단 연합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마찬가지.
그럼 협조를 요청해 볼 수 있는 곳은 이스터디 신성국만 남는데…….
‘걔네한테 그럴 여유는 없지.’
일단 나라만 냅다 세웠을 뿐, 아직 제대로 된 땅도 없는 실정.
심지어 이번 교단 연합 사태와 겹쳐 그들 역시 어느 정도의 내홍을 거친 탓에 외부로 전력을 돌리긴 쉽지 않을 터였다.
‘그럼 다른 방법으론…….’
가만 고민하던 재호는 한 가지 편법을 떠올렸다.
‘고블린들 도움을 받을까?’
그들의 기술력으로 만든 대포를 영지 보호를 위해 배치하는 것
물론 그건 일반적인 방식은 아니긴 했다.
폭약 종류가 수성 및 공성에서 쓰이긴 해도 뉴월드 세계관 기준으로는 결코 선호되는 방식은 아니었다.
판타지 감성 충만한 기사, 궁수, 마법사 등등이 메인.
효율 면에서도 그쪽이 훨씬 나았다.
단일 위력만 놓고 보면 폭탄이 좋지만, 문제는 강한 폭탄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
게다가 그렇게 비싼 돈 들여 만들면 뭐 하는가?
한 번 터트리면 끝인데.
그야말로 최악의 비효율이었다.
단, 대포 쪽으로 눈을 돌리면 꽤 할 만했다.
화약을 통해 쇠공을 날려 보내는 방식은 그리 큰 비용이 들지도 않았고, 선박들에선 많이 쓰고 있으니까.
게다가 싸구려 대포도 아닌 도마뱀 시티의 명품 대포.
선입견으로 가득한 귀족들이라 해도 충분히 고민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거대 교단에 가져다 바치는 기부금이랑 비교하면…….’
어쩌면 기대 이상의 가성비 선택지가 될지도.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다음 날, 재호의 걱정을 덜어 줄 새 소식이 있었다.
“폐하. 채드 왕국으로부터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채드 왕국?”
생각지 못한 곳의 방문.
현재 채드 왕국이 엘리시아 화원과 제법 우호적인 나라가 되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들은 교단 연합의 만행-재호가 연출한 장면이긴 하지만-을 직접 목격했으며, 그에 대해 목소리를 내어준 곳.
재호로선 정말 고마운 일이었다.
단, 줄칸은 그들의 행동을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채드 왕국은 그들이 생각하는 정의에 따라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자들입니다. 그리고 지난번 일은 그 정의에 어긋나는 일이었기에 폐하를 도왔을 뿐, 호감만 믿고 함부로 손을 벌리면 도리어 경계심만 키워 줄 수도 있습니다.”
즉, 괜히 기대를 품고 쓸데없는 수작질은 하지 않는 게 좋다는 뜻.
채드 왕국은 그들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게 낫다는 게 줄칸의 의견이었다.
그래서 재호도 괜히 이래저래 참견 아닌 참견은 하지 않고 있었는데, 지금 그들이 먼저 재호에게 손을 내밀어 온 것이다.
그리고 그 서신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곤란한 일이 있는데도 자기들을 찾지 않아서 섭섭하다는데?”
그들이 말하는 곤란한 일이란 다름 아닌 포세이돈 교단의 일.
대체 그 일을 두고 왜 채드 왕국이 섭섭함을 토로하는지 모를 일이었다.
“어떻게 생각해?”
재호는 서한을 받아 살피는 줄칸에게 물었다.
“으음… 이건 예상 밖의 행보군요.”
진심으로 당황한 듯한 줄칸.
“대체 왜 채드 왕국이 포세이돈 교단의 일에 끼어들려는 것인지…….”
내용에 이유가 있긴 했다.
그 이유가 쉽사리 공감되지 않을 뿐.
[포세이돈 교단이 새로이 자리를 잡으려고 하지만, 교단 연합의 위협 탓에 영지들이 두려워하고 있다.그러나 포세이돈 교단은 혹여 교단 연합의 무력시위가 발생할 경우, 그에 대응할 만한 수단이 거의 없다.
그렇기에 채드 왕국의 기사들을 지원해 그들을 지켜 주겠다.]
이런 이유인데…….
“어째 저쪽에서 파악하고 있는 정보에 문제가 많은 것 같지 않아?”
채드 왕국 역시 나름대로 정보 단체가 있을 텐데, 도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저런 분석이 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뭐… 약간의 착각만 빼면 지극히 채드 왕국답긴 합니다. 가뜩이나 현재 교단 연합 분위기를 보면 말입니다.”
아르시오 기사왕이 교황 암살 사건을 재호와 연관 짓지 않는다는 점은 특히 다행이었다.
“아무래도 아르시오 기사왕 또한 교황 사건을 연합 내부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향후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과격한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과감한 결정 아닌가?”
이 일로 채드 왕국은 교단 연합으로선 눈엣가시 같은 곳이 되리란 건 불 보듯 뻔한 일.
“그것이 저들이 말하는 ‘기사도’인 모양이죠.”
줄칸은 서한을 접으며 말했다.
“차라리 잘되었습니다. 아르시오 기사왕의 호의를 거절하기도 그렇고, 마침 폐하께 딱 필요하던 지원이지 않습니까?”
줄칸의 말에 재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딱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채드 왕국의 지원.
이러면 포세이돈 교단으로써는 부담이 확 줄어들었다.
“대포를 이용한 영지 자체 방어 능력을 키우려던 계획도 별개로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모든 걸 채드 왕국에 맡기는 건 어려울 테니 말입니다.”
영지마다 수십 명의 기사를 배치할 순 없는 노릇.
아마 많아 봐야 다섯 명이지 않을까 싶었다.
적게 보이지만, 채드 왕국이 기사의 나라라는 걸 생각하면 절대 만만치 않은 전력.
“그럼 곧장 채드 왕국을 다녀와 봐야겠어. 최대한 빨리 협의를 마치고 계약 영지들에 알려 주는 게 좋을 테니까.”
대륙의 정세는 그야말로 폭풍전야.
교단 연합이 향후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튈지 모르는 현재, 여유를 부릴 수는 없었다.
특히 교단 연합이 다시 대륙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전에 포세이돈 교단은 자리를 잡는 게 중요했으니 말이다.
* * *
모든 결론은 이틀 사이에 다 나왔다.
그리고 가장 이상적인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었다.
먼저 아트리우스에서는 를 조건부 사용을 허가해 주었다.
그 조건부란 바로 대주교선에 한정한다는 것.
그 정도 조치는 재호도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었다.
는 여전히 회복 중인 상태이니 마구잡이로 사용하긴 부담스러웠으니까.
물론 내심 재호는 엄살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서루발 용왕은 향후 개선의 여지를 남기긴 했다.
을 추가로 가져다준다면 제약을 차츰 풀어 주겠다고.
‘어쨌든 이제 대주교선은 고잉헬 호 다음으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으니 만족해.’
각 대주교선에 설치될 포탈 생성기 또한 상급 물건을 얻을 수 있었다.
바로 재호가 가진 것과 같은 물건.
[] [등급 : 전설] [인어족이 완벽히 신뢰하며 아트리우스와 영원히 함께 가기로 결심한 존재에게만 준다는 전설의 구슬로, 바다 어디서든 아트리우스로 향하는 통로를 열 수 있습니다.]거기다 타이밍 좋게 또 한 척의 트라이던트가 또 완성되면서 첫 번째 대주교인 롱클린에게 인도되었다.
그렇게 포세이돈 교단이 보유한 두 척의 트라이던트와 까지.
아, 그리고 이 두 척에 선수상까지 설치되어 마침내 완성된 건 덤이었다.
이 소식과 채드 왕국의 지원을 협력 항구 영지들에 전달했다.
그리고 딱 한 곳, 재호는 직접 방문한 곳이 있었다.
포세이돈 교단이 제일 먼저 투자했던 곳이자 어쩌면 교단 연합 사태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도 있는 로나 영지.
옵티마 교단과 분쟁이 시작될 당시, 모든 일이 정리되면 이곳을 포세이돈 교단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약속도 했었으니 한 번은 꼭 방문할 예정이었다.
마침 와야 할 사정도 있었으니 잘된 일.
“하하하! 저희 영지를 다시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뻐하며 재호를 맞이한 플레르 후작.
“아닙니다. 그간 고생한 로나 영지와 영주님에게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이고,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뭐, 어렵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큰 사건은 없었으니 괜찮습니다.”
재호의 말에 그는 손사래 치며 답했다.
“오히려 걱정보다 사건이 빨리 마무리되어 다행입니다.”
그는 그리 말했지만… 재호는 플레르 영주가 정보력이 떨어짐을 상기했다.
아마 현 교단 연합 상황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굳이 알려서 불안하게 만들 필요는 없지.’
어쨌든 재호는 그에게 앞으로 이곳에서 포세이돈 교단과 로나 영지가 함께 할 일에 관해 설명했다.
이미 사제들에게 축복 충전소에 관해 설명을 들었을 테지만, 그 외에 추가된 부분은 재호가 직접 설명하기 위해 남겨 두었다.
“대포라… 하긴, 저희처럼 제대로 된 전투병은 없이 돈만 많은 곳이라면 그것이 대안이 될 수 있겠군요.”
다행히 플레르 후작은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그리고 채드 왕국에서도 만일을 대비한 기사도 지원해 주기로 했습니다.”
“오오! 채드 왕국이 말입니까?”
…라고 말하지만 잘 모르는 눈치.
“그들이 있으면 혹여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직접적인 충돌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적어도 채드 왕국에 대해서 아는 상대라면 말이다.
“그리고…….”
이제 제일 중요한 게 남았다.
사실상 재호가 올 수밖에 없도록 만든 일!
바로 오늘, 로나 영지에 1호 축복 충전기를 설치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