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1011
EP.1010
#3-44.5 마법소녀는 빼앗긴다,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케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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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둠 속에서 잠에서 깨어난 케이는, 천천히 눈을 뜨며 몸을 일으켰다.
달빛 한 줄기 들어올 수 없는 지하의 방.
방에 있는 몇 개의 전자기기의 표시음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광원도 없는 공간이기에,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도 그 어둠을 꿰뚫어보기는 어려웠다.
하는 수 없이, 케이는 눈으로 마력을 모아 그 시야를 강화하고 확장시켰다.
그녀는 마력을 사용하면 자궁이 자극 당하며 발정하도록 조교되어 있지만, 이 정도의 미미한 마력은 다행스럽게도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여기는….’
밝혀진 시야로 확인한다.
익숙하지 않아서 바로 떠올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조금 시간을 들이자 이곳이 자신에게 주어진 방이었음을 깨닫는다.
클라이언트 헨돈의 지하 거점.
그 중, 케이에게 제공된 손님용 객실이다.
노예 신분인 그녀가 사용하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호화스러운 감이 없잖아 있지만, 이 별의 경제를 책임지는 정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에게 이 정도는 개집 정도의 수준에 불과한 듯 하다.
‘그건 그렇고….’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케이는 시간을 확인한다.
그녀는 이 방에서 불려나가기 전에, 분명하게 시계를 확인하고 갔었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하기로, 이미 그 시간은 그녀가 불려 나가고 난 뒤로 하루 정도의 시간이 지나간 참이었다.
자신의 기억과 대조해보며, 복잡한 방식으로 되어 있는 시계를 필사적으로 이해하려 들고 확인하면서, 케이는 그 사실을 분명하게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말도 되지 않는 그 사실에, 경악한다.
‘나… 뭘 했던 거지?’
그녀가 헨돈에게 불려 이 방에서 떠나간 뒤, 대략 24시간 즉 하루 정도의 시간이 지나갔다.
그러나 케이에게는 그 기억이 없었다.
하루나 되는 시간을, 그 동안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를 전혀 떠올릴 수도 없다.
필름이 잘려 나간 느낌.
기억의 일부가 송두리째 뽑혀져 나간 느낌.
‘나는, 노예로써 제대로 봉사를 했나?’
기억이 나지 않으니,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자신감이 없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이 시설에서 쫓겨나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으니, 아마도 어느 정도 만족은 시켜드렸다는 것이겠지.
지나치게 희망적이며 자기중심적인 관측인 것은 알지만… 다른 생각을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으랴.
“……뭘, 했던 거지…? 뭘 당한 거지…?”
어둠 속에서, 불을 켜는 것도 잊고 그저 중얼거린다.
24시간의 공백.
그 동안 자신이 무엇을 당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뭐야… 뭐지…? 뭔가… 내 안에… 뭔가가, 으…!”
케이는 그녀의 가슴을, 꽉 차고 풍만한 유방을 꾸욱 끌어안듯이 안으며 애처롭게 중얼거렸다.
정말로 기이하게도, 조금 전 눈을 떴을 때부터 느껴지던 지독할 정도의 공허함과 허전함 때문이다.
이것을 무어라고 해야할까.
도대체 이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자신의 안에서, 정말로 소중한 무언가가 강제로 뽑혀져 나간 듯한, 그런 기분이 든다.
가슴 깊은 곳을 허무감이 채운다.
가슴 깊은 곳을, 그곳에 생겨난 빈틈을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이것이 무엇일까.
도대체 어째서, 자신은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케이는 잠시간 자신의 몸을 끌어안고, 영문을 알 수 없는 현상에 고개를 도리질 쳤다.
너무나도 두렵다고 느껴져 벌벌 떨기도 했지만, 그러나 다행히 그러한 떨림은 잦아들었다.
‘…착각, 인가…? 도대체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거지…?’
지독한 허무감과 고독함이 밀려들었지만, 그러나 그 비어버린 곳에 금방 무언가가 찾아왔다.
이 또한 무슨 감정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 공허한 부분을 채우는 ‘무언가’가 안에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왠지 모르게 보지와 자궁이 근질거려지고 유두가 빨딱 솟는 것이 느껴졌다.
…이건 평소대로의 감각이다.
익숙한 감각이다.
음란한 암컷으로서의, 발정이 나는 감각.
몸에 음란하며 성적인 열기가 치솟아 오르는 감각….
조금 전에 느껴졌던 지독한 공허함도, 그리고 그 공허함을 채우는 마약과도 같은 무언가의 감각도 정말로 생소하고 정체를 알 수가 없다.
케이는 자신의 감정에 생겨난 그 변화와 이상(異常)의 정체를 도저히 깨닫지 못해 고개를 갸웃거리다, 결국 그 이상 알아내기를 포기하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자다가 이상한 꿈이라도 꿨나?’
지금 생각할 수 있는 이유라고 할 것은, 그 정도 밖에 없다.
그런 것보다, 지금은 할 일이 있다.
“…쿠키와, 통신 해야 돼.”
케이는 멍하니 그렇게 중얼거리고, 좀비처럼 비틀거리며 욕실 쪽으로 걸어갔다….
* * *
쏴아아아아아아아아—하고 물소리가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샤워기에서 흘러나오는 뜨거운 물 덕분에, 케이가 있는 샤워부스 안은 증기로 가득 차 있다.
샤워부스라고는 해도 평범하게 생각하는 부스의 넓이보다 4배는 커서, 케이는 여유롭게 부스의 안쪽 구석에 서서 을 작동시킬 수 있었다.
그녀의 ‘시선에 민감한’ 특성을 이용해 조사한 결과, 아무래도 방 안에 변변한 사각지대는 없는 듯했다.
그나마 사각지대가 있는 곳은 이 욕실 겸 화장실인 공간이었고, 여러모로 고심한 끝에 어느 정도 그 카메라를 가릴 수단을 강구한 것이다.
물론, 이 정도 증기로 완전히 가려질지는 의문이지만.
그러나 만약 들키더라도 헨돈 그 남자라면 비밀을 지켜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그대로 강행하기로 했다.
일단 그의 말을 따르기만 한다면, 아마도….
‘이상, 하다…?’
‘헨돈… 그 남자를… 주인님을 떠올리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져….’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뭔가… 뭔가가, 이상해지는 듯한….’
헨돈을 떠올리면, 어딘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헨돈을 떠올리면, 불안함이 가시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헨돈을 떠올리면, 몸에 열기가 따끈따끈하게 솟구쳐 오른다.
헨돈을 떠올리면, 어느샌가 유두가 발기하고 보지가 움찔거리며 뜨거워지고 근질근질해진다….
그것의 원인도 이유도 잘 알 수 없다.
그리고 알 수 없는 것을 계속해서 생각하면서 매달리는 것은 그다지 지혜롭지 못한 일이다.
케이는 그렇게 생각하며 헨돈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에 떠오른 의문을 털어내고 의 조작을 계속한다.
쿠키를 향한 통신 신호를 보내고, 그리고 잠시 후.
부우우우우웅
[드디어 연락이 되네. 기다렸어, 케이냥.]샤워부스의 한쪽 구석에, 쿠키의 얼굴이 한가득 들어 찬 홀로그램 영상이 떠올랐다.
* * *
쿠키와의 통신은 간결하게 이어졌다.
딱히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이 없이, 그저 언제나처럼 용건부터 해결해 나갔다.
첫번째로는 케이의 상식을 재확인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함께 대화하여 고치는 것부터 했다.
케이의 상식은 드문드문 뒤틀려 있기는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생각 이상으로 멀쩡하게 유지가 되어 있었다.
그것은 정말로 다행이었고, 세뇌의 주박도 지금 상태로서는 크게 심각한 것은 아닌 듯 해서 안심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조금 전에 느꼈던 감정의 정체도 원인도 알지 못해, 그저 그것만이 혼란스러울 뿐이다.
[세뇌의 부작용이지 않을까? 머리를 그렇게 주물러졌는데, 아무리 마법소녀라도 부작용이나 후유증 같은 게 있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니까.]케이가 슬며시 중얼거리듯 입에 담은 말에, 쿠키는 너무 염려하지 말라며 그렇게 답해주었다.
쿠키의 설명을 들어도 납득은 여전히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탓인지 조금은 마음이 풀어졌다.
하긴, 너무 걱정해 봐야 의미는 없다.
[일단 케이냥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세뇌방지용 문답을 끝냈고, 현 상황으로는 특별히 전달할 상황은 없어.케이냥 쪽에서는, 거기 클라이언트인지 뭔지 하는 괴인의 아래에 있는 동안 언제 통신이 가능할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그것 말고 다른 전할 소식은 없는 거지?]
“일단은 쿠키 네가 정리한 대로인데… 아, 그리고 비스킷이라는 요정이 쿠키를 찾고 있었어.”
[…그 부분, 자세히 말해줄래?]케이는 헨돈과 요정 비스킷의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비스킷의 언동 등에 대해서 쿠키에게 전했다.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나자, 쿠키는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필 그 재수 없는 년이랑 엮이다니, 진짜로 운이 없구나.]“그 사실은 통감해. 쿠키를 만난 시점에서 이미 내 운은 다한 거야.”
[나라는 대단하신 요정을 만난 것으로 인생의 모든 운을 다 썼다는 걸까? 그런거지?]“…알아서 생각해.”
아무튼, 자신의 불운에 대해 선명하게 자각하고 있는 케이는 쿠키의 다음 말을 재촉했다.
쿠키는 현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는 있지만, 그러나 섣불리 무언가 말 할 수는 없다고 한다.
[일단 내 위치나 현 상황 같은 걸 전하는 건 피해야겠네. 이번처럼, 강제로 자백하게 되거나 머릿속을 탐색 당하더라도 괜찮도록.]“그런 짓을 당하는 건가, 나… 너무 싫은데.”
[어쩔 수 없음. 비스킷 그 년은 머릿속에 뭔가 떠오르면 사고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실행해버리는 막무가내니까. …지금 내가 도로 【마법나라】에 잡혀가면, 그러면 케이냥도 지구도 진짜로 끝장, 디 엔드, 희망이 없어. 알고 있지?]알고 있다. 절절히 깨닫고 있다.
자신과 함께하는 동료들조차도 모조리 붙잡혀 세뇌 인형이자 순종적인 노예로 떨어진 지금, 케이에게는 쿠키만이 마지막 보루로 남아있는 것이다.
‘……?’
케이는 문득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동료에 대한 것, 즉 지구에 남아있는 아는 마법소녀들과 또 이 별에 함께 날아온 두 사람을 떠올리는 데, 기묘한 위화감을 느낀 것이다.
정확히는, 단애에 대해서… 뭔가가, 이상한….
[케이냥, 일단 통신의 횟수는 줄여야겠다. 조금이라도 나와의 연결점은 줄이는 편이 좋겠어. 케이냥 상태로 봐서는, 거기에 있는 동안에는 굳이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충분히 정신과 이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고.]“…응. 정 안 되겠거나, 특이사항이 생길 때만 연락할게.”
잠깐 묘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그러나 그녀의 사고를 끊는 쿠키의 말과 함께 케이는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뭐… 큰 문제가 될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케이는 그 뒤로 쿠키와 짤막하게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뒤, 통신을 끊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찝찝해져 있던 몸을 씻고, 뽀송해진 몸으로 욕실에서 나와 침대 위에 누웠다.
“푸하아… 좋다아… 침대… 이불도 폭신… 너무 좋다….”
조금 전 깨어났을 때의 그 무시무시한 공허함은, 이제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도대체 자신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던 것일까.
…여전히, 생각해 보아도 알 길은 없다.
침대에 누운 케이는 기묘한 피로감에 휩싸인 채 금방 수면에 빠져들었다.
자기 전에 자위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과지만, 의외로 깨닫지 못한 피로가 몸에 가득했던지 자위를 할 겨를도 없이 잠들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