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1035
EP.1034 #3-50 약탈자의 종착점, 마법소녀는… (케이) (3)
케이가 가지고 있던 은, 헨돈과 비스킷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하지만, 케이의 에는 또 하나의 이 남아있었다.
지금까지 그 존재조차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러나 14일이 지난 시점에 마치 머리에 걸린 락(Lock)이 풀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고, 에 있는 것을 인지할 수도 있었다.
그것은 루판이 준비해 준 것.
그가 지정한 순간, 그가 지정한 때에 사용하도록 예비해 둔 것.
케이는 그 을 꺼내어, 기동시킨 것이다.
그리고.
이 머나먼 별에서는 허가되지 않았던 힘이.
케이의, 마법소녀로서 가진 100%의 힘이.
지금 이 순간——해방된다.
* * *
부오오…
부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
강렬한 마력의 압력이, 방 안을 가득히 메운다.
갑작스레 퍼져나오는 강렬한 마력의 여파에, 비스킷의 마법은 불발로 그쳤다.
요정의 마력을 흩뜨리고, 마법을 방해할 정도의 마력이라니.
심지어, 의도 따위 하지도 않고 단순히 힘을 해방시킨 것만으로… 이 정도라니.
‘뭐, 뭐야… 뭐다냥, 저것은…?!’
—저것은, 가히 폭풍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거대한 폭풍처럼도 느껴지는 거대한 마력을 앞에 두고, 비스킷은 반사적으로 인형 형태일 때의 말투마저 사용하며 경악에 빠졌다.
괴인들은 마력을 섭취하며 살아가므로, 어느 정도 마력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마력이 모여 태어났으며, 그 육체 자체가 마력으로 이루어진 요정들은 괴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그 마력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케이의 마력을 앞에 두고, 비스킷은 경악을 참을 수가 없었다.
저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마법소녀 따위, 본래는 마력을 다룰 능력도 없고 마법을 쓸 자격도 없는 버러지들이 요정들의 힘을 빌려 마법을 쓰는… 그러한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런 마력이라니.
말도 되지 않는다.
믿을 수가 없다.
【마법나라】의 요정을 뛰어넘었을 지도… 아니.
어쩌면… 【마법나라】의 열 두 장로들보다도 더욱 강력하고 방대한 양일지도…!!!
“…….”
케이는 을 매만지고, 또한 본인의 몸을 살폈다.
조금 전 비스킷에 의해 엉망진창으로 당했던 육체는, 마력을 해방하는 것과 동시에 곧바로 치유행위가 이루어져, 순식간에 멀쩡하게 회복된 상태다.
그 모습을, 비스킷은 헨돈을 지키듯 그 앞에 서면서 지켜본다.
“——사살.”
그러다 문득, 케이의 입에서 나지막히 그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잘못 들은 것일까 싶어, 비스킷은 케이를 바라보고.
그리고 케이는 비스킷에게 설명하듯 말을 잇는다.
“총 대여기간 14일, 계약되었던 7일에 더해, 연체 기간 7일이 지났습니다.”
“입력된 명령대로, 클라이언트 헨돈을 『주인』에서 『적』으로 간주.”
“명령에 따라, 그 목숨을 끊어버리고 처분하도록 하겠습니다.”
말도 되지 않는다.
케이를 지배하는 세뇌 프로그램, 그것은 이미 비스킷이 손을 봤을 터다.
세뇌 프로그램을 뛰어넘어, 비스킷의 기술과 마법으로 케이를 지배했을 터다.
케이의 근본부터 시작해 그 모든 것을 개조하고 약탈하고 빼앗아, 그 근본까지 헨돈의 노예로 떨어뜨렸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어째서…!!
“임무, 수행하겠습니다.”
“부디,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부…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
“으큭…!!”
아직도 부족하다는 듯.
케이가 발산하는 그 마력의 압력이, 마력이 기척이 한층 더 짙어지고 묵직해졌다.
마력에 민감한 비스킷은, 그 압박감에 괴로운 듯 신음했다.
그 가녀린 육체 어디에 이런 마력을 품고 있는 것인지.
도대체 어떻게 이 여자는 이만한 힘을 다룰 수 있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이해 불가능한 현상에 비스킷은 굳어버렸지만.
그러나 이내, 그녀 또한 다급하게 마력을 전개, 케이를 앞에 두고 둘 사이에 벽을 치듯 기하학적인 문양과 도형을 허공에 일제히 그려가기 시작했다.
다수의 마법진이, 특수한 효과를 가진 특별한 글자가 허공에 빼곡할 정도로 그려진다.
“웃기지 마…!! 누구 마음대로, 헨돈을 죽여!!!”
“우리의 힘이 없이는, 마법은 커녕 마력조차 다룰 수 없는 반푼이 버러지가!!”
“네 년은 그 젖탱이 주물러지고, 엉덩이 흔들고, 보지를 좆집으로 내주기나 하면 되잖아.”
“그러기나 하라고, 이 반푼이 암퇘지년아!!”
“네가, 네가 뭔데!”
“네가 뭔데, 헨돈을…!!!”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비스킷이 격정에 젖어 분노의 외침을 토해내는 사이.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녀가 준비하는 수십에 달하는 마법이 일제히 준비를 마쳤다.
장전을 마친 탄환처럼, 그 마법은 비스킷의 신호만을 기다린다.
비스킷이 신호를 내리는 순간, 이 ‘탄환’은 단숨에 케이에게 날아들어, 케이의 온 몸을 찢어발기고 너덜너덜하게 망가뜨릴 것이다.
목숨만은 살려준다던가, 그런 것은 이미 포기했다.
저것을 앞에 두고, 저 괴물을 앞에 두고.
그런 안이한 생각은 버려야만 한다…!!
“——————!!”
비스킷이 포효하듯이 외친다.
그것은 인간은 알아들을 수 없는, 요정의 언어.
마력으로 이루어졌으며, 마법과 가장 가까운 존재이기에 가능한 언어.
마법 그 자체인 요정이기에 다룰 수 있는 그 특별한 언어가 방아쇠가 되어.
그대로, 준비되었던 마법이 일제히 쏟아진다.
형형색색의 빛이,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온갖 현상이, 케이에게 날아든다.
눈깜짝할 사이에.
저 왜소한 인간의 몸 따위 수백 수천 번을 소멸시키고 먼지 하나 남기지 않을 만한 강렬한 열량과 위력의 공격이.
모두 일제히, 케이를 엉망진창으로 유린하고자 그 아가리를 벌리고 흉흉한 이빨을 들이대며 덮쳐든다.
* * *
그리고——
“…….”
허억… 허억… 하…!
마력이 고갈되어 급격한 피로감을 느끼는 비스킷.
그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으며, 눈빛은 정신이 반쯤 나간 것처럼 흐려졌다.
그녀가 가진 거진 모든 마력을 쏟아부었다.
헨돈을 살리기 위해, 그의 생명을 유지시키기 위한 아주 작은… 일말의 마력만을 남기고 모조리 쏟아부었다.
이렇게나 마력을 사용해 본 것이, 과연 언제적의 일인지.
애초에 그녀의 삶에 있었는지 조차도 알 수가 없다.
아무튼, 그렇게 되어서.
그녀는 텅텅 비게 되었다.
그녀가 사용할 수 있는 최선의 수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와르르르륵…!
덜그럭… 덜걱…
타닥… 타닥…
파편이 튀어오르고, 절반정도가 날아가버린 천장의 남은 부분이 뒤늦게 무너져 내린다.
이곳저곳에 불길이 타오르고, 그 외에도 평범한 자연현상은 아닌 불빛이 파괴된 현장의 구석에서 깜박이며 자기 존재를 주장한다.
침실의 벽을 뚫고, 천장을 부수고, 바닥을 움푹 파내며 그 뒤로도 몇 개나 되는 방을 부숴버렸을 비스킷의 마법 폭격.
본래라면 지하채로 흔적도 없이 날려버릴 수 있는 위력의 폭격은, 그 위력을 한 점에 모으는 것으로 그 파괴력을 몇 배는 더 흉악하게 늘렸다.
이 폭격을 견뎌낼 수 있을 리가 없다.
이 폭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럴 텐데.
달그락… 덜컥…
자박…
“…아…아아….”
그 빛과 불꽃과 연기와 파편 속에서.
흰 물고기 같은 발이, 아름다운 마법소녀의 육체가 그러한 장해물들을 떨쳐내며 한걸음 다가왔다.
그 광경에, 비스킷의 입에서 바람이 빠지는 듯한 기묘한 소리가 새어나오고 만다.
마법소녀 케이.
알몸의 마법소녀는, 그 얇은 천 하나 걸치지 않은 그대로 비스킷의 폭격을 맞고——그리고 상처 하나 없이 그곳에 있었다.
그 빛을 잃은 붉은 눈이, 그러나 위압감과 살기를 잔뜩 품고 비스킷을 노려보고 있다.
“히, 히이이익!?”
쿠당…!
안 그래도 힘이 남아있지 않던 비스킷은, 그 시선에 허리에서 힘이 빠져 그대로 뒤로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지고 말았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속옷 너머로 쉬이이이이이… 하고 오줌마저도 지려버렸다.
“…….”
케이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 이내 헨돈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케이의 시선에는 상대를 조롱하는 감정도, 오만이나 동정도, 혹은 딱하다는 감정조차도 담겨있지 않다.
그저 철저히 무감정하며 기계적으로, 평소와 다른 모습의 케이가 그곳에 있다.
슈르르르륵…
케이의 몸을 감싸듯, 빛의 입자가 모이더니 이내 익숙한 그녀의 붉은 코스튬이 되었다.
코스튬 뿐만 아니라, 그 손에는 마법소녀에게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스틱 또한 쥐여져 있다.
.
그녀가 마음 속에 그리는, 원하는 형태로 그 형상을 마음껏 바꿀 수 있는 특별한 마도구.
케이의 손에 쥐여진 그것은, 금방 그 형태가 바뀌더니… 이내 케이의 키보다도 더욱 큰, 묵직한 메이스의 형상이 되었다.
저 가녀린 팔로 어떻게 들 수 있는 걸까 싶은, 무식할 정도로 거대한 메이스.
그러나 케이는 아무렇지 않게 그것을 한 손으로 들고, 헨돈과 비스킷을 향해 다가갔다.
“아, 안 돼… 안….”
스윽—
주저앉아 오줌을 지리는, 공포에 젖은 비스킷의 곁을 지나치고.
케이는 헨돈의 앞에 섰다.
조금 전까지 심장을 뽑혀 엎드러져 있던 헨돈은, 비스킷의 마력으로 조금 회복한 덕분인지 스스로 몸을 뒤집어 고개를 위로 한 채였다.
그 심장에 뚫린 구멍이, 훤히 보인다.
“크…쿨럭… 크후….”
“당했…군… 루판… 그… 자식….”
“내가… 너무… 얕, 봤나….”
그는 이 상황에서도 웃고 있었다.
가슴팍에 구멍이 나버렸는데도.
심장이 산산조각이 나버렸는데도.
목을 틀어막는 피를 연신 뱉어내고 있으면서도.
그러나 그는 웃고 있었다.
케이는 그런 그를 내려다보며, 손에 쥐고 있는 메이스를 들어올렸다.
“비스킷… 미안하다… 더, 함께 하고… 싶었, 는데….”
“헤, 헨돈…! 헨돈…!! 안 돼, 안 돼, 하지 마, 하지 마, 마법소녀…!!!”
“하아… 크… 하하…! 또, 인연이… 있다면… 비스킷… 다시 한 번——”
무언가, 헨돈이 말하려던 것 같았으나.
그러나 그가 말을 마무리 짓기도 전에.
마치 단두대와 같이, 높이 들렸던 메이스가 떨어져 내렸다.
쿠구우우우우우우우웅!!!
퍼거어억!!!
헨돈의 머리가 산산조각이 나 터져버렸다.
케이게 휘두른 메이스는 헨돈의 머리를 으스러뜨려 부숴버렸을 뿐만 아니라, 그대로 바닥까지도 깨부숴 붕괴시켰다.
우드드드드드득!!!! 와직와직와직와직와직와직!!!
힘을 조금도 아끼지 않고 휘둘렀던 탓일까.
헨돈은 머리 뿐만이 아니라, 그 머리 근처의 상반신마저도 엉망진창으로 터져버리고 고깃덩어리가 되어 이리저리 흩어졌다.
마치 머리에 폭탄을 달고 터뜨린 듯한 광경이다.
그리고 그 광경에.
“헤….”
“헨도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온!!!”
비스킷이, 끔찍한 절망에 빠진 채 절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