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1037
EP.1036 #3-51 요정 비스킷과 괴인 루판 (비스킷) (2)
으으으으으윽…!
결국.
비스킷은 루판의 애무를 오래 견디지 못하고, 절정에 달하고 말았다.
퓨우웃! 퓨웃! 하고 성대하게 조수를 뿜어내기까지 해, 루판은 꼴사납다며 낄낄되었다.
비스킷은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수치스러움으로 얼굴을 붉혔지만, 그러나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지금의 그녀는 이 구속에서 벗어나는 것도,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는 루판을 어찌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루판은 비스킷의 보지 구멍을 손가락으로 휘젓듯이 쑤셔주고는, 그녀의 애액으로 흠뻑 젖은 손가락을 그대로 자기 입에 넣고 빨아보였다.
진하고 상쾌한 마력의 맛이 느껴진다.
요정인 비스킷의 육체는 마력 그 자체로 만들어진 것.
그렇기에, 그녀가 흘리는 모든 체액 또한 마법소녀들과 마찬가지로 진한 마력을 머금고 있다.
아니, 그 체액 또한 마력 그 자체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뭐라고 해야할까,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닌데….’
조금 심심한 맛이라고 할지.
마력이라는 이름의 고급스러운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느낌.
마법소녀들의 것은 각자의 개성에 맞는 달콤한 맛이 담겨져 있어, 그 마력이 마치 천상의 감로나 고급스러운 술, 또는 주스처럼 느껴지는데.
요정의 것은 조금의 가공도 거치지 않은 순도 100%의 마력이라는 느낌이라… 하여튼, 마력의 양은 둘째치고 조금 실망하고 말았다.
이 행성 주민인 괴인들은 보통 마석이라 불리는 광석 안에 마력을 집어넣고… 마력이 필요할 때마다 그 광석 안의 마력을 꺼내어 섭취한다.
그 때 느끼는 기분이 바로, 지금 이 요정에게서 느끼는 그것과 매우 흡사했다.
생존만을 위해 먹는 마력이라는 느낌.
물론, 그들의 기술로 마석 따위에 정제하여 넣는 마력에 비교하자면, 이 요정의 것이 그 100배는 더 진하고 순도 높은 마력을 제공해주지만.
“너… 이 자식… 이 새끼….”
“아, 죄송합니다. 잠깐 좀 확실하게 감상하고픈 나머지.”
루판은 ‘감상’이니 ‘평가’니 말하면서 비스킷의 보지에서 수 차례 애액을 떠내어 자기 입으로 옮겼다.
그 모습에 비스킷이 화를 내는 줄 알았으나, 그러나 비스킷의 이어진 말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너——어느 요정과 계약했지?”
비스킷의 말에 루판이 잠깐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는 반쪽짜리 가면 아래, 노출된 얼굴이 배시시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게 무슨 소리일까요?”
“헛소리 하지마…! 마력도 마법도 우리 【마법나라】의 것, 고작해야 마력을 생존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뿐인 너희가, 그것을 차단할 수단 따위 있을 리가 없어!!”
그 말대로.
【메크라크】는 필요에 의해 간신히 마력을 정제하는 법, 마력을 에너지로 다루는 법을 학습한 상태다.
하지만, 그것뿐.
마력을 자유자재로 유도하거나 다룬다거나 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며, 그에 필요한 기술 또한 없다.
마법은 더더욱 그러하다.
마력을 이용해 발휘하는 특별한 신비(神秘), ‘마법’이라는 것은 【마법나라】 주민인 요정들만의 특권이다.
마법소녀들의 경우, 단지 요정들의 마법과 기술을 빌려서 사용할 뿐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렇게, 요정인 비스킷의 마력과 마법을 제한하는 무언가는… 결코 이들의 기술로 가능한 것이 아니며.
그렇다면 필히, 【마법나라】의 무언가로부터 계약의 대가로 받은 것이라는… 그런 것이다.
“…….”
확신에 찬 비스킷의 말에, 루판은 잠시 입을 다물고.
그러다 결국 쿡쿡 웃으며 그녀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일단 정답입니다. 저도 어느 요정분과 계약을 했지요. 버터, 라는 이름의 요정인데 아시나요?”
“버터… 버터… 그래, 그 괴짜인가…!”
아무래도 아는 사이인지, 비스킷이 짐작 가는 것이 있다는 듯 이를 갈았다.
그러나 동시에, 의문 또한 품었다.
“버터 그 녀석은, 완전히 괴짜인데…? 그 녀석이, 순순히 네 녀석한테 들러붙어 있다고?”
“오해는 말아주세요. 그는 여기에 없습니다. 애초에, 그 요정분과는 거의 접촉을 하지 않아요. 필요할 때만 저를 찾아오는 느낌이죠.”
그 괴짜인 요정은, 방랑벽이 있는지 온갖 세계와 별들을 정처 없이 돌아다닌다.
그러다 때때로 인연이 있는 루판에게 되돌아 와, 필요한 것을 요구한 뒤 또 다시 떠나간다.
—요정은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으면 살 수 없다.
버터라는 요정은 그에게 소원을 빌어줄 존재로 루판을 찍었으며, 루판은 그가 연명할 수 있도록 그에게 그 때 그 때 원하는 소원을 빌었다.
항상 헨돈의 곁에 있는 비스킷에 비하자면 도구로 쓰기에 불편함은 있지만, 그래도 루판은 지금까지 그의 덕분에 수많은 이득을 챙겨왔다.
예를 들자면, 박사가 개발한 『안티 매직 테크놀로지』.
여왕을 제압하거나, 지구의 마법소녀들을 대거 붙잡는 데에 아주 큰 도움이 된 기술.
이 또한 그 근간이 된 기술을 버터라는 요정에게서 제공 받은 것이다.
그것을 박사가 자신들의 기술로 다룰 수 있도록 가공하고 개발한 것 뿐이다.
그 개발의 일환으로, 지구의 인간들 중 일부를 인체 실험의 대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다만 이 기술의 경우 케이와 같은 강력한 마법소녀, 혹은 마법 그 자체인 요정과 같은 존재에게는 효과가 그다지 없어, 또 다른 기술이 필요했다.
그렇게 해서 얻게 된 것이, 바로 이 방이다.
“【마법나라】의 감옥방…! 그 자식, 이건 ‘유출 금지’ 품목이라고! 그 놈도, 그 놈에게서 이런 걸 전해 받은 너도 【마법나라】에 말살당하고 말거다!”
“문제 없어요. 그 요정분은 이곳저곳, 여러 세계와 차원을 넘나들면서 수많은 것들을 접했다는 군요. 이 방도 【마법나라】의 것과 매우 흡사하지만, 전혀 다른 세계의 것이라고 합니다.”
이 방의 안에서는 내외부의 마력이 차단되고, 마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는 【마법나라】의 요정 전용 특수 감옥과 같은 성질인 것이라, 비스킷이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그것이 이유다.
그 외에도, 루판이 버터라는 요정에게서 얻어낸 몇 안 되는 ‘소원의 대가’는, 그의 계획을 크게 도와주었다.
예를 들자면, 이번 일.
비스킷은 케이의 머리와 몸을 지배하던 ‘세뇌용 나노머신’을 모두 제거해 버렸다.
하지만 루판은 사전에 그와 계약한 요정인 버터에게 소원을 빌어, 비스킷의 탐지와 소거 작업에 걸리지 않을 특수한 나노머신을 만들 기술을 받아내었으며.
또한 그 기술을 활용하여 코팅한 나노머신을, 케이의 안에 주입시켜주었다.
그렇게, 결국 비스킷은 블러프로 심겨 두었던 나노머신 만을 불태워 제거했으며.
케이의 안에 남아잇던 나노머신이, 그 타이머 대로 14일의 경과와 동시에 활성화, 케이로 하여금 지정된 명령을 수행하게 했던 것이다.
비스킷은 입술을 깨물 수밖에 없었다.
고작해야 괴인 따위에게 놀아나고 만 자신의 모습에 화가 났다.
무엇보다도, 소중한 헨돈이 열심히 깔보던 상대가… 사실은 반대로 헨돈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열이 받았다.
‘헨돈, 헨돈, 헨돈, 헨돈.’
‘보고 싶어… 헨돈, 다음에는 꼭, 이 남자를…!’
‘소원을, 소원을 빌어줘.’
‘이 남자를 죽여버리라고, 소원을 빌어줘… 헨돈…!!’
이미 이 자리에 없는 헨돈을 불러봐야 의미가 없다.
그 사실을 떠올리니, 비스킷의 마음 속은 더더욱 깊은 절망에 빠졌다.
—이제 다 끝났다.
요정에게 있어, 자신이 바라는 맛과 색의 감정을 줄 수 있는 상대를… 그러한 계약자를 찾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한 평생 그러한 상대를 찾지 못해, 쓸쓸하게 생명이 다하고 소멸하는 요정도 적지 않다.
그러한 상대가, 헨돈이 죽어버렸으니 비스킷도 더 이상 분노할 의욕이 나지 않았다.
평생에 단 한 명 만날까 말까 한 상대.
그 상대가 죽었으니, 비스킷이라는 요정은 자유롭게 되는 순간 그대로 스스로를 소멸시켜 버릴 것이다.
소중한 짝을 잃어버린 요정이란, 그런 것이다.
금방 조용해진 비스킷을 보고, 루판 또한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 별안간, 싱긋 웃으며 비스킷의 턱을 꾸욱 들어올렸다.
실의와 절망에 빠져, 빛을 잃어가는 비스킷의 눈빛을 정면에서 바라보며 루판이 제안한다.
“요정 비스킷 님——저와 계약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놀라운 제안이었지만, 그러나 비스킷의 반응은 덤덤했다.
상대는 헨돈이 아니다.
그것만으로, 이미 그녀에게는 계약을 맺을 가치가 없없다.
그녀의 반응이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고서도, 그러나 루판은 꿋꿋이 말을 이었다.
“저의 요정분, 버터 님은 아무래도 영 다루기가 어려워서요. 큰 도움을 받고는 있습니다만,솔직히 다음 만남도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가 없어요.”
“…….”
“그렇기에, 다루기 쉬운 수족이 필요합니다. 마력 배터리인 마법소녀에 더해, 여러 마법을 다룰 수 있는 요정님이시라면 매우 든든하겠죠.”
“…….”
소용없는 짓이다.
비스킷은 어서 빨리 그가 말을 끝내고, 자신에게서 관심을 끊고 떠나가주었으면 했다.
헨돈이 없는 이 세상 따위, 조금도 더 살고 싶은 마음 없으니까.
어서 빨리 자신을 자유롭게 해주고, 그리고 어서 자신의 손으로 이 존재를 소멸——
“헨돈 님을, 살리고 싶지 않으십니까?”
그리고.
이어진 말에, 비스킷이 고개를 확 치켜들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살려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당신의 소중한 사람, 헨돈 님을.”
비스킷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죽은 목숨을 살리는 것은, 요정의 마법이라도 불가능하다.
네크로맨시, 라고 하는 시체조종술은 있지만 그것은 본인을 되살리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장난하지 마라, 그렇게 말하고 싶은 참이었으나.
“이 별의 주민들은, 남성이라면 모두가 그 몸을 ‘소체’라는 것으로 갈아 끼우게 됩니다. 평범한 육체로는 마력을 주입 받을 수단이 없어, 결국 빠르든 늦든 목숨을 잃게 되거든요.”
루판은 이 별의 상식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설명은, 비스킷 또한 아는 것이었다.
“아니… 적당한 말 하지마! 헨돈은… 헨돈은, 소체 따위가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이 별의 남자들이 모두 ‘소체’로 몸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언젠가 케이가 만난 【땅의 도시】의 지배자 쿠알의 경우, 『귀족』인 그는 별의 마력을 받아 굳이 육체를 교체하지 않고도 살 수 있었다.
헨돈의 경우 『귀족』이 아니므로 같은 방식으로 연명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그는 날 때부터 있었던 돈을 이용해 스스로의 몸을 개조했다.
매우매우 비싼 시술.
외부에서 마력을 주입하여 생존할 수 있도록… 그것이 가능토록 몸을 개조하게 되었다.
그 외에도 근력이나 뇌 구조, 또는 남성으로서의 기능 등 여러가지를 손보고 개조한 전신 개조인간이 되었지만.
그러나 어쨌든, 그는 열화(劣化) 유전자를 가진 만들어진 괴인 따위가 아닌 우수한 본인의 육체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 그러니까, 헨돈은 다른 괴인 놈들처럼 마구 되살리거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누굴 호구로 알아?!”
비스킷은 그 사실을 말하며, 크게 외쳤다.
그러나 루판은 여전히 흔들림 없는 미소를 짓고 있다.
“헨돈 님의 정신과 인격, 그 실시간 연동 백업 데이터를 발견했습니다. 당신들이 저희의 마법소녀를 감금했던, 그 지하 벙커의 시설물에서.”
“……!”
“그렇죠. 그 몸은 분명 천연의 육체였어요. 하지만, 사고를 대비하여 인격 데이터를 백업해 두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다만, 데이터 상태로는 조작 당할 가능성이 있으니 우리의 【뱅크】에 공유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만.”
“…….”
“자, 비스킷 님. 이제 결정을 내려주시죠.”
루판은 비스킷의 턱에서 손을 떼고, 손가락을 따악 울렸다.
그러자 비스킷의 사지를 구속하여 공중에 띄워 놓던 기계장치의 힘이 사라지고, 그녀의 가벼운 몸이 바닥에 쿠웅 떨어져 내렸다.
“윽….”
“요정님. 저와 계약을 맺어주시죠. 그러면, 제가 당신의 소중한 사람을 살려드리겠습니다.”
예기치 못하게 낙하해 바닥을 구르는 비스킷.
루판은 그런 비스킷을 내려다보며 제안했다.
“헨돈 님이 설정해 놓은, 『자동부활 시스템』은 제가 정지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요정인 당신도, 우리들의 기술에 대해서는 까막눈이지 않습니까? 이제 와서 배워본다 하더라도, 저희는 헨돈 님의 인격과 기억 데이터를 이 순간 소거시켜버리면 됩니다.”
“……!?”
비스킷이 그래선 안 된다는 듯, 처절한 얼굴로 루판에게 매달렸다.
루판은 그 모습에, 매우 즐겁다는 얼굴을 지어보인다.
“자, 어떠십니까 비스킷 님?”
“—저와 계약을, 하시렵니까?
루판이 마지막 선고라는 듯이 엄숙하게 말한다.
비스킷은 곤란한 얼굴로, 딱딱한 시선으로 그런 그의 모습을… 발치에서 올려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