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106
EP.106
#27 탈출하겠습니다!(5)
단애의 지시를 따라, 케이를 쫓던 추격자들은 총 일곱.
전부 머리가 개와 비슷한 형상의 괴인들로, 정확히는 개가 아니라 의 어느 생물이지만 외모부터 성능까지 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쨌든 그들은 뛰어난 후각으로 아직 멀리 있던 마법소녀들을 포착하고 있었지만, 큰 몸집에 비해 작은 통로에 끼어 생각만큼 거리를 좁힐 수가 없었다.
“응…?”
그러던 중, 선두에 있던 괴인이 기이한 표정을 지었다.
‘도망치던 마법소녀들의 냄새가… 옅어졌어…?’
마치 무언가에 가로막힌 듯, 코 끝에 닿던 냄새가 약해졌다.
뭔가 이상하다.
괴인은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다 길이 끊겼다.
“어?”
아무리봐도 더 이상 길이 없었다. 눈 앞의 통로는 벽에 가로막혀 있다.
“대장! 마법소녀들은 분명히 여길 지나갔습니다!”
“알아… 그런데 어디로 갔냐고!”
“어… 그게… 비밀문 같은게 있는 거 아닐까요.”
“찾아!”
“그치만 여기 움직이기 불편… 아, 알겠습니다!”
얼빠진 목소리를 내는 부하 괴인의 머리를 쾅! 때리며, 개머리 괴인은 씩씩거리며 눈 앞의 벽을 살폈다. 단순한 벽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묘한 무늬가 들어있다. 고급스런 천처럼도 보이지만, 만져보니 단단했다. 괴인의 힘으로 밀어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도대체 뭐지? 마법소녀들은 어디로 사라진거지?
의아해하던 괴인들은, 조금 후에 그들이 들어왔던 비밀통로의 입구도 닫혔다는 것을 깨닫고 전원 멘붕에 빠지게 된다.
* * *
“오, 오오오오…!”
“를 이렇게 이용하다니! 대단해요 단비 언냐!”
“내가 좀 똑똑해.”
“…….”
우리는 느긋하게 비밀통로를 달려나갔다.
이 넓은 통로로 나오기 위해서 지나쳐야 하는 그 좁은 입구는, 보물고에서 훔쳐 온 를 세워서 틀어막았다.
양탄자는 약간의 마력을 불어넣어 주니 알아서 공중에 떠서 입구에 착 달라붙어 주었고, 거기에 단비가 마법을 써서 벽만큼 단단하게 만들었다.
괴인들이어도 그 벽은 빠져나오기 어렵겠지.
“아 씨 근데 X나 기네. 얼마나 더 가야돼?!”
“…거의 무슨 성 바깥을 빙글빙글 도는 기분인데요….”
이제 슬슬 숨이 차 오는데.
“아! 거의 다 온 거 같아요! 앞에!”
클라라의 외침대로 저 멀리 벽에 문고리 같은게 달려있는 게 보였다. 이제 드디어 도착이구나….
문고리 앞에 도착해, 클라라가 다시 주변을 살폈다. 아무래도 고리를 돌리면 벽이 알아서 열리는 구조인가 보다.
“자, 그럼 마지막이에요. 이제 여기 문을 열면 바로 달려나가면 돼요. 트랩이나 남의 눈도 신경 쓰지 말고. 투명망토도 안 쓸 거예요.”
꿀꺽.
비장한 분위기에, 나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케이 언니랑 단비 언니가 먼저 앞서 달려주세요. 정문을 막고 있는 문지기들은 아까 보물고에서 빼내온 섬광탄을 던지면 돼요. 하나 밖에 없으니 신중하게. 그리고 에르는 마법으로 정문을 열면 돼. 이건 너만 가능하니까.”
“응!”
“……마지막으로.”
클라라가 착 가라앉은 눈으로 말했다.
“――죄송해요.”
응? 죄송?
그 의미를 알기도 전에, 클라라가 손을 올려 문고리를 비틀었다.
구구궁- 하는 소리와 함께 벽이 열리기 시작했다.
* * *
“자, 그러면 이제 슬슬 도착할 때가 되었는데.”
단애는 어느 동상 앞에 서있었다.
2층에 있는 이 동상에서 1층에 있는 정문까지는 아무런 장해물도 없었다. 트랩도 없고, 이 시간이면 순찰도 없다. 남는 건 정문에 있는 문지기들 뿐.
그러나 지금, 이곳에 비밀통로의 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단애는 불러온 부하 괴인들과 함께 동상을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었다.
이제 케이네가 튀어나오면 그대로 일제히 덮치면 된다.
“후후… 기대되네.”
단애는 뺨에 손을 올린채 후후 웃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 때였다.
구구구구궁-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이제 열린다.’
기대하며 단애는 동상을 바라봤다.
1초, 5초, 10초.
“…….?”
뭔가 움직이는 듯한 소리는 들리는데, 동상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다만 어딘가에서, 우우우우우우웅―!!!!!! 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저기, 단애님… 방금 소리… 1층에서 나지 않았습니까?”
부하 괴인의 말을 듣고, 단애는 잠시 멍해졌다.
――‘이게 저희… 탈출 계획이에요….’
――‘출구는… 2층에 있는… 동상 앞이에요 단애니이임…’
“…하.”
과연.
그렇구나.
“클라라, 이 기지배가…!”
감히, 나를, 속인 거구나…!
* * *
“달려!”
“야아아아아아아!!”
문이 열리자마자, 우리는 곧바로 활짝 열린 출구를 통해 뛰쳐나왔다.
비밀통로의 출구가 열린 곳은 현관 정문의 정면이다.
『어, 어?!』
『마법소녀?! 어째서 여기에?!』
문을 지키듯 서있던 두 명의 괴인들이 당황하는 게 보였다.
“다들 눈 감아아아아!!”
나는 괴인들을 향해 손에 든 섬광탄을 힘껏 던지고, 재빨리 팔로 눈을 가렸다. 곧이어 우우우우우우우웅-!! 하는 굉음이 울려퍼졌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우리야 조금 거리가 있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불시에 당해버린 괴인들은 눈도 귀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죄송해요.’
――‘아무래도 단애 그 여자는 이미 저희 계획에 대해 짐작하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일단 거짓 정보를 흘려두긴 했는데… 서두르지 않으면 분명 붙잡히겠죠.’
다행히 시야에 보이는 한 단애는 보이지 않았다. 클라라의 거짓정보가 먹혔나 보다.
“언니들! 열었어요!”
“간다간다간다간다아아아아!!!”
에르가 마법으로 기계식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는 곧바로 문을 박차고 뛰어나왔다.
……밖이다!!!
“꼴좋~~~~~다!! 평생 쫓아와보든가!!!”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꺄하하하하하!!”
“둘 다 미쳤나….”
“아아, 이 상황에도 쿨한 단비 언냐 너무 멋져…♥”
우리는 곧바로 정문 앞의 부지를 가로질렀다.
부지의 끝에는 어둡고 깊은 동굴이 있는데, 이 동굴을 지나고 나면 아래로 뻥 뚫린 구멍이 나타난다.
조정실에서 시스템을 조작하는 것으로 이 구멍에 아래로 향하는 계단을 내릴 수 있지만, 를 가지고 있는 우리들은 구멍 아래로 곧바로 몸을 날리기만 하면 된다.
“추격자다! 단애가 날아오고 있어!”
단비가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
저 멀리서 정문을 뚫고 괴인들이 추적해 오는 게 보였다. 선두에 있는 단애는 날개를 퍼덕이며 쏜살같이 날아들고 있었다.
잡히면 안 돼!
우리는 젖먹던 힘까지 짜내어 잽싸게 동굴 입구를 지났다.
구멍은 금방 보였다.
좋았어. 이제 뛰어내리기만 하면…!
“어……?”
“하아, 하아… 케이 언니, 왜요?”
의아한 목소리를 낸 것은 가장 선두에 있던 나였다. 지금 막 를 가동시키려 했더니, 기묘한 것을 보게 된 것이다.
구멍 아래, 원래는 아무 것도 없이 뻥 뚫려서 아래가 훤히 보여야 할 그곳에, 계단이 내려와 있었다.
우린 조정실을 들린 적이 없다. 탈주자인 우리를 위해 계단을 내린 것도 아닐 텐데.
그런데 어째서 계단이 내려와 있는 걸까.
그 답은 금방 알 수 있었다.
“――와, 신기해. 엄청 길어보이던 계단인데 몇 걸음 안 걸어도 금방 도착하잖아? 이게 의 기술인가? 엘리베이터가 필요가 없는데?”
“높은 곳은 싫은데… 흠? 야. 저게 표적인가 본데.”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오는 양복을 입은 두 남자.
한 명은 문신이 여기저기에 보이고, 한 명은 레게머리가 인상적이다.
괴인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지구인…?’
뭐가 되었든 우리는 당장 도망쳐야 한다.
왜 여기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밀쳐내고 계단 아래로 내려가려던 순간.
“와, 너네 진짜 꼴리게 생겼다.”
“컥?!”
“케이 언니…! 꺄악?!”
나는 갑작스레 밀려 나가 동굴벽에 처박혔다. 등짝에서 전해져 오는 충격에 토할 뻔했다.
에르와 단비도 뒤따라 온 레게머리 남자에게 각각 한 손에 붙잡혀 제압당했다.
“나랑도 좀 놀아줘, 언니들~♪”
콰직!
손에서 놓친 구체의 가, 문신남의 구두에 짓밟혀 단숨에 부서졌다.
* * *
‘맙소사…!’
클라라는 완전히 굳어버린 채 눈 앞의 참상을 바라봤다.
케이는 문신남에게 얻어맞고 날아가 축 늘어졌으며, 에르와 단비는 레게머리의 손에 바닥에 짓눌린 채 꼼짝달싹 못하고 있었다.
눈으로도 쫓을 수 없었던, 단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도대체 저 사람들은 누구지?!
왜 갑자기, 이런 때에…!
“하… 정말이지, 이렇게 한 방 먹을 줄은 몰랐어어~.”
“큿!”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클라라는 반사적으로 숨겨둔 단검을 내질렀다.
그러나 단검을 든 손은 어이없게 막히고, 되려 불쑥 다가온 손에 목을 콱 붙들렸다.
“아… 아악…!”
“정마알~ 클라라~ 그렇게나 예뻐해줬더니, 이런 식으로 나를 속여먹을 줄은 몰랐어. 수수한 마법소녀라고 방심했었네에~ 설마하니 내 에 저항할 줄이야아~.”
단애는 클라라의 목을 붙잡은 자세 그대로, 한 손으로 그녀를 들어올렸다. 저 가느다란 팔에서 믿기 힘든 괴력이었다.
“으윽… 크윽…!”
클라라가 벗어나려는 듯이 신음하며 발버둥쳤지만, 단애의 팔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몸부림치는 바람에 안경이 얼굴에서 툭 떨어져 내렸다.
“응? 이게 끝이야? 고작 이거 잡자고 이 시간에 우릴 부른겨?”
“음~ 둘 다 잘왔어어~. 혹시나 싶었거든. 놓치면 큰일 나는 애들이라. 어차피 내일까지는 이 성에 올 예정이었잖아? 내일 모레면 침략날인걸.”
“…너무 싸게 부려먹히는데 우리.”
“너무 그러지 말고오~ 계획 실행 전까지 이 애들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도 좋으니까~. 아니면 나도 좀 서비스 해줄까아~? 후후.”
“그건 좀 탐나는――”
슈앗-!
문신남의 뺨을 스치고, 새빨간 열선이 스쳐지나갔다.
벽에 기댄 채 쓰러진 케이가, 마력을 쥐어짜 내 쏘아낸 마력포였다.
“……제길…!”
“아직 기절 안 했네.”
“컥!”
문신남은 케이의 배를 아무렇지 않게 걷어차고, 축 늘어진 몸을 쌀가마니처럼 어깨에 짊어졌다.
“이것… 놔…!”
“어머나, 클라라, 아직도 저항하는 거야?”
단애는 클라라의 몸을 끌어당겨, 질척하게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동시에 를 걸자, 클라라는 몸을 움찔움찔 떨더니 더 이상 저항하지 못했다.
남은 에르와 단비도 밀려들어온 괴인들에게 연행되어 끌려갔다.
마법소녀들의 탈출계획은, 이렇듯 이번에도 좌절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