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122
EP.122
#31 결전, 단애의 성!(4)
“응? 뭐라도 말이라도 좀 해보지? 조금 전만 해도 위세등등하더니 다 어디갔냐?”
일문은 블루 사파이어의 뺨을 가볍게 찰싹찰싹 두드리며 굴욕을 주었다.
“……!”
거기에 반론하려던 블루 사파이어였지만, 일문의 손이 아랫배에 닿자 몸이 멋대로 흠칫 떨리고 입이 굳어버렸다. 마치 성대가 돌이 된 것처럼, 뻐끔거리는 입에서는 바람이 새는 소리만 흘러나왔다.
일방적인 폭력의, 아픔에서 비롯된 공포가 그녀를 굳게 만든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때리는 건 아니었고, 오히려 상냥하게 아랫배를 쓰다듬어주었다. 그 아래에 있는 자궁을 자극하듯, 아주 섬세하게.
아픔에서 이어진 부드러운 손길에, 블루 사파이어의 몸이 움찔움찔 떨렸다.
“하, 요망한 것. 몸은 아주 기대돼서 죽겠나 봐? 솔직히 말해봐. 나한테 조교 받으려고 쳐들어온 거지?”
“……아, 아냐….”
“흥!”
퍽!
“카흑…!”
복부에 파고든 주먹에, 블루 사파이어가 고통스레 얼굴을 굳혔다. 자그마한 입에서 침이, 눈에서 보석 같은 눈물이 넘쳐흘렀다.
“아, 아파… 그만해….”
“그만해?”
퍽!
“윽…! 아… 그, 그만… 해주세요… 으… 흑….!”
일문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떼고, 블루 사파이어의 얼굴에 담배연기를 후욱 내뿜었다.
독한 담배냄새에 블루 사파이어가 얼굴을 찡그렸다.
“그만 때려줬으면 해?”
“네, 네….”
“그럼 웃어봐.”
“우, 웃….”
블루 사파이어는 필사적으로 입술을 끌어올려보려고 했다.
하지만 공포심으로 굳어버린 입은 경련만 일으킬 뿐, 바라는 대로 미소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자, 못했으니 벌칙 한 방!”
퍼억!
“…….꺼억… 크흑…!”
“아~하하하하하하!! 웃어, 웃어보라고! 보고 있잖아?
왜?! 암캐도 아니다, 얕보지 말라,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지껄여놓고서 이 한심한 꼬라지 좀 봐!
웃음이 왜 안 나와?! 이렇게 웃긴데! 웃어! 웃으라고오오오오오오오오!!!!”
짜악! 퍽! 빠각!
그리고 일방적인 폭행이 이어졌다.
“아, 아아… 읏…! 아파…! 그만… 그만해주세… 요…!”
마력이 고갈되어 일반인보다 조금 더 튼튼할 뿐인 블루 사파이어를, 레벨오버로서 개조된 근력으로 전력으로 때렸다간 금방 목숨이 위험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일문은 힘을 조절했다.
블루 사파이어를 배려해서가 아니다. 오로지 더욱 오래 즐기기 위해, 더 오래 고통스럽게 만들기 위해, 더욱 공포에 젖게 하기 위해.
‘하아, 기분 좋아…! 사람 귀찮게 하던 시건방진 마법소녀 주제에…!’
『이, 이 노오오오오옴!!!』
그런 일문의 폭거를 보다 못했는지, 블루와 함께 깽판을 치던 몬스터캣이 괴인들을 닥치는 대로 날려버리며 일문을 향해 돌진했다.
몬스터캣은 중과부적인 괴인들의 공격에 이미 너덜너덜해져있었다.
“귀찮게 굴지 말란 말이지….”
“아윽…!”
블루 사파이어를 대충 던져놓고, 일문이 다시금 얼굴 앞으로 주먹을 모았다.
레벨오버의 메인은 ‘마법소녀 사냥’에 있다. 하지만 마법소녀 외의 상대에게 무력하다는 뜻은 아니다.
를 통해 흡수한, 마법소녀의 마력을 연료로 사용해, 얼마든지 파워를 늘릴 수 있고, 그 외의 기능들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문신남의 몸에는 블루 사파이어의 마법에서 흡수해 낸 마력이 넘치도록 남아있었다.
“이 피도 눈물도 없는 지구인… 죽여버리겠다오오오옹!!”
“죽여봐, 이 뚱돼지 고양아.”
달려드는 몬스터캣을 상대로, 가볍게 풋스텝을 밟고, 이어서 마력을 한껏 담은 오른쪽 스트레이트.
다만 그 속도도, 주먹에 실린 파워도 몬스터캣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냐……..오오옹….!”
달려드는 사이, 몬스터캣의 시야에서 일문이 사라졌다 싶더니 눈치챘을 때는 복부 바로 앞에 서있었으며.
퍼-엉!
그가 내지르는 단순한 펀치가 온 몸을 헤집고 묵직하게 파고 들었다.
기성을 지르며 몸을 뻣뻣하게 굳힌 몬스터캣에게, 일문은 이어서 어퍼컷으로 턱을 쳐올렸다. 몬스터캣의 고개가 돌아가고, 뇌가 흔들린 육체가 털썩 주저앉는다.
그런 몬스터캣의 목을 일문의 손이 콱 붙잡고, 바이스처럼 거세게 조였다.
“되살리는 코스트가 높으니 가능하면 살려서 회유해라…는 명령이 있긴 했는데, 이 정도면 죽여도 되는 거지? 응?”
“냐… 단애… 니임….”
뚜둑!
몬스터캣의 목이 꺾이고, 그 몸이 단숨에 먼지처럼 변해 흩날려갔다. 데이터가 남아있는한 몇 번이고 되살아날 수 있는 괴인의, 또 한 번 찾아온 일시적인 죽음이었다.
“캣… 씨…!”
그리고 그 광경을, 멍투성이가 되어 아픈 몸을 추스르며 바닥을 기던 블루 사파이어가, 그리고 몬스터캣이 끝까지 충의를 바치고 지키려 했던 단애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었다.
“으… 으으…!!!”
정이 많은 블루 사파이어의 눈에서 눈물이 넘쳤다.
알고 지낸지 오래 된 사이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몰래 잠입해있던 요 며칠동안 함께 했던, 그 호랑방탕하고 올곧은 성격은 적인 의 괴인이어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었다.
“쯧… 이 따위 괴인도 어쩌지 못해서 쩔쩔들 매고는… 숫자도 이제 얼마 안 남았네.”
일문은 귀찮다는 듯이 손을 탁탁 털고는, 몸을 돌려 블루 사파이어에게로 다가왔다.
블루 사파이어의 가는 어깨가 움찔 떨리고, 반사적으로 그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주저앉은 채 뒤로 주춤주춤 물러나려했다. 그래봐야 금방 따라잡혔지만.
“바닥을 기는 게 잘 어울린다, 암캐.”
“읏… 크으읏….”
일문의 구두가 블루 사파이어의 머리를 지분지분 짓밟았다. 이제부터 블루 사파이어에게는 온갖 굴욕과 폭력을 보여줄 생각이다.
케이나 단애를 비롯한 마법소녀들은 전부 상품이다. 망가뜨려서는 안 되고, 흠을 내서도 안 되며, 적절한 교육을 받고 조교 받은 암캐로서 길러 그녀들을 기대하는 의 유력자들에게 팔아버려야 한다.
뭐, 어차피 팔려나간 뒤에 더 심한 꼴을 당할지도 모르지만, 일문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다. 판매할 때 흠이 있냐 없냐 그 외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하지만 이 여자는 다르다.
블루 사파이어는 상품 목록에 없는, 완벽한 보너스.
이제 일문의 취향대로 얼마든지 가지고 놀아도 되는 것이다. 얼마든지 상처를 내도 좋은 것이다.
“진짜… 나 여기에서 저 괄괄한 암캐년들을 조교하고 관리하느라 안 그래도 열불이 잔뜩 나 있었거든…
그래서 이렇게 와주니까 오히려 고마워. 진짜 우는 모습이 내 마음에 꼭 들 때까지 괴롭혀주고 철저하게 내 취향대로 만들어줄 거니까. 응? 기대해라?”
“발… 치워줘요… 으… 싫어….”
“핫! 알아서 치워보든가! 허접한 주제에 왜 주제도 모르고 까불어!”
퍽! 퍽!
“아악…! 악…!”
쓰러진 블루 사파이어의 몸을, 일문이 힘을 담아 퍽퍽 짓밟았다.
“어… 일문님… 거기까지 하시는 게….”
“아앙?!”
그런 일문에게 머뭇머뭇 말을 건 것은, 근처에 있던 하급 괴인이었다.
고통스러워하는 가엾은 마법소녀를 보다못해 용기를 내서 말을 건 괴인이었지만,
“허접한 괴인 새끼가 어따가 말을 걸어?!”
일문이 내지른 주먹에 괴인의 머리가 단번에 터져나갔다.
『히, 히이익…!』
『도, 동포가…!』
“……아차… 너무 흥분했나….”
눈 앞에서 털썩 쓰러져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몸을 내려다보며, 일문이 감흥 없이 중얼거렸다.
여러 가지 악재가 한 번에 겹치니, 그만 흥분해 버렸던 모양이다.
일문은 반성하듯 입맛을 다시면서, 블루 사파이어를 내려다보았다.
“――근데 이게 전부 네 년 때문이잖아!!”
“……카흐윽… 아…!”
분풀이를 하듯, 눈물로 젖은 블루 사파이어의 단정한 얼굴을 다시금 짓밟고, 이어서 축구공을 차듯 블루 사파이어의 배를 세게 걷어차 날렸다.
쿵! 쿵! 터-엉!
작은 인형처럼 가벼운 블루 사파이어의 몸이 공중을 날고, 바닥을 몇 번이나 구르며, 케이가 갇혀있는 얼음기둥에 등을 세게 부딪치고서야 멈췄다.
“….콜록… 카흑…!”
넘쳐흐르는 위액이, 침과 섞여 바닥을 더럽혔다. 어떻게든 일으켜 세우려던 몸이, 힘없이 허물어졌다.
“아… 우… 윽… 흑… 히끅……..”
“뭐야, 우냐?”
“죄송해요… 죄송해요… 아파요… 그만… 그만해요….”
“울지 말고 빨리 이 얼음이나 없애라고 가시나야!!!”
“아욱…!”
씩씩거리며 가까이 다가온 문신남이, 블루 사파이어의 앞머리를 붙잡고, 케이가 갇혀있는 얼음기둥을 향해 비비듯이 밀어붙였다.
얼음기둥의 울퉁불퉁한 표면이 얼굴에 상처를 내는 걸 신경 쓰지 않고.
“빨리 얼음 녹여어어어! 이제 곧 시간이라고! 상품 인도할 시간까지 이제 얼마 안 남았다고 이 년아아아! 너 때문에 늦어지면 어쩔 거냐고! 알몸으로 거리에서 춤추게 해줘? 보지에 어떤 물건이 들어갈 수 있는지 시험해주냐고 이 버릇없는 암컷――”
“야 이 개새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쩌렁쩌렁한 외침이 블루 사파이어를 괴롭히던 일문의 귓가를 때렸다.
“……방금 그건 누구냐?”
“나다 이 새끼야…! 사람 입에 이딴 거나 달아놓고!”
씩씩거리며 외친 것은, 입이 피투성이가 된 단비였다.
도끼눈을 치뜬 그녀의 입가 아래에는, 산산이 부서진 어느 플라스틱 잔해가 떨어져 있었다. 입이 험하고 괄괄한 마법소녀들에게는 볼개그를 물려놨었는데, 분노로 뇌수가 터져버릴 것 같던 단비는 이 볼개그를 입으로 깨물어부숴버린 것이다.
입안에 파편이 박히고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그녀의 안에 타오르는 분노가 모든 아픔을 밀어내버렸다.
“이 X발 놈아, 거기서 더 손댔단 봐. 절대 편하게 안 죽인다…!”
“……하, 꽁꽁 묶여서 꼼짝도 못하는 년이. 주제 파악 못하냐? 상황이 안 보여? 너도 처맞고 싶냐?”
“알 게 뭐야, 개새끼야아아아아아!!! 쓰레기 새끼가아아아아!! 때릴 거면 나를 때려 개새끼야아아아아!!!”
“……소심한 쓰레기 같은 남자. 힘 좀 있다고 있는 대로 휘두르려 하고. 케이 씨 말대로 개조되기 전이 어땠을지 딱봐도 각이 나오네요.”
몸을 버둥거리며 난동을 부리는 단애를 두둔하듯, 그녀의 옆에 똑같이 묶여있던 마법소녀가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한 명이 시작하자, 그 옆의 또 다른 마법소녀가, 이어서 또 다른 마법소녀가 말을 이었다.
“소심하고 열등감 많은 사람일수록 화를 잘 내는 법이니까. 그런 인간이겠지.”
“화가 나서 주의는 산만해지고, 좀 제대로 된 지휘관이었으면 이 꼴도 안 났을 거야.”
“같은 지구인인 게 수치스러워!”
“저딴 쓰레기보다는 메크라크가 낫겠어… X발 새끼…!”
“카메라 잔뜩 늘어놓고 사람 보지 사진 찍어댈 때 알아봤어. 사진이 아니면 제대로 된 여자한테 말도 못 거는 놈이라는 거 아냐?”
“열등감 폭발하니까 괜히 목소리도 크게 내는 거 아냐? 오만하고, 사람 깔보고… 딱 그거네.”
수군수군수군수군수군
붙잡혀 있는 마법소녀들이지만, 서로서로 말을 나누며 미지근한 눈으로, 혹은 벌레를 보는 듯한 눈으로 일문을 바라보고 있다.
말투도, 목소리도, 톤도, 눈빛도 전부 다르지만, 일문을 향하는 그 모든 태도가 이제껏 본 적 없었던 ‘적의’였다.
부풀어오르는 적의는 그 자체로도 사람의 숨을 멎게할 것 같았지만.
떠-엉!
“……!”
“뭐, 이 년들아.”
일문이 블루 사파이어의 얼굴을 얼음기둥에 세게 때리자, 모두가 단번에 조용해졌다.
떠-엉!
“카….”
“니들은 상처주면 안 돼서 그나마 봐준 거야 이것들아.”
또 다시, 블루 사파이어의 얼굴이 얼음기둥에 부딪쳤다.
“저 개새――”
떠-엉!
“……!”
“……뭐 이 년아. 더 말해봐. 더 말해보라고! 말한 만큼 이 여자 얼굴이랑 이 얼음덩어리랑 키스할 줄 알아. 어디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해볼까?! 응?! 응?!!!!!!!!!!!!!!!!”
피가 거꾸로 솟아 욕지거리를 내뱉으려던 단비였지만, 블루 사파이어의 얼굴이 또다시 얼음기둥에 박히는 것을 보고 황급히 입을 닫았다.
“하아… 하아….”
그대로 블루 사파이어의 얼굴을 얼음기둥에 붙인 채, 일문은 마법소녀를 빙 둘러봤다.
더 이상 누구도 입을 열지는 않았다.
그러나 눈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100번은 죽였을 눈으로, 모두가 일문을 바라봤다.
“눈 깔아 이 년들아!”
블루 사파이어의 머리채를 붙잡고 외치니, 모두가 황급히 시선을 내렸다.
“그 여자들 다 끌고 와. 이제 전송문만 기동되면, 바로 보내버린다. 최악의 쓰레기들한테 팔려나가길 기대한다 시건방진 암캐들아.”
『이잇… 이거 놔…!』
『쓰레기들…! 쓰레기…!』
마법소녀들이 하나둘 끌려왔다. 그나마 저항하던 마법소녀들도, 블루 사파이어를 인질로 잡힌 지금은 단념하고 순순히 끌려왔다.
모두가 분한 표정을 지었지만, 일문과 눈을 마주칠 때면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 혹여나 자신들을 구하러 와주었던 블루 사파이어에게 뭔가 해가 갈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 모습에 일문이 일그러진 미소를 지었다. 오만하지만 알량한 자존심이 충족되어 만족스런 눈으로.
이 자리에서 그를 거역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 공간은, 이 문신투성이의 폭군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랬을, 터였다.
“………니…….”
당장 꺼져갈 듯한 희미한 목소리가, 힘없이 늘어진 블루 사파이어에게서 들려왔다.
“……응? 뭐라고? 때리지 말아달라고? 핫하, 싫은――”
“――라라… 언니….”
애원하는 것과는 어딘지 느낌이 다른 목소리에, 일문이 조용히 입을 닫았다.
곁눈질로 바라보는 블루 사파이어의 시선은, 자신을 괴롭히는 일문이 아니라, 그녀를 중심으로 빙 둘러싼 마법소녀들, 그 사이에 있는 아무 것도 없는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클라라 언니… 준비는… 됐나요…….”
――‘마법소녀들 전원 집하아아아압!!’
――‘케이 언니 앞으로 모두 모여요! 반경 5미터 이내로! 빨리이이이이이!!!’
블루 사파이어가 필사적으로 외쳤던 대로.
지금 이 자리에, 케이를 포함한 모든 마법소녀가 5미터 이내에 모여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아무 것도 없던 허공에서.
“――미안해, 미안해… 블루야…!”
마치 커튼을 치우듯, 아무 것도 없던 곳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얌전해 보이는 얼굴, 지적인 느낌이 드는 커다란 안경. 안경 아래의 눈은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으며, 얼마나 꽉 깨물었던지 입술에서도 선홍빛의 피가 흘러내렸다.
클라라.
몬스터캣과 함께, 지하감옥에서 풀려난 마법소녀이자, 조정실을 장악해 알파가 저격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도우미.
를 이용해 이곳까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숨어들어온 클라라의 손에는 주먹의 절반만 한 크기의, 탁한 빛의 구슬이 들려있었다.
“뭐야……”
갑작스레 나타난 그 모습에, 일문이 크게 떴다.
“뭐냐고….”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들고 있는 그 구슬에 시선이 못박혔다.
“뭐냐 그거어어어어어언!!!!!”
그 구슬만 있으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는 듯한, 조금의 두려움도 흔들림도 없는 클라라의 태도가 못내 신경 쓰였다.
“【해제】!!!!!!”
일문이 짐승처럼 달려들어 클라라를 덮치기 직전.
클라라의 외침과 함께, 구슬에서 묵색 빛이 화아아아아아앗- 뿜어져나와, 이 자리에 있던 마법소녀들을 전부 뒤덮었다.
* * *
띠링!
띠링!
띠링!
쩌저적……!
연이어 들려오는 안내음성.
그리고 케이가 갇혀있던 얼음기둥에, 커다란 금이 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