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129
EP.129 #2-1 마법소녀는 무서운 도적들에게 붙잡혔습니다(2)
황야를 지배하는 도적왕 투투와 42인의 도적들.
그들은 약한자들을 습격해 약탈과 폭력을 일삼는 사막의 무뢰배이자, 『레이더(Raider)』라고도 불리는 쓰레기들이다.
황야를 지배한다는 말도 도적왕이라는 호칭도 ‘자칭’이라는 수식어가 붙긴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위세는 무시무시했다.
【메크라크】 도시에서의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황야로 뛰쳐나오는 주민들을 주 대상으로 삼으며, 이따금 방위 시스템이 약한 작은 마을을 습격하거나 황야를 이동중인 화물차를 습격하기도 한다.
혹성 【메크라크】는 풍족하게 살 수 있는 지대가 많지 않다. 고작해야 혹성 총 면적의 10% 정도.
당연하지만 이 면적은 모든 주민들이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해서, 내쫓기듯 안전한 도시 밖에 마을을 짓고 살게 된 사람들에게 이러한 도적들은 늘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그런 그들이, 이번엔 케이를 비롯한 세 명의 마법소녀들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다.
* * *
“이것들은 뭐야…?”
단비가 주변을 둘러보며 사납게 중얼거렸다. 시야는 그다지 어둡지 않았다.
우리가 피워놓은 모닥불 말고도, 도마뱀에 씌워진 헤드라이트 같은 장비들이 주변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케이 네 통신기를 기점으로, 반경 10km 이내에 밀집된 생체반응을 감지했다냥.
쿠키가 한 말을 떠올렸다. 근처에 사람이 있는 것 같다더니, 하필 그게 도적이었던 모양이다.
우리를 둘러싼 도적들은 간을 보듯 거리를 둔 채 가까이 오지 않고 있었다.
다만 이라 부득이하게 야시시한 차림에 가까운 우리들을, 괴인들은 욕망을 숨기지도 않고 위아래로 탐욕스럽게 훑어보고 있다.
……조금, 젖어버린 것 같다.
스커트가 없어 아래가 훤히 드러나 보이니까. 혹여나 이대로 가다가 거기가 젖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까봐 조마조마한 기분이 들었다.
이만한 거리가 있는 데다 밤의 어둠이 깔려 있으니 걱정할 필요도 없을 텐데도.
다리를 슬쩍 오므리며, 여러모로 휑한 느낌의 허벅지를 서로 비볐다.
“이런 밤에 매너가 없네… 잘 자고 있는데 쳐들어와서는.”
“우쿠쿠! 밤이야말로 우리 도적님들의 시간이다! 그보다, 우리가 키우던 귀여~운 애완동물의 배를 갈라버린 게 네놈들이렸다?!”
투투라는, 이 도적무리의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살기등등하게 외쳤다.
산적 같은 텁수룩한 수염. 스킨헤드라고 할까, 털 하나 없는 머리에는 흉측한 문신이 새겨져 있고, 대체적으로 그냥 덩치가 클 뿐인 사람처럼 보이지만 팔이 넷이었다.
그나저나 애완동물이라니.
그 징그러운 괴물?!
“그 변태 괴물?! 여자옷을 녹이고 미약점액을 뿌리던 그?! 그게 어떻게 애완동물이야?!”
“우쿠쿠쿠! 네 년들 맞구나! 우리 귀여운 쿵쿵이 한테 괴물이라니! 용서 못한다!”
“이름은 귀엽네?!”
“칭찬 고맙다!”
고마워할 줄 아는 도적이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마법소녀란 걸 안 거야?”
“우쿠쿠쿠! 우리 애들이 전부 지켜봤다. 쿵쿵이를 죽이다니 평범한 계집들은 아닐테고, 아무 것도 없던 곳에서 텐트며 음식을 꺼내고, 이 사막 한복판에서 태평하게 목욕…(꿀꺽)…을 하다니, 평범한 주민은 아닐테지. 안 그러냐, 마법소녀들?!”
“……변태 새끼들.”
목욕하던 것까지 훔쳐보고 있었던 거냐.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해서 너무 방심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쪽도 그 괴물을 죽인 몸들.
도적들도 그런 우리들을 경계하는지, 에워싸기는 한 채로 달려들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마법소녀들이 어쩌다 여기로 오게 된 거지?”
“지구에서 여행 좀 와봤다, 왜.”
“호호오. 그렇다면 우리들이 가이드 해줄까, 아가씨들? 아침부터 밤까지 즐거운 여행이 되도록 책임져줄 수 있는데.”
“어머나~ 너무 싸서 못 믿겠는데~.”
뭘 노리는 건지 모르겠지만 투투는 다가오지 않고 쓸데없는 질문을 계속했다. 왜 여기 왔냐부터 시작해서, 취미나 나이 같은 것까지.
무슨 미팅이라도 온 줄 알았다.
우리들은 투투에게 번갈아 가며 대답하면서, 몰래 속닥속닥 이야기를 나눴다.
“(둘 다 변신할 수 있어?)”
“(난 그 괴물 죽이느라고 배터리 다 썼는데… 야, 망할년, 배터리 얼마나 남았어?)”
“(아이~ 단비도 참. 그냥 단애라고 불러줘. 단애찡★이나 단애마마♣나 단애님♥도 괜찮은데.)”
“(…….)”
“(아, 알겠어, 장난이야, 장난. 주먹은 내려! 도적들이 보고 있다고! 그리고 나도 지금 배터리 없어서 변신을 못해! 케이 밖에 안 남았을 걸?)”
“(나도 조금 전에 쿠키랑 통신하면서 다 써버렸는데….)”
““(…….)””
우리들은 잠깐 시선을 맞추고, 다시 경계의 시선을 주변으로 돌렸다.
“우쿠! 뭐냐 너희들, 뭘 그리 속닥속닥 중얼거려? 무슨 얘길 하고 있냐앗!”
큰일이네.
나뿐만이 아니라 단애와 단비도 마찬가지로 을 입고 있으며, 이 없어도 유지할 수 있는 이 코스튬으로는 제한된 능력 밖에는 사용할 수 없다.
이 코스튬으로 운용할 수 있는 의 레벨은 3.
웬만한 괴인들이라면 이 정도로도 충분할 테지만….
“야, 머릿수가 이만큼 모였는데 뭐 그런 것들을 주렁주렁 달고 오는 거야….”
기묘하게 개조된 총 같은, 척 보기에도 위험해 보이는 무기들이 잔뜩 보이니 섣불리 덤비지도 못하겠다.
“【메크라크】에는 무서운 여자들이 많거든. 이만한 준비는 하지 않으면 반대로 털린다, 태평한 지구의 마법소녀들아.”
“흥. 그렇게 쫄리면 꺼지든가! 그렇게 가만히 있을 거면 왜 습격해오고 지랄이야 지랄은!”
단비가 사납게 외쳤지만, 투투는 무슨 생각인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뭐, 보면 안다.”
라는 말만을 툭 던질 뿐이었다.
그 뒤로도 무의미한 문답은 계속되었다. 시시껄렁한 내용이라 대화할 생각도 들지 않았지만, 우리가 움직임을 보이려고 하면 우리를 향해 겨눠진 총구가 당장에라도 불을 뿜을 듯 철컥, 하고 움직이니 섣불리 반항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저쪽에서 다가와주면 몇 놈 정도는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인질이나 방패로 써먹으면 이기진 못해도 도망 정도는 칠 수 있겠어.)”
“(그런데 저 새끼들은 뭔 생각들이야? 왜 다가오질 않어?)”
차라리 저쪽에서 다가와줬으면, 하고 인내심 게임을 하고 있을 때였다.
…응?
어라? 무슨 소리지?
“……?”
살짝, 시야가 휘청 흔들렸던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머리가 좀 멍했다.
아직 잠이 덜 깬 걸까.
“어라…….”
저 멀리서 투투가 씨익 웃는 것 같았다. 왜 웃고 있는 걸까.
그보다 이런 위험한 상황에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으면 큰일이다. 당장 깨야만한다. 물로 세수라도 하고 오는 게 나을까?
…….
어라, 그런데 뭐가 위험하단 거지?
아, 아니야… 맞아…. 지금 우릴 습격해 온 녀석들이랑 대치중이지.
인 지금 힘으로 밀어붙일 수는 없으니까, 테크닉과 전술이 필요하다. 책략과 기술은 불리한 상황을 부침개처럼 확 뒤집을 수 있으니까.
――그런데 왜 위험한 걸까?
그야 저 남자들이 우릴 습격했으니까.
――그게 왜 위험한 거지?
그야 저 남자들은 우릴 붙잡아서… 그래… 분명 뭔가 몹쓸 짓을 하겠지.
때릴까? 아니, 저 욕망으로 찬 시선으로 봐선 틀림없이 야한 짓을 하려는 거다.
반항하지 못하게 우릴 구속하고, 원하는 대로 범하는 거야.
아, 맞아. 저 제일 앞에서 시끄럽게 지껄이는 대머리 자식.
대머리라고 놀리니까 엄청 화난 표정을 지었는데… 만약 이대로 끌려간다면, 저 네 팔로 사지를 붙잡혀서 꼼짝 못 한 채 범해지고 말겠지.
굵은 팔. 다리. 덩치가 크면 거기도 크려나. 아니, 작은 것도 작은 것 대로. 하지만 큰 것도 큰 것대로. 어라. 괴인들은 자지 모양도 이 놈 저 놈 다르지. 그렇네 그런 것도 괜찮겠다. 아니, 보지가 아니라 항문인가. 만져지는 건 어떤 느낌일까 저 녀석은 내 젖가슴을 어떻게 만지려나. 세게 주무를까, 아니면 보기보다 상냥할지도 몰라. 유두는 왼쪽 유두부터 오른쪽 유두부터? 빙글빙글 돌리면서 아니면 세게 꼬집나? 아니면 부드럽게 톡톡 두드리려나. 우와아아, 왠지 눈 앞에 다가와 있는 것 같은데 이상하다. 험상궂은 얼굴이 가까이보이는 것 같아. 이상하네, 우린 지금 거리를 두고 대화를 하고 있는데 분명 이상하다. 아아… 어쩐지 만져지는 기분. 기분이 좋다. 행복해. 따뜻해. 단단한 남자의 손 기분 좋아아… 이대로 잡혀가면 안 되는데. 아니, 하지만 잡혀가는 것도. 범해지려나. 얼마나 범해지는 거지? 노예처럼 조교당할까? 아, 새로운 주인님. 아니면 상품으로 팔려갈지도 몰라. 이 많은 숫자의 남자들한테 잔뜩 둘러싸여서 범해지는 건 어떤 기분이려나. 아아, 자지자지자지. 이 남자의 자지가 멋대로 상상돼. 어떤 자지일까. 이 쓰레기 같은 도적들한테 범해지고 마는 자신을 떠올리니 그것만으로 가버릴 것 같다. 우와아, 이대로 따먹히면, 아니, 아니야. 그치만 조금쯤은. 단애나 단비는 어떻지? …아, 얘네들도 뭐 나랑 비슷한 것 같네. 다들 행복한 표정이야. 그렇네. 그래서.
‘………어라……..?’
지금, 뭐하고 있었더라………..
* * *
“우쿠쿠쿠, 떨어진 모양이군.”
투투와 그의 측근들은 주섬주섬 마스크를 쓰고, 멍청히 서 있는 세 마법소녀들에게 다가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날카롭게 그들을 노려보던 그녀들이었지만, 지금은 흐리멍덩한 눈으로 공허하게 허공을 바라고 있었다.
의식은 반쯤 날아갔는지, 이렇게나 그들이 가까이 왔는데도 아무런 반응도 없다. 심지어 살짝 벌어진 입에서 침을 흘리면서, 닦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눈 앞에서 손을 흔들어보기까지 했는데, 여전히 반응은 없다.
“헤헤, 덕분임다, 두목.”
“누워서 떡 먹기구만유~.”
다른 두 마법소녀들을 체크한 부하들이 즐겁게 중얼거리며 멍청히 선 마법소녀들을 더듬더듬 만지기 시작했다.
이 【메크라크】의 사막에서 자라는, 어느 선인장의 꽃이 내뿜는 무미무취한 향기는 맡은 사람의 사고능력을 빼앗고 환각을 보여준다.
그들은 습격하기 전에 텐트 주변에 이 환각초를 심어놨다. 그리고 요란하게 땅을 울려 그들을 깨웠다.
나머지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대화든 뭐든 하면서 시간을 끌면 되는 것이다.
읏… 아….
무슨 환각을 보고 있는지 투투의 눈 앞에 선 케이가 작게 신음을 흘렸다.
매끄럽게 흘러떨어지는 새카만 흑발, 토끼를 연상케 하는 홍옥 같은 붉은 눈동자.
몸에 착 달라붙는 상의는 몸의 굴곡을 뚜렷하게 보였으며, 스커트는 없어서 상의 아래의 팬티가 슬쩍슬쩍 보였다.
투투는 그런 그녀를 입맛을 다시며 훑어보더니, 손을 미끄러뜨려 훤히 팬티의 아랫부분을 꾸욱 눌러봤다.
“……?! 하윽…!”
고작해야 그것만으로 단정한 얼굴이 칠칠맞지 못하게 풀어졌다.
“반응도 좋군.”
손가락에 눌려 음순 사이로 파고든 속옷은, 살짝 젖어있었다.
투투는 빼낸 손가락을 코에 가져와 킁, 하고 맡더니, 씨익 웃으며 부하들에게 지시했다.
그 때였다.
쉬익-
“두목!!”
“……?!”
날아오는 번쩍이는 날붙이에, 투투는 황급하게 고개를 뒤로 돌렸다.
“칫……!”
투투를 향해 몰래 숨겨두고 있던 단도를 휘둘렀던 단애는, 크게 혀를 찼다. 특성 덕분에 그녀에겐 환각초의 영향이 거의 미치지 않았다.
“이 년이…! 무슨 짓이냐!”
“아윽…!”
회심의 일격이 빗나가고 빈틈투성이가 된 단애를, 그녀를 살피고 있던 도적이 복부를 때려 기절시켰다. 가녀린 단애의 몸이 도적의 품에 안겨 추욱 늘어졌다.
“죄송합니다! 두목…!”
“우쿠쿠. 아니다. 힘 찬게 좋구나, 좋아. 이런 여자가 맛있는 법이니까.”
투투는 주변을 보며 크게 외쳤다.
“우쿠쿠쿠! 이 여자들을 끌고 가라! 꼼짝 못하게 구속해! 오랜만에 붙잡은 극상의 여자다! 상처입히지 않게 조심해서 끌고 가!”
도적들 사이에서 환성이 터져나왔다.
케이, 단애, 단비는 반항조차 하지 못한 채 손목 발목을 밧줄로 단단하게 묶이고는, 도적들의 어깨에 들쳐메어져 그들의 아지트로 끌려갔다.
케이의 귓가에 그런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 * *
“그 두 계집은 늬들 가지고 놀아라. 망가뜨리지만 마.”
『감사함다 두목!』
『히, 히히히힛. 여자! 여자다!』
『축제다, 축제! 술이랑 고기를 들고 와! 마음껏 즐기자!』
이 도적들의 아지트는 근처의 커다란 동굴이었다.
아래에 커다란 공간이 있는 동굴을 최첨단 기술로 개조해 만든 곳으로, 적당히 만드는 집보다 내구성도 높으며 살기도 쾌적했다.
“우쿠쿠! 여자다 여자~♪.”
두목인 투투는 잔치를 벌이기 시작한 부하들을 뒤로 하고 안쪽의 자기방으로 향했다. 어깨에는 여전히 몽롱한 눈을 한 케이를 들쳐멘 채로.
오로지 두목인 자신을 위한 방.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닫고, 침대 위에 케이를 대충 던졌다.
이게 얼마만에 맛보는 여자인지.
안 그래도 질 좋은 여자를 찾으러 거점을 옮길까 고민하던 중에 뚝, 하고 떨어졌으니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없었다.
“흐흥~ 여자~ 여자아~ 우쿠쿠쿠~.”
투투는 일단 케이의 온몸을 더듬거리며, 확인하듯 그녀의 냄새를 맡았다.
손가락 끝을 핥고, 허벅지의 냄새를 맡고 겨드랑이를 간지럽혀보고.
조금 전 목욕을 마쳤는지, 케이에게서 나는 아련한 샴푸 향기가 기분 좋았다.
“우쿠~ 쿠~ 그러면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에….”
투투는 케이를 침대에 내버려두고, 근처의 서랍장으로 걸어갔다.
꺼내든 것은 자그마한 약병. 안에는 자줏빛의 수상쩍은 액체가 들어가있었다.
“술은 선물로 줄까나.”
술잔에 술을 가득 담고, 그 안에 지금 꺼낸 약을 몇 방울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케이의 입을 억지로 벌리고, 입 안에 흘려넣었다.
꼴깍, 꼴깍, 흘러들어간 술을 남김 없이 삼키는 것을 확인한 후, 케이의 팔다리 구속을 풀고 옷을 벗겼다.
“즐거운 시간이다앙~ 우쿠~ 우쿠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