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166
EP.166
#2-12 마법소녀는 칭칭 휘감겼습니다!(2)
‘으… 으으으으….’
몽글몽글, 끈적끈적.
기이한 감촉이 피부에 닿아, 오싹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 도망친다는 허술하디 허술한 계획은 당연하게도 무산되었다.
괴인들은 다들 뇌가 거시기에 달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바보에 멍청이 같았으니까, 어쩌면 먹힐지도, 라고 생각하긴 했다마는.
어쨌든 내 도주는 무산되었다.
그냥 그것으로 끝나면 얼마나 좋았을까.
――‘네가 기절해있던 사이에 루돌프 씨가 추가 의뢰를 해왔거든.’
도대체 뭘 요구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괴인들은 나를 둘러싼 채 음흉하게 웃더니, 앞으로 나온 거미괴인이 단숨에 뿜어낸 실로 나를 칭칭 휘감기 시작했다.
그렇게 저항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만들어진 둥근 고치 안에 갇혀버렸다.
‘이게 뭐람… 끈적끈적….’
“당장 꺼내애애애애애…!”
목소리에 힘이 없다. 처음에야 한동안 난동을 부렸지만, 근 한시간은 지난 것 같은 지금은 무슨 소릴해도 소용없음을 알고 있다.
팔다리가 튼튼한 실로 구속되어 옴짝달싹 못하는 상태로 고치에 갇히고.
그리고 그런 내가 갇혀 있는 고치 안에, 스멀스멀 묘한 액체가 스며들어왔다.
――‘이, 익사시키려고?!’
마력이 만땅일 때는 한 시간 정도 숨을 참을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제한된 상태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살짝 공포를 느끼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둥글고 폐쇄된 고치 안을 채운 걸쭉하고 탁한 액체는, 고치의 3분의 1 정도를 채우고 그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아슬아슬하게 목 언저리에서 멈춰선 것이다.
목욕탕에 머리만 빼놓고 몸을 담근, 딱 그런 상태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그대로 한 시간을 방치되었다.
“……절여지는 김치의 느낌을 알 것 같아.”
그보다는 찌개나 라면에 가까울까. 모르겠다.
뜨겁지는 않지만, 살에 파묻힌 것 같은 따뜻함이 기묘한 불쾌감을 주었다.
보통 물속에 있으면 몸이 띵띵 불어 오를 텐데, 점성이 있는 액체라 그런지 피부에 찰싹 달라붙어 답답하긴 해도, 그런 기분은 들지 않았다.
흐음.
중간에 이런 안내음성도 들려왔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뒤로도 꾸준하게 새로운 특성이 추가되었다며 자꾸만 나를 괴롭혔다.
“풀어줘어어어~~~…….”
그렇게 아쉬운 목소리로 중얼거리는데.
추르르르륵―하는 기묘한 소리와 함께, 고치가 구석부터 천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엥?”
내 얼빠진 반응과 함께, 고치 안을 메우고 나를 담구고 있던 점액이 촤아아… 고치 밖으로 흘러나갔다.
고치도 녹아내리듯 천천히 무너져내려, 드디어 나도 신선한 바깥 공기를 맡고 크게 숨을 들이내쉴 수 있었다.
…정정.
어차피 여전히 어두컴컴한 바 안이라, 신선한 공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술냄새와 짐승 같은 수컷의 냄새가 진동을 한다.
“여어, 한시간 만이네. 잘 지냈어? 좋은 일은 없었고?”
“……다 혀 깨물고 뒈져버려, 나쁜 놈들아.”
“슬프다. 왜 그런 소리 하고 그래.”
내 몸이 녹아내리던 고치 안에서 떨어져내려,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저도 모르게 “꺄웅!”하는 여자애 같은 목소리를 내고, 금방 수치심으로 얼굴을 붉혔다.
“으으윽….”
미끌거리는 점액 사이에서 자세를 추스르고, 나는 낮게 기듯이 달려나가려고 했다.
고치 안에서 할 일도 없어서 체력을 회복했다. 지금의 나를 막을 건 없어!
그렇게 자신만만한 기세로 단숨에 달려나가려했는데.
“어이쿠! 잡아!”
“아직 실 남아있다 마법소녀!”
“응아아앗?!”
그 말대로 여전히 팔목을 휘감은 흰 실에 의해, 나는 이번에도 바닥에 넘어져 질질질질 끌려갔다.
나는 학습능력도 없는 바보인가.
아까도 이렇게 당했는데.
“끄으으으으… 우왓?!”
괴인들의 틈새로 나를 끌고가던 실이, 이제는 그대로 내 손목을 위쪽으로 끌어당겼다.
나는 어찌하지도 못한 채 버둥거리며 실이 끌고가는 대로 끌려가, 그대로 대롱대롱 매달린 상태가 되었다.
두 팔을 모아 위로 한 채 매달렸지만, 다행히 발은 아슬아슬하게 바닥에 닿았다.
“이거 놔 변태 새끼들아! 적당히 해! 내가 장난감이냐?!”
“그냥 장난감은 아니지.”
“마법소녀면 최고급 장난감이지. 안 그래?”
“말이 안 통해 빡대가리들! 멍청이들! X발 새끼들! 대머리들!”
“누, 누, 누, 누가 대머리야 임마?! 죽을래 마법소녀?!”
두 팔이 위로 올라가 있으니, 훤히 드러나 있는 탐스런 젖가슴을 짜악! 하고 두드려졌다.
손바닥에 얻어맞은 탄력있는 모양 좋은 가슴이 크게 출렁였다.
“흐이이익…!”
“젖소 같은 게 감히… 욕해도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는 법이야 이 건방진 마법소녀야!”
“다, 닥쳐! 이 평생 대머리야! 무슨 약을 쓰고 무슨 밥을 먹어도 평생 머리에 모근 하나 나지 않는 저주에 걸려버려라 개X끼야!”
“이, 이게…!”
“고마, 고마해 임마.”
반짝 빛나는 머리가 인상적인 흉악한 괴인을, 옆에 있는 다른 괴인이 말렸다.
그리고 그 사이 네 팔 달린 괴인이 씨익 웃으며 내 앞에 섰다.
“밥도 먹었고, 한시간이나 쉬었으니까 휴식은 충분하지? 이만큼 배려해주는 변태가 어딨냐? 말 좀 해 봐.”
“…그걸 배려라고 한 거였냐, 변태새끼들아.”
“그냥 쉬라고 한 건 아니지만 말야.”
괴인이 따악! 하고 손가락을 울리자, 바닥에 퍼져있던 그 기묘한 점액이, 천천히 꾸물텅꾸물텅 움직이기 시작했다.
“!?”
저게 뭐야?!
왜 움직여?!
깜짝 놀라 눈을 똥그랗게 뜨고 바라보고 있는 데, 그런 내 시야 속에서 점액이 천천히 모여들어 타원형의 공 같은 형상을 만들어냈다.
맞아, 저런 거 본적 있어.
“닥터라는 분이 개발한 슬라임이라는 거야. 여러모로 개조를 더한 변종이지만.”
“슬라임이라고…!”
판타지한 에로게임이라면 빠질 수 없다는 그!
일반 RPG에서는 최하급 잡몹인 주제에 일반 에로게임에서는 여주인공의 영원한 천적이라고도 불리는 그!
슬라임이라고!
“뭐, 뭐야… 그럼 나 저런 거에 담겨 있었던 거야…? 나 원래 소화되어서 먹힐 예정이었어…? 끔찍하게 녹여버릴 예정이었냐, 나쁜 놈들아! 으아앙!”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녹여서 먹다니, 누가 그런 무서운 짓을 해.”
시야 끝에서, 슬라임은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탱글탱글 움직였다.
뭘하고 있는 걸까? 의아해서 유심히 쳐다봤더니.
이윽고 슬라임의 형상이 다시금 기이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탁한 점액의 몸으로 만들어 낸 건, 여성의 노골적인 나체였다.
색은 좀 그렇지만, 저 허벅지 라인이나 골반, 풍만한 가슴 융기 등은 척 보기에도 많은 사람들을 홀릴 황금비율을 자랑하고 있었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의아하게 골똘히 생각하다가, 금방 깨달았다.
……저거 내 몸이잖아!
“좋아, 잘 만들어졌다. 저 틀을 토대로 러브돌을 만드신다네.”
“뭐, 뭐, 뭐, 뭐……….?!”
“이야, 마법소녀. 너 정도의 스타일이면, 충분히 이 업계의 넘버원이 될 거야! 만들어지면 나도 꼭 살 거니까!”
『난 다섯 개는 살 거야!』
『난 백 개는 사야지! 전재산을 저 러브돌을 사는 데 쓰겠어!』
그러지 마! 초상권 침해다! 저작권 같은 거 있지 않아?!
“마법소녀한테는 그런 거 없어.”
“그리고 넌 쿠알 님의 노예잖아. 노예의 권리는 전부 주인한테 있다고.”
“나, 나쁜 놈들…!”
괴인들은 내 육체의 모양을 본뜬 슬라임을 영차영차 하면서 들고 날랐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 슬라임은 이 한 시간 동안 내 몸의 모든 곳을 낱낱이 파악하고, 각질이나 피부, 모근 등의 샘플 데이터까지 전부 수집했다는 모양이다.
그런 것들을 수집해서 어디다 쓰는 건데, 라고는 차마 묻지 못했다.
클론이니 뭐니 하는 단어를 들었던 것 같은데, 진짜 너무 무서워서 무시했다.
알고 싶지 않아.
알고 싶지 않다고….
“……그럼 이제 됐으니까 풀어줘. 풀어줘~~! 나 갈래! 집에 갈 거야!”
“뭐가 이제 됐으니까야.”
짜악!
또 다시 가슴의 옆을 찰싹 때려졌다.
나쁜 놈들. 그만 때려.
“아직 교육 도중이잖아. 앞으로 사흘은 더 교육해 줄 거니까 각오 단단히 해라, 마법소녀.”
그 선언에 아득한 기분이 들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는 나는 겨드랑이며 몸의 부끄러운 부분을 훤히 드러낸 채, 원망스런 눈으로 노려볼 뿐이었다.
* * *
쿠알에게 속한 엘리트 괴인들도 할 일이 있는 모양이다. 어쨌든 사흘 밤낮을 나한테만 매달릴 수는 없다고 한다.
그 말에 내가 기뻐한 것도 잠시.
괴인들은 제비를 뽑아 순서를 정하고, 몇시간 간격으로 돌아가면서 나를 조교하기로 정했다.
할 일 없는 놈들.
나쁜 새끼들!
결국 그 의견이 타진되고, 나는 예상한 대로 첫 번째 타임의 교관들에게 쪼물딱거려지며 조련당하고 있었다.
으윽… 흐윽…!
“그 슬라임은 여러모로 개조한 거라 말이야, 미약기능에다 감각을 민감하게 만드는 기능도 있어.”
“아아… 읏… 만지지… 마… 떨어져…!”
“그래서 이렇게 만져주기만 해도 기분이 엄청 좋아질 거야. 그렇지?”
“으흣… 흐으윽…!”
처음으로 나를 조교하기 시작한 괴인은, 얼굴이 원숭이나 개구리를 닮은 괴인이었다. 이 괴인도 대머리다.
나는 여전히 거미 괴인의 거미줄로 두 팔을 위로 한 채 매달린 채, 내 뒤로 돌아온 괴인의 손에 이리저리 희롱당하고 있었다.
“대머리 자식… 기분 하나도 안 좋아… 안 좋으니까… 읏….”
“그래그래. 안 좋으면 좋아질 때까지 만져줘야겠네.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내가 아무리 욕을 해도, 이 괴인은 느긋하게 태연하게 흘려넘겼다. 그 반응이 참으로 꼴받는다.
‘으아… 근데 이 녀석… 손이 되게 이상해… 축축하고… 들러붙고… 크고….’
괴인의 손은 기이할 정도로 넓직넓직 했는데, 이 손으로 감도가 높아진 내 살을 매만지고 주무르니 솔직히 기분이 좋아 견딜 수가 없었다.
아랫배의 은 그런 내 기분에 호응하듯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느낌일 뿐이지만, 이 빛이 빛나고 있는 한 자궁도 엄청나게 민감해지는 것 같았다.
“자, 좀 더 기분 좋아지자?”
괴인이 더 즐기자는 듯 뒤에서 온 몸으로 끌어안았다.
괴인의 몸이 닿는 면적이 넓어지자, 역겨워서 소름이 돋을 것 같았다.
“앗… 하지 마… 진짜 역겨우니까 떨어지라고…!”
엉덩이골 사이에 뭔가가 처덕, 하고 닿는 게 느껴졌다.
아마도 이 괴인의 음경.
팔팔하게 발기한 그것이, 내 엉덩이골에 닿은 채 스윽스윽 비비듯 움직였다.
“아하아~ 부드러워~ 부드러운 몸이야. 보들보들하니 맛있겠다아.”
“으으으으…!”
괴인은 한 손으로는 내 가슴을 주물럭거리고, 기다란 혀로 내 뺨을 자꾸만 핥아댔다.
남은 한 손은 아랫배를 간지럽히듯 꾹꾹 누르고 자극하더니, 사타구니 사이를 노리듯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