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175
EP.175
#2-15 레지스탕스 등장!(3)
――쿠구우우우우우우우우웅!!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갑작스런 굉음, 그리고 탑이나 궁궐과도 같은 저택을 뒤흔드는 어마어마한 진동.
예기치 못한 갑작스런 상황에, 케이의 보지에 자지를 찔러넣은 채 품에 안고 있던 쿠알이 당황하며 루돌프를 불렀다.
“루돌프! 루돌프으으으으! 무슨, 무슨 일이야아아아~~~?!”
[확인했습니다. 현재 본 저택은 외부에서 공격받고 있습니다.]“고, 공격? 공격이라고? 어느 놈이 겁도 없이―”
[…침입자! 침입자입니다! 조금 전 폭발로 생긴 구멍을 통해, 내부로 침입한 침입자들이 있습니다!]루돌프가 단순한 AI로는 느껴지지 않는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단편적인 정보로 판단하건대, 【레지스탕스】로 보입니다. 쿠알님, 어서 도망치셔야합니다!]* * *
서열 최하위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귀족.
쿠알의 저택에도 웬만한 외적들은 뜰에 발을 디딜 틈도 없이 격퇴해버릴 트랩이며 경비 시스템 정도는 다 갖춰져 있었다.
로봇 개와 로봇 경비들이 24시간 쉴틈없이 쿠알의 저택 주변을 뱅글뱅글 돌며 경계를 서기도 하며, 허가된 장소가 아닌 다른 루트로 안에 들어오려고 한다면 고성능 AI에 의해 적아여부를 판단, 적이라고 판단될 시 최첨단 요격 시스템에 의해 가차없이 구멍투성이, 혹은 잿더미가 되어버린다.
가까스로 요격 시스템이며 경비로봇을 피해 안으로 들어왔다고 해도, 상주하며 왔다갔다 하는 쿠알의 정예 괴인 부하들에 의해 결국엔 가로막히고 만다.
귀족들의 지원을 받는 괴인들은 일반적인 어중이떠중이와는 격이 다르다.
적어도 이 별에 사는 괴인들이라면, 제정신이 박힌자라면 귀족의 저택에 싸움을 거는 일은 없다.
완전히 미친짓인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 누구냐! 여긴 귀족의… 크아아아악!』
『가, 강해…! 말도 안 돼…!』
쿠알의 부하들, 정예병이라고도 불리는 엘리트 괴인들은 경악하며 적들과 맞서고 있었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적들은 사막을 건너왔기 때문인지, 입과 코에 마스크나 삼각건과 같은 천을 두르고 있었다.
정신은 【뱅크】에 저장해두고, 육체는 개조한 소체를 사용하는 괴인들은 웬만해선 이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심폐 기능부터 개조한다.
즉, 괴인이라면 저런 천은 필요가 없다.
저런걸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리고 한 명 한 명 보이는 그 ‘수컷과는 전혀 다른’ 외모에서도, 쳐들어온 적들이 일반적인 괴인들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다.
그들은.
“왜 여자들이 여기있냐고오오오오오오오오!!!”
믿을 수 없는 것을 봤다는 듯 절규하며 멍청히 서 있던 괴인이, 달려든 여러 명의 【레지스탕스】들의 손에 의해 사방에서 꿰뚫려 절명했다.
* * *
“대장! 보고드립니다! 서열 13위의 저택, 그 동쪽의 감시 시스템과 외벽을 완전히 파괴했으며, 안에 들어간 대원들에 의해 총 일곱의 정예 괴인들을 사살했습니다!”
“……좋아, 잘 되고 있구나.”
아데는 뜸을 들이듯 그렇게 말하면서도 얼굴을 찌푸렸다.
본래 【서열 13위】는 무능하기로 유명하다. 유능한 AI 집사가 있는 모양이지만, 그래봐야 창의력이 없는 단순한 디지털 쪼가리다. 그걸 다루는 주인이 무능하면 제대로 된 스펙도 보여주지 못하겠지.
그렇게 판단했기에, 아데 및 【레지스탕스】 인원들은 쿠알이 눈치챌 틈도 없이, 사막에서 이 도시의 중심부까지 쉬지 않고, 단숨에 달려온 것이다.
그리고는 경계시스템이 이쪽을 인식하기도 전에, 가지고 있던 화력을 총동원해 단숨에 외벽을 부숴버렸다.
‘원래라면 이 정도 저택은 통째로 날려버릴만한 위력이었는데.’
아무리 튼튼한 【메크라크】의 건물이어도, 그 경도까지 상정한 공격을 펼쳤다.
그러나 과연 【광물】을 다루는 쿠알의 저택이라고 해야할지, 이쪽이 상정한 것 이상의 미지의 경도를 가진 광석으로 된 저택은 벽의 일부가 날아가는 것으로 그쳤다.
일단 거기서 첫 번째 예상이 빗나갔다.
‘그리고 격퇴한 적의 숫자도 생각보다 적어.’
단기결전을 노리고 있었으므로, 처음 기습한 그 짧은 순간, 적이 혼란스러운 틈을 노려 가능한 전장을 유리하게 만들어놓으려고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생각보다 제대로 안 됐다.
적이 우왕좌왕하고 있는 지금이야 우세하지만, 상황을 파악하고 적의 지휘관이, 쿠알이 제대로 된 지시를 내리기 시작하면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어서 움직이자. 그 무능한 놈이 움직이기 전에, 가능한 많은 손발을 잘라낸다.”
“예, 대장!”
탈 것으로 이용한 악어와 도마뱀을 합쳐놓은 듯한 괴수의 등에서 내려서서, 상황을 살펴보던 아데는 부관과 함께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 * *
“제길, 제길, 제길, 제길! 왜, 왜 하필 지금…!”
아니, 지금이고 어떻고가 아니다.
어째서 【레지스탕스】가.
그 망나니 같은 여자들로 이루어진 집단이 자신을 노린단 말인가!
[쿠알님, 현재 저택의 동쪽 벽의 파손이 심합니다. 경계시스템도 약 93%가 무력화 된 상황입니다.]“제길… 부하들은! 내 정예 괴인들은 어떻게 됐어, 루돌프?!”
[적이 【레지스탕스】… 여성이다 보니, 제대로 맞서지도 못하고 절명한 괴인이 일곱입니다. 나머지 괴인들은 발목을 잡거나 기회를 봐서 도망치거나 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습니다.]“무능한… 아니, 아닌가… 암컷들이라 그렇다고….”
쿠알은 이마를 짚었다.
행성이 죽어가면서 이 행성 【메크라크】는 거의 무법지대로 변해버렸다.
도적들이 창궐하고, 남을 쓰러뜨리고 가진 것을 빼앗는 게 일상이다.
살아남으려면 강해져야 한다. 힘이 있는 자가 곧 법이다.
그 외에는 【여왕】이 예외적으로 선포한 최소한의 룰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인간에 대한 살해’를 금지하는 것.
현재 【메크라크】의 남성 대다수는 정신은 【뱅크】에 저장해놓고, 개조한 소체에 정신데이터를 안착시켰을 뿐인 ‘괴인’들이다. 가짜몸을 쓰고 있는 그들은 인간으로 취급받지 못한다.
살아있는 인간의 몸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은, 이미 그 숫자가 한없이 줄어든 여성들과, 그리고 별의 선택을 받은 【귀족】들 밖에 없다.
물론 그런 룰이 없더라도, 별로부터 직접 힘을 받는 여성들과 귀족들은 강하기도 하지만.
“그 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 정말이지 이루 말할 데 없이 치졸하고, 치사한 것들…!”
쿠알이 꽉 쥔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다.
어쨌든, 지금껏 뿌리깊이 박힌 룰 대로라면 살아있는 몸을 가진 여성들은 자신들을 얼마든지 죽일 수 있지만.
괴인들은 자신을 죽이려 드는 여성들에게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다.
“――루돌프! 당장 저택 내에 있는 괴인들에게 전해라! 습격하는 여자들을 죽이지 않고 제압하라고! 목숨을 아까워하지 말라 전해라! 죽어버린 녀석들은 곧바로 살려주겠다고 약속하겠다!”
“그리고 나도 직접 가겠어… 루돌프, 최적의 루트를 계산해라!”
[맡겨주시기 바랍니다.]본래의 무능한 그라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도망칠 구석을 찾으려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의 쿠알은 마법소녀들을 조교하며, 자신감과 힘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자신감은 그를 어느 정도 쓸만한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차라리 잘 됐어. 겁도 없이 그 쪽에서 찾아오다니.’
쿠알은 퉁퉁한 뱃살을 출렁이며, 뒤뚱뒤뚱 저택 안을 나아갔다.
‘이 참에 그 소문의 【레지스탕스】 놈들을 몽땅 내 석상 인테리어로 만들어주지… 좋아좋아. 이 몸의 무서움을 보여주마…!’
그 눈에는 확연한 적의와 분노가 가득 드러나 있었다.
* * *
하아… 하아….
“…가버렸네.”
침대 위에 고꾸라지듯 추욱 늘어져 있던 나는, 쿠알이 사라져버린 침실 안에서 힘없이 중얼거렸다.
갑작스런 굉음과 진동. 루돌프의 말에 의하면 적들이 몰려왔다고 하는데, 솔직히 무슨 상황인지 잘은 모르겠다.
무슨 삼국시대도 아니고, 마른 하늘의 날벼락처럼 누군가 싸움을 걸고 전쟁이 일어난다니… 현대의 한국에 사는 입장으로서는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우리도 물론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라곤 하지만….
‘몰라, 어쨌든 찬스다.’
지나치게 가버리는 바람에 계속해서 경련하던 몸도 이제는 어느 정도 진정됐다.
나는 파들파들 떨리는 팔로 몸을 일으켜세우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아아… 하악… 히익…!”
푸슛― 촤앗―
향하는 곳은 로봇 메이드 사이에 끼어 애액과 조수를 끝도 없이 흘려내는 단애.
근처에 있던 적당한 돌덩이 장식품을 손에 들고, 단애를 회롱하는 로봇메이드들을 뒤에서 단숨에 가격했다.
빠악! 우지직!
파직, 파지지지직…!
전기가 튀어오르고 연기가 솟아올랐지만, 반파된 로봇메이드들은 얼마 안가 완전히 움직임을 멈췄다.
“하아… 하아아아… 케, 케이이~… 후으으….”
겨우겨우 로봇들의 손에서 풀려난 단애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내게 엉금엉금 기어왔다.
…눈꼬리에 살짝 맺힌 눈물이라던가, 땀으로 젖은 잡티 하나 없는 요염한 피부라던가, 눈 둘 곳이 없다.
나도 남자였던지라, 이런 선정적인 장면을 눈앞에 두면 여러모로 뭔가가 자극당해버려….
“됐어. 이 틈에 빨리 탈출하자. 빨리 이것부터 벗겨봐.”
나는 손목 발목을 묵직하게 구속한 구속구를 들이밀었다.
“응~? 수갑~? 나는 아무 것도 못하는데~.”
“이 상황에 장난칠래? 너 이런 거 다 풀 수 있는 거 알거든?”
한창 메이드로써 일할 때 루돌프 녀석이 다 말해줬다.
단애는 “치이….”하고 볼을 부풀리더니, 그래도 의외로 순순히 내 구속구를 풀어줬다.
단비는….
“음… 약 때문에 정신이 없는 모양이야.”
“진짜 그 돼지새끼가… 선을 씨게 넘네.”
때문에 여전히 경련하는 단비를, 단애가 여기저기 만져보며 진찰했다. 단비는 입을 벌린 채 쾌락으로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다.
…여러모로 보기 민망해, 일단 그 몸에 이불을 덮어주었다. 이불이 피부에 닿는 것조차 기분 좋은지, “히익!”하고 기성을 냈지만.
그러면 이제 어쩐다.
단순한 미약 정도는 아닌 모양으로, 단비로서의 의지도 의식도 없는 것 같은데….
“케이, 에 해독포션 같은 것도 있을 걸?”
“있나? 먹힐까 근데?”
“그럼 좀 더 비싼 걸로 이나 같은 것도 있어.”
없는 게 없는 판타지한 샵이구나. 항상 느끼고는 있지만.
곧바로 포인트샵을 확인하고, 으엑, 하고 소리를 냈다.
“비싸잖아….”
다행히 잔여 포인트는 부족하지 않았다. 범해질 때도 포인트는 쌓이는데, 한동안 꽤 많이 범해졌으니까.
“나는 지금 을 못 쓰니까, 부탁할게~.”
“……짜증나네.”
단애의 말에 툴툴거리면서, 나는 를 구매했다. 괜히 급이 낮은 걸 샀다가 실패하는 것보다야 아예 처음부터 가장 효과가 좋은 걸 사는 게 낫다.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슈욱―하고 나타난 를, 단애에게 던졌다. 단애는 받아든 엘릭서를 그대로 단비에게 먹였다.
‘어디보자, 여기가 쿠알의 침실이니까.’
인형처럼 의식이 희미해진 단비에게, 혹시나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조심 약을 먹이는 단애를 곁눈질하며 나는 침실 안을 둘러봤다.
루돌프의 말대로라면, 여기에――
“……찾았다.”
근처의 서랍을 열고, 그 안에 들어있던 사각형의 카드를 집어들었다.
의 카드키.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