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179
EP.179
#2-16 분투하는 레지스탕스, 그리고 마법소녀(3)
이제 그만 끝내달라고,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라는 내 눈앞에서 미니 골렘이 눈을 번쩍였다.
[다음. 내장된 특수 장치를 이용해 질내 검사를 실시하겠습니다.]그렇게 말하며 골렘은 사타구니 사이에서 무언가를 불쑥 꺼냈다.
그건 거대한 남근이었다.
남자의 성기를 그대로 본뜬 것 같으나, 기계와 광석과 살덩어리로 만들어진 그것은 그로테스크한 형태를 하고 있었으며, 지금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두근두근 뛰고 있는 게 보였다.
무슨 짓을 하려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원활한 검사를 위해 당신의 성기를 앞으로 좀 더 내밀어 주시기 바랍니다.]“시, 싫어!”
보지야 지금까지 수없이 범해졌다.
익숙해졌냐 아니냐는 별개지만, 그래도 목숨과 보지 사이에서 고민한다면 그래도 고민하다가 삽입을 허락하는 쪽을 택할 것 같다.
그러나 눈 앞에 있는 미니 골렘의 남근은 지나치게 혐오스러웠다.
검사라고 하는데 뭘 위한 검사인지도 모르겠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딴식으로 거시기를 만든 거지?
[거부한다면 당신들 전원을 로 책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는 섬멸대상입니다. 대상의 숨이 완전히 끊어지고 심장이 멈추거나, 혹은 육체의 70% 이상의 결손을 확인할 때까지 기체 은 섬멸행위를 멈추지 않습니다.] [생명활동을 유지하고 싶으시다면, 부디 지시에 따라주시기 바랍니다.]미니 골렘은 그렇게 말하며, 그 그로테스크 자지를 끄떡…하고 앞으로 내밀었다.
망했다. 진짜 어쩔 수가 없나?
이런 걸 안에 넣으면… 응.
진짜로 보지가 망가지고 말 거야.
“케이.”
……?
이쪽을 부르는 목소리에 돌아보자, 단애가 생글생글 미소를 지으며 이쪽을 돌아보고 있었다. 저쪽은 이미 검사가 끝난 모양이다.
왜 나만 이 모양이냐고.
억울하고 슬프다.
“케이~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탄식이 새어나왔다. 단애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서는 단비도 말은 없었지만, 알아서하라는 듯 짜증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여간.
쓸데없이 위험하게 하는 건 미안한 기분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으니까.
나중에 사과하자.
[인증을 위해 신속히 성기를 내밀어주시기 바랍니다. 10초 이내에 요구에 응하지 않을 시 당신들을――]“시끄러워.”
나는 스커트를 집고 있던 손을 놓고, 발로 바닥을 두어번 통통 두드렸다.
그리고는 그대로 점프. 몸을 휘릭 돌리며.
“적당히 좀 해라 이 변태들아아아아아!!!!”
깔끔한 뒤돌려차기로 미니 골렘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우지지직! 쿵!
투둑, 투둑….
마력을 잔뜩 실은 발차기에, 생각보다 허약한 미니 골렘의 머리는 산산조각 부서져버리고 부품이 되는 광석과 기계가 여기저기 흩어졌다.
그리고 우리의 검사를 지켜보듯 멀찍이 서있던 거대 골렘, 의 눈이 번쩍였다.
[적대 행위를 확인. 에 허가 없이 침입한 이하 세 명의 침입자들을 로 간주――그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로 전환하겠습니다.]* * *
“윽……!”
――도대체… 무슨 일이….
【레지스탕스】의 대장, 아데는 신음과 함께 바닥을 짚으며 일어섰다.
어느샌가 그녀는 휘젓고 다니던 쿠알의 저택에서, 야외로 나와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쿠알을 붙잡기 위해 이곳까지 왔으며, 레지스탕스 대원들과 함께 안으로 침입해 들어갔다.
여기까진 좋았다.
계속해서 내려오는 벽에 진로를 가로막히고, 그때마다 벽을 깨부숴가며 전진했으나――어느 야외에 노출된 연결통로를 지나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덮쳐온 갑작스런 폭발에, 발판이 무너지며 모두가 일제히 떨어져 내렸다.
여기까지 떠올리고, 아데는 황급하게 고개를 들었다.
주변에는 무너진 잔해들과 함께 부하들이 쓰레기처럼 굴러다니고 있다.
“부관… 다들….”
다행히 그녀의 시야 속에 있는 대원 중에, 심각한 상처를 입은 사람은 없었다.
폭발 직전, 그리고 추락할 때 자신의 마법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지켜낸 덕분이다.
“아윽…!”
황급히 일어서려던 아데는 신음과 함께 도로 주저앉았다. 떨어지면서 어디를 잘못 부딪친 건지, 혹은 잔해에 부딪친 건지 발목이 크게 부어올라 있었다.
조심하면 움직이지 못할 건 아니지만….
‘근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분명 상대의 의도를 벗어난 길로 나아갔다고 생각했는데.
벽이 떨어져내리거나, 노골적으로 안전해보이는 길이 있으면 그 반대 방향을 골라서 나아갔다. 모든 건 쿠알의 의도를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아하니, 그런 생각조차도 이용당했던 모양이다.
무능한 쿠알이라면 불가능한 책략이겠지만, 아마도 그 괴물 같은 AI 집사의 계산이었겠지.
그때 마침 뚜벅, 하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히히히힛, 마법으로 몸을 지켰나. 좀 더 너덜너덜 다쳐도 좋았을 것을.”
“……쿠알.”
아데와 레지스탕스 대원들이 굴러다니는 야외의 정원에, 굴리면 굴러갈 듯한 퉁퉁한 남자가 뒤뚱거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아데가 붙잡으려 했던 원흉, 서열 13위의 【귀족】 쿠알이 지금 아데의 눈 앞에 있었다.
“……당해버렸네.”
“안녕하신가. 발정난 암코양이마냥 흙발로 쫄래쫄래 쳐들어와서는. 레지스탕스이자 다른 지역의 귀족님께서 무슨 일이시지?”
“……무능한 네 녀석을 치러 왔는데. 순순히 목을 내밀고 투항해 줄 수 없을까.”
조곤조곤한 아데의 말투에, 쿠알이 코웃음을 쳤다.
“지금 상황이 이해가 안 되나 보지? 부하들을 지키느라 마력은 다 써버리고, 높은 데서 떨어지느라 너덜너덜해지지 않았어? 그래놓고서도 아직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게야? 응? 지금 무슨 기분인지 좀 말해주지 그래?”
“……그 폭발도 그렇고, 이 높이에서 추락한 것도 그렇고. 내가 손 쓰지 않았으면 분명 누군가는 죽었어. ……살아있는 자를 죽이는 건 룰 위반.”
“그 룰을 제정한 【여왕】이 이미 어떻게 됐는지 모르는 상황이잖아?”
아데는 눈살을 찌푸렸다.
『살아있는 자를 죽여선 안 된다』.
이 룰은 【메크라크】인이라면 결코 침범해선 안 되는 불문율이다.
여왕이 강제한 법률은 애초에 손에 꼽을 정도 밖에 되지 않으며, 이 룰만은 여왕의 의지가 아닌 동포 전원의 동의하에 생겨난 룰이다.
모든 것은 종의 존속을 위해서다.
괴인들의 소체는 정교한 기술로 만들어진 완벽한 『가짜 몸』이다.
그러나 그 『가짜 몸』은 어디까지나 가짜라는 듯이, 번식능력이 크게 뒤떨어진다. 정자는 열화되었으며, 임신시키고 낳은 자식들은 본래 그들과 마찬가지로 데이터쪼가리로 밖에는 연명할 수 없다.
그렇기에 귀중한 살아있는 육체를, 별의 축복을 받는 암컷들과 귀족이라 불리는 자들은 손대지 않도록, 불문율과도 같은 룰이 생겨난 것이다.
모든 것은 언젠가 다시금 찾아올 종의 번영을 위해.
“……그럴 텐데, 넌 그조차도 무시하는 거야? 상식이란 게 없는 거냐? 머릿속에 똥만 찼나?”
“걱정하지 않아도 암컷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결국 죽은 놈은 하나도 없어. 다 네가 마력을 다 써가면서 지켜줬기 때문이잖나? 전부 루돌프의 계산대로야.”
“……루돌프, 라. 그 AI….”
어쨌든 결과적으로 사상자는 아무도 없다. 이것까지 전부 계산해내는 AI라니, 이제는 무서울 정도였다.
아데는 부어오른 발목을 신경 쓰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허리춤에 매어 뒀던 채찍을 힘차게 뽑아 들었다.
파앙!
채찍의 끝이 허공을 때리며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게슴츠레하게 뜬 아데의 눈이 쿠알의 얼굴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전의를 끌어올리는 듯한 그 행동에, 쿠알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덤벼.”
“호, 호호호호~? 설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글쎄. 내가 보기에는 딱 좋은 핸디캡으로 보이는데. 『서열 최하위』.”
쿠알의 얼굴이 살짝 붉어지고, 투실투실한 볼살이 떨렸다.
“암컷 주제에 오만하구나, 네년. 수컷의 자지에 찔리면 아무것도 못하고 앙앙거릴 암컷이!”
“……말하는 것도 천박한데, 도대체 누가 오만하다는 건지 모르겠군.”
아데가 도발하듯 입술 끝을 끌어올렸다.
“……내 서열을 잊은 건 아니겠지? 지금 당장 그 자리에 엎드려서 외모에 걸맞게 돼지처럼 꿀꿀 울어주면 험한짓은 하지 않으마.”
“네년!”
“…….어허, 가만히 있어.”
다시금 채찍이 휘둘러지고, 위협하듯 파앙! 하는 파공성이 들려왔다.
“――내 서열은 6위야, 이 돼지 녀석아. 너처럼 무능한 놈이랑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알아?”
“핫, 마력을 그렇게나 낭비해놓고! 상처까지 입은 몸으로 뭘 할 수 있다는 거냐! 허세도 작작 부려 암컷!”
“……너야말로 주제파악을 해라, 수컷. 격의 차이란 걸 알란 말이다, 수컷. 이만한 핸디캡을 지고도, 아직도 대등해지기에는 한참 멀었다, 버러지야.”
“익……!”
쿠알의 손에서 한순간 빛이 번뜩였다.
동시에 아데의 발치에서, 흙이 불룩 솟아오르나 싶더니 거대한 송곳과도 같은 가시가 솟아나며, 아데를 꿰뚫고자 날아들었다.
그대로 두면 아데의 자그마한 몸은 꼬챙이처럼 꿰여버리리라.
“……흥.”
그러나 아데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었다.
피할 가치도 없었다.
그리고 솟아오르던 가시는, 아데의 앞에 나타난 두꺼운 물의 벽에 가로막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우뚝 멈춰 섰다.
“역시 서열 6위… 【물의 귀족】인가.”
쿠알이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유치하게 흙장난이나 하는 너보다 훨씬 멋지지? 【흙의 귀족】.”
“칫……!”
쿠알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가 펼친 양손에 희미한 빛이 맺히나 싶더니, 이어서 아데를 향해 조금 전과 같은 가시들이, 하나가 아닌 무수한 가시들이 솟아오르며 아데를 꿰뚫기 위해 날아들었다.
그러나 아데는 쿠알보다도 빠르게 채찍을 휘두르고, 이어서 발밑에 만들어낸 물구슬을 타고 공중에 날아올라 솟아오르는 가시들을 여유롭게 피해냈다.
“……다시금 말한다, 쿠알! 무능한 수컷은 험한꼴 당하기 전에 순순히 굴복해라!”
“닥쳐라, 아데! 귀족 암컷도 맛보고 싶었는데 마침 잘 됐구나! 이 자리에서 철저하게 굴복시키고, 네 그 빈약하지만 고귀한 몸뚱아리를 실컷 맛봐주마! 네 보지에서 뽑아낸 물을 받아 온 우주에 비싸게 팔아먹어 주겠어!”
위를 올려다보는 쿠알, 물구슬에 탄 채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아데.
【메크라크】의 두 귀족이, 서로를 죽일 듯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 * *
미니 골렘의 머리를 발로 차 부숴버리자, 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거대 골렘 이 눈을 번뜩였다.
이것으로 우리를 완전히 배제해야할 적으로 인식한 모양이다.
“케이! 피해!”
“알아!”
우릴 배제하겠다고 선언한 의 첫 행동은 무척이나 단순했다.
새카만 광석으로 된 주먹을 높이 들어올렸다가, 그대로 내리친다.
그대로 내 뚝배기를 깨부수고 가랑이까지 찢어버리지 않을까 싶은 육중한 주먹은, 거구에 어울리지 않게 재빨랐다.
주먹이 어디로 어떻게 내려오는지도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 나는 본능이 이끄는 대로 옆으로 몸을 굴렀다.
쿠우우우우우우웅!!!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무시무시한 진동. 그러나 바닥은 무슨 특수한 처리가 되어있는지,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간발의 차이로 피해내는 바람에, 심장이 두근두근 떨렸다.
[배제한다! 배제한다! 숙청한다! 침입자! 섬멸한다!]“꺄악?!” “읏…!”
나를 향해 내리친 의 왼팔이 아닌, 반대팔이 멀찍이 떨어져 있던 단애와 단비를 향했다. 무슨 짓을 하려나 했더니, 갑자기 광석으로 이루어진 팔의 끝, 주먹부분이 그대로 단비와 단애를 향해 날아가는 게 아닌가!
“단애야! 단비야!”
내가 다급하게 외치고, 단비를 부축한 단애가 다행히도 재빠르게 옆으로 뛰어 피해냈다.
마찬가지로 쿠구우우우우우웅! 하는 굉음과 함께, 주먹이 바닥에 처박혔다.
다행이다… 살았어….
“케이! 옆에!”
“어?”
단애와 단비가 피해낸 것을 보고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데, 단애가 새된 목소리로 외치는 게 들려왔다.
눈치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조금 전 나를 뭉개버리기 위해 내리쳐졌던 의 왼팔이.
이번에는 나를 날려버리겠다는 듯, 옆에서 수평으로 휘둘러진 것이다.
눈 앞까지 다가온 새카만 광석 주먹이, 순식간에 시야를 가득 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