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182
EP.182
#2-16 분투하는 레지스탕스, 그리고 마법소녀(6)
‘……이제 충분해.’
“【이클라 알레 프라흐】.”
슬슬 쿠알의 패턴은 보였다. 아데는 방어를 버리고 공세에 나서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아껴뒀던 마력을 끌어모은다.
“호오,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지.”
쿠알도 눈을 가늘게 뜨며 손을 들어올리고, 신비를 일으키기 위한 영창을 시작한다.
막대한 마력이 아데의, 쿠알의 몸에서 스리슬슬 새어나왔다.
“【바라옵기 황송하건대, 쏟아지는 물의 은혜를 이 자리에――】
서로 대치한 채, 주변 일대마저 초토화시킬지 모르는 마력이 요동치고 영창이 이어졌다.
대치한 두 사람 주변의 공기가 한껏 긴장되었지만, 의외로 결판은 싱겁게 났다.
퍼엉!
“어……?!”
영창하던 아데의 입에서 얼빠진 소리가 새어나왔다.
두 겹, 세 겹으로 감싸놓았던 대원들을 지키던 물구슬의 구석이 갑작스레 날아든 공격에 터져나간 것이다.
『됐다, 뚫었어!』
『마석 다섯 개를 통째로 쓴 탄환이라고!』
쿠알의 저택 외벽에 고개를 빼꼼 내민 엘리트 괴인들이, 거대한 대포 같은 것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었다. 저것으로 대원들을 지키던 물구슬을 쏴버린 것이다.
“이, 이 녀석들이…!?”
한순간에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영창은 멈췄고, 구멍이 뚫린 물구슬을 술식을 유지하지 못해 주륵, 주륵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안에 지켜지던 대원들도 물과 함께 쿠알의 정원에 떨어져내린다.
쿠알의 정원에는, 이미 그가 잔뜩 만들어 낸 골렘들로 가득 차 있는데!
“쿠힛, 쿠히힛, 유감이다, 6위. 이래서야 차라리 혼자 오는 게 더 나았겠는데!”
“아차…!”
아데는 이제 날아들 쿠알의 공격을 막기 위해 반사적으로 눈 앞에 물의 막을 쳤다.
퍼엉!
그러나 전부 예상했다는 듯, 하늘 위에 아직 떠있던 원반 중 하나가 쏘아낸 염뢰가, 아데의 등에 작렬했다.
“아… 크…!”
폭발의 충격에 정신이 혼미해진 아데의 가녀린 몸이, 날개가 망가진 요정처럼 골렘들이 가득한 쿠알의 정원으로 떨어져 내렸다.
쿠웅!
“아윽…!”
낙하의 충격에 아데는 몸을 뒹굴며 이를 갈았다. 아프다. 다행히 뼈가 부러지진 않은 것 같은데, 그보다 등 쪽의 화상이…!
“하앗, 하아, 하아, 아윽….”
“꼴 좋구나, 6위. 땅바닥을 기어다니는 게 아주 마음에 들어. 암컷이란 모름지기 그래야지.”
짝짝짝짝.
박수소리와 함께, 쿠알이 뒤뚱거리며 다가왔다.
바닥에 쓰러진 아데를 둘러싸듯, 각각의 키가 3m는 될법한 골렘들이 다가왔다.
거한의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듯한 광경에, 아데의 가녀린 몸이 움츠러들었다.
“……오산이었네. 무능한 너 정도라면 손쉽게 이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쿠힛. 쿠히힛. 오만하구나, 오만해! 천한 암컷 주제에!”
“……누구보고 천하다는 거야?”
“힛. 그렇지, 6위. 너도 고귀하신 귀족이지만… 그래봐야 그 몸뚱아리에 자지구멍이 세 개나 있는 천박한 암컷이잖아. 그렇지?”
“…….”
바닥에 힘없이 엎드린 채 쿠알을 노려보는 아데를, 쿠알의 골렘이 붙잡아 억지로 위를 보도록 끌어냈다. 다른 골렘들은 그녀의 발목을 붙잡고, 억지로 사타구니를 벌리게 했다.
“……놔.”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는가 보네, 6위는.”
쿠알의 구두가 아데의 스커트를 슬쩍 들추고, 드러난 속옷 위로 그녀의 국부를 자근자근 짓밟았다.
“아, 아으윽…!”
균열에 파고드는 딱딱한 구두 밑창의 감촉에, 아데가 신음을 흘렸다.
“이것봐. 여기에 보지가 있다는 게 네가 천박한 암캐라는 증거라고. 조금만 조련해줘도 이 보짓구멍에서 물을 질질 흘리면서 박아달라고 애원하는, 그런 천박한 암컷이란 말이다!”
“……시, 시끄러워… 여자를… 물로 보지마… 쓰레기 수컷…!”
“하하, 하하, 하하, 하하하하! 좋구나, 이 고급 보지에서 나오는 물은 얼마나 달달~할지 기대가 돼! 너 같은 귀인이 천박하게 보짓물을 흘리면서 여타 다른 암컷들이랑 똑같이 꿀꿀거릴 걸 생각하면… 크흐으!”
쿠알의 돼지 같은 커다란 입에서, 침이 줄줄 새어나왔다.
그 역겨운 모습에 아데가 이를 갈았지만, 자신을 붙잡은 골렘조차 떨쳐낼 수 없었다.
주변에 떨어진 레지스탕스 대원들은 골렘의 등에 업히고, 흙으로 만들어진 족쇄로 구속당했다.
이대로 전부 끌려가는 건가?
이대로 당할 수 밖에 없나?
‘……적어도, 여자로서의 존엄을.’
꾹꾹 국부를 짓밟는 아픔을 견디면서, 아데는 몸 안의 마력을 모았다.
자폭, 혹은 동귀어진을 노리고서라도 마지막 발버둥을 쳐보자.
“이제 그만 끝이야, 6위… 아니, 아데. 일단 석상으로 만들어주지. 그리고 적당히 준비가 되면, 그 때는 네 보지를 철저하게 맛봐주겠어. 나 말고는 생각도 못하는 노예로 만들어주겠어. 그러니 기대해 줘.”
쿠알의 발이 치워지고, 그 손이 아데를 향했다.
아직 마력은 준비되지 않았다. 아데가 뭔가를 하기 전에 쿠알에 의해 일어나는 신비가 아데를 뒤덮을 것이다.
석상이 되어버리고 나면, 희망은 있을까.
그가 바랄 때마다 원래의 몸으로 돌아오고, 마음껏 범해지고 몸과 정신이 망가질 때까지 능욕당하다가 다시 석상 인테리어로 돌아오는, 그런 나날이 되어버리는 걸까.
“읏…….”
“자, 그러면 나중에 보자, 아데. 【작은 발――”
아데를 차가운 돌덩어리로 만들기 위한 석화의 영창이 시작되려던, 바로 그 순간.
쿠과아아아아아아아아앙!!!
“어……?”
쿠알의 저택의 외벽이, 가 있었을 높은 탑의 측면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분쇄되고 터져나갔다.
* * *
“어라, 밖이네?”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일인데, 조금 전까지 아무 생각도 없었던 터라 깜짝 놀라고 말았다.
거대 골렘 을 벽과 함께 부숴버린 건 좋았지만, 그 대가라는 듯 나는 부서진 골렘의 파편과 함께 건물 밖에 내던져지고 말았다.
초차원 툴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벌써 배터리가 다 된 거냐.
쿵! 쿵! 쿠웅!
잠시간의 부유감을 즐기며, 나는 파편을 차며 뛰어올라 가까스로 안전하게 바닥에 착지했다.
오랜만에 보는 쿠알의 정원. 싱그럽다기엔 위화감이 넘쳐나는 풀과 꽃과 나무와 석상들로 가득한 정원에는, 각양각색의 골렘들과 처음보는 여자들이 잔뜩 있었다.
뭐야, 축제야?
보아하니 여자들이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골렘들에게 실려가거나, 지금 막 쿠알의 아래에 힘없이 쓰러져 있는 귀여운 여자애도 있고.
호오.
“마, 마법소녀…! 네가 어떻게…!”
푸들푸들 떨리는 쿠알에게 딱히 대답은 하지 않았다. 내가 왜 해.
쿠알에게 한걸음 다가가려는 순간, 바닥이 불룩 솟아오르더니 갑자기 돌로된 원뿔형의 가시가 나를 꿰뚫으려는 기세로 달려들었다.
주먹으로 때리자 뚝 부러져버렸다.
“허, 헉?!”
쿠알이 당황하며 손을 휘젓자, 이번에는 내 주변 땅 여기저기가 불룩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퓨퓨퓨퓨퓨퓨퓨퓨퓨퓩!
전후좌우 사방에서, 솟아난 가시의 측면에서 살의를 가진 가시가 나를 꼬챙이로 만들고자 대담하게 솟아났다.
곡예를 부리듯 피해내도, 솟아난 가시에 새로운 가시가 솟아나며 언제까지나 나를 붙잡기 위해 달려들었다.
컨디션은 최고다. 몸은 바라는 만큼 유연하게 움직이고, 가시의 움직은 눈에 다 보이며, 위험해 보이는 느낌은 찌릿찌릿하게 피부에 와닿았다.
피하고, 피하고, 피하고, 뛰어오르고, 디디고, 박차고, 뛰어오르고.
도저히 피하지 못할 것은 주먹과 손에 든 봉으로 산산조각 깨버렸다.
그렇게 조금 후.
내가 피하고 남은 가시들의 잔해가 정글짐처럼, 혹은 뾰족뾰족한 가시성처럼 세워졌다.
그리고 그 꼭대기에, 내가 섰다.
“이게 다야?”
“…….”
“이게 다냐고 묻잖아, 돼지야. 아니면 인간님의 언어는 못 알아듣나?”
“아, 아직….”
“더 해 봐 그럼.”
입을 떡 벌린 쿠알이, 이내 분한 듯 볼살을 푸들푸들 떨더니 두손을 어깨높이로 들어보였다.
“가, 【갈라지는 대지】!”
뭘 하나 싶더니, 그대로 박수치듯 짝! 하고 두 손을 마주친다.
그러자 잔뜩 쌓인 가시성을 둘러싼 바닥에 쩌적 금이 가더니, 가운데 있는 연약한 몸을 짓뭉갤 듯 단숨에 접혔다.
내 머리 위까지 뒤덮을 듯한 거대한 흙더미가 나를 향해 덮쳐오고,
“흡!”
――콰앙!
이 역시 무른 두부처럼 순식간에 부서져 흩날렸다.
“히, 히이이익!”
아무래도 이게 끝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그대로 가시성에서 훌쩍 내려왔다. 정원에 있던 골렘들이 나를 막으려고 달려들었지만, 내게 달라붙는 녀석들, 내 어깨를 붙잡는 놈들, 내 다리를 붙잡는 놈들, 그 손도 무게도 전부 무시하고 질질 끌며 쿠알에게 멈추지 않고 다가갔다.
“오, 오지 마! 오지 마! 마, 마법소녀… 노, 노예잖아! 네 주인님이라고! 알아 들어?!”
“예 주인님. 우리 함께 재밌는 거 해요.”
“오, 오지 말라니까? 하나도 안 재밌어! 오지 마! 오지 마! 명령! 개시! 우, 움직이지 마…! 히이익…!”
진짜로 가 발동되면 어쩌지 싶었는데, 옷 아래의 은 잠잠했다. 이 노출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직접 만지면서 하는 명령이 아니라서 그런건지.
어쨌든 아무 것도 가로막는게 없는 나는, 쿠알을 압박하듯 웃으며 한걸음 한걸음 다가갔다.
“히, 히익…! 아, 안 돼… 오지 마… 자, 【작은 발, 여덟다리의 도마뱀, 사안의 왕이여】!”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때마다 흙으로 된 골렘들이 덤벼들었다. 앞을 가로막는 건 주먹으로 쳐 날려버리고, 등 뒤에 달라붙는 놈들은 무시하고 질질 끌고 갔다.
이미 내게 달라붙은 골렘에게 또 다른 골렘이 달라붙고, 그 뒤에 또 달라붙으면서 내 몸의 몇 배는 더 큰 덩어리가 질질 끌려오고 있다. 내 발걸음을 가로막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만해! 그만…! 【시간을 빼앗는 독의 시선! 그 모습 그대로 영원히 굳어져라】!”
이미 쿠알의 코앞까지 도착했다. 주먹을 내지르면 닿는 거리.
안타깝게도 골렘 때문에 밍기적 대다 보니, 내가 주먹을 날리기 전에 쿠알의 영창이 끝났다.
“굳어라 마법소녀…! 【석화의 사안】!”
쿠알이 펼친 손바닥 위에, 기묘한 눈알이 떠올랐다.
눈알은 데굴거리며 주변을 살피듯이 보더니, 나를 발견하고는 세로로 쪼개진 징그러운 눈을 번뜩였다. 반짝이는 빛이 금세 내 몸을 뒤덮는다.
“후, 후하! 후하하하하! 오만한 년! 멍청한 년! 무능한 거지 같은 년! 너, 너는 영원히 석상행이다! 네년은 영원히 쓰레기장에 처박고 절대 밖으로 내보내지도 않겠어! 꼴 좋다 마법……소……..녀….?”
기고만장하게 외치던 쿠알의 목소리에 차츰 힘이 빠졌다.
그렇게 믿던 석화의 빛이 사라지고서도, 내가 멀쩡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겠지.
지금 막 안내음성이 말하기로, 아무래도 내 의 레벨이 높아서 지금건 전혀 효과가 없다는 모양이다.
“이제 진짜 끝이지?”
쿠알이 덜덜 떨며 뒤뚱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그러다 발이 꼬여 그대로 풀썩 넘어졌다. 거기다….
“야, 너 지렸냐?”
“흐, 흐엑….”
쿠알이 시전한 눈갱에 나는 눈살을 찌푸리고 시선을 돌렸다.
이제 이 녀석을 어떻게 하면 좋담. 들어보니까 이놈은 다른 괴인들과는 달리 살아있는 놈이라, 한 번 죽이면 영영 죽는다는 모양이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데.
“【임팔라】!”
낭랑한 외침과 함께, 쿠알의 몸이 거센 기세로 쏘아진 물줄기에 떠밀려 쓰레기처럼 날아가버렸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기세로 날아간 쿠알의 몸체는, 쿠알을 닮은 조각상을 깨부수고, 그대로 쿠알의 저택 외벽에 깊게 처박혔다.
그 단단한 외벽에 꽂힌 쿠알은 곤충 표본처럼 꼼짝도 못하고 그대로 박혀버렸다. 기절한 모양이었다.
우와. 저거 진짜 죽은 거 아냐?
“……죽진 않았어. 도와줘서 고마워.”
물줄기를 쏘아낸 건, 조금 전까지 쿠알의 앞에 쓰러져 있던 양갈래 머리의 여자였다.
자그마한 체구가 10대로도 보이고, 날선 분위기로 봐선 20대로도 보이는 여성이다.
그녀를 붙잡고 있던 흙골렘들은 쿠알이 기절하자 그대로 흙으로 돌아가며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레지스탕스】야. 너희 마법소녀들을 구하러 왔는데 반대로 도움을 받아버렸네. ……만나서 반가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