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206
EP.206
#2-20 레지스탕스들의 도시(4)
이, 이게 대체 뭐야…?
나는 아연한 표정으로 열려진 창고 내부를 들여다봤다. 단애는 예상했다는 듯이 동요한 것 같지는 않았으며, 어딘지 딱딱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자, 어서 들어오시죠. 지루할 틈 없는 시간이 될 테니까요.”
그런 우리들의 분위기를 알아챈건지 아닌지, 메디아는 웃으면서 안으로 안내했다.
창고 내부를 봤을 때 처음 떠오른 것은, 『목장』이라는 이미지였다. 메디아 본인이 말하기로도 【수컷 목장】이라고 했고.
외양간에서 보는 것처럼 볼품 없는 칸막이로 나뉘어진 우리 안쪽에는, 남자들이 알몸으로 구속된 채 꼼짝도 못하고 있다. 입에는 재갈이 물려져 끊임없이 신음을 흘리고 있으며, 덜렁거리며 드러낸 자지가 우리 밖으로 나와 있다.
귀가 길쭉하거나 팔이 네 개라거나 털이 많다거나… 다들 애매하게 형상이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일반적인 성인 남성 정도의 형상을 한 괴인들이다.
“이곳은 일반적인 규격의 씨주머니 수컷들을 사육하는 공간입니다. 처음에 발을 들인 분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용도이기도 하죠. 이런 사육장이 이 창고에만 해도 여섯 곳은 더 있으니, 한 놈이 지쳐서 더 이상 짜낼 수 없더라도 금방 다음 장난감을 고를 수 있습니다.”
메디아가, 안경을 쓴 지적인 인상의 저 아름다운 여성이, 무척이나 즐겁다는 듯이 설명했다.
“장난…감?”
“네, 장난감이요. 씨주머니라고 하셔도 좋습니다.”
저 환한 미소가 두렵다.
『에잇, 이 쓸모도 없는 정자 빨리 싸버리지 못해?』
『아하핫, 역겨워! 아직도 나오는 거야?』
고통스레 신음하는 괴인들의 자지 앞에, 몇몇 여자들이 장갑을 낀 채 그 자지를 훑어주고 있다.
『봉사』라는 느낌이 아니라, 암소의 젖을 짜는 듯한 단순한 『착정』.
당연한 일과를 하는 듯한 담담함과 때때로 가학심이 담긴 표정으로, 단순히 남성을 굴복시키기 위해 정자를 짜내고 있다.
남자는 신음하면서도 참지 못하고 그런 여자들이 들이댄 양동이에 이제는 묽어지기 시작한 정액을 토해낸다.
거기에 즐거움은 없고, 오로지 생리적으로 자극을 받아 억지로 사정을 당한다는 고통스러움만이 눈에 보였다.
『아앗, 벌써 묽어지기 시작했어.』
『마력도 거의 안 느껴지는데? 이건 이제 폐기처분 해야되나?』
『아냐, 생긴 건 괜찮으니까 노예존으로 보내버리자.』
남자 한 명이 구속을 뜯어낼 듯 덜컹거리며 항의했지만, 지친 것인지 힘아리가 없다.
『자아~ 잘 받아마시도록 해~!』
낮은 위치에 머리가 고정된 한 괴인의 얼굴에 대고, 여자 한 명이 즐거워 보이는 표정과 함께 스커트를 올리고 오줌을 싸고 있다.
괴인은 명령대로 그 오줌을 입과 얼굴로 받아들이고 있고, 근처에 서있던 여자들이 그 꼴을 키득거리며 비웃었다.
‘으으… 속이 메쓱거려….’
이것도 저것도 하나하나 끝이 없다. 여기를 보나 저기를 보나 정신이 혼미해지는 광경이 펼쳐져있다.
거기다 이 공간에 가득한 음탕한 냄새가 무엇보다 견디기 힘들었다.
공기 중에 달콤한 향이 떠돈다 싶더니, 미약이었나 보다.
“가축들을 효율적으로 길들이기 위해 미약향을 상시 풀어두고 있습니다. 여성에게는 효과가 비교적 가벼우니, 편하게 즐기시면 되겠습니다.”
“아, 그래…? 그런데 저렇게 정액을 짜서 어디다 쓰는 거야?”
“수컷들의 소체는 마력이 없으면 버티지 못합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그 소체는 마력의 덩어리. 저희가 끼고 있는 장갑은 특수한 프로그램 처리가 되어 있어서, 남자들의 정액을 통해 마력을 짜내고 있습니다.”
“마력을….”
“예, 남자들이 모은 마력을 다시 뽑아내고, 그 정액에서 마력을 추출해 도시의 유지를 위해 사용합니다. 너무 뽑혀 마력이 희박해진 정액은, 수컷들의 눈 앞에서 도랑에 버립니다.”
메디아가 음습한 미소를 깊게 지어보였다.
“간신히 짜낸 정자가 길바닥에 버려지는 모습을 눈 앞에서 보는 수컷들… 그 표정이 아주 볼만합니다. 조금 있다가 기회가 되면 보여드리도록 하지요.”
* * *
그 뒤로도 메디아는 창고…아니, 목장의 안내를 계속했다.
『후후, 자지는 커다란데, 몸은 작아서 귀엽네에…♪』
『아, 아아… 아아! 내, 내 소체… 내 몸… 돌려내애애애애애!!!』
『자, 착하지이~♪』
어느 방에서는 몸집이 작은 남자들의 팔다리를 구속한 채, 어린아이를 다루듯 괴롭히며 즐기는 여자들이 있었다.
“이 별의 수컷들은 정신데이터를 따로 보관하고 있죠. 저들은 실험의 성과로, 저희가 직접 제작한 소체에 정신을 옮겨 넣은 자들입니다. 주로 지나치게 큰 소체를 보유하고 있던 수컷들을 저렇게 귀엽게 개조했죠.”
“…….”
끔찍해. 그 말을 억지로 씹어 삼켰다.
괴인들의 우락부락한 몸이 마음에 안 들어, 그들의 취향에 맞게 귀엽고 작은 미형의 몸체에 옮겨 담았다는 뜻이다.
물론 나도 괴인들의 손에 의해 가슴의 감촉이라던가 개조 받은 적도 있지만, 이 광경은 생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적어도 괴인들은 ‘빈유도 스테이터스!’라던가 ‘가슴에 귀천은 없나니, 큰 가슴도 작은 가슴도 동일한 기쁨….’ 같은 얼빠진 소리를 하면서 받아들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니, 이 놈들의 생각을 이해하려 하지 말자… 다른 별 놈들의 생각이니까. 응. 무시해….’
『자, 기분 좋게 해줄테니까? 빨리빨리 싸서 마력 내놓자?』
『후오오오오! 안 돼! 안 돼! 내 마력…! 으아아아악…!』
『크, 크흐으으으윽…!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기분 좋은 거야…! 여자의 몸뚱아리는 왜 이렇게 부드러운 건데…!』
“이 룸에서는 성교를 통해 마력을 직접 뽑아냅니다. 베테랑 보지와 테크닉을 가진 여성들이, 남자들을 깔고 눌러서 마력을 뽑아내죠.”
특수한 을 부착해 반대로 남자들의 몸에서 마력을 뽑아내고 있다는 모양이다.
마력을 빨리고 있는 남자들에 비해 보드랍고 자그마한 몸집을 가진 여자들인데, 어째 느껴지는 기운은 남자들보다 훨씬 강대하고, 무시무시하다.
『이, 이런 짓을…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응? 용서 못해?』
『으, 으으으……!』
그 중 한 명은, 손에 수갑을 물려진 채 분한 듯 중얼거리면서도 눈 앞에 여성스런 국부와 매끈한 아랫배가 들이밀어지자 홀린 듯이 입을 다물기도 했다.
『자, 얼마든지 맛봐도 좋다구? 대신 마력만 내놔.』
『아, 아아아아…!』
유혹하듯 살랑살랑 허리를 흔들면서, 국부와 아랫배를 내밀면서 한 걸음 두 걸음 다가가는 여자.
털 하나 없어 빛이 날 것 같은 매끄러운 아랫배, 그리고 보드라워 보이는 보지의 둔덕을 꿀꺽 침을 삼키며 바라보던 남자는,
『우오오오오워어어어어어어!』
참을 수 없다는 듯 그런 그녀의 모양 좋은 엉덩이를 만지며 그 보드러워 보이는 사타구니에 얼굴을 파묻었다.
『히힛, 착하지~ 착하지~. X밥. 허접!』
『으… 크윽…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부드러운 거야… 냄새도 좋아… 아아… 이 아랫배가 참을 수 없어… 보지도 보드랍고 따뜻하고오…!』
여자는 의지가 꺾여버린 괴인을 깔아뭉개고, 예쁜 살집의 엉덩이를 위아래로 흔들며, 착정을 시작한다.
짐승처럼 기분 좋은 신음을 흘리며 황홀경에 젖어버린 수컷의 모습에서, 나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런, 저런. 수컷들이란 저런 X밥들 밖에 없다니까요? 자지에 뇌가 달린 여자에게 굶주린 쓰레기들이니까. 불쌍하죠? 비참할 정도죠?”
“……..”
마지막으로는 가죽 구속구로 묶어둔 수컷들을 발로 차고 얼굴을 자근자근 짓밟으며 채찍질을 가하는 형벌의 방을 들렀다.
내 정신이 남자여서 그런 걸까. 과거에 봐왔던, 여자들이 당하는 광경에선 묘하게 달콤한 향기가 나는 느낌이었는데, 지금 이렇게 수컷들이 돼지처럼 취급 당하는 광경에선 메쓱거리는 역겨움만이 났다.
이 와중에도 농후하게 퍼지는 수컷의 체취에 내 허접스런 몸이 반응하며 발정하기 시작했지만….
“……여기, 휴식시간은 있는 거야?”
“휴식이요? 그런 걸 왜 줘야하죠?”
“……아니, 이런 환경에 24시간 놓여있으면 사람은 금방 망가진다고?”
“이 별의 수컷들은 특별히 튼튼하니까요. 괜찮아요. 망가지면 처분하고 새로운 수컷을 잡아오면 되고, 그렇지 않아도 소체에 정신데이터를 집어넣으면, 어머나, 마음에 드는 새로운 가축이 생겨나네요?”
“…….”
이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어떠신가요, 여러분. 최고지 않나요? 지금 계획하고 있는 【레지스탕스】들의 혁명이 성공한다면, 온 행성이 이렇게 되어버릴 거예요! 모든 수컷들을 가축으로! 저희들의 선별을 거친 수컷들은 노예이자 장난감이자 딜도로! 아아… 상상만으로 거기가 젖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 우리들의 침묵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모르겠지만, 메디아는 감격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까지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자라고 생각했던 이 부관이, 이 메디아라는 여자가… 하수구 밑에 들러붙은 오물이나 벌레보다도 역겨워 견딜 수가 없었다.
* * *
――이 별은 미쳤다.
약간 대우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성별로 사람을 가르고 상대를 가축 이하의 상대로 깔아뭉개고, 그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내가 당할 때 식사도 쉴 곳도 챙겨주는 것을 보고, 침략자 주제에 인권을 지켜주는 상식이 있는 종족이라고 생각했었건만… 여기에는 그런 것도 없다.
여자들이라서 그런 걸까? …글쎄.
이 별은 남자와 여자가 너무 다르다.
여자는 살아있는 육체가 한 번 죽으면 끝. 심지어 수도 적다.
남자는 얼마든지 육체를 얼마든지 갈아타며 재활용 가능하며, 여자에 비해 수가 많다.
그러니 남자가 상대에 대해 좀 더 조심스레 다루게 되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조건이 반대였다면, 입장도 반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누가 낫다던가 그런 걸로 편들 생각은 없다.
둘 다 똑같다.
똑같이… 쓰레기 같은 놈들의 별이다.
“이 별은 미쳤어… 빨리 돌아가고 싶어.”
“동감이야.”
모든 관광을 마치고 여러모로 실망스런 기분으로 숙소로 돌아온 내가 중얼거리자, 단애가 망설임 없이 호응해주었다.
“남자와 여자를 떠나서, 상대를 인간으로 보지도 않는 야만적인 별이야. 이런 데에는 조금도 있고 싶지가 않네.”
“……네가 그런 말을 하는 거야?”
그 【단애의 성】의 지배자였던 네가?
그런 눈으로 쳐다보자, 단애가 억울하다는 듯 눈을 찌푸렸다.
“나는 그래도 인권은 생각해줬거든? 포인트제를 따로 둬서 포로 상태인 마법소녀들한테 간식이라던가 필요한 것들 살 수 있게 해주고, 휴식시간 보장에 방도 나름 신경 써준데다가 건강도 잊지 않고 챙겨줬거든!”
“이쪽의 의사는 무시하고 별에 별 능욕을 다했지만.”
“그거야 약한 너희 잘못이지.”
“…….”
“아, 아야야야야! 으이이이이! 햐, 햠(뺨), 호힙히하(꼬집지마)~~~!”
어떻게 보면 틀린 말은 아니어서 할 말은 없지만, 열 받아서 볼을 꼬집어주었다. 처음에는 눈물 찔끔 흘리며 아파하다가도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 나빠서 금방 손을 뗐지만.
“어쨌든, 이제 어쩔 거야, 케이?”
단애가 붉어진 뺨을 문지르며 물었다.
“어쩌긴.”
“마음에 안 드는 야만적인 여자들이지만, 적어도 이해관계는 일치해. 지구에 되돌아고, 더불어 지구를 지킨다. 이 녀석들이랑 손잡으면 둘 다 가능해.”
“……그래. 마음에 안 들어도 손은 잡아야지. 이쪽에 강요만 안 한다면 서로의 취향이 어떤지는 상관 없어.”
“서로 이용하는 비즈니스적인 관계구나. 그게 딱 좋지. 지금 우리 별 앞가림도 못하는데, 남의 별 신경 쓸 여유도 없고.”
그래. 이런 별은 빨리 손절하는 게 답이다.
빨리 지구에 돌아가는 것만 생각하자.
“그럼 일단 제안은 받아들이는 걸로.”
“계약서의 효과가 진짜고, 상대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나면. …전부터 생각했는데, 케이는 너무 사람을 잘 믿어. 내가 말하기도 좀 그렇지만, 너무 잘 속으니까 걱정 돼.”
솔직히 그 점에 있어서 할 말은 없다.
“……그래, 단애가 있어서 다행이야.”
순순히 인정하자, 단애가 생각지 못했다는 듯 눈을 크게 뜨더니 배시시 웃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저도 모르게 넋놓고 봤지만, 고개를 픽 돌렸다. 여자의 몸으로 여자한테 발정할 뻔했네.
“그런데 단비는 어떻게 됐지?”
일단 화제를 바꿔봤다. 이 녀석은 이미 시간도 늦었는데도 어디서 뭘 하는 거람.
“글쎄. 뭔가 재밌는 거라도――”
단애가 짐작한 바를 중얼거리는데.
그런 단애의 말을 끊듯, 우리가 머물고 있던 숙소의 문을 누군가 쾅쾅쾅쾅! 두드렸다.
『마법소녀님들! 안에 계십니까?!』
그 다급한 소리에 나와 단애는 서로를 마주봤다. 무슨 일이지?
문을 열고 보니, 언젠가 본 적 있는 듯도 하고 없는 듯도 한 보이쉬한 느낌의 여성이 거칠게 숨을 내쉬며 복도에 서있었다.
그녀는 안도하듯 숨을 고르면서, 그러면서도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법소녀님들, 그게… 또 다른 한 분, 그, 붉은 머리의 마법소녀님께서, 거리 한복판에서 난동을 부리시다가… 지금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셨습니다! 남은 두 분을 서둘러 불러오라고 하셔서…!”
…………………………뭐?
체포?
…걔는 또 어디서 무슨 짓을 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