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247
EP.247
#2-(막간) 케이, 단애 IF – 카지노 BAD END(18)
복도는 기이하리만치 고요했다.
마력으로 청각을 강화하면 이런저런 소리가 들려오긴 하지만, 의식적으로 강화하지 않으면 그뿐이다.
“아무도 없네.”
“조명도 반은 꺼져 있어. 좋네.”
에너지 절약의 일환인지 복도는 드문드문 어스름한 어둠으로 덮여있었다.
우리는 그런 복도를 조심스럽게 나아갔다.
혹시나 우리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찍히는 건 아닌지, 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벌컥 열고 나와 살금살금 나아가는 우리를 발견하는 건 아닌지 불안해서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아니 뭐, 혹시 누군가를 마주친다해도 밤산책이야, 라고 속일 수야 있겠지만.
우리가 로비로 향하는 출입용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걸 들키면 끝이다.
“우리, 진짜로 영상에 안 찍히는 거 맞겠지?”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단애가 의심스런 눈으로 근처에 교묘하게 설치된 카메라를 사각에서 노려보았다.
앞으로 나아갈 때, 우리는 필연적으로 카메라에 모습이 비치게 된다. 거기다 감시의 일환인지, 무소음 드론 같은 것도 때때로 돌아다니고 있어서 카메라에게서 완전히 몸을 숨기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구매한 이지만, 안타깝게도 실험해 볼 장비도 시간도 없었다.
“……좋아.”
단애는 뭔가 골똘히 생각하나 싶더니, 카메라의 앞으로 성큼 나아갔다.
“(야?!)”
나는 숨을 죽인 채 단애를 불렀지만, 단애는 괜찮다는 듯 손짓할 뿐이다.
카메라 아래로 내려간 단애는 즐겁다는 표정으로, 그리고 약간 붉어진 얼굴로.
입고 있던 코스튬의 앞섶을 벌려, 가슴골을 고스란히 드러내보였다.
“!”
뭐하는 거야?!
“자, 너도 해봐, 케이.”
“(아니, 무슨 짓이야?!)”
“아이 참, 너무 경계할 필요 없대도. 그리고, 이걸 이렇게 하면….”
단애는 가슴골을 아슬아슬하게 드러낸 채, 카메라 아래서 스리슬슬 옆으로 움직였다.
인간이라면 유혹하는 듯한 단애의 움직임을 따라 시선을 돌렸겠지만, 기계인 카메라는 그저 원래 보던 곳을 똑바로 보고 있을 뿐이다.
“저 카메라, 방향을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거든. 저번에 홀에서 사고 터졌을 때, 카메라가 움직이는 거 봤어.”
그래서 직접 실험한 모양이다.
“…움직이지 않는다면 제대로 작동하는 모양이네.”
“그럴 수도 있지만… 그냥 사람이 조작하는 거여서, 미처 못 본 걸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라며 단애가 다시 한 번 손짓했다.
나는 쭈뼛쭈뼛 그 옆에 다가갔다.
“뭔가 야한 포즈 좀 해봐.”
“이, 이렇게?”
“……케이야, 전혀 안 야해.”
“끄응… 이렇게 하면 되나…?”
단애는 여전히 가슴께를 슬쩍슬쩍 내비치면서, 나는 허벅지를 간신히 가리는 스커트를 집어올려 팬티를 드러내면서 영상을 확인했다.
아… 뭔가.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어딘가의 얼굴도 모르는 인간이 볼지도 모른다는게, 두근두근 거리고 스릴 넘친다.
“케이, 조금 더 야하게 할까…? 이 정도로는 굳이 카메라를 돌려볼 필요도 없는 걸지도 몰라.”
“그, 그럴까…?”
나는 가능한 흥분을 숨기려했지만, 미처 다 감추지 못했다.
돌아보니 단애도 나와 비슷한 느낌이다.
더 야한 거, 더 야한 거….
나는 스커트의 후크를 끄르고, 스커트를 내린 뒤 팬티를 슬쩍 젖혀보였다.
옆으로 살짝 젖혀진 팬티 아래로 보이는 꼭 닫힌 싱그러운 음순을, 허리를 앞으로 내밀며 카메라의 렌즈가 제대로 포착할 수 있는 각도로 내보인다.
마찬가지로 단애는 흉부를 가린 속옷을 젖혀, 제 손으로 아래에서 위로 들어올리며 보여주고 있다.
‘아… 어쩌지… 이거 그냥 변태잖아….’
실제로 누군가가 우리의 모습을 보든, 보지 않든.
우리는 이런 치녀 같은 행위를 하며 느끼고 있었다.
“……우, 움직이지 않는 걸. 이 장비 제대로 작동하는 모양이야.”
“그, 그렇네. 응. 다행이야.”
우리는 카메라 앞에서 이것저것 시험하고, 다시금 재빠르게 옷을 추슬러 입었다.
이것으로 카메라 영상에 우리가 비춰지지 않을거라는 건 알았다.
…….
뭔가 좀, 아쉬워….
스커트의 후크를 채우며, 무심코 허벅지를 서로 비비듯 문지르고 말았다.
* * *
“(있다, 두 명이야).”
예상했던 대로, 반투명한 유리문 너머, 출입용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통로에는 두 명의 괴인들이 경계하듯 대기하고 있었다.
“(지금 기동시킬게).”
나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 의 스위치를 넣었다.
뭔가 가볍게 찌릿, 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지만, 이내 잠잠해졌다.
제대로 작동하고 있겠지?
이것만큼은 정말 확인할 방법도 시간도 없다.
모 아니면 도. 만약 작동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계획도 끝. 그렇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그래도 끝이다.
““(가자)!””
우리는 서로를 향해 속삭이듯 중얼거리고 앞으로 나아갔다.
마스터키를 인증패널에 가져다 대자, 출입용 통로의 반투명한 문이 열렸다.
그러자 그 너머에 있던 검은 정장을 입은 두 괴인이 반응했다.
“마법소녀님들은 이 통로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돌아가주시죠.”
담백한 거절의 말.
그러나 단애는 태평하게 손에 뜬 를 들어보였다.
“뭐어~? 우린 아르몽 그 놈이 시켜서 온 건데.”
“지배인님께서?”
“응. 이 시간에 로비로 올라오라고 말했는걸. 여기 이 키카드도 직접 받은 거고.”
“……확인해보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괴인 중 한명이 정중하게 뒤로 돌아서서 부스럭거렸다.
통신기를 이용해 확인해 보려는 것 같지만, 금방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옆에 있는 괴인에게 말을 건다.
븅신들. 통신이 될 리가 있나.
이 쪽이 막아버렸는데.
“(케이, 지금).”
“(알아).”
나와 단애는 서로 한순간 시선을 교차하고.
우리에게서 등을 돌린 두 사람을 향해, 소리를 죽인 채 달려들려했다.
나는 급소를 찌를 요령으로 손에 마력을 밀어넣고, 단애는 한 손에 불러낸 단도를 꽉 쥔 채로.
그러나 그 순간.
찰칵.
‘어…?’
언젠가 들어본 적 있는 듯한 익숙한 소리와 함께.
눈 앞이 한순간에 캄캄해졌다.
* * *
“…진짜 올 줄이야. 지배인님은 어떻게 아셨던 거지?”
중심을 잃고 기우뚱 기울어져 넘어질 뻔한 마법소녀의 몸을 품에 안 듯이 받아내면서, 괴인이 중얼거렸다.
“이렇든 저렇든, 알아서 하라고 하셨으니까. 낄낄, 아무 것도 모르는 꼴이 웃기네.”
다시 두 사람을 눈 앞에 똑바로 세웠다.
두 사람의 눈은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빛을 잃고 흐릿한데다, 인형 같은 표정으로 초점 없는 눈을 앞으로 향하고 있다.
별 것도 아니건만, 두 마법소녀의 곱상하고 예쁜 외모와 어우러져 터무니 없이 외설스럽고 배덕적인 기분이 들었다.
바지 아래의 남근은 이미 반쯤 부풀어 올라, 단단하게 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만 있으면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너무 복잡한 암시는 안 걸릴 거래. 머리를 좀 써서 제대로 된 암시를 걸라고 지배인님이 신신당부했잖아.”
“끄응, 머리 쓰는 일은 잼병인데.”
두 사람은 잠시간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어떻게 이 마법소녀들에게 적잖은 굴욕과 수치를 주면서, 남에게 넘기지 않고 자신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을까?
톡톡 머리를 두드리고 팔짱을 낀 채 고민하던 그들은.
“좋은 생각이 났어.”
“나도.”
마침내 결론을 내고, 인형처럼 멍하니 선 두 사람의 마법소녀에게 지금 막 떠오른 암시를 주입했다.
* * *
찰칵, 하는 소리가 들려왔던 것 같다.
“어……?”
“뭐냐, 마법소녀들.”
나는 눈을 깜빡깜빡 떴다 감으며 눈 앞의 괴인을 응시했다. 이 녀석, 언제 다시 등을 돌린 거지?
“지배인님은 연락이 안 된다. 일단 돌아가! 지배인님과 연락이 되면 그 때 다시 불러줄테니.”
아니, 지배인…아르몽 녀석이랑 연락이 되어버리면 끝이다.
애초에 우리가 노리던 건 아르몽과 연락이 안 되는 틈을 타, 증원도 부를 수 없는 이 상황에 두 사람을 기습하는 거였으니까.
‘기습, 기습, 어떻게 해야하더라… 아, 맞아.’
내가 뭔가를 떠올리고 입을 열기 전에.
단애 쪽이 먼저 당돌하게 선언했다.
“우린 여길 지나가야 되거든? 그러니까 정정당당하게 기습하러 왔어 얼간이들아!”
“뭐, 뭐…? 기습? 얼간이?”
“이 마법소녀가 뭐라는 거야.”
어라, 기습이 원래 이렇게 따로 선언하는 거였나? 정정당당이라는 말이 어울리던가?
…뭐, 아무려면 어때.
나도 단애의 선언에 편승해서 외쳤다.
“이 허접 X밥 같은 괴인들아! 당장 거기서 순순히 비켜, 못 볼 꼴 당하기 싫으면. 우리는 지나가기만 하면 되니까!”
“이야… 우리 엄청 무시당하는데?”
“마법소녀님들이니까 어쩔 수 없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소리까지 듣고 그냥은 못 비키지.”
“흥, 못 비키면 어쩔 건데.”
“맞아맞아! 어쩔 건데 멍청이, 얼간이, 팔푼이, 촌뜨기, 깐새우 자지들아!”
““까, 깐새우 자지…?!””
괴인들이 실망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고, 이윽고 분노한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
왜지, 화났다기 보단, 즐거운 것처럼 보이는데…?
“좋아. 우리도 그냥은 못 비켜주고.”
“마법소녀님들도 기고만장해서 당당하게 말씀해주시는데, 그럼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하자.”
승부라고?
“승부?”
“그래, 승부. 내기나 갬블이라고 말해도 좋고. 카지노 잖아?”
그 말에.
나도 단애도 무심코 정면에 선 두 괴인의 사타구니를 쳐다봤다.
바지 위로도 보이는 그 부풀어오른 모습에, 침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좋아. 애초에 우리도 그럴 생각이었고. 너희 같은 허접들은 정정당당한 승부로 쓰러뜨릴 생각이었거든.”
“응응. 케이 말대로야. 우리한테 승부하자고 말하다니, 멍청한 놈들이라니까.”
우리들의 기고만장한 모습에도, 괴인들은 표표히 대화를 이었다.
“그럼 이 승부 받아들이는 거지, 마법소녀?”
“물론. 받아주겠어. 나는 마법소녀 케이.”
“나는 마법소녀 단애야. 이 승부… 받아주겠어!”
그렇게 말하고.
나와 단애는 거의 동시에 코스튬의 앞섶을 벌려 가슴을 드러냈다.
““정정당당히, 승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