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258
EP.258
#2-25 격분한 마법소녀는 훈육 당합니다(6)
로즈마리 색의 약. 그 내용물은 저쪽 건너건너에 있는 별에 있는 존재자체가 외설스러운 종족의 유전자가 담긴 기묘한 독 같은 모양이다.
혹은 약이라고 해야할지.
어찌 되었든, 뿔과 꼬리가 돋아나고, 보이지는 않더라도 몸 안 쪽 여기저기가 이상하게 변해버린 것을 확연하게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어찌 되었든.
단비라는 인격을 바꾸지는 못한다.
“떨어져. 꺼져! 거기서 조금이라도 다가오면, 죽을 기세로 쳐 죽여버릴 거야!”
펄쩍 튀어 오르듯 거리를 벌린 단비가, 침대 위에서 끈덕지게 다가오려는 마티스에게 으르렁거리며 경고했다.
솔직히 지금 상태에서 죽일 각오로 덤빈다고 해도, 결국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라는 건 알지만 일단 허세라도 부려야 봐야만 했다.
“그래. 오늘 밤은 그쪽에서 키스해준 것으로 만족할게.”
“읏….”
스스로의 행동을 떠올리니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그래도 단비는 표정을 무너뜨리지 않고 마티스를 노려보았다.
마티스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듯 털레털레 방 밖으로 나왔다.
* * *
단비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단비가 겪고 있는 는 아직도 절찬리 진행 중이다.
그 종족은 이성을 갈구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온몸의 마력은 발정과 성행위를 위해 사용되기도 하니, 마력량이 남다른 마법소녀라면 그 영향력도 훨씬 클 것이다.
솔직히 지금 당장 범하고 싶어서 미칠 것 같다.
로 변해버린 단비의 몸은 수컷을 미치게 만드는 페로몬을 풀풀 풍기고 있었으니까.
강력한 미약과도 같은 효과를 지닌 페로몬 때문에, 지금 마티스의 슈트 아래에선 성기가 이미 단단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는게 느껴졌다.
‘내일은 안 참아야지.’
마법소녀의 강도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막 변화한 몸을 무리하게 혹사시켰다간 망가져버릴지도 모른다.
그건 바라는 바가 아니니까, 오늘은 일단 참아야겠지.
마티스는 내일을 기대하며 콧노래를 불렀다.
“힛힛. 즐거워 보이십니다, 대장.”
그렇게 복도를 지나오자, 도적단의 부하 괴인 중 한 명이 말을 걸었다.
“뭐야, 무슨 일 있어?”
“아뇨. 이쪽도 순조롭습니다. 중간에 우는소릴 하는 여자가 있어서 몰래 데려가서 꿍쳐놓은 케이크 주면서 달래줬더니, 요즘 지나다닐 때마다 저를 흘끔흘끔 쳐다보더라고요. 이거 혹시 그린라이트입니까?”
콩닥콩닥 두근반 세근반 기대하는 표정으로 조언을 구하는 부하 괴인.
순정파 소녀처럼 붉게 달아오른 그 얼굴이 너무나도 역겨워 저도 모르게 한 대 때리고 말았다.
“왜 때립니까, 대장!”
“내 사랑의 한 페이지를 네 역겨운 얼굴로 더럽히지 마.”
“진짜 너무하시네.”
부하괴인이 툴툴거렸다.
“그런데 대장님, 그 노예 낙인이 찍힌 대원들 쪽은 진짜 괜찮은 겁니까?”
“뭐가?”
“저 솔직히 무섭습니다, 그 여자들.”
“왜.”
“…지들 발로 ‘노예가 되겠습니다’하면서 찾아온 여자들인데 안 무섭겠습니까?”
“…….”
토와를 비롯한 노예 대원들을 떠올리고, 마티스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단비에게야 자유의사를 박탈하고 인형으로 전락한 꼴이라면서 마구 비웃는 말을 하긴 했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지나치게 결벽한 【레지스탕스】의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 그들은 수도의 인원과 비밀리에 접촉, 스스로 노예가 되겠다고 선언하며 를 받아들였다.
노예취급을 당하는 것도, 남자들에게 기쁜 듯이 봉사하는 것도, 스스로 선택한 결과다.
“뭐, 하고 싶다고 해서 온 애들이니까….”
제 발로 찾아와 노예가 되겠다고 한 저 여자들은 분명 정상은 아니다.
그래도 까지 떠오른 노예들은 그들의 명령에 저항할 수 없으니 만약의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괜찮겠지. 마티스는 낙관하며 상황을 바라보았다.
‘저게 억압의 결과인가.’
【레지스탕스】에 의한 지나친 억압에 의해, 몇몇 여자들은 뒤틀린 성욕이 생겨버린 모양이다.
토와는 얌전해 보이는 주제에 선두에 서서 노예가 되겠다 선언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더랬지.
‘그 도시도 어둠이 깊어. 생각 이상으로.’
이 별은 미쳤다.
누군가가 여왕을 향한 쿠데타에 성공했으며, 박사는 그 누군가를 돕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진실로써 수도에 퍼져있다.
안 그래도 있으나 마나 한 것 같던 애매한 룰은 그 누군가에 의해 완전히 지워져 버렸으며, 언제 터질지 몰라 잔뜩 초조해져 있던 남녀 간의 불화는 이미 대화재라 불려야 할 정도로 격하게 타오르고 있다.
그 외에도 이 시기를 노려 자신이 정점에 서고자 획책하는 야망은 있지만 멍청한 귀족도 있고, 별이 어떻게 되든 나 몰라라 하며 혼란에 편승하는 멍청이도 있으며, 그런 멍청이들을 상대로 돈을 뜯으려는 똥멍청이도 있다. 그 똥멍청이가 마티스다. 말세네.
여기도 저기도 미쳐 돌아가지만, 그중 가장 정상처럼 보이는 【물의 도시】도 이미 여기저기 곪아있고 병들어 있다.
겉보기엔 화려해 보이지만 모래 위에 지은 탑, 대들보 대신 성냥개비를 끼워둔 격이다.
아마 무너지기 시작한다면, 한순간.
아주 그냥 볼만할 정도로 폭삭 망해버리겠지.
‘뭐가 되었든 나랑은 상관없지만.’
이렇게 미쳐버린 세상이고,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지금이야말로.
비로소 『사랑』이라는 게 빛나는 법이다.
후후.
후후후후후후후.
“부하야.”
“네, 대장.”
“사랑은 좋은 거구나.”
“…….”
퍽!
부하의 주먹이 마티스의 얼굴에 박혔다. 고개가 휙 돌아갔다.
“왜 때리냐?”
“조금 전 대장의 마음을 알 것 같아서….”
이 녀석의 사랑이 실패하도록 온 영혼을 다한 저주를 걸어주었다. 이제 이 놈은 평생 솔로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보다 지정한 포인트에 추적대가 곧 도착한다는 모양입니다.”
“몇 명이랬지?”
“셋입니다. 포획하면 됩니까?”
마티스는 턱을 쓰다듬었다.
셋 정도면 정면에서 덤벼도 충분히 붙잡을 수 있겠지만, 굳이 소수의 추적대를 꾸려서 보냈다는 건 만약의 사태에 탈출할만한 능력이 된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토와를 던져놔.”
“네?”
“거 부대를 이끌던 소대장이 잘못 판단해서, 상대를 향해 정면으로 돌격했다가 전멸, 모두가 포로가 된 상황에서 토와 혼자만 탈출했다… 좋아, 이런 시나리오면 되겠어.”
“알겠습니다, 대장.”
지시를 받은 부하는 준비를 위해 떠나갔다.
떠나가는 부하를 배웅하고, 방으로 돌아가려던 마티스는 한숨을 쉬었다.
아직도 발기가 풀리질 않는데, 이걸 어떻게 하면 좋지…?
* * *
【물의 도시】에서 보내진 첩보대원들은, 본래 예정했던 것보다 하루 늦게 지정된 지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틀 정도로 예상했던 여정이었지만, 중간에 본부로부터의 연락으로 진로를 바꾸게 된 것이 원인이다.
“아… 앞에 누가 있어!”
“토와? 토와다!”
초고속 바이크를 타고 질주하던 그들은 거친 황야의 바위틈에 숨듯이 쓰러진 토와를 발견하고 방향을 틀었다.
“토와!”
쓰러진 몸을 껴안아 부축해주자, 토와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어….”
“괜찮아? 무슨 일이야? 자세히 설명해 봐!”
토와는 상처는 없었지만 옷이 여기저기 헤지고 반쯤 벗겨져있었다.
그 모습에 대충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할 수 있어, 추적대의 대원들은 분노로 이를 갈았다.
“일단… 돌아가야… 해… 다들 포로가… 수도로, 가고 있….”
띄엄띄엄 말하는 토와의 말에 귀기울이며, 대원들은 일단 본거지인 물의 도시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적의 규모도 규모인데다 수도로 간게 사실이라면, 지금의 인원들만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쳐버린 토와의 안전도 확보해야한다.
이대로 토와를 도시로 이송하고, 새로운 추적대를 꾸려서 움직이게 될 것이다.
여기까지, 모든 것은 적의 수괴인 마티스의 계획대로였지만, 추적대가 이 사실을 알 방도는 없었다.
* * *
새벽.
모두가 잠들어버려 지나칠 정도로 조용한 침묵이 깔린 도적단의 아지트 안.
그 복도를, 단비가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어디 보자….’
의 영향인지, 아무리 잠을 청하려고 누워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영 잠에 들 수가 없던 단비는 산책을 겸해 밖으로 나왔다.
거기가 근질근질 쑤시는데다, 발정이 난 몸을 가라앉히려면 역시 수음(手淫) 같은 자위 행위가 가장 효과적일 테지만,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단비는 의식적으로 거부했다.
그런 거 해버리고 나면 져버리는 것 같고.
‘시원한 바람을 쐬고 싶어… 나갈 수 있을까.’
설마하니 이런 시간까지 통로가 막혀있을까? 아니, 최소한 어딘가 탁 트인 공간에라도 가고 싶다.
방 안은 창문조차 열리지 않으니까.
“아…?”
복도를 따라 조심스럽게 걸어가던 단비는, 어둠 속에서 휘청거리며 걷는 실루엣을 발견하고 재빠르게 몸을 숨겼다.
터덜터덜 걸어오는 것은 반쯤 잠에 든 것 같은 괴인 마티스.
몽유병에라도 걸린 것처럼, 우워어어어~하는 느낌으로 휘청거리며 걷고 있다.
‘어… 이거 찬스 아냐?’
마티스는 어딘가 정신이 없어보였다.
이대로면 틈을 찌르고 저 목을 쳐버리는 것도 가능할 것 같은….
단비는 통로의 옆에서 숨을 죽이고 마티스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아직 적응이 되지 않는 몸의 열기 때문에 호흡이 흐트러질 것 같았지만, 가까스로 억눌렀다.
손에는 지금 막 소환해낸 손도끼.
지금은 이 정도 밖에는 못 꺼내지만, 체중을 실어 휘두르면 어쩌면――
‘지금이다!’
마티스가 이쪽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통로를 지나치는 그 순간.
단비는 소리를 죽이고 뛰쳐나와, 마티스의 목을 향해 손도끼를 휘둘렀다.
투박한 도끼날이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끊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