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313
EP.313
#2-29 마법소녀님은 클럽에 행차하셨습니다(4)
알파와는 예전부터 나쁜 사이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적당히 생각나면 놀러 다니고.
적당히 생각나면 만나고.
적당히 생각나면 밥이나 먹고.
수준이 맞는 집안, 나중에 도움이 될 집안을 따지다 보면 결국 만나고 노는 친구도 항상 거기서 거기가 된다.
내 마음이 어떻든, 수준이 맞지 않는 상대와 함께 지내려 하면 결국 마음 고생만 하고 끝난다는 건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깨닫게 된 인생의 진리고.
어쨌든.
혼자 있는 것보다는 나았으니 ‘어쩔 수 없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지만.
‘선택지가 없어서’ 만났다 라는 말은 부정할 수 없으리라.
……………….
…………………………
“………………………………………….헷.”
아니.
아니다.
어쩔 수 없다니, 선택지가 없다니, 솔직히 그런 건 상관 없다.
다 거짓말이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나는 이미 오래 전부터 그 녀석만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설령 나와 영혼의 반쪽을 나눈 친구가 생기더래도, 그 여자에게서 눈을 뗄 수 있었을 리가 없다.
알파가, 그… 아니, 그녀가 보고 싶어서, 너무나 보고 싶어서 이성과 조심성이라는 이름의 옷을 벗어 던졌었다.
영혼이 몸을 떠나 칠흑처럼 새까만 어둠 속을 배회하듯, 그저 보고 싶고, 만나고 싶고, 또 보고 싶어서 잘 훈련된 개처럼 언제든 그녀를 향해 정신없이 달려 갔었다.
아아, 그 모든 일들이 마치 어젯밤 일만 같다.
나는 그 녀석에게 지배당하고 있었다.
몸도, 마음도, 심지어 영혼까지도 나는 그 녀석에게 지배당하고 있었다.
늘 도도한 그 얼굴 아래에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잔혹하고 이기적인 마음이 숨겨져 있으며, 거짓말이 가득하고, 무엇보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랑스러운 사람.
이 마음이 용서받지 못할 사랑이라는 사실도, 증오해 마땅한 대죄라는 사실도 알고 있지만, 참을 수가 없어서.
이 애끓는 마음을 감추기 위해, 외국으로 도망치듯이 떠나기도 했다.
모든 것은, 알파라고 하는 사랑스러운 인간을 멀리하기 위해――
* * *
클럽의 VIP들에게 제공되는 어느 룸 안.
알파는 기절해 잠든 사이 이곳에 끌려왔다.
창문 하나 없으며, 오돌토돌한 벽은 방음처리도 완벽. 인테리어도 잘 되어 있으며 야릇한 조명이 켜져있다.
호텔방, 이라기보다는 ‘팩토리룸’이라는 편이 좀 더 어울리는 방이었다.
차닥, 차닥.
질척… 주르륵….
“뭐… 하는 거야…!”
그리고 그 방 안쪽, 푹신해보이는 침대 위.
얌전히 누운 알파의 몸에, 반짝이는 로션이 차닥차닥 꼼꼼하게 발라지고 있었다.
로션을 바르는 건 ‘금발 + 태닝’라는 외모를 고스란히 소화하고 있는 양아치 같은 청년, 한찬득이다.
알파의 음료에 약을 탄 것도 그고, 그녀를 이곳으로 끌고 온 것도 한찬득이다.
알파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입고 있던 옷은 아랫속옷을 제외하고는 모두 벗겨져 있었다. 싱그러운 피부의 알몸이, 부드러운 유방이 고스란히 드러나버리고 만다.
“머리가 해피해지는 약이야. 좋은 건 나눠야지, 친구. 응?”
“친구는 무슨. 주접도 적당히 떨어야지…!”
태연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는 한찬득에게, 알파가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그녀는 조금 전에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눈을 뜨고 보니 이미 이 방에 끌려와 있었고, 옷도 홀라당 벗겨져있었으며, 이상한 로션을 발라지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손발이 구속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아서 저항이나 도망은 꿈도 꿀 수가 없었다.
“이 새X… 【메크라크】랑 무슨 관계야…!”
“아, 들켰어?”
지금 로션을 바르는 곳은 겨드랑이다. 알파의 두 팔을 만세를 외치듯이 올리고, 그런 그녀의 겨드랑이에 로션을 추가로 발라간다.
로션을 바르면서 겨드랑이 살을 손가락 끝으로 살살살살 긁어진다.
“나한테 지구의 약이 통할 리가 없으니까….”
“그러고 보니 마법소녀랬지. 그 인간이 꼭 이걸 써달라고 말한 이유가 있었구나.”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건지, 알파가 마법소녀라는 사실도 태연히 입에 담으며 찬득은 로션 바르기를 계속했다.
노골적인 성감대는 아직, 그러나 배꼽부터 겨드랑이, 허벅지 아래와 같이 아슬아슬한 곳곳을 반짝이며 질척이는 로션을 꼼꼼하게 펴발라간다.
손가락 끝까지도 로션이 발라지고, 알파의 손가락 관절을 찬득은 엄지와 검지로 꾸욱 누르며 마사지해주었다.
그게 무슨 의도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의식이 분산되며 몸이 움찔 반응해버릴 뻔 한 것을 알파는 애써 참았다.
이어서 발바닥에 이어, 발가락 사이까지 꼼꼼하게 바르고 나자, 이어서 알파의 탱글한 흉부 위로 로션을 주르륵 흘려떨어뜨렸다.
피부에 닿는 차가운 감촉에 흠칫 몸을 떨었다.
“내 오랜지기 친구가 이렇게 따먹기 좋은 몸뚱아리를 하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
“…뒤에서 사람 팔아넘기는 놈이 친구야? 대가리에 총 맞았냐?”
“어쩔 수 없잖아. 지금 대세는 【메크라크】라고? 그 녀석들의 그 기술! 초과학! 그런 것들의 혜택을 받는데 친구 하나 팔아 넘기는 거면 싼 거지.”
“……너 같은 놈이랑 아는 사이라는 게 수치스럽다.”
남자의 두 손이 가슴을 위아래로 문지른다.
가슴 사이나 아래쪽도 확실하게 바른 뒤에는 다홍색의 유륜으로, 그리고 유두로 손가락이 옮겨졌다.
유두의 끝을 꾸욱 눌려지자, 이미 발기해 서있던 유두가 아무런 저항도 없이 살에 파묻혀갔다.
“아윽…!”
파묻혔던 유두를, 이어서 손가락으로 꼬집어 올려졌다.
그러자 뇌리에 번개가 치는 듯한 쾌감이 흘러, 지금까지 가까스로 참고 있던 신음이 흘러나와 버렸다.
이 자식, 손길 하나하나가 묘하게 능숙해서 짜증나…!
“너야말로 너무 멍청한 거 아니야? 알파? 뭘 믿고 그걸 그냥 마셔? 내가 대접한 거니까 할 말이 없긴 하지만.”
“……이 정도로 멍청할 줄은 몰랐지.”
“멍청해? 내가?”
“지구를 침략하는 침략자들이랑 손을 잡다니… 쓰레기인 줄은 알았어도, 별을 팔아넘기고, 사람까지 팔아넘기는 그런 개쓰레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개X끼야…!”
분한 목소리로 매도하는 알파를, 한찬득은 사랑스럽다는 듯이 내려다봤다.
“낄낄, X나 귀엽네.”
아무리 기세 좋게 말한다 해도, 흐트러진 호흡은 숨길 수가 없었다. 얼굴도 그녀의 상태를 드러내듯 붉어져 있다.
부드러운 가슴에, 그리고 온몸에 펴 발라진 로션이 차츰차츰 알파의 피부에 스며들고 있었다.
――【메크라크】의 괴인에게 전해 받은 특별한 로션.
마법소녀에게도 통하며 말까지도 발정시키는 강력한 미약이 섞여 있는 로션의 효과다.
부드러운 가슴은 조금씩 단단함을 찾아가고 있으며, 그 정점에 선 돌기도 빳빳하게 서고 있다. 손가락 끝으로 톡, 치면 파르르 떨릴 것처럼 귀엽다.
아아… 으…!
찬득은 그 귀여운 유두를 집요하게 희롱하며 괴롭혔다. 미약으로 인해 몇 배나 늘어난 쾌감에, 알파는 추태를 보이지 않도록 견디느라 필사적이었다.
“이, 이거 풀어…! 지금이라도… 풀어주면 용서해줄, 흐읏… 으… 용서… 해줄 테니까…! 그 괴인 새끼들도 전부 쫓아낼 거니까…!”
“그래선 안 된다고 말하는 거잖아 멍청아.”
“너어… 후회할 거야. 진짜 후회할 거다…?”
“후회 같은 거 안 해.”
꺄윽…!
이번에는 비틀 듯이, 알파의 유두를 꼬집자 암컷 몸뚱이리가 다시금 퍼득 떨렸다.
“애초에 X발, 【메크라크】는 상관 없었거든. 내가 바라는 건 하나뿐이었으니까.”
뭐…?
뭐라는 거야?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언동에 알파가 눈살을 찌푸리려니, 드디어 한찬득의 손이 집요하게 희롱하던 유두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대신이라는 듯, 그 손으로 알파의 턱을 붙잡고 본인의 얼굴을 바싹 들이댔다.
한찬득의 얼굴이, 구릿빛의 피부가, 그리고 바닥이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욕망에 가득한 눈이 시야 한가득 펼쳐졌다.
‘어, 어라…? 이 얼굴… 이 눈… 설마…?’
그 얼굴을 보고, 알파는 한순간 무언가를 깨닫고 말았다.
본능적으로 떠올린 생각을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말도 안 된다. 그럴 리가 없다.
그러는 사이 한찬득의 얼굴이 한층 더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그 혀로, 알파의 눈을 핥았다.
“?!”
소름이 쫘악 돋았다.
사람의 안구를 핥다니!
변태야?!
“넌 내 거야.”
“아… 어…….?”
“절대 안 놔줘.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내 것으로 더럽혀줄 거야. 지구도, 재산도, 회사도, 사람도, 영혼도, 다 줘버려도 돼.”
너만 있으면.
희열에 젖은 얼굴로, 한찬득이 재차 중얼거렸다.
“너만 있으면 돼…! 너만, 너만, 일생 단 한번이라도, 너만 X발 X나 더럽혀줄 수 있으면 돼…! 아아…! 기대돼! 기대돼, 기대돼! 아, X나 기뻐서 미쳐버릴 거 같아! 내 아래에 그렇게 기대하던 네년이 깔려있다는 게 지금 너무 기뻐서 견딜 수가 없잖아! 아아아아아…!”
“우웁…!”
술 냄새가 나는 숨을 토해내며 미친 것처럼 희열에 가득 차 중얼거리던 한찬득이 알파의 입술을 덮쳤다.
따뜻하고 보드라운 마법소녀의 입술을 그대로 뜯어낼 것처럼, 마치 짐승 같은 기세로 알파의 입술을 탐한다.
“…! ……!”
알파는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그 입을 받아들였다.
‘하지마!’
‘싫어!’
그렇게 외치듯 굳게 닫으려는 벚꽃색의 단아한 입술을, 짐승 같은 혀가 억지로 비집어 연다.
혀를 얽고, 잇몸을 마음껏 핥고, 볼 안쪽을 비벼 올리는 찬득의 행동에 머리가 아찔해졌다.
‘히야~ 달콤해!’
그런 한편, 한찬득은 그녀의 고급스러운 입술 맛을 기억 속에 각인이라도 하겠다는 듯 더욱 진하게 입술을 밀어붙였다.
한국에서든 외국에서든 여자 경험이 적지 않은 그지만, 이토록이나 향기롭고 이토록이나 품위있고 이토록이나 달콤한 입술은 생전 처음이었다.
평생토록 키스에 매달리고 있어도 전혀 질리지 않을 것만 같았다.
알파의 귀에 그런 안내음성이 들려왔다.
더불어 입술이 한층 더 민감해지고 만다. 억지로 키스당하고 있는데 기분이 좋아져버리는 것은 물론이요, 마치 보지를 직접 간지럽히는 듯한 감촉에 알파의 머리가 새하얗게 변해버렸다.
어떻게든 거절하려고, 밀어내려고 했던 혀의 움직임도 차츰차츰 침입해오는 입술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얽어오는 방향으로 바뀌어져 간다.
남자의 손이 미끄러져 내려가, 로션으로 젖은 알파의 배꼽을 긁적였다.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가슴을 움켜쥔 채 주무르면서, 손가락 끝으로 유두를 굴렸다.
“우응… 아…!”
키스하는 입술 틈새로, 다 막지 못한 음탕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