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448
EP.448
#2-40 마법소녀와 아카데미 잠입 생활(5)
지끈….
지끈, 지끈…
지끈지끈지끈지끈지끈지끈지끈지끈지끈지끈지끈지끈지끈지끈지끈――
‘머리 아파….’
‘답답해… 죽을 거 같아….’
머리가 아프다. 아니, 아프기보다도 『불쾌하다』.
귓구멍을 통해 머릿속에 지렁이가 백마리는 들어와서 마구 몸부림치면서 돌아다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머릿속에 위화감이 가득하다.
이대로 두개골을 쪼개버리고 안에 든 것을 직접 손으로 휘저어 엉망진창 만들어버리면 차라리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답답하고 괴롭고 불쾌하다.
‘살려줘.’
죽을 거 같진 않다. 그러나 죽는 것 보다 고통스럽다.
이대로 의식이 잠겨들고 사라져버릴 것 같다. 생각이란 것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괴롭고 힘들다.
살려줘.
살려줘.
누가, 좀, 도와줘…!
『으응… 괜찮아, 괜찮아 케이야.』
목소리가 들려온다. 상냥하고 부드럽게 감싸안는 목소리.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
『자, 내 목소리를 들으면 점점 더 기분이 좋아진다… 머리도 상쾌해져가… 불쾌한 것도 괴로운 것도 점점 더 사라진다….』
『――짠, 괜찮지? 괜찮아졌지?』
아.
아아아아…
맞아, 좀 더 나아진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는데 입가를 뭔가가 덮었다. 숨쉬기 힘들어서 무심코 “우웅….”하고 힘없이 소리를 내버렸다.
『괜찮아, 괜찮으니까. 깊이깊이 들이마셔. 그러면 훨씬 기분이 좋아질 거야….』
『깊이, 천천히… 깊이, 천천히… 스으으… 후우… 스으으… 후우… 깊이, 천천히… 깊이, 천천히….』
깊이, 천천히.
깊이, 천천히.
깊이… 천천히….
스으으으으… 후우…. 스으으으으으으…. 후우….
‘아… 정말로… 기분이 좋아진다… 머리가 둥실둥실….’
‘온 몸이 기뻐하는 기분이야… 아아… 행복해…♡’
지끈거리는 머리는 많이 가라앉아가고 있었다. 뇌에 느껴지는 위화감이 벽 하나 너머에 있는 것처럼 희미해져 간다.
그런 내 귓가에, 다시금 누군가가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케이, 케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기억해. 잘 믿어줘. 의심하지 말고 들어줘.』
『그러면 지금처럼 행복한 기분이 늘 가득할 거야. 그러면 지금처럼 머리가 아파지지 않을 거야.』
믿을게. 응. 반드시 믿을게. 꼭 믿을게.
말해주세요… 뭐든 말해주세요… 믿겠습니다… 믿을게요….
『■■■…■■■■■…■■, ■■■■■』
『■■■…■■■■■■■, ■■■■■■■■…■■, ■■■■……■■■■■■』
아… 들린다… 들려…
네… 네… 알겠습니다… 믿을 게요… 믿을 게요…
반드시………
* * *
[그래서, 둘 다 이제 걱정은 없다는 거죠?]“네, 그렇습니다. 한 명은 조정이 끝났고, 다른 한 명은 지금 나노머신 활성제와 방에 비치된 간이 세뇌머신으로 조정 중입니다.”
어두운 조명 빛이 비치는 방 안.
달빛과 같은 백발에 가까운 은발 아래서, 통신기를 통해 들려오는 우드 교장의 목소리에, 야야가 무기질 적이게 대답하며 방 안에 비치된 침대 옆으로 시선을 옮겼다.
으… 으으….
그읏… 오옷… 미, 믿을게요… 믿을게요오…♡
침대 옆에는 의자가 놓여있으며, 의자 위에는 케이가 신음을 흘리며 앉혀져 있다. 천박하게 벌어진 다리 사이로 뽀얀 허벅지와 물기가 어린 음렬이 고스란히 보이는데도, 가릴 여유는 없어 보였다.
머리에는 우드 교장의 실험실에서 보던 것과 비슷한 헬멧을 쓰고 있지만, 이라는 명칭대로 실험실의 그것보다는 작고 이것저것 부수적인 장치도 연결되어 있지 않았다. 전원플러그 형식도 아니고 배터리식이다.
“자, 케이… 알겠지? 그대로 믿어주면 돼… 의심하지 마… 의심하지 않는 거야… 의심하면 안 돼….”
단애는 의자에 무방비하게 앉은 케이의 뒤에 서서, 헬멧이 혹시라도 빠지지 않도록 이따금 고쳐 씌워주거나 그 귓가에 속삭여 의식을 유도한다거나, 혹은 조금 전의 손수건에 나노머신 활성제를 묻혀 케이의 입과 코를 덮어 억지로 들이마시게 하기도 했다.
단애의 두 눈은 죽은 것처럼 빛을 잃은 상태다. 지금의 야야와 마찬가지. 꼭두각시 인형처럼 제 의지가 사라진 상태.
이미 단애는 케이의 방에 오기 전에 조정이 끝났다. 불완전한 세뇌로 인해 위화감을 눈치챘을 때를 대비한 야야의 에 의한 것이다.
이제 막 세뇌에 들어간 마법소녀 두 사람에게는 아직 시기상조(時機尙早)라 삽입되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세뇌가 진행된지 얼마 안 된 대상들에게는 세뇌가 어느 정도 혹은 완벽히 진행된 상품을 동행시킨다.
평소에는 보통의 인격 그대로 생활하지만, 이렇게 주기적으로 나노머신에 의한 의사 인격이 활성화되어 동행한 암컷들의 세뇌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공장】처럼 24시간 모니터링도 불가능하고, 우드 교장 등이 독자적인 방식으로 구축한 세뇌 시스템에는 불안정한 부분도 엿보이기 때문에 취한 고육지책이다.
애초에 이 기숙사 자체가 세뇌의 침식 상태를 확인하고, 바로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건물.
층이며 방 곳곳에 모니터링용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방 안에는 이렇게 와 가 비치되어 있으며, 대기하고 있는 인원들도 세뇌 프로그램에 대한 교육을 마친 숙련된 조교들이다.
[그래. 마법소녀를 세뇌하는 건 처음이니까요. 효과가 없는 건 아닌 것 같지만, 완전히 맞을만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몇 번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긴 하겠군요.] [그러니까, 제가 됐다고 할 때까지 매일 ■■시에 두 사람의 세뇌상태를 확인해주세요. 알겠지?]“네, 명령하신대로.”
[……흥, 그 건방진 암퇘지가 이렇게 고분고분해지다니… 레지스탕스 주제에, 협력자들을 이렇게 수컷에게 제 손으로 팔아넘기는데 죄책감도 없나? 부끄럽지는 않아?]“그런 감정은 없습니다. 레지스탕스 주제에 꼴사납게 패배한 저는, 수컷님들의 영원한 종입니다. 수컷 님들의 명령이라면, 무엇이든 따르는 충실한 암캐입니다.”
[그래, 잘 기억하고 있다니 다행이야… 세뇌상태는 양호하군. 내일은 포상으로 그 보들보들한 보지와 클리토리스를 울부짖을 만큼 잔뜩 괴롭혀 줄테니까….]야야는 극소 마이크로 통신기를 통해 전해져 온 우드 교장의 말에 어깨를 가늘게 떨었다.
수치심이나 공포가 아닌, 세뇌와 개조로 피학체질로 바뀌어버린 성벽에서 비롯된 기대감과 유열 때문이었다.
“아하~♡ 너무 기대가 됩니다… 이 암퇘지의 마조 보지랑 마조 클리토리스를… 하우으으으…♡”
기대감만으로 젖어버린 보지를 감추듯, 혹은 허전함에 애가 타듯 야야는 허벅지를 비비며 교태롭게 말했다.
물론 지금은 본래의 인격을 차단한 유사인격일 뿐이고, 자고 일어나서 돌아오게 될 본 인격은 이런 자신의 모습을 경악하며 받아들이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본 인격이 지금의 인격을 깨달을 방도는 없다.
――케이와 단애와의 만남에서 고작해야 수일 전.
――그 수일 전에 붙잡혀 세뇌 공정에 들어가고 만 야야는, 이미 그 정신이 완전히 유린되고 속박되어 수컷들의 충실한 종이 되어있었다.
* * *
『케이~ 케이~ 일어나 봐~.』
어…….라?
뭐지… 졸린데….
『빨리 안 일어나면 이 귀여운 엉덩이에 재밌는 짓을 해줄 거야~♪ 이 【메크라크】 전통주를 항문에 꽂고 직장에 꼴꼴꼴꼴 부어넣어줄 거다~?』
하지 마….
솔직히 온 몸이 나른해 이대로 푹 잠들고 있었지만, 정말로 내 몸을 뒤집고 아무 것도 입지 않아 훤히 드러난 내 엉덩이를 위로 올리는 것을 느끼며 식겁해서 서둘러 눈을 떴다.
“자~ 술이 들어간다, 술이 들어간다~~ 쭉~ 쭉쭉쭉쭉~~~!”
“하지 마, 이 망할 년아!!!”
퍽!
“꺄아아아아악?!”
엉덩이에 뭔가 차가운 주둥이가 꽂히는 것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내 바로 뒤에 있던 단애를 발로 차 날렸다.
자세가 불안정하던 단애는 불의의 일격에 대처하지 못하고 그대로 침대에서 굴러 떨어졌다.
이, 이 년… 진짜로 술병을 내 엉덩이에 꽂아넣고 있었어!
“일어났냐, 잠탱이?”
“…누가 잠탱이에요 야야 님. …어라? 근데 뭐하고 있었더라?”
어느샌가 나는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폭신한 침대의 감촉이 기분 좋다. 이대로 푹 잠들면 일주일은 그대로 잠들 자신이 있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분명 자다가 위화감이 느껴져서… 그래서 잠에서 깼었고….’
그리고 단애와 야야 님, 두 사람을 안에 들였던 것까지는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다음에…?
“맞아, 분명… 그러니까… 고등부의 교장이랑… 우드 교장이 수상하다는――”
“아야야야… 케이, 아직도 그 소리야?”
내가 중얼거리며 말하자, 침대 아래로 굴러떨어졌던 단애가 바닥에 찧인 후두부를 매만지면서 울상을 지으며 일어섰다.
“수상한 건 고등부 교장 뿐이라니까? 왜 자꾸 믿을만한 우드 교장까지 걸고 넘어져?”
“어……….”
수상한 건 고등부 교장 뿐?
아니, 아닐 텐데.
수상한 건… 분명….
………….
………………………
…..아니, 아니. 그렇네.
“맞아… 그랬었어.”
‘그랬었던 것 같아.’
“수상한 건 고등부 교장 뿐이지, 응. 맞아. 우드 교장은 왜 수상하다고 한 거지, 나?”
“내가 어떻게 알아. 케이가 바보인 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나 그래도 학교 성적은 괜찮았단 말야… 자꾸 바보바보 하지 마.”
남 부럽지 않은 대학교도 나오고, 남 부끄럽지 않은 점수로 졸업했다. 바보라고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그래놓고서도 사회성이 지나치게 결여돼서, 제대로 취직도 못하고 빈둥빈둥 백수 생활이었다마는….
어쨌든 혼란스러웠던 부분은 사라졌고, 의심해야 할 상대는 확실하게 정해졌다.
“어쨌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내 실책이야. 그 부분은 확실히 사과하지. 방심하는 바람에 허를 찔리다니, 말도 안 되는 멍청한 짓이지.”
“하지만 오히려 기회야. 우리는 적의 수단도 방식도 알아차렸지만, 그 고등부의 교장은 우리가 알아차렸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지.”
즉, 이번엔 우리 쪽에서 허를 찌를 수 있는 상황이란 뜻이다.
“그러면 지금 당장 쳐들어가는 건가요?”
나는 의 배터리를 확인하며 물었다. 배터리는 아직 절반도 차지 않았지만, 그래도 교장 하나를 족치는 정도면 가능하다.
그러나 야야 님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 지금 우리는 정보가 너무 적어.”
“어떤 병력이 그 교장에게 있는지, 감시 시스템은 어떻게 되는지, 하물며 그 인간의 숙소조차 모르고… 거기다 【공장】과의 관계성도 알 수가 없지. 고문한다고 정보가 나올지도 모르고. 만약 도망치게 내버려두기라도 했다간, 우리 뿐만 아니라 우리를 추천한 우드 교장까지 위험해질지도 몰라.”
“그렇다면….”
“지금은 일단, 현상유지에 주력할 거야. 아무 짓도 안 해.”
“……..”
야야 님이 나를 바라보고, 단애도 동의하듯이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뇌된 척을 하는 거야. 상대의 순종적인 괴뢰, 꼭두각시 인형이 되었다고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속여서… 정보를 최대한 끌어내는 거지.”
상대방은 우리를 철저히 얕보고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게 세뇌한 꼭두각시 인형을 앞에 두고 있으니, 다소 그 입이 가벼워지는 것도 기대할 만하다.
약간 내용이 질척해져버리긴 했지만, 본래 상정하고 있던 잠입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때는 단순히 얌전한 선생님 노릇이라도 하면서 정보를 캐내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선생님 노릇에 더해 세뇌된 인형의 연기까지 해가면서 하는 거겠지만.
‘뭐… 처녀도 아니고.’
괜찮다. 괜찮을 것이다. 순종적인 암퇘지 역할이야 익숙하니까…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를 더하고, 정보를 공유한 뒤 헤어졌다.
아직 밤은 한참 남은 만큼, 두 사람을 보낸 뒤 나는 그대로 다시 침대 위에 풀썩 쓰러졌다.
하아… 오늘은 많은 일이 있었어… 피곤하다… 이상하게 머리는 상쾌한 것도 같지만… 몸이 노골노골 녹아내릴 것 같은 걸….
정말 이대로 일주일은 푹 자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