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576
EP.575
#2-59 마법소녀 최면유희(최면방송 – 에르) (1)
――【메크라크】 어느 회선의, 어느 네트워크.
일정 수준 이상의 계급만 열람할 수 있고, 특별한 이용료를 내야만 이용할 수 있는 그 채널에는, 최근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되는 어떤 방송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 방송은 시작하기 전에, 몇시간에 걸쳐 매번 다른 마법소녀의 촬영 영상을 띄운다.
지구의 마법소녀들.
저급한 괴인들을 물리치고, 나름 인지도가 높은 강력한 괴인들마저도 아름다고 화려하고 또한 잔학하게 쓰러뜨리는 무시무시한 암컷들.
그녀들이 어떻게 괴인들을 쓰러뜨리고, 얼마나 화려하고 아름다운 외견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듯한 선전용 영상이 몇시간에 걸쳐 틀어지고….
그리고 예고한 시간이 되면.
바로 그 영상속의 마법소녀 본인이, 실시간 방송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어떤 연구의 스폰서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담고….
* * *
『흐으읍….』
『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영상에 떠오르는 건, 어느 번쩍이는 짧은 백금발의 마법소녀.
등에는 날개, 입고 있는 복장은 노출은 많지만 용맹하고 신성한 전사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갑주와 드레스.
지구의 어느 전설로 화자되는 신의 군대, 『발키리』를 모티브로 한 코승튬을 입은 한 마법소녀가, 영상 속에서 화려하게 날아다니며 자신보다 몇 배는 큰 괴물을 난도질하고 있었다.
양 손에는 빛의 검, 그리고 그녀의 주변에도 같은 빛의 검이 무수하게 떠다녀, 각자가 의지를 가진 것처럼 날아들어 그녀를 보좌한다.
박사가 만들어 낸 특제 키메라. 판타지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드래곤의 형상을 닮은, 그러나 그것보다 징그러운 외견의 질척질척한 괴물.
중하위권의 마법소녀가 두셋 달라붙더라도 처리하기 어려울 키메라에게 공중에서 달라붙어, 빛의 궤적을 흩뿌리듯 난도질을 계속하면서――마법소녀는 영창을 계속하고 있다.
『가라――【라그나로크, 부펫카르트】!!』
마법소녀의 마지막 영창과 함께, 공중을 어지러이 날아다니던 검들이 일제히 괴물을 겨누더니 단숨에 날아들어 괴물의 몸에 꽂혔다.
두꺼운 피부에 퍼버버버버벅 꽂히며, 괴물은 고슴도치 같은 신세가 되어버렸다.
고통에 울부짖으며 길게 뺀 두 개의 목을, 에르는 마지막이라는 듯 두 손으로 든 거대한 빛의 검으로 일도양단(一刀兩斷)해버린다.
깔끔하게 썰려 목숨을 잃은 채 아래로 떨어져내리는 괴물의 몸뚱아리를, 백금발의 마법소녀――에르가 빛으로 만든 그물로 붙잡아 사람들이 사는 도심에서 멀어져, 바다 한복판에 던져버렸다.
무수한 영상 중에서도, 특히나 평판이 좋은 영상 중에 하나다.
당사자인 마법소녀는 가슴도 거의 없고 체구도 작은 데다 살집이 부족해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적어보이지만, 그 생기 넘치는 모습과 범접하기 어려운 고귀한 분위기가 철저히 떨어뜨려 더럽히고 싶어주고픈 충동을 일으킨다.
동시에 괴인들을 상대할 때면 보이는, 그 한껏 비웃거나 삐죽거리는 시건방진 태도에 일부 코어팬들마저도 생겨날 정도였다.
거기에 더해, 이 마법소녀는 스스로 운영하고 있는 스트리밍 채널도 있어서 주기적으로 방송 또한 진행하고 있어서.
괴인들은 종종 그녀가 진행하는 방송의 컨텐츠 용 제물로 전락해버리기도 한다.
본래라면 아무런 힘도 없는 지구의 일반인 따위, 열 명이 달라붙어도 괴인 하나를 어쩌지 못할 쓰레기 같은 것들이지만.
안타깝게도 에르는 반대로 쓰레기처럼 괴인들을 쓸어버리고 베어버리는 모습을 방송으로 내보내며, 지구의 인간들로 하여금 외려 그들을 비웃고 한심한 것들이라고 낄낄 웃을 수 있는 안줏거리 농담 삼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한 모든 행적, 활약상, 그녀가 지구에서 보이고 있는 영향력.
――그녀가 촬영해 내보낸 지구의 방송들, 그 방송을 본 지구인들의 댓글들.
――그 외의 상세한 정보까지도.
그러한 모든 내용이 네트워크를 통해 송출된 뒤.
이어서 예정된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화면이 바뀌었다.
[안녕하세요, 시간이 되었네요. 앞으로 5분 정도 있으면 약속한 시간이 되어요.] [벌써 와계신 분들이 꽤 많네요… 와…우….]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시간 맞춰서… 시작할게요.]* * *
어디…보자… 마스크…는 착용할 필요 없고.
코스튬… 복장도 문제 없고….
설비도… 뭐야… 평소에 쓰던 것보다… 훨씬 좋다를 넘어서… 상상도 못해 본 느낌이야….
이게 외계인들의 방송설비구나… 신기해….
‘좋아… 준비는 다 됐어.’
‘이제 곧 시간이야. 심호흡, 심호흡.’
에르는 이제 곧 시작 시간에 가까워지는 시계를 곁눈질하며, 다시 한번 눈 앞의 장비들을 확인했다. 그녀도 어쨌든 인기 방송 스트리머. 나름의 노하우가 쌓이면서, 몸에 밴 습관이다.
그래 봐야 모르는 장비들뿐이라 설치는 모두 다른 괴인들이 해줬고, 그녀는 제대로 켜져 있는지 확인하는 정도밖에 못하지만.
장소는 그녀의 방. 방송은 의자에 앉거나 침대 위에서 진행한다.
방송을 위한 특별한 종류의 카메라는 그녀를 사방에서 촬영하는데, 그녀가 어떻게 움직이든 AI가 조정해서 알아서 카메라를 조절해주니 방송 중에도 이동은 자유로울 것 같았다.
――그러면, 이제 곧 시작이니까.
여느 때와 같이 방송하기에 앞서서 심호흡하면서 자신을 진정시키고, 가능한 편하게, 자연체로 있도록 스스로를 제어한다.
괜찮아, 괜찮아.
늘 하던 방송이니까.
방송 한두번해보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도로 긴장할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스스로를 고무시키는 사이, 드디어 예정시간에 도달했다. 에르는 잠깐 꺼두었던 마이크를 키고,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얼굴로 배시시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메크라크】의 훌륭한 신사 여러분. 제 소중한 주인님들. 지구의 마법소녀 에르입니다.”
“이제 이것도 두 번째 방송, 오늘도 잘 부탁드려요~.”
“주인님들의 훌륭한 보지노예가 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방송할게요.”
저번에 첫 번째 방송은 이미 했다. 그 때는 소개하는 겸 짧게 끝났었는데.
다만 소문을 타고 들어왔는지,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게스트 숫자는 그 때보다 다섯 배 이상 많았다.
으와, 긴장되어버리고 마는데.
아니, 하지만 이 정도 숫자면 뭐… 괜찮아. 괜찮아. …아니, 안 괜찮아. 진정하자. 침착해. …침착할 수 있겠냐.
에르는 방송 화면이 잘 나오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는, 제대로 시작하기에 앞서 옆에 놓아두었던 시험관 병을 들어보였다.
얇고 긴 시험관은 다섯 개가 나란히 틀에 고정되어 세워져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비어있다.
“먼저… 그, 방송하기에 앞서서, 박사님이 시키신대로 이거를 한 병 마셨거든요… 특별한 미약 주스, 라는 모양이에요….”
“5분 전에 딱 방송 킬 때 마셨는데… 벌써 약효가 돌아서요… 지금 엄청 더운 기분이에요… 여기, 에어컨 들어놨는데도 땀 나는 거 보이시죠…?”
홍보할 상품이기도 한 특제 미약 주스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한다.
지금 에르 본인이 느끼고 있는 그대로.
단순히 더운 것만이 아니라, 안 쪽에서 열기가 넘쳐나고, 야한 생각이 자꾸자꾸만 늘어만 난다.
“들어보니까, 단순히 흥분만 시키는 게 아니라… 막 여자의 기운…? 이라고 해야하나… 자궁이나 이런저런데에 특별한 효능도 있다고 하구요… 무엇보다… 배란 촉진…? 그런 게 있어서… 솔직히 언제 사정 당해도 임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버리네요… 마법소녀는 임신 안 하지만….”
에르의 설명이 이어질 때마다, 화면 옆의 창에 댓글이 주르륵 늘어선다.
어느 것이나 천박한 댓글들. 무엇보다 ‘에르를 임신시켜주겠다’…라는 요지의 메시지가 주르륵 잇따라 늘어서는데, 그 댓글을 보는 것만으로 에르는 자궁이 욱신욱신 쑤셔 그대로 임신할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만다.
이것도 세뇌 암시의 효과.
댓글 같은 시청자들의 반응에 에르 본인 또한 과잉으로 반응하도록 암시가 걸려있어, ‘범해주겠다’던가 ‘임신시켜버리겠다’던가 ‘못된 마법소녀를 참교육해주겠다’라는 등의 말을 들으면 자꾸만 상상이 되어버려 자궁이 쿠욱쿠욱 쑤셔오고 전신이 흥분으로 젖어들고 만다.
【메크라크】의 방송은 평면인 지구의 것과는 다르게 입체다.
【메크라크】의 시청자들은 진짜 에르가 코 앞에 있는 것처럼 전 방위에서 찍고 있는 그녀와 지금 그녀가 있는 방의 입체 영상을 보고 있으며.
에르 본인의 시야에서도 댓글들이 사방에서 보이고 있어 마치 시청자들이 사방에서 자신을 에워싼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곳 방에는 혼자 있을 뿐인데도.
“그, 그러면… 일단 오늘 처음 본 분들도 계실테니 자기 소개부터….”
“지구에서 시건방지게 마법소녀 일을 하고 있는 에르라고 합니다… 어… 마법소녀 아닐 때의 본명은 ■■■…이고….”
“나이는 딱… 지구 나이로 20살인데… 아… 【메크라크】도 날짜 주기가 같다고 했던가… 그러면 어쨌든 20살….”
“키는 1■■.■cm에다… 몸무게는 3■kg 정도…?”
에르는 스스로를 소개하면서, 코스튬을 슬쩍 벗어내려 가슴을 드러냈다. 속옷은 입지 않아, 아래의 맨살이 고스란히 드러나버린다.
껌딱지라고 놀림받지만, 그래도 아주 약간은 있는, 꽃봉오리 같은 맨가슴.
그 유두는 이미 고개를 쳐들고 서있었다.
“그… 신체 사이즈는… 가슴부터 시작해서 ■■·■■·■■센티… 일걸요? 잠시만. 여기 직접 재보라고 측정용 줄자를 줬어요. 지금 재볼게요.”
“…굳이 줄자로 재야 되나…? 좀 더 하이테크놀로지 장비들이 많을텐데….”
“앗… 지금 가슴 작다고 놀리는 댓글 봤어요… 그 말은 하지 않기… 앗, 하지 말랬잖아!”
놀리는 듯한 댓글들과 함께, 후원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소규모 후원이지만, 어쨌든 모두 박사의 귀중한 연구에 사용될 자금이었다.
그냥 댓글이라면 말대꾸를 하는 에르였지만, 후원으로 놀리는 것에 대해서는 별말 않고 오히려 말을 바꿔 긍정하면서 받아들인다.
가슴이 작다던가, 망할 꼬맹이 가슴이라던가, 빈유라던가 그런 말을 하면 화를 냈었지만.
후원과 함께 이렇게 말해주니,
“감사합니다…♥ 제 빈유 귀엽죠…♥”
“작아서 감도도 좋아요… 박사님께서 특별히 많이 손봐주셨어요…♥”
라면서 반대로 긍정해주며 시청자――주인님들이 원하는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다.
코스튬을 다 벗고, 그 위에 깔고 앉는다. 마법소녀 주제에, 전투복이기도 한 코스튬을 그 사랑스러운 작은 엉덩이로 깔아뭉개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입체 영상으로 방송되고 있어서, 괴인들도 모두 볼 수 있었다.
브래지어는 일부러 차지 않았기 때문에, 상반신은 완전히 알몸. 그나마 아랫속옷은 입고 있고, 그녀가 마법소녀임을 증명하는 듯한 머리장식은 아직 남아있었다.
그 외에는, 목줄이 달릴 법한 개목걸이게 목에 걸려있을 뿐.
그 정도만 남기고 전부 탈의한 채, 꼼꼼하게 스스로의 몸 사이즈를 잰다.
흉부에 이르러서는 영 마음에 들지 않은지 몇 번 끙끙거렸지만, [솔직하게 답해], [속이기 없기] 같은 후원 메시지가 들어오는 바람에 주작할 수도 없었다.
‘으으으으~~~~.’
결국 스스로 딱 잰 줄자의 눈금을 보이면서, 정확한 신체사이즈가 드러났다. …조금 전 말한 사이즈에서, 가슴이 1센티 작았다. 눈물이 날 것 같아.
“아… 잠깐만! 채팅창 도배하지 마요! 진짜… 남의 가슴 가지고 놀리지 말――앗, 후원이네… 아으….”
“그… 미숙하고 쬐끔한 미니 사이즈 가슴이라… 죄송합니다 주인님… 후원 감사해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도 안 했건만, 여러모로 뜨겁고 질척한 반응에 왠지 모를 수치스러움을 느꼈다.
어쨌든 이 화제를 벗어나야 한다. 어떻게든.
그렇게 생각하려는데.
다음 후원 메시지가 날아왔다.
빰빠라빰, 하는 요란한 알림음. 자릿수가 다른 큼직한 후원금이 날아들었다. 그리고 후원 메시지도.
[남은 미약 주스 4병, 다 마셔라.]정말 말 그대로 자릿수가 다른 금액에 에르가 침을 꿀꺽 삼키고.
그 메시지 내용을 찬찬히 읽은 후… 옆에 두었던 특제 미약이 든 시험관을 쳐다보았다.
그 안 쪽에 보이는, 짙은 분홍색의 뭐라 형용하기 힘든 빛을 내비치는 그 특수한 액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