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591
EP.590
#2-61 커리큘럼 종료, 마법소녀 납품 현장(단비) (2)
여기…는….
“아직 혼란스러운 모양이네. 안정화 되기 전에 중지시켜버려서 그래… 이봐, 이게 몇 개지?”
눈 앞에 가느다란 손가락이 내밀어진다.
갈색 피부의, 가는 손가락이 두 개.
“……둘….”
“이건?”
“셋….”
“좋아, 그러면 나는 누구지?”
그제서야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눈이, 리리자를 향했다. 그 얼굴을 눈을 깜빡이며 쳐다본다.
“……당신, 은….”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단비였지만, 대답은 금방 떠올릴 수 있었다.
“관리자…님.”
“정답이야.”
리리자는 그 외에도 몇 가지 질문을 더하면서 단비의 생타를 마저 확인했다.
대체로 그 결과는 만족스러워서, 당장 『상품』으로 내가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대략 그렇게 사고를 마무리 지으며, 리리자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지금부터 널 구매할 구매자님을 뵙게 될 거야.”
“구매자님은 괴인이시고. 지금은 이 별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중요 인물이고…”
“그리고 변태기도 하지.”
단비는 텅 빈 눈으로, 그저 멍하니 리리자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런 단비에게, 리리자가 마지막으로 물었다.
“그러면 번. 구매자님 앞에 서게 될 네가 해야 될 일은 뭐지?”
“너는, 무엇을 하고 싶지?”
“너는, 어떻게 해야 하지?”
리리자의 질문에,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듯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처럼 보이던 단비가.
이윽고 천천히, 눈에 빛을 새기며 리리자의 질문에 대답했다.
‘나는, 마법소녀. 마법소녀니까.’
“상대가 괴인이라면――죽여, 버려야….”
날카로운 의지가 담긴 단비의 얼굴과, 그 마지막 대답에.
리리자는 흡족하게 웃으며 단비의 몸을 부축했다.
* * *
루판과 그 동료들이 대기하고 있던 응접용 룸에서는 바야흐로 흥겨운 잔치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들의 목적인 마법소녀――이곳에서는 번이라고 불리는 단비가 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관계로, 아직 팔리지 않은 다른 『상품』들을 견본 삼아 데려와 시중을 들게 한 것이다.
적당히 분위기 있는 조명 아래서 술과 음식이 나오고, 인형처럼 제 의지가 없이, 그저 순종적인 여자들이 명령하는 대로 순순히 달라붙어 봉사를 한다.
그 덕분에 루판도, 그리고 루판과 동행하여 온 반란군 군단장 라이노를 비롯한 동료 괴인들은 호화로운 한 때를 즐기고 있었다.
“루판 님. 이제 곧 주문하신 번 상품을 공개드릴 예정입니다. 자리를 조금 만들어도 되겠습니까?”
“요로호호★ 드디어입니까. 그거 아주 기대되네요… 지금 이대로도 좀 더 즐기고 싶은 마음입니다만.”
갯가재 머리의 난쟁이 괴인.
그의 통고에, 루판은 가면과 모자를 고쳐 쓰면서, 룸의 정면 스테이지를 쳐다봤다.
정면 스테이지에서는 지금 막 고귀하신 여왕님께서, 『상품』에 불과한 한 암컷과 함께 서로 껴안고 얽힌 채 모두의 반찬이 되어주고 있었다.
상대는 어느 상류층의 여식. 단순히 집안과 핏줄만이 아니라, 총명한 두뇌와 기재(奇才)로 유명한 미리라는 이름의 여성.
지금은 그런 기재의 편린조차 보이지 못한 채 그저 명령에 따를 뿐인 인형이 되어서, 여왕님과 손을 맞잡은 채 서로의 음부를 허벅지로 문질러주며, 진득하고 음탕하게 혀를 비비는 키스에 열중하고 있다.
크고 작은 유방이 서로의 몸 사이에 끼이고 눌려 찌그러진다.
여왕님과 고급스런 태생의 여식.
두 사람의 그 고귀하신 보지를 서로 맞비비며 얽히는 모습도 보고는 싶었지만, 어쩔 수 없다.
루판이 흥겨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갯가재 괴인이 손뼉을 짝짝 치며 앞으로 나섰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자, 괴인은 척척 지시를 내리며 『상품』들로 하여금 자리를 만들게 했다.
귀중한 고객님이신 루판의 동료들에게도, 양해를 구하며 양 옆으로 비켜 스테이지가 잘 보이도록 했다.
그렇게 적당히 정리가 되자,
“……그러면 안으로 들이도록 하지요.”
그렇게 말하며 스테이지 뒤편의 장막 너머로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은근한 분위기에 모두가 긴장과 기대감으로 섞여있을 무렵.
『…! …….!』
철그럭거리는 쇠사슬 소리와 함께, 장막으로 가려진 스테이지 너머에서 갯가재 괴인이 앞서 걸어들어왔다.
그리고 어떤, 연약하게 들리는 목소리도 함께.
“빨리빨리 움직여! 다들 기다리고 계시잖나!”
“그, 읏… 잠시…!”
다시 나타난 갯가재 괴인의 손에 쥐여진 것은, 묵직해보이는 쇠사슬.
그리고 그 사슬에 이끌리듯 바로 뒤에서 끌려오고 있는 것은, 와인레드색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어느 암컷이었다.
그 머리와 어울리는, 흰색과 와인레드 색의 조합으로 이뤄진 호쾌한 느낌의 코스튬.
머리에는 붉은 머리카락을 돋보이게 하는 듯한 흰 리본이 매여 있다.
아마 그 두 눈도 머리카락과 어울리는 반짝이는 루비 같은 붉은색이겠지만, 안타깝게도 그 두 눈은 지금 투박한 안대로 가려져 있었다.
두 손은 앞으로 둔 채 특별한 수갑으로 구속되어 있고, 두 다리에도 조그 긴 사슬로 서로 이어진 족쇄가 걸려있다.
마치 끌려나온 마수와도 같은 엄중한 구속구지만, 구속하고 있는 대상이 연약하고 가녀려보이는 여성이라는 점이 상당히 언밸런스해보였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이들도 마법소녀의 무시무시함은 이미 잘 알고 있다. 체감한 바 있는 이들이다.
그녀가 전력을 다하면 아무리 돌보다도 단단한 괴인의 머리를 주먹으로 박살 내고, 저 키보다도 커다랗고 본인의 체중보다도 몇 배는 나갈 도끼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무시무시한 괴물이라는 사실도, 이 자리에 있는 모두는 이미 알고 있고….
그렇기에 이들에게는 이 정도 구속구로도 한없이 부족하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알고 있을테지만.
“으으… 읏….”
기이하게도, 이미 알고 있는 그런 무시무시함이라던가, 두려움이라던가 그런 여러 가지 이미지가, 지금 괴인들의 앞에 선 단비의 모습을 보자면 모두가 무색하게 바래져버렸다.
――복숭아빛으로 발갛게 상기된 뺨.
――송골송골하게 맺힌 진주 같은 땀방울.
――안짱다리를 한 채 비틀거리며 다가오는 그 모습.
――무언가를 참듯 애써 꽉 다문 입술 사이로 흘러내리는 군침.
――도저히 그 몸이 주체가 안 되는 듯 계속해서 이리저리 비트는 상체.
응대와 소개를 맡은 갯가재 괴인의 손에 이끌려 이 룸에 발을 들인 단비는, 척 보기에도 발정 난 몸을 주체하지 못하는, 약점투성이의 암컷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읏… 으읏… 자, 잠시만… 조, 조금만… 천천, 히…!”
“아, 안 돼…! 또, 또 가버…렷… 읏…!”
부들부들 떨면서 애써 따라오려는 단비. 그러나 조금만 발을 내디디려해도 견디기 어려운 자극이 몰려와 금방 멈춰서버리고 만다.
그럴 때면 갯가재 괴인이 난폭하게 사슬을 당겨, 어서 오라며 다시 재촉한다.
자비도 배려도 없는 우악스러운 재촉에, 단비는 애처롭게 움찔거리면서도 어떻게 어떻게 스테이지의 중앙을 향해 굼벵이가 기듯이 나아갔다.
* * *
‘여, 긴… 어디…지…?’
차단 된 시야 속에서, 단비는 주변이 어떤지도 알지 못한 채 그저 자신을 이끄는 대로 애써 나아갔다.
어디로 오는지, 이제부터 무엇이 일어날지 분명 들었던 것 같다.
들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기억에 남지를 않았다. 떠올릴 수가 없다.
애써 떠올릴만한 한톨의 여유조차 지금의 단비에게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 걷는, 것, 만으로… 가버릴 것 같아..!’
‘내 몸에… 무슨, 짓을…!’
발이 바닥에 닿는 진동.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속옷 아래 보지균열과 질벽이 비벼지고 스쳐지는 듯한 자극.
본래라면 허용할 수 있고 용납할만한 ‘아무것도 아닌’ 자극 하나하나가, 지금의 단비에게는 안쪽 깊은 곳을 쑤시고 농락하는 능욕의 손길로 밖에는 느껴지지 않는다.
또륵… 주르륵….
파레오처럼 허리에 둘러 감은 코스튬에 가려져 있지만, 이미 그 아래에 입고 있는 순백의 속옷은 단비의 음부에서 흘러내린 꿀물로 흠뻑 젖어버린 상태다.
속옷으로도 미처 다 흡수하지 못한 달콤한 암컷즙이, 아깝게도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바닥에 뚝뚝 떨어져내리고 있다.
말 그대로 걷는 것만으로, 호흡을 하는 것만으로 가볍게 가버릴 것만 같은 몸.
이 모든 것이 지금까지 진행된 【공장】에서의 개조의 성과이며.
지금 단비의 상태는 지금까지 그 몸에 새겨 넣은 온갖 개조와 기호와 스위치와 변태성과 온갖 기능들을 전부 개방한 상태다.
단비의 육체에 각인 된 을 조작해 육체를 제어하지 않고서는 줄곧 이런 상태로 방치되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반나절이라도 견딜 수 있을 만한 종류의 쾌락이 아니다.
흐윽… 으극…
응… 응아…♡
“도착했다. 거기에 똑바로 서.”
‘도…착…?’
도대체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여로를 비틀거리며 애써 걸어왔다.
간신히 그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사실에 단비는 간신히 안심할 수 있었찌만… 금방, 지금까지 몸 상태에 집중하느라 느끼지 못했던 주변의 기척을 알아채고 경계심을 키웠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낀다.
낄낄대며 비웃는 듯한 소리를 느낀다.
그제서야 간신히, 조금이나마 냉정을 되찾고 이곳에 왔던 목적을 떠올렸다.
――그래, 분명 그 여자.
――리리자가….
분명 그녀는 자신에게 말했다. 구매자가 있다고. 『상품』으로서 가공이 끝난 자신을 구매할 고객님이 오셨다고.
그렇기에 자신은 이곳으로 끌려왔다. 걸어오면서 줄곧 자신을 부추겨 오던 쾌락의 고통에 그걸 잊고 말았다.
――자신의 목적.
――이곳에 온 자신의 목적은.
‘이곳은, 나를 팔기 위한 곳.’
‘구매자는 어떤 괴인. 이 별의,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는 최중요 요인.’
그런 상대를 앞에 두고.
‘상대는 괴인. …이 【공장】의 조교도 아니야.’
‘그렇다면 적… 쓰러뜨려도 되는 적… 마법소녀의 적….’
바로 그렇다.
이 자리에 온 자신의 목적.
리리자가 다시금 확인했던 그 목적.
‘――죽여버리겠어.’
지금 이 몸은 너무나도 약해져 있다. 체력도 정신력도 모든 게 약해져 있다.
그러나 다행히, 손목에 감긴 은 느껴진다.
풀충으로 채워진 비장의 수단이, 지금 이 손목에 있다.
문제 없다.
가능하다.
상대가 빈틈을 보인 순간. 완전히 무력화 되었다고 이쪽을 만만하게 보고 다가 온 순간.
그 순간… 상대방의 머리를, 으깨어 부숴주겠다.
흐으윽…!
머릿속으로 사고를 이어가며 어떻게 해서든 이성의 끈을 붙잡으려던 단비는.
가만히 선 채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견디지 못하고 가볍게 가버려, 애처롭게 몸을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