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614
EP.613 #2-66 마법소녀는 현명하고, 교묘하며, 교활해야한다(1)
‘진짜… 이럴 수가 있나….’
‘어이 없을 정도로 멍청해서 말이 안 나와.’
【향락의 도시】 인근에 위치한 【교육도시】, 그 특별 기숙사.
그 기숙사 방 안에서, 단애는 침대에 걸터앉은 채 머리를 싸매고 끙끙대고 있었다.
원인은 조금 전 자신의 소지품 중에 있던, 기억에 없던 『칩』.
새끼 손톱보다도 작은 칩이었지만, 그것을 자신의 목 뒤에 있는 홈에 끼워넣는 것만으로 단애는 모든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자신들이 놓인 절체절명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상황도. 그리고 지금껏 기만당하고 있던 그 모든 진실도.
‘잠입임무…는 개뿔.’
‘드셔주세요, 하고 알아서 양념까지 발라서 다 갖다 바치고 있었잖아….’
‘이런 걸 이제까지 깨닫지도 못하고 있다니, 멍청하기 그지 없어… 정말이지…!’
단애는 방에 설치된 카메라의 각도를 신경 쓰면서, 다시금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 * *
첫 발단은 지구에 돌아가기 위해, 【레지스탕스】의 협력을 구하려던 것.
현재 수도 쪽에는 일부 수컷들에 의한 반란이 일어나 여왕을 비롯한 상세한 소식을 알 수가 없는 상태.
그런 와중에 지구에 가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 될 의 소재가 바로 이 수도에 있다는 것을 전해 들었고… 여차저차해서 현지인이자 좀 더 자세한 내막을 알고 있을 그들 【레지스탕스】의 도움이 필요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그 필두이자 리더인 아데의 경우 그녀 자신이 『귀족』이라는 막강한 전력이라는 점까지 있으니, 이 몸뚱아리만 가지고 이 별에 딸랑 떨어져버린 단애와 케이, 그리고 단비에게 있어서 여러모로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협력자는 어찌 되었든 반가운 일이었다.
‘…그런데, 거기부터 어그러져 있었던 걸까.’
아니, 그건 꼭 필요한 종류의 협력이라 생각하고.
지금 생각해도 다른 방법은 그다지 없었을 지도 모른다. 군자금도 받았고, 어느 정도 이 별의 사정도 알았으니, 거기서부터 잘못되었다고 하기에는 너무 포괄적인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그럼 어디가 문제였던 걸까.’
어쨌든, 아데를 비롯한 【레지스탕스】의 협력을 구하고자 최근 발생하고 있는 여성 실종 사건, 그 속사정을 파악하고자 잠입했고.
이 도시에 미리 잠입해있던 【레지스탕스】의 요원 야야와 합류했다.
이 시점에서 이미 【레지스탕스】 본진과의 연락이 끊겨버렸기 때문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파악하기 전까지는 일단 잠입임무에 전념하기로 했었고.
…그렇다면 문제는 여기였던 걸까.
…뭔가 문제가 생긴 걸 알았다면, 돌아가는 게 나았던 걸까.
‘………….그것도 역시 현실감이 없네.’
단애는 고개를 저으며, 카메라의 시야에 잡히지 않도록 목 뒤 부근을 매만졌다.
단애의 손끝에, 희미한 위화감과 함께 뭔가 딱딱한 감촉이 피부 너머로 느껴졌다.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 두기를, 정말 다행이야.’
――특별한 코드를 입력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칩을 꽂는 단말 부분.
지금 그곳에는 조금 전 파우치 안에서 찾아냈던 의문의 『칩』이 꽂혀져 있다.
샥스 패거리 때 만나게 되었던 천재 학생, 페리.
그녀는 그녀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연산 보조용의 칩을 사용했는데… 이것도 그것과 비슷한 종류의 외부 유닛으로.
안에 담겨 있는 것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한, 대(對)최면세뇌 백신이 포함된 기억 데이터다.
…이 도시에 오기 전, 케이와 잠시 헤어져 있었던 때.
케이에게서 몰래 훔쳤던 돈과 자신이 들고 있던 돈을 가지고, 여러 수단을 이용해 수중의 돈을 한층 더 불린 뒤.
단애는 그 돈으로 시술을 받아, 자신의 몸과 머리를 개조해두었다.
이 【메크라크】의 주민들까지도 차마 머리에 손을 대는 것은 거부감이 느껴져서 1할조차 받지 않는 수술이었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것을 해두자는 생각에 수술을 받았고… 그리고 다행히도, 그 노력은 쓸모 없지 않았던 듯 하다.
‘도대체 어디서 어떤 식으로 이 머리가 주물러졌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적어도 이 학교에서의 생활이, 교사로서의 잠입 임무가 제대로 된 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겠어.’
적어도, 평범한 학교라면 『속옷 규제』나 『보지 검사』 같은 비상식적인 짓은 하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나 당연한 사실을, 최면이나 세뇌라는 바이러스에 오염되었던 머리로는 깨달을 수 조차 없었다.
정말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준비해 뒀던 이 『칩』이 없었다면…!
“으~~~~~~~~~~~~~!!!”
파닥파닥파닥파닥
카메라에 보이지 않도록 이불 속으로 쏘옥 들어가, 다리를 열심히 휘두른다.
지금 이 머리가 맑아지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볼 수 있는 건 좋지만.
지금까지 당했던 모든 일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으니, 그 모든 걸 다시 떠올려보니 수치스러움이 이루 말할 데가 없다.
아아, 죽고 싶어.
이렇게나 멍청한 짓을!
다름 아닌 내가!
나라는 여자가!
이 내가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렇게 소리를 죽인 이불킥을 잠시간 만끽하고.
“………하아…… 됐어….”
단애는 여전히 이불 속에서 한숨과 함께 중얼거렸다.
어찌 되었든 과거는 과거. 그리고 이제부터 목을 매야할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이어질 지금이다.
지금까지 그렇게나 바보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오히려 상대방은 방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런 마음의 태도만 교묘히 이용할 수 있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해 봐야겠네….”
조금 더 현명하게.
조금 더 교묘하게.
조금 더 교활하게.
단애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조합하고 떠올리면서, 앞으로 할 일, 앞으로 해야 할 일, 앞으로 주의할 일들을 나열하며 깊은 숙고에 빠져들었다.
* * *
“응? 늦게 일어났네?”
“…으~응. 조금 피곤했~어어~.”
기숙사 아래의 식당 플로어로 내려오자, 먼저 와 있던 케이가 이쪽을 보고 맞아주었다.
같은 테이블, 그 맞은편에는 여전히 빈약한 몸매인 야야도 함께였다.
…베테랑 요원이니, 프로라느니 하던 여자가 알고 보니 이미 수컷의 손에 떨어져서 이리저리 굴려지고 있었다니.
알고 나면 죽고 싶어지지 않을까.
어렴풋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단애는 케이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오늘 아침은….”
하고 문득 두 사람의 앞에 놓인 그릇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얼굴을 가까이 가져오니 단숨에 화악, 하고 풍겨오는 그 독특한 비릿한 냄새.
수컷의 정액으로 보이는 액체… 정액 드레싱이 듬뿍 뿌려진 샐러드였다.
그 외의 다른 종류의 반찬도 있었지만,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을 정도로 마찬가지로 이상한 것들이다.
그러고 보면 지금까지 이런 걸 맛있다고 먹고 있었지… 요리와 음식에 엄격한 단비였다면 분명 잔뜩 화냈을 거야.
“…? 왜 그래? 안 받아 와?”
샐러드를 포크로 콕 찝어 입에 넣으면서, 케이가 이상하다는 듯이 물어왔다.
그 얼굴음 아침부터 발갛게 상기되어 있고, 암컷 표정을 지은 채 허리를 들썩이고 있다.
같은 특성 때문에, 이 샐러드를 입에 넣을 때마다 몸이 달아올라서 어쩔 수가 없는 거겠지.
사타구니 사이를 짧은 스커트 위로 꾸우욱 누르면서 허벅지를 비비는 그 모습이, 같은 여자인데도 불구하고 단애의 마음에 무언가 불을 붙였다.
아우, 그냥 확 덮쳐주고 싶어라.
눈 앞에 놓인 정액 범벅 샐러드도 안중에서 벗어나고, 그저 열렬한 시선을 케이에게 보내고 있자니.
지금 막 주방에서 나온 지오 사감이 단애를 발견하고 가까이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단애 선생님~. 좋은 아침입니다.”
“……안녕하세요, 지오 사감님.”
케이와의 시간을 방해하지 말란 말이야, 하고 무심코 험악하게 돌아볼 뻔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티를 내지 않으며 다소곳이 웃으며 인사했지만,
“음…? 어라……? 으흠?”
어째선지 지오 사감은 단애의 인사가 마음에 들지 않다는 듯 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 맞아.’
어젯밤에 기억이 새로 인스톨되는 바람에 그만 까먹고 말았다.
이 기숙사에서만이 아니라, 학교에서도, 식당에서도… 성인 남성에게는 『속옷을 보이면서 인사』하는 게 예의였으니까.
…물론, 지금에 와서야 그게 억지로 심겨진 말도 안 되는 비(非)상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금은 일단 속고 있는 척 해야겠지.’
뭔가 하고 싶더라도 의 배터리도 저번 일로 오링나 버렸고…
케이를 설득하려고 해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 사이 뭔가 이상하다면서 경계하거나 하면 골치 아프기 때문에, 한동안은 아무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을 연기하기로 했다.
‘속옷을 보이는 정도야, 뭐.’
단애는 두어번 눈을 깜박이며 가볍게 마음을 정돈하고, 앉은 채로 스커트 자락을 들어올려 아래에 있는 속옷을 슬쩍 노출해보였다.
“실례했습니다. 잊었네요. 좋은 아침입니다, 지오 사감님.”
“네, 오호, 오늘도 좋은 팬티네요. 그런데 위쪽은 안 보여주시나요?”
“……당연히 보여드려야죠.”
상의로 입고 있는 얇은 셔츠의 앞섶을 열어, 팬티와 마찬가지로 검은색의 브래지어를 내보인다.
케이에 비교하면 약간 겸손한 가슴을 덮은 레이스 속옷.
지오 사감은 속마음을 영 알기 어려운 얼굴로, 단애의 속옷을 위아래로 품평하듯 살폈다.
그러더니 생긋 웃는다.
“오늘도 속옷 괜찮은 느낌에요. 평소에 자주 착용하시는 것보다는 노출이 덜하긴 하지만, 가끔은 요렇게 가려주는 느낌도 괜찮죠. 면적이 좀 되는 데도 야한 느낌이 드는 디자인이라니 수준이 높네요. 역시 이 도시가 자랑하는 속옷 메이커의 작품 답습니다.”
“…….아, 하하. 감사합니다.”
‘저 목을 찢어서 죽여버리고 싶네.’
단애는 어색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얼굴로 웃으면서, 속으로는 지오 사감을 한순간에 네댓번은 죽여버렸다.
매일 같이, 이 기숙사에 있는 여자들을 이런식으로 희롱하면서 지내는 한심한 수컷.
그러고 보면 이 남자한테 지금까지 희롱 당했던 것도, 자기만이 아니라 케이까지도 장난감처럼 다뤘던 것도 새삼스럽게 분통이 터진다.
‘틈을 봐서, 태어난 걸 후회할 만큼 짓이겨줘야지.’
“흐…음….”
인사를 마쳤을 텐데도 지오 사감은 어째 가만히 단애를 지켜보고 있었다.
들켜버렸나, 하고 잠깐 긴장했지만, 지오 사감이 보는 것은 아직도 노출하고 있는 단애의 팬티 쪽이었다.
그러면서 한쪽 손을 바지 안쪽에 넣어, 꼼질거리며 뭔가 만지는 것 같았다.
바지 앞쪽도 살짝 부풀어오른 것 같고… 이 남자, 설마….
“그보다 어서 식사입니다. 기껏 준비한 반찬이 다 식기 전에 받아와 주세요.”
이 도시의 룰로, 속옷을 보이면서 인사하고 나면 상대방이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는 다시 가릴 수 없다.
아직 지오 사감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으므로 여전히 드러내 보이고 있는 단애의 그 사타구니를 향해, 지오 사감이 권유하듯이 말하면서 남은 한 손을 불쑥 내밀었다.
단애가 입고 있는 얇은 천의, 딱 맞게 착 달라붙는 검은 팬티 위로 보이는 그 희미한 도끼자국.
지오 사감의 손은 그 자국을 팬티 위에서 그대로 그 너머의 감촉을 즐기듯이 손 끝으로 문지럭거리며 매만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