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621
EP.620
#2-67 마법소녀 성노예 시뮬레이션(준비단계) (4)
마법소녀라는 사실을 들킨 걸까. 들킨 거겠지?
애초에 나는 왜 이 코스튬으로 갈아입은 거지?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지?
여러 가지 상황이 여전히 납득이 되지 않고, 그저 혼란에 빠진 채.
나는 교장의 지시대로 그들 중심에 섰다.
마치 청문회 같은 자리. 혹은 지금 당장 재판이라도 벌어질 것만 같은 분위기.
그 거북한 분위기 속에서, 나를 빙 둘러싼 채 멀찍이 바라보는 백의의 괴인들.
그 시선에 저도 모르게 몸을 감추듯 비비 꼬고 있는데.
그런 내게, 교장 선생님이 사람 좋게 웃으며 말을 걸었다.
“케이 선생, 내가 부탁한 대로 입고 왔구만?”
“네… 아… 네?”
부탁한 대로?
“그렇네. 오늘 실험을 위해서 가능한 『마법소녀 같은 복장』으로 갈아입고 와달라 했었지 않나.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도 않았군.”
“마법소녀… 같은….”
교장 선생님의 말을, 입 안에서 중얼거렸다.
아아, 그래, 맞아.
분명 교장 선생님이, 그렇게 부탁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 옷으로 갈아입었구나.’
마법소녀 같은, 이라고 했다고 진짜 마법소녀 코스튬으로 갈아입다니.
나 자신이라고는 해도, 얼마나 경솔한 거람.
‘그런데… 그렇다면.’
“이야, 놀랐네. 정말 마법소녀 같아. 소문으로만 들었던 마법소녀 본인이 여기에 있는 기분인걸.”
괴인들도 교장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감탄한 기색으로 수군거리고 있다.
웅성거리며 여봐란 듯이 들려오는 말소리에서는, 확실히 내가 마법소녀란 것을 눈치챈 듯한 발언은 없다.
확실히, 그들은 내가 입고 있는 코스튬을 단순한 ‘코스프레’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캐릭터 코스프레를 시켰더니 캐릭터 본인이 등판한 경우일까.
코스프레를 시켰더니 위치걸 본인이 왔다고 해야 할까.
‘아, 위치걸….’
순간 그리운 향수에 빠질 뻔 했지만, 금방 의식을 현세로 되돌렸다.
몇몇 연구원 괴인들은 로봇을 꺼내 놓고 카메라로 마구 찍어대는 이들도 있었다. 자꾸만 낮은 앵글에서 치맛속을 찍으려는 듯한 시도는 그만해줬으면 하지만.
아무튼 다행이다.
내가 마법소녀라는 것은 들키지 않은 것 같으니.
‘근데… 어쩐지….’
왜인지, 마음속이 술렁인다.
뭔가가, 잘못되고 있다고… 아주 뭔가가, 어긋난 듯한 기분이 드는데.
분명 기분 탓이겠지. 원인을 알 수 없는 것에 불안해 봐야 어찌할 방도가 없다.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술렁이는 것을 느끼면서도, 나는 당당하게 선 채 한동안 이어질 실험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나를 그 절망의 나락의 바닥의 바닥.
――그 밑바닥의 더욱 아래로 처박아 내동댕이쳐버릴 끔찍한 실험이, 이제 시작된다.
* * *
첫 설명은 장황한 마법소녀 토크로 시작 되었다.
다름이 아니라, 연재 이 별은 지구를 침략하는 것 위주로 군사행동을 벌이고 있으며, 그 중 『마법소녀』라는 존재는 무척이나 중요한 키 역할이 된다는 뜻이다.
“별의 에너지… 통상은 마력이라고 부르는 그 에너지를 뽑아내려면, 여러모로 도구와 절차가 필요한데――”
뭔가 장황하고 전문적인 설명들이 이어졌는데, 요컨대 어쨌든 마법소녀의 육체를 이용한다면 쉽게 마력을 뽑아낼 수 있다…는 요지인 것 같았다.
언뜻 말 듯 알아듣기 어렵지만 아예 못 알아먹을 만한 것도 아닌 말투로 이어지는 말.
그러나 마법소녀 본인인 내가 듣기에는 조금 그런데.
마법소녀가 얼마나 유용한지, 그런 거 내가 알게 뭐야.
당신들의 사정 따위, 나는 알 필요 없다고.
“――그렇게 되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윤택해질 수 있는지――”
알 필요… 없는….
“――――해서――――한다면――――――”
없……………는……………….
“―――――――――――”
교장의 말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마법소녀에 대한 이야기, 별과 종의 존속에 대한 이야기, 그러한 것들이 스케일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가면서 점점 커져만 간다.
왠지 모르게 그 스케일에 눌려버릴 것만 같다. 나와는 상관도 없는 일에.
하지만 이상하게도, 교장의 말은 사람의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뭐라고 해야 하나, 마음에 직접 꽂힌다고 해야 할까. 단순한 설명에 웅장함과 감동과 황홀함을 느끼고 만다고 해야 할까.
이만큼이나 스케일이 커졌는데도, 여전히 알아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만다.
단순히 내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저 교장이 그렇게 되도록 말을 고르고 있기 때문이겠지.
이쪽에서 놓치지 않도록 호흡 하나까지도 모두 계산하는 것처럼 설명을 이어가는 것이다.
마치 점점 더, 이 영혼이 눈앞의 교장의 입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버려서――
* * *
‘역시 저 인간도 정상이 아니야.’
이 특별한 실험을 위한 회의장, 지금은 설명회와 비슷한 느낌의 장광설이 시작되고 있는 이 장소에서.
함께 자리를 참석하고 있던 어느 한 연구원 괴인이, 회의장의 중심에 서 있는 마법소녀와 그 마법소녀를 구슬리는 교장 선생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속으로 중얼거렸다.
정상이 아니다, 라는 말은 저 교장을 향해 한 말이다.
말과 시선, 자그마한 몸짓과 목소리, 그러한 모든 요소들을 계산하며 이루어지는 설명은, 착실하게 저 중심에 서 있는 마법소녀를 끌어들이고 있었다.
딱히 논리적이지 않아도 괜찮았다.
딱히 납득이 가는 내용이 아니라도 괜찮다.
그 내용이 부조리하고, 그 내용이 불리하고.
그 내용이 터무니없고, 그 내용이 불공평하고.
그 내용이 어이가 없고, 그 내용이 말이 되지도 않고.
그 내용이 사실은 쓸모가 없고, 그 내용이 혹여나 허위라고 하더라도.
단순한 분위기와 말투, 그러한 것만으로 내용과 관계없이 상대방을 설득시킨다. 원하는 반응을 끌어낸다.
상대방은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더라도, 교장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게 된다. 눈을 뗄 수 없게 되고, 집중할 수 밖에 없게 되고, 눈치챘을 때는 그의 손바닥 위에서 농락당할 뿐이다.
‘저 마법소녀는 이미 머리가 여러모로 주물러져서 피암시성이 높아진 상태니까.’
‘아무것도 당한 게 없는 우리도 정신 차려 보면 교장의 말에 공감하고 있고.’
그것을 기계나 도구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저 세 치 혀만으로 이루어 내고 있다는 사실이 대단하다.
분명 사기꾼이 되었다고 해도 대성했을 것만 같았다.
저 교장은 어느 박사의 필두 제자의 자리를 빼앗겨 질투심에 불타 올라 있다고 하는데.
저 교장도, 그리고 같은 자리를 노리며 알게 모르게 함께 다투고 있는 중등부의 교장도.
확실한 것은 그 자리에 부족하지 않을 만큼의 천재이자, 변태라는 사실은 틀림이 없었다.
* * *
‘어떡하면 좋지….’
‘믿어도, 좋은 걸까….’
교장의 기나긴 설명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케이는 자꾸만 그 말의 홍수에 빠져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말았다.
그 말에 납득이 되어버리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마법소녀를 제물로 바쳐라. 마법소녀를 무력화 시켜라. 마법소녀를 운용해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한 말에 공감해버리고, 마법소녀는 본래 그러기 위한 존재다, 라고 저도 모르게 스스로 납득해버리고 만다.
즉, 마법소녀인 그녀는 이렇게만 해야 한다고.
교장이 말한대로, 자기 자신의 용도를 결정해버리고 만다.
그렇게 빠져들다가, 그래선 안 된다며 속으로 고개를 저으며 정신차리기를 반복하고, 그리고 다시 어쩌지 못하고 빠져들고.
도망칠 방도도 없이 그저 교장의 말을 정면에서 들을 수 밖에 없는 케이가 그렇게 수십 차례 당황하면서 고개를 저었을 즈음.
간신히, 교장이 결론을 내뱉었다.
“――그렇게 되어서, 케이 선생.”
“케이 선생은 우리의… 『마법소녀 노예화 실험』 에 협조를 좀 해줬으면 하네. 케이 선생이 이 마법소녀 역을 맡아줬으면 좋겠어.”
“아, 케이 선생이 마법소녀라는 사실은 아니야.”
“그냥, 피실험자가 있고 없고, 실험대가 있고 없고는 결과물이 전혀 다르니까.”
“이미 몇 명, 적합해 보이는 인재들을 데리고 실험을 하고는 있는데, 케이 선생이나 단애 선생 만큼 적합해 보이는 인원은 없고 말이지.”
『마법소녀 노예화』.
즉, 마법소녀의 전투력을 깎아내고.
즉, 마법소녀를 굴복시키고.
즉, 마법소녀를 명령에 따를 수 밖에 없는 노예로 만드는.
그러기 위한 수단, 그러기 위한 과정을 시뮬레이션 형식으로 진행한다는, 그런 실험인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해한 듯 하면서도 전문적인 단어 때문에 아리송한 부분이 절반이라, 상세한 것은 모르겠다. 어디까지나 ‘알 것 같은’ 느낌일 뿐이지, 교장 선생님의 말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다.
――다만, 저도 모르게.
조금 전까지 교장 선생님의 그 열변에 빠져들고 있던 케이는, 그대로 앞 뒤 잴 것 없이 동의하려 했다.
동의할 뻔 했다.
아슬아슬한 순간에, 그래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면.
그랬다면, 분명 그대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해버리고 말았겠지.
‘아, 아니… 잠시만… 정신 차려…!’
‘마법소녀를… 나를 노예로 팔아넘긴다는 뜻이라고!’
바로 그 말인데, 무심코 무수한 단어와 복잡해보이면서도 일견 논리적인 듯한 설명의 바다에 휩쓸려, 그 부분을 눈치채지 못할 뻔 했다.
‘교장 선생님이 하는 말이지만… 그것만은 정말 안 돼. 절대로 안 되지. 거절해야만 해.’
다른 것이라면, 분명 어떤 것이든 순종적이게 따랐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이것만은 안 된다.
그렇게 머릿속에 있는 본능이 경고하고 있었다. 뒷목이 시큰거리며 안 된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단애만큼 뭐든 의심할 수 있는 성격이 못 되고, 단비만큼 단호한 성격도 못 되지만.
적어도 그런 짐승과도 같은 육감만큼은, 케이의 확실히 내세울만한 특기라고 볼 수 있었다.
상황을 전부 이해하지는 못했더라도, 이대로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게 되리라고.
그렇게, 온몸이 케이에게 경고하고 있었다.
마법소녀의 정신 프로텍트로 인해, 아직까지 침식되지 않고 남아있던 정신영역의 일부. 그것이 마지막으로 케이의 발을 붙들고 있었다.
――안 된다고 말하는 거야.
――이것만큼은, 안 된다고.
다른 것은 다 따르겠지만, 명령이라고 한다면 어떤 실험이라도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라면 기꺼이 이 몸을 내밀겠지만.
이것만큼은 들을 수 없다고 확실하게 말해야 한다.
이것만큼은 안 된다고 확실하게 선언해야만 한다.
설령, 이게 터무니 없는 죄가 된다고 해도, 룰을 따르지 않는다고 해도.
선생 실격이라도, 어쩔 수 없다.
“저……….”
“아, 잠깐 기다리게 케이 선생.”
어렵사리 결론을 내리고 입을 열려던 그 때, 줄곧 대답을 기다리던 교장 선생이 말을 끊으며 끼어들었다.
그러면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화면을 조작하더니, 별안간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개 형태의 로봇이 척척 케이를 향해 다가왔다.
그 등에는 쟁반이 놓여져 있고, 그 쟁반 위에는….
“아무래도 보지가 비어있어서야 제대로 된 의견을 듣기가 어렵겠지. 부디, 넣어주게.”
그 쟁반 위에는, 묵직해 보이는 딜도가 놓여있었다.
* * *
이어서 명령이야, 라는 말과 함께 재촉하니,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
애초에 비서인 나는 교장 선생님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으니.
“후우우….”
스커트는 교장의 제안대로 벗어버렸다. 제대로 교장의 명령을 수행하고 있는지, 모두에게 잘 보일 수 있도록.
발치에 툭, 하니 떨어진 스커트. 그리고 드러난 속옷도, 조금 전에 입장할 때 그리 했던 것처럼 허벅지까지 내리고.
그리고 살짝 벌린 다리 사이로, 드러나 보이는 사랑스러운 그 보지 균열에.
케이는 심호흡을 하며 이 묵직한 사이즈의 딜도의 끝을 꾸욱 가져다 댔다.
딜도는 넣기 쉽도록 조금 전까지 그 입으로 물어 타액을 듬뿍 묻혀놨기 때문에, 그 몸체가 빛을 반사해 번들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