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166
“질투하는 거에요?”
“아니. 앤을 걱정하는 건데.”
나는 이브가 왜 앤을 걱정하는 지 알 수 없었다. 아직도 바닥에 누워있는 상인을 내버려 두고, 그 옆방에 갇혀있는 사제에게 향했다. 마차에서 거세게 머리를 얻어맞은 뒤 사제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앤. 제가 평소에 무슨 일을 하는 지 보고 싶다고요?”
“네!”
앤은 경찰 직업 체험 교육에 와서 범인 잡는 모습을 구경하는 꼬마아이같은 표정을 지었다. 나는 메이스를 들고 사제를 쳐다봤다. 편안하게 잠들어있는 사제를 발로 툭툭치며 깨웠다. 이브가 물었다.
“그 놈은 왜 잡아왔어? 걔도 인어 혐오자야?”
“비슷한 놈이에요. 마족의 끄나풀이죠.”
“마족의 끄나풀?”
앤은 벌써부터 흥미진진한 눈초리였다. 이브 옆에 바짝 붙어서 그녀의 어깨를 팡팡치며 호들갑을 떨어댔다.
“어떡해! 마족의 끄나풀이래! 우리 서방님 너무 멋있지 않니?”
“야,야 아파. 아파.”
이브는 자기 어깨를 찰싹찰싹 때리는 앤의 손놀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밀어냈다. 내가 몇번 발로 건드리자 사제는 동면에서 깨어나는 개구리처럼 눈을 뜨고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몇번 허리를 움직여보던 그는 묶여서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깨닫자마자 소리쳤다.
“믿으으으으으으음!!”
“씨발 뭐야.”
“히익…..”
이브가 얼굴을 찡그렸다. 앤은 급작스럽게 폭발한 광기어린 기도문에 놀라서 이브 옆에 바짝 붙어서 입을 다물었다. 방금 전까지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이 초롱초롱했던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담겨있었다.
“희마아아아아아앙!”
“사제님. 좀 닥쳐봐요. 제 부인이 시끄러워 하잖아요.”
“루시우스님! 이게 대체 무슨 짓이란 말입니까! 왜 저를 가두신 겁니까! 저는 그저 사랑교의 평범한 종교인일 뿐! 아무것도 나쁜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사랑교에 대해 오해가 있으신…..악!”
나는 사제의 배를 걷어차서 그가 조용하게 만들었다. 앤은 내 무차별적이고 잔혹한 폭력행위에 몸을 떨며 이브 뒤로 숨었다. 이브는 무심하게 내 구타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다.
“억! 아윽! 윽! 루시! 우스! 아윽! 욱! 님! 억! 끅!”
비명소리가 잦아들어갈 때 쯤에야 나는 발길질을 멈추었다. 오랜만에 몸을 움직이니 이마에서 구슬땀이 흘러내렸다. 사제는 만신창이가 된 채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루, 루시우스 사제님…. 어째서 이런….”
“닥치세요. 마족의 끄나풀.”
“…..대체 무슨…..”
“당신이 사악한 마족의 앞잡이라는 건 다 알고 있으니까, 순순히 부세요.”
“대체….무슨 소리십니까….끄윽…..미, 미, 미, 믿으으으으음!”
사제는 눈을 까뒤집더니 다시 한 번 하늘에 손을 올리고 믿음을 외쳤다. 이브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앤도 미묘한 얼굴로 나와 사제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래도 불지 않겠다? 좋아요. 다리를 부러트리면 입에서 진실이 나오겠지.”
“대체 무슨…. 루시우스 님…눈을 뜨십시오…으윽….!”
“진실의 지팡이!”
빠직!
“희, 희,희마아아아아악!!!
내가 발목을 겨누고 휘두르자 사제가 눈을 질끈 감고 종교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사제는 이를 악물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아아, 사랑교의 충실한 종이 기도를 드립니다…… 부디 루시우스 님이….자신이…저지르는 악행에서…눈을 뜨게 해주시옵고…..죄에서 벗어나게 해주시며…..”
“아직도 마족의 하수인이 아닌척하다니. 정말 질기네요. 힐!”
다시 발목이 복구되었다. 사제는 눈을 살짝 뜨고 나를 쳐다봤다. 그는 내가 치료를 해줬으니 이제 처벌이 끝났다고 믿는 게 분명했다. 나는 다시 한 번 메이스를 휘둘렀다.
“나와라 진실!”
빠직!
“사라아아아아아악!”
사제가 비명을 지르며 온 몸을 떨었다. 내가 메이스를 휘두를 때마다 이브와 앤의 표정이 점점 안좋아지고 있었다. 내 스스로도 이젠 사제가 진짜 악당인지 아닌지 확신이 가지 않았다. 내가 암만 두들겨패도 사제는 눈물만 흘릴 뿐 내게 증오 한 마디 쏟아내지 않았던 것이다.
“…..신랑. 그, 신랑 일에 내가 참견하는 건 좀 아닌 거 같긴 한데.”
보다 못했는 지 이브가 메이스를 다시 휘두르려는 내 어깨를 붙잡았다.
“왜 그래요?”
나는 이마에서 솟아나는 땀을 닦아내며 물었다. 이브가 말했다.
“그…. 증거는 있는거지?”
“증거요? 증거는 상…..”
나는 상태창이라고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상태창은 나만 보이지 이브나 앤이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앤이 몸을 덜덜 떨면서 이브 뒤에 숨어들었다. 나는 이마에 튄 피를 닦아내며 말했다.
“…… 제 감으로 알 수 있어요. 이 자는 마족의 끄나풀이에요.”
“그, 내 감은 좀 아닌 거 같거든? …….나도 사랑교가 수상하다고는 생각하는데, 이렇게 죽이기는 좀 그래.”
앤은 나와 이브의 대화를 듣더니 더욱 더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나는 다시 사제를 바라봤다. 상태창을 보나 하는 짓거리를 보나 암만 봐도 마족의 끄나풀이었는데 도통 입을 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해볼게요. 진실의 방울만 울려보고요.”
발목을 부숴서 뱉지 않는다면 마지막 수단밖에 없었다. 나는 사제를 바로 눕혔다.
“아아, 루시우스님…. 제발….제발…자비를….”
“그럼 바른대로 말하세요. 당신, 마족의 하수인이죠?”
“저는, 저는 그런 걸…. 그러니까…..”
“어쩔 수 없죠 진실의 방울을 울리는 수 밖에.”
“지, 진실의 방울?”
사제가 대답하기도 전에 나는 그의 고간에 메이스를 가리켰다. 사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진실의 방울!”
빡!
“꾸에에에에에에에에엑!!”
“꺄아아아아아악!”
사제의 두 불알 위에 육중한 메이스가 떨어졌다. 사제가 눈을 까뒤집고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던 앤이 비명을 지르며 지상으로 올라갔다. 이브가 앤을 쫓아서 위로 올라갔다. 나는 사제가 쇼크사 하기 전에 힐을 걸어서 다시 불알을 소생시켰다. 사제는 혀를 쭉 빼물고 할딱거리고 있었다.
[*과도한 고통으로 인해 ‘광신’ 특성이 해제되었습니다.]“루시우스 님…어, 어째서…..”
“아직도 말할 생각이 없으니 다시 한 번 진실의 방울을…..”
“마, 말하겠습니다! 뭐든지 물어보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제 증언을 확보했다. 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지상으로 올라왔다.
다시 올라와서 도망쳤던 앤을 찾았다. 앤과 이브는 식당에 앉아있었다.
“여깄었네요.”
이브는 눈을 살짝 찌푸리며 나를 바라봤다. 앤은 어쩐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나와 이브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이브의 시선을 슬쩍 피하며 말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이브가 그 말에 성질을 냈다.
“야, 그래도 얘도 이제 네 마누라? 비슷한 느낌으로…..”
“아, 아니야!”
하지만 이브가 화를 내기 전에 앤이 먼저 소리를 질러서 말을 끊었다. 이브가 험악한 표정을 더욱 구기며 앤쪽을 돌아봤다.
“씨발 너는 또 왜 지랄이야.”
“저, 저 그냥 돌아갈게요! 제가 생각을 잘못했어요! 그냥 서부 해안으로 돌려보내주세요!”
“서부 해안으로요? 미안한데, 인근 해안이면 몰라도 제가 서부 해안까지 데려다줄수는 없어요. 서부 해안은 지금 인어들의 습격으로 도시가 파탄났거든요.”
수도에 올라온 서부 도시의 귀족도 인어라면 이를 갈고 있었다. 앤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황급히 외쳤다.
“그, 그래도 상관없어요. 그냥 인근 해안으로 보내주세요!”
“야, 너 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