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211
루시우스 너는 밴시에 대해 알고 있니? 죽은 사람의 소식을 알려주기 위해 비참하게 우는 유령들. 밴시의 존재에 대해선 다양한 학설이 있는데, 그 중의 가장 유력한 건 전쟁터에 나가서 죽어버린 남편을 기다리다 미친 광인들의 모습에서 유래됐다는 설이야. 요즘 나도 계곡의 소리가, 마치 유령들의 울음소리처럼 들리곤 해.
그 목소리는 루시우스 너를 볼 수 없을 거라고, 네가 데오르곤에게 참혹하게 죽을 거라고 나를 겁주곤 한단다. 나는 네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평소처럼 살아갈까? 아니, 그러지 못할 거야. 너는 내 생에 걸쳐서 나를 타오르게 만든 유일한 불꽃이고 내 모든 것이니까. 어쩌면 나도 네가 죽으면 밴시처럼 울지 몰라.
그래서 나도 내 아이도 항상 네가 강해지기만을 기도하고 있어. 용들은 고고하다고 하지만, 사랑하는 이를 위해선 누구보다 겁쟁이가 된단다.]
“아이?”
아티에게 아이가 있었나? 내 의문은 바로 다음 줄에서 풀렸다.
[아이라고 하니 많이 놀랐지? 루시우스. 기뻐해 줘. 너랑 나 사이에서 아이가 생겼단다. 가임기 기간 내내 함께 침대에서 밤을 보냈잖니. 데오르곤은 자기 아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나는 알 수 있어. 이 아이는 너랑 나 사이에서 잉태된 아이야.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이 활기참, 이 뜨거운 열정. 엘프 특유의 생명력.이건 네 아이야 루시우스. 나는 누구보다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어. 아이에게도 네 아빠가 누군지 확실하게 교육할 생각이야.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매너있는 멋진 남자라고 알려줄 테니 안심하렴.]
“하…….”
아티가 임신한 건 좋은 일이었다. 내 첫 아이가 생긴다는 뜻이었으니까. 내가 지금 보러 갈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첫 임신을 빼앗긴 이브가 아쉬워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드래곤 섹스는 그만큼 위대한 과업이었으니까.
[오늘도 북부는 네가 없어서 추워. 루시우스. 너도 나를 생각해주면 좋겠어. 답장은 괜찮아. 그저, 꼭 찾아와주렴.]나는 편지를 내려놓고 정신을 다잡았다. 아티를 사악한 데오르곤의 손아귀에서 구하기 위해선 내가 필요했다. 그녀가 지금 북부의 산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나는 더욱더 강해질 필요가 있었다. 나는 마음속에 감춰뒀던 강해지기 위한 비밀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드래곤 섹스. 용사 강간.”
조금 정신이 맑아졌다.
“자, 시에리. 저는 선생님이에요. 알겠어요?”
“선생님이요?”
“네. 저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돼요.”
오늘 밤의 컨셉 플레이 상대는 시에리였다. 시에리를 나만의 섹스퀸으로 만들기 위해선 내가 원하는 컨셉 플레이도 완벽하게 맞춰줘야 했다. 저번 여기사 때는 시에리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여기사는 시에리가 이해 못 하는 컨셉이었지만,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컨셉은 시에리도 이해하기 쉬웠기 때문이었다.
시에리는 이렇게 보여도 나랑 똑같은 수도의 대천신교 수련생 신분이었다. 일단 공부를 매우 잘했으며, 선생님이라는 존재도 잘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고 보면 얘는 어떻게 대천신교 수련생이 된 거지? 부모님이 농사짓는 농부인데 수도로 공부를 보냈다고? 어떻게? 그것도 귀족 가문에 사제장 루트를 타는 루시우스랑 친하게 지냈다고?
“저기 시에리…….”
“선생님이라면, 예전에 칼 몽드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요?”
“네. 그분처럼요.”
물어볼 타이밍을 놓쳤다. 그냥 캐물어 볼까 하다가 섹스 분위기를 망칠 수도 있으니 여기서 멈추기로 했다. 나는 그분이 누군지 몰랐다. 말하는 뉘앙스를 보면 대천신교 수련생 시절 시에리와 인연이 있었던 선생님 같았다.
“아, 그렇지만 그분은……. 아주 좋은 분이셨는데……. 루시우스, 다른 건 없나요?”
다른 건 없다. 시에리가 이런 미묘한 거부 반응을 보이니 더욱 흥분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아카데미 대학부 교복은 스타킹을 동봉해서 주고 있었다. 이브는 발 문제로 스타킹을 신지 않았지만, 시에리는 하얀색 스타킹을 신는 것으로 자신의 매력적인 각선미를 한껏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시에리의 치마를 걷어 올리며 밀어붙였다. 시에리가 내 목덜미에 팔을 감으며 움츠러들었다.
“아, 선생님……? 그, 이, 이러지 마세요…….”
“시에리.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는 설정이에요. 알겠어요?”
“아, 네…….”
저번에 여기사를 강간하고 싶으니 어쩌니 하고 질 떨어지는 해명을 했던 것에 대한 반성으로, 시에리와 컨셉 플레이를 할 때는 최대한 순애물에 맞춰주자고 다짐했던 나였다. 나는 속삭였다.
“시에리. 오늘도 예쁘구나.”
“루시우스, 그렇다고 노인 목소리를 흉내 낼 필요는 없어요…….”
이건 좀 너무 깼나. 나는 치마를 걷어 올리며 헛기침을 했다. 시에리의 눈을 도저히 마주 볼 수가 없었다. 하얀 스타킹 위로 팬티 선이 도드라졌다. 시에리는 얼굴을 가린 채 입을 꼭 다물었다. 나는 손가락을 사용해서 다리 사이의 스타킹을 뜯어버렸다.
“아, 아앗……!”
“괜찮아. 괜찮아. 아저씨가 알아서 할게.”
“그렇다고 아저씨 목소리로 말씀하실 필요도 없잖아요…….”
시에리의 타박이 다시 한번 가슴에 꽂혔다. 나는 스타킹의 구멍 속으로 손가락을 후벼넣었다. 시에리가 얼굴을 가린 채 신음을 토했다.
“하아……. 아앗……. 흥……!”
시에리가 허리를 들썩이며 손가락에 가랑이를 비벼대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나와 함께했던 그녀의 몸뚱어리는 점점 음란해져서, 이제는 나만의 섹스퀸은 아니더라도 나만의 움직이는 러브돌 수준까지는 올라서있었다. 내가 검지 손가락을 세우고 있을 뿐이었지만, 시에리는 허리를 들썩이며 속옷의 얇은 천 위로 균열을 꾹꾹 눌러왔다.
“자, 장난치지 말아 주세요……. 선생님……. 하아……. 흐으…….”
시에리의 상의는 건드리지 않았다. 단정하게 여민 넥타이와 말끔한 블레이저를 입은 모습 그대로 그녀를 더럽히고 싶었다. 내가 팬티와 스타킹을 동시에 끌어 내리자, 그녀는 다리를 딱 붙인 채 촉촉하게 젖은 보지를 손으로 가려 애썼다. 나는 그녀의 손을 치우고 아직 허벅지에 말려있는 스타킹으로 인해 벌리지 못한 다리 사이로 내 좆을 집어넣었다.
“하앗…!”
시에리가 허벅지를 자신의 손으로 내리누르며 엉덩이를 들었다. 다리를 모으고 있었기 때문에 좆에 느껴지는 압박감이 차원이 달랐다. 마치 사방에서 내 좆을 터뜨리기 위해 힘을 주는 것 같았다. 나는 내 얼굴에 닿는 시에리의 발바닥에 입을 맞췄다.
“자, 잠깐만요! 하으응! 차, 창피해요!”
“모든 게 다 이쁘니까 괜찮아요.”
내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시에리의 얼굴이 파르르 떨렸다. 삽입할 때마다 아찔한 듯 눈을 일그러트렸고, 허리를 뒤로 뺄 때면 안타까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출납의 반복에 따라 얼굴색이 붉어지고, 입김이 거칠어졌다.
“하아……. 하아……. 하읏……. 하……. 아앗……!”
내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시에리는 다리를 벌리려고 애썼다. 하지만 나는 이 자세를 계속 유지하고 싶었기에, 스타킹으로 감싼 종아리를 꼭 붙잡고 허리를 움직였다. 시에리가 내 손을 잡고자 팔을 쭉 뻗어댔다.
“아…. 아앗…! 흐응…! 루시웃……. 하으윽…!”
시에리는 태생적으로 컨셉 플레이라는 게 어울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이브처럼 선생님이라고 부르라 말하면, 어떻게 될까? 나는 지금의 애달픈 목소리와 붉어진 얼굴도 마음에 들었다. 단정한 상의 위로 답답한 신음을 토해내며 나를 원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도 좋았다. 나는 그녀의 넥타이를 붙잡고 옷을 억지로 풀어헤쳤다.
“하읏…. 흐읏…. 흥…!”
단추가 뜯어져서 매트리스 위를 굴렀다. 시에리의 손이 단추를 잡으려다가 이불을 붙잡고 쥐어 뜯어대기 시작했다. 천을 모아쥔 손끝이 하얗게 질렸다. 시에리의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만큼, 역으로 그러했다.
“루시우스……. 하앗…. 하……. 루시우스……!”
시에리는 눈이 멀어버린 것처럼 한 손으로 허공을 휘젓다가 내 얼굴로 가져갔다. 나는 허리를 들어서, 그녀와 얼굴을 맞추려고 했다. 내가 몸을 들어 올리는 만큼, 시에리 역시 엉덩이를 들어야 했다. 내 온몸으로 시에리를 내리누르는 자세가 되어서야, 우리는 서로 마주 볼 수 있었다. 내가 허리를 내려찍을 때마다 시에리는 눈을 크게 뜨고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내질렀다.
“하윽! 하악! 아……. 아아악…! 흐윽…! 흥…!”
“시에리. 귀여워요.”
“하아악! 하윽…! 흐으읏..! 아, 아앗…! 좋아앗….아흑! 루시우스…. 좋아해요…! 정말로……. 흐윽…!”
시에리는 숨이 넘어갈 듯 신음을 토해내면서도 계속 나를 찾았다. 헐떡이는 숨소리 사이로 사랑이 듬뿍 담겨있는 게 느껴져서 나 역시 기쁘게 허리를 내리찍었다. 한 번 허리와 허벅지가 맞부딪힐 때마다, 시에리는 몸을 떨며 혀를 내밀었다. 나는 고개를 바짝 숙여서 그녀의 혀를 핥고 삼키고, 휘감았다.
우리는 담쟁이덩굴이 얽히듯 서로를 얽어갔다. 손가락을 깍지끼고 허리를 비틀며 더욱더 서로를 원했다. 마주 비비는 허리에 눌려서 시에리가 신음을 내질렀고, 내는 가쁜 숨을 토해냈다. 시에리가 역할극에 제대로 맞춰주지 않아도 괜찮았다. 상상력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니까. 나는 선생이다. 나는 지금 내가 가르치는 대학생을 따먹고 있다. 시에리는 내 학생이고, 나는 시에리를 무참히 따먹고 있다.
“사랑해요. 시에리…….”
“하으읏……. 루, 루시우스…….”
“선생님이라고 해줘요.”
“루시우스…. 선생님……. 좋아해요……! 하으읏!”
“우읏!”
단 한마디. 내가 시에리를 흥분시키기 위해선 갖은 애무와 달콤한 말들이 필요했지만, 시에리가 나를 사정시키는 데에는 단 한 마디로 충분했다. 선생님이라는 한마디. 시에리가 애달프게 부른 그 한마디에 나는 허리에 힘을 빼고 사정하고 말았다. 시에리가 나를 꼭 끌어안고 정액을 받아내고 있었다.
“하아……. 하아…….”
나는 시에리와 입을 맞추고 그녀의 옆에 드러누웠다. 시에리가 스타킹과 팬티를 완전히 벗고 나를 꼭 끌어안았다. 한 번 더하자는 뜻일까? 시에리는 말했다.
“저는, 이런 역할극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저를 봐줬으면 좋겠어요.”
“그럼 앞으로 이브한테만 할게요.”
“아, 그건…….”
내 말에 잠깐 당황했던 시에리는 내가 실실 웃는 걸 보고 농담이라는 걸 알았던지 주먹을 쥐고 내 가슴을 콩하고 때렸다. 아프지도 않았고 화가 난 것 같지도 않아서 나는 깔깔 웃고 말았다. 시에리는 내가 웃는 걸 보고 볼을 부풀리며 내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몰라요……. 바보.”
“그래도 사랑하죠?”
“치사해요.”
시에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밤을 보냈다. 이런 행복한 시간은 밤이 아니면 즐길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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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나는 아힐데른 월간지를 집어 들었다. 어제는 아티의 편지 때문에 잊어버리고 있던 신문이었다. 신문에는 아힐데른뿐만 아니라 인간 왕국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적혀있었다. 내 옆에선 이브와 아이라가 같이 월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라가 잡지 한 귀퉁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어머, 서부 해안 지대에 영주 아들이 결국 죽었대요.”
“영주 아들이요?”
“네. 되게 총명하고 잘생겼다고 인기 많은 분이었는데, 저번에 수도에서 감자 샐러드를 먹다가 백치가 된 후로, 시름시름 앓다가 이번 달에 결국 죽었다네요.”
“안타깝네요. 안 그래도 서부 해안이 많이 힘들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