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238
그 정도라면 생각보다 그리 큰 피해가 아니었다. 엘프들이 나무가 있어야만 사는 것도 아니니까. 엘프들은 그냥 나무랑 같이 사는 걸 좋아하는 수목 애호가들이지, 나무가 없으면 고통받는 수목 성애자들이 아니었다. 그 정도라면 사는 곳이 좀 흉해질 뿐이고 숲도 금방 복구할 수 있었다.
“숲이 없어지면 정령들도 사라지죠. 정령들 역시 마력 농도가 짙은 환경에서밖에 못살거든요. 그래서 외부로 정령을 반출할 때는 항상 팔찌나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에 마력석을 박아두고 거기에 정령이 살게 해요.”
이건 생각해보니 큰 피해였다. 정령은 엘프들의 주된 전투 수단이기도 했으니까. 정령들이 돌아다니는 아힐데른의 숲은 악의를 가진 자들에게 매우 위험한 공간이었다.
“아, 그럼 정령도 없어지고 나무들도 사라지는군. 다른 피해는 없어?”
“조상님들도 다시 무덤으로 돌아가시겠죠.”
“아, 사령 마법의 동력원이라고 했지?”
“네. 조상님들은 영혼의 모습으로라도 계속 사는 걸 원하시기 때문에 아마 미미르를 풀어달라는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요.”
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래서 미미르는 어떻게 풀어주지?”
“모르겠어요. 미미르를 풀어주는 방법에 대해선 한 번도 여쭤본 적이 없는데……. 그, 물어봐도 대답 안 해주실 것 같아요. 그래도 한 번 물어볼까요?”
“아니, 그거 보단 일단……”
나는 다시 단단히 선 거시기를 가리켰다. 샐리나가 살짝 째려보며 애교를 부렸다.
“엉큼하시다. 그럼…….”
그 순간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여왕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조금 전까지 실실 웃던 샐리나가 표정을 굳히고 물었다.
“누구더냐?”
“시종장 감바입니다. 오늘 저녁은 어떻게 하실 것인지…….”
“문 앞에 가져다 놓거라. 그리고 누구도 이 방 근처에 오지 못하게 하거라. 알겠느냐?”
“네.”
발소리가 멀어지자 샐리나가 내 귀두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잘했죠?”
이 정도면 혼자 둬도 걱정 안 해도 되겠네.
알리오 페스타의 마차의 마력을 충전하기 위해서는 열흘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현재 나는 제대로 된 입국 절차를 거치지 않고 몰래몰래 온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 마차를 사용해서 돌아가야 했다. 그동안 왕궁 내에서 내 얼굴이 보이면 사건이 귀찮아지므로, 나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여왕의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허리를 조금 더 숙여.”
“이렇게요?”
그리고 지금 여왕은 내 앞에서 치마를 걷어 올리고 번들번들하게 젖은 음부를 드러내며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침대 앞에 개처럼 엎드린 그녀가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내가 비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 순간. 나는 더 없는 공허함을 느끼고 있었다.
“보지를 벌려봐.”
“네.”
샐리나는 내가 묻자마자 즉답하며 망설임 없이 제 보지를 벌렸다. 핑크빛 속살을 내비치며 샐리나가 후후후 웃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했다. 이상하게 이래도 저래도 재미가 없었다. 지금 당장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너무도 재미없었다.
“엉덩이를 벌려봐. 내가 개처럼 박을 수 있게.”
“네.”
그녀는 망설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아예 양손으로 자기 엉덩이를 꼭 붙잡더니 엉덩이를 쭉 벌렸다. 착색되지 않은 분홍색 항문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아니야……. 그냥. 안 박을 거야. 다시 그만둬.”
“네.”
하지만 꼴리지 않았다. 뭐지? 발기 부전인가? 나는 머릿속으로 시에리나 이브. 엘시를 떠올렸다. 그러자 신기하게 조금 전 샐리나의 항문을 보고도 미동하지 않던 좆이 순식간에 발딱 섰다. 내 발기 부전은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뭐지? 뭐가 문제지?
“샐리나.”
“네. 주인님.”
“가서 에리나를 데리고 와. 네 눈앞에서 개처럼 따먹은 다음에 목졸라 죽여버릴 거야.”
“정말요? 정말 멋져요. 주인님!”
샐리나는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나는 이 시점에서 왜 꼴리지 않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애초에 내가 생각했던 그런 종류의 최면이 아니었다. 내 노예가 되고, 내 명령에 절대복종하는 기쁨을 느낀다는 조건을 달아놓았지만, 나는 사실 그런 노예가 되는 걸 바라지 않았다.
몸은 싫으면서도, 이상하게 기뻐하며 제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그런 모습을 원하고 있었다. 여왕의 고압적인 성격과 그 적극적이고 격렬한 반항. 그리고 유부녀다운 야한 몸매와 그러면서도 섹스에 익숙하지 않은 몸을 내 힘으로 길들이는 것. 내가 바라는 건 단순한 섹스가 아니었다. 엘프 여왕을 길들이는 과정 자체를 원하고 있던 것이다.
샐리나는 내 명령을 듣고 즉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나는 샐리나가 진짜 일을 저지르기 전에 그녀를 붙잡고 침대로 집어 던졌다.
“꺄악!”
그녀는 내던져진 상태에서도 나를 향해 웃었다. 샐리나는 내가 집어던져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건 자아를 가진 노예가 아니다. 그냥, 내가 하는 모든 것을 긍정하는 헤픈 년에 불과했다.
“이런 건 여왕이 아니야!!”
“네! 저는 여왕이 아니라 노예에요!”
내 분노 섞인 외침에도 샐리나는 주저하지 않았다. 내가 기대했던 건 이런 게 아니었다. 얼굴은 싫다고 말하지만, 천천히 보지를 보여주는 그 새침함. 저도 모르게 남편과 나의 자지를 비교하며 헐떡거리는 신음소리! 머리는 싫다고 말하고, 입으로는 딸에게 연신 사과하면서도 에리나를 제압해서 침대에 눕히는 배덕감!
내가 샐리나에게 원하는 건 이런 사소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메이가의 맹세는 그 모든 것들을 송두리째 없애버렸다. 단 한 순간의 맹세로 모든 게 박살 난 것이다. 내가 왜 쓸데없이 에리나에게 어마마마라고 불리면 멍! 소리를 내게 했을까? 그걸 말하면서 부끄러워하라고 넣은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정말 개처럼 귀엽게 멍! 소리를 내면서도 아무런 수치심도 느끼지 않을 게 분명했다. 이건 그냥 개 짖는 소리를 재생하는 녹음기에 불과했다. 내게 섹스는 교감이고, 사랑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사랑이 없었고, 교감도 없었다. 소리 나는 오나홀에 불과한 것이다.
다시 말해 이건 살인이었다. 여왕이 울부짖었던 것처럼, 나는 여왕 한 명을 한순간의 쾌감을 위해 죽여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나는 샐리나에게 말했다.
“샐리나. 나에게 여왕처럼 말해. 고압적으로.”
“이, 이렇게 말이냐?”
“좋아. 그대로 나를 매도해.”
“이런 쓰레기 같은 놈! 버러지 같은 놈! 자지만 큰놈!”
“아니야!”
진심이 담겨 있지 않았다. 표정도 실감 나고 억양도 그럴 듯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이런 건 진짜가 아니라고, 최소한의 노력이 깃들지 않은 것에 애정이 생길 리 없다. 이건 그냥 게임을 깨다가 귀찮다고 치트 세이브 데이터를 불러오는 것이나 같은 짓이었다.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생각에 빠졌다. 미미르, 미미르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전에 여왕도 메이가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누가 방법을 알고 있을까? 미미르에 있는 앱실론 메이가가 그 방법을 알고 있지 않을까?
“샐리나.”
“네. 주인님.”
“너 미미르에게 좀 다녀와.”
“미미르에는 왜요? 거기는 저도 용건이 없으면 출입을 못 해요.”
“그냥 메이가의 맹세 갈겼는데 계약 내용 잘못 써서 내가 백치가 됐다. 그래. 그래도 용사의 동료를 백치로 만들어버리는 건 말이 안 되니까 해제 방법은 없냐고 물어보고. [메이가의 맹세]가 어디 갔냐고 물어보면 네 머리로 대충 변명하고 알았어?”
“알겠어요. 그럼, 여기서 조금만 숨어지내셔야 해요? 저는 주인님이 여기 있는 게 상관없지만, 다른 신하들이 보면 그……. 우리 에리나에 대해서 또 안 좋은 소문이 날지도 모르잖아요.”
얘는 에리나를 아끼는 걸까 아닌 걸까? 이렇게 에리나를 걱정하면서도 내가 따먹고 죽여버린다는 말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알겠다고 하고 있었다. 인격 말살은 이렇게 위험한 짓이었다. 이건 고쳐야 했다. 고칠 방법을 알아낸다면, 고치기 직전에 에리나를 불러서 3P를 화끈하게 한 다음 기억을 찾아줄 생각이었다. 그 상태로 따먹는 게 더 맛있을 테니까.
그렇게 샐리나의 방에서 내가 지내는 동안 나는 방에 있는 책자들을 통해 엘프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었다. 본래 마법보다는 활을 통한 수렵을 일삼는 수렵 민족에 가까웠던 엘프들은 인간 마법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마법을 발전시키기 시작했고, 미미르의 등장으로 인간들을 압도하는 마법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했다.
현재의 숲을 이루는 것도 미미르, 현재의 마법 문명을 이룬 것도 미미르. 현재 정령들을 유지해주는 것도 미미르. 엘프들의 모든 문명은 미미르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그리고 그 미미르의 뒤에는 아힐데른의 중요한 안건들을 결정짓는 존재. 원로회와 아힐데른의 선조들이 있었다.
책을 읽던 나는 비밀 통로의 문을 열고 숨어 들어갔다. 여왕의 방을 청소하는 전담 메이드는 여왕이 국정을 돌보는 시간 동안 방을 청소했다. 가끔 시종장이 여왕을 찾아서 방에 찾아오기도 했다.
얼굴을 비춰선 여러모로 귀찮아지는 걸 아는 나는 그럴 때마다 몸을 숨겼고, 여왕이 내가 만족할만한 답을 가져올 때까지 여왕의 방에서 때를 기다렸다. 그녀가 미미르에 방문 날짜를 잡고 다시 방문한 날짜는 그로부터 나흘 뒤였다. 미미르를 갔다가 돌아온 그녀는 살짝 핼쑥해진 얼굴로 훌쩍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꼭 끌어안고 물었다.
“왜 그래?”
“욕먹었어요……. 메이가의 맹세가 얼마나 귀한 보물인지 아느냐고, 막 절 다그치고, 욕하시구……. 그래도 메이가님이 괜찮다고 해주셔서 덜 혼났어요.”
그녀는 내가 위로해주는 걸 바라고 있었다. 나는 샐리나의 가슴을 주무르며 자지를 엉덩이에 가져다 댔다. 통통한 엉덩이를 콕콕 찔러주니 샐리나는 자연스럽게 팬티를 벗고 내 위에 올라탔다. 샐리나가 내 위에서 허리를 살살 흔들며 내게 키스를 요구했다. 나는 입을 맞춰주며 얇은 드레스 위로 느껴지는 둔덕의 감촉을 즐겼다.
“그래서? 그다음엔? 메이가의 맹세를 해제할 방법은 찾았어?”
“아, 네……. 그걸 물어봤었는데 메이가 님은 그런 건 없다고 하셨어요. 아예 해제할 방법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든 물건이라서, 한 번 걸리면 끝이라고요.”
“씨발. 다른 놈들은 몰라?”
선조들을 ‘다른 놈들’이라고 표현했지만, 샐리나는 그 점에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나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짜증이 솟구쳤다. 더러운 엘프들이 만든 도구 때문에 샐리나는 인형만도 못한 존재가 됐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나는 아힐데른과 엘프들에게 복수할 의무가 있었다.
“다른 선조분들도 해제 방법은 모른다고 고개를 저으셨고요. 그런데, 알리오 페스타 님께서 갑자기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알리오 페스타는 나도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공간이동 마법의 근간을 마련했지만, 모든 자료를 폐기하고 자살해서 공간이동 마법 분야 자체를 퇴보시킨 장본인. 지금까지 줄곧 침묵을 지키며 살았다고 들었는데 갑자기 자기 의사를 표현했다니 관심이 갔다.
“뭐라고 했는데.”
“일단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씀도 하셨어요. 마법으로 사람의 정신을 주무르는 건 원래 아주 어려운 마법이고, 당시에 그 마법을 할 줄 알았던 앱실론 메이가님이 해제 방법을 모른다면, 앱실론 메이가 님보다 훨씬 상위의 마법사를 데리고 와서 마법으로 금제를 풀면 될 거라고요.”
앱실론 메이가는 그래도 전설로 남은 마법사였다. 그녀가 아무리 의혹이 많이 남아있다고 해도 그 실력만큼은 진짜니까 사람들이 따랐으리라. 나는 그녀보다 강한 마법사라면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인지 물었다.
“그래서, 그게 어느 정도인데?”
“현세대의 인간이나 엘프 중에서는 가능한 사람이 없고, 아마도 드래곤 정도는 데려와야 할거라고……. 그런데 드래곤들은 다 잠들어 있잖아요? 죄송하지만, 메이가의 맹세를 해제하는 건 불가능…….”
아니. 방법은 있었다. 나는 알고 있는 드래곤이 두 마리나 있었으니까. 나는 샐리나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