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292
“에이에이. 넣을게요.”
과거에 빠져있던 에이에이가 그 말에 눈을 번쩍 떴다. 눈앞에는 루시우스가 있었다. 그녀의 오므린 허벅지 사이로 루시우스의 손가락이 파고들었다. 잔 근육으로 탄탄한 허벅지를 손가락이 꾹 눌러서 틈을 만들었다. 어떻게든 넣을 틈을 주지 않으려는 듯 에이에이는 다리를 꾹 오므린 채 이를 악물었다.
“흡…….”
루시우스는 손가락에 힘을 주어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미약하게 스치는 손가락에 에이에이는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
그때, 에리나는 손가락을 사용해서 에이에이의 질벽을 훑었다. 에이에이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신음성을 흘리면, 에리나는 그것마저도 귀엽다며 후후 웃었다. 그리고 키스하고 다시 가슴을 매만지고 손가락을 더욱 깊이 넣어서 위아래로 휘저었다.
“으앗…….”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기분 좋은 행위는 아니었다. 에이에이에게 에리나와의 섹스는 손을 잡거나 키스를 하는 등 사랑을 확인하는 행위들과 별 다를 게 없는 것들이었다. 에리나는 에이에이가 부끄러워하는 모습만으로도 만족하는 듯 그녀의 서투른 애무에도 웃어주었다.
“아읏……. 아……. 잠깐만……. 이거…….”
그리고 루시우스의 손가락이 에이에이의 몸 안을 휘저을 때, 더 이상 에이에이의 머릿속에 에리나와의 달콤한 추억은 남아있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건 루시우스의 손가락이 생각보다 부드럽고 길다는 것과, 약한 부분이 어디인지 잘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흐윽……. 하윽…….”
손가락 마디 마디의 관절과 중지 끝으로 부드럽게 육벽을 긁어올리는 감각. 에이에이는 허리를 살짝 들면서 그의 움직임에 몸을 맞추어나갔다. 허리를 흔드는 것은 본능일까? 에이에이는 침착하게 물결에 따라 움직이듯 허리를 위아래로 천천히 들썩였다.
“아……. 아……. 아읏…….”
입에서는 소리가 났다. 더 큰 것을 갈구하는 애달픈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미세하고 음란하기 짝이 없는 신음을 내면서 에이에이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그게 무서웠다. 에리나를 잊어버리고, 루시우스만 떠올리게 될까 봐 그게 무서웠다. 필사적으로 에이에이는 에리나의 얼굴을 떠올리려고 했다.
에리나의 손. 에리나의 웃음. 섹스할 때 자신의 머리를 감싸던 그녀의 손길. 웃음소리. 사랑한다는 속삭임.
“귀여워요. 용사님.”
“아……. 아앗……. 자, 잠깐……. 사제님……. 이거……. 너무……. 으읏……! 앗……. 손가락을 왜……. 두, 두 개나……. 아흑…….”
하지만 환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루시우스는 검지와 중지를 곧게 펴서 그녀의 질 속에 집어넣었다. 아직은 남자에 익숙하지 않은 질이 갑작스럽게 제 몸에 찾아든 불청객에 놀라서 움찔 떨고, 꾹꾹 조여 들어갔다. 질이 조이고 다리를 오므릴수록, 손가락 피부와 마찰한 질벽이 울컥울컥 음란한 액체를 뱉어냈다. 에이에이는 루시우스의 팔을 붙잡고 고개를 저었다.
“그, 그만해주세요……. 사제님……. 으읏……. 아……. 아앗……. 악…….”
그녀의 얼굴에는 쾌감이 가득했다. 루시우스는 그녀의 얼굴을 표현할 적당한 문장을 고민했다. 살짝 벌어진 입과 멍한 시선. 땀을 뻘뻘 흘리는 이마와 빨갛게 불타고 있는 귀. 에이에이는 말 그대로 쾌감에 절여졌다.
“이, 이상해……. 아……. 그렇게 하지 말아 주세요……. 아……. 아…….”
에이에이가 이불을 꾹 쥐고 다리를 뻗었다. 벌어진 입술이 침에 젖어서 촉촉했다. 루시우스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입을 맞추려고 했다. 멍한 시선으로 루시우스를 쳐다보던 에이에이가 손을 올려서 그의 키스를 막았다.
“…..안돼요.”
“알겠어요.”
급할 건 없었다. 루시우스는 손가락을 빼냈다. 애액에 젖어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에이에이의 입에 쑤셔 넣었다. 에이에이는 그의 손가락을 살짝 강하게 깨물다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뱉어냈다. 그리고 침대보에 퉤퉤 침을 뱉으며 인상을 썼다.
“뭐, 뭐하시는 거예요!”
아직 아닌가 보네. 표정만 보면 완전히 맛이 간 줄 알았는데 아직 이성이 멀쩡했다. 루시우스는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시고 그녀의 위에 올라탔다. 이미 남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그녀의 보지는 뜨거운 열을 품고 있었다. 에이에이는 그를 마주 보면서 섹스한다고 생각하자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는지 고개를 돌리며 루시우스를 밀어냈다.
“왜 그래요?”
“아, 죄송해요. 서로 얼굴 마주 보고는 못 하겠어요. 동료였던 사람이랑 이런 짓을 한다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말한 에이에이는 스스로 돌아눕더니 베개를 가져와서 제 얼굴을 가렸다. 얼굴을 꾹 감싸고 엉덩이를 이쪽으로 향한 모습은 천박하기 그지없었다. 루시우스는 살며시 에이에이의 보지를 벌리며 말했다.
“엄청 젖었네요.”
“……계속 장난치시면 발로 찰 거에요?”
에이에이는 루시우스를 확실히 편하게 느끼고 있었다. 다른 사람에겐 혹시나 잘못될까 봐서 하지 않는 폭력적인 행위를 그에게만큼은 서슴없이 하고 있었으니까. 루시우스 역시 남들에겐 혹시나 잘못될까 봐서 하지 않는 강간을 에이에이에게만큼은 하고 싶어 했으니, 두 사람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았다. 루시우스는 이 또한 사랑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아…….”
쿠션으로 머리를 감싼 에이에이의 머릿속에서 에리나와 처음으로 밴대질을 하던 때가 어렴풋이 떠올랐다. 지금 자신의 뒤에서 루시우스가 짐승처럼 허리를 들썩들썩 흔들며 단단히 발기한 귀두를 자신의 균열에 문지르고 있는데, 어째서 에리나의 얼굴이 떠오르는 걸까?
그때 두 사람은 참 순수한 사랑을 했다. 서로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기분이 좋아서, 웃으면서 손깍지를 꼈다. 서투른 움직임인 만큼 낯선 쾌감이 어설프게 몸을 지배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서로의 꽃잎이 맞닿았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때가 있었다.
“에리나.”
에이에이는 다시 한번 에리나의 이름을 숨죽여 불렀다. 루시우스의 귀에 들리지 않을 만큼 작게. 그녀는 이 또한 시련이라고 생각했다. 에리나를 지키기 위한 시련. 루시우스는 약속을 어길 사람이 아니었다. 이 일주일이 지나고 나면 다시 에리나와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 일주일만. 이 일주일만 어쩔 수 없이 루시우스와 몸을 섞는 것이다.
에이에이는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루시우스의 손이 에이에이의 엉덩이를 붙잡았다. 탄력 있는 엉덩이가 살짝 벌어지고 성기가 서로 맞닿았다. 에이에이는 다시 한번 속으로 에리나를 불렀다. 눈을 감으면 에리나의 얼굴이 떠올랐다. 루시우스가 말했다.
“넣을게요.”
“아으으읏…!”
에이에이가 베개를 꼭 쥔 채 신음을 내질렀다. 혹시나 루시우스가 기고만장해지는 표정은 보기 싫었다. 하지만 이미 몸은 제멋대로 반응한 지 오래였다. 오랜만에 에이에이의 몸속을 헤집은 루시우스의 자지는 마치 제집을 찾았다는 듯이 익숙하게 그녀의 육벽을 짓뭉개기 시작했다.
“아윽…. 아윽……! 잠깐……. 잠깐만……! 사제님……. 읏……! 악……!”
다리를 오므리며 비명을 질렀다. 에이에이는 베개를 주먹으로 팡팡 내리치며 루시우스를 부르짖었다. 하지만 루시우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듯, 그는 더욱더 세차게 허리를 내려찍을 뿐이었다.
팡! 팡! 팡! 팡!
“하윽…. 윽…! 아…. 아앗……! 아……. 아아…! 아윽!”
머리가 어지러웠다. 베개에 얼굴을 처박고 숨을 쉬다 보니 산소가 모자랐다. 에이에이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쳐들고 크게 숨을 내쉬었다.
“하윽! 윽! 아……. 아앗! 아윽! 으윽…!”
내뱉는 숨소리는 숨소리로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한숨을 내쉴 때마다 비음이 뒤섞여서 괴상한 신음소리를 만들었다. 에이에이는 정신을 다잡기 위해 노력했다. 에리나의 얼굴을 떠올리고, 에리나를 생각하기 위해 머리를 싸맸다. 다시 베개에 얼굴을 처박고 그녀는 에리나를 불렀다.
“으읏…! 앗…! 아읏…! 아…! 에리나…! 에리나앗…! 아……!”
루시우스도 그 발언에 오기가 생겼다. 그녀의 허리를 더 높이 쳐들고 몸을 일으켰다. 루시우스는 에이에이를 찧어 죽일 기세로 허리를 대차게 내려치기 시작했다.
“아아아……! 윽! 으윽! 흑! 아윽! 끅……! 아윽! 옛! 에…. 에리나앗……! 앗!”
에이에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몸이 공중에 붕 뜨는 것 같았다. 허리에서부터 전신을 파고드는 쾌감이 사람을 미치게 했다. 에이에이는 열심히 에리나의 얼굴을 떠올리려고 했다. 에리나의 목소리를 떠올리려고 했다.
[“흐응…! 좋아…! 좋아! 좋아아아앗…!”“공주님. 용사님과 저 중에 누구 자지가 더 좋은가요?”
“그…. 흐응…. 몰라……. 항……. 몰라아……!”]
동굴에서, 동굴에서 루시우스와 붙어먹던 그 목소리가 떠올랐다. 왜일까? 왜 이럴 때 그때가 떠오르는 걸까? 잊어버리고 싶던 기억의 편린이 왜 지금 튀어나오는 걸까? 알 수 없었다. 에이에이는 지금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었다.
그 순간, 루시우스가 에이에이의 허리를 감더니 번쩍 들어 올렸다. 인형처럼 에이에이를 들어 올린 루시우스는 그녀가 마치 가벼운 러브돌이라도 되는 것처럼 허공에 놓은 채 있는 힘껏 허리를 찔러넣었다.
“아……!”
에이에이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쩍 벌어진 입을 다물기도 전에 다시 한번 루시우스의 허리가 움직였다.
팡! 팡! 팡! 팡! 팡! 팡!
“아읏! 앗! 아앗! 읏! 아! 에, 에리나…! 에리나아……! 아읏! 미, 미안……! 미안해…! 하윽! 아앗! 아읏! 아!”
루시우스에게 몸을 기댄 채 허리를 들썩이며 에이에이가 신음을 뱉었다. 루시우스 역시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전신에서 비 오듯 땀이 흘러내려서 바닥을 적셨다. 접합부에서 튀는 물방울이 침대보를 적셨다.
“아읏! 앗! 앗! 아앗! 읏! 그, 그만! 사, 사제님…! 제발…! 저, 저! 이상해질 것 같으니까! 제발! 아! 아읏! 뭐야…! 아읏! 으읏! 제, 제발요! 아…! 아아……! 아읏…!”
그 순간 말없이 기계처럼 허리를 움직이던 루시우스가 에이에이를 침대에 처박으며 정을 토해냈다.
“아아아아아아아아!”
에이에이는 짐승 같은 비명을 지르며 매트릭스를 악력으로 뜯어버렸다. 그녀의 몸 안에 쭉 사정한 루시우스는 땀을 닦아내며 주저앉았다. 눈앞에 빨갛게 물든 엉덩이가 있었다. 균열 틈새로 정액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어깨를 바들바들 떨면서 에이에이가 헐떡거렸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빨갛게 물든 얼굴에 용사다운 당당함은 어디에도 없었다. 루시우스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엉덩이를 벌렸다. 누구의 침입도 허락하지 않은 분홍색 구멍이 보였다. 에이에이가 발로 그를 밀려는 듯 허공에 어설픈 뒷발길질을 하며 말했다.
“벌리지……. 마세요…….”
루시우스는 생각했다. 애널도 따버려야겠다고.
균열을 쑤시는 손끝이 기묘하게 움직였다. 마치 손가락에 분비물을 치덕치덕 바르는 듯 육벽을 훑으며 빙글 빙글 돌리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진 에이에이의 육체는 그의 손동작 하나하나를 적나라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가 질벽을 벌리며 꾹꾹 누를 때마다 에이에이는 다를 오므리며 고개를 저었다.
“뭐, 뭐하시는 거예요. 사제님……. 으읏……! 아……. 그러지, 마세요……. 아……! 민감한데…….”
“제가 생각을 해봤는데요 용사님. 이렇게 우리끼리 섹스하다가 임신하면 곤란하지 않을까요?”
“임……. 아, 안되는 데……. 으읏……!”
에이에이는 엉덩이를 쑥 내민 채 발을 동동 굴렀다. 그녀의 몸은 한 번의 격렬한 정사로 이미 녹아내린 상태였다. 루시우스는 손가락을 더 깊게 쑤시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