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323
하지만 아티를 구하기 위해서는 내가 지금보다 더 강해질 필요가 있었다. 그러면 남은 목적지는 단 하나. 드워프 왕국에 있다는 아티의 친구 시오테르였다. 시오테르는 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드워프 왕국이니까 거대한 여자 드워프인가?
“그……. 혹시 어떻게든 그래도 빼내고 싶으시다면, 제가 알리오 페스타의 마차랑 함께 들여 보내드릴 테니까. 미미르를 데리고 순간이동을 하시면……. 아마 될 거에요.”
“그건 좀…….”
그 방법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주는 것도 아니고 폭발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도 몰랐으니까. 안전하게 미미르와 연결된 마법들을 제거한 다음에 정신을 두들겨서 깨우는 게 맞았다.
“그러면 이건 그냥 못들은 걸로 하세요. 그리고, 이제 샐리나 당신에게 걸린 메이가의 맹세를 좀 풀어보고 싶은데.”
“네?”
나는 잠깐 말을 고르다가 고개를 저었다. 생각해보니까 지금 풀어주면 재미도 없고, 혹시나 기억이 그대로 살아있다면 샐리나가 내 앞길을 방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미미르가 아힐데른 전체를 날려버린 뒤라면, 샐리나도 에리나도 왕국이 없는 백수가 될 테니까 얼마든지 아티의 동굴로 데리고 갈 수 있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그냥 해본 소리니까 못들은 걸로 하세요.”
“저는 지금이 행복한데, 혹시 제가 마음에 안 드시는 건가요?”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한번 샐리나를 꼭 끌어안아 줬다.
그렇게 미미르를 깨우려면 반드시 아티가 와야 한다는 걸 알아냈다. 이제 열흘 동안 느긋하고 감질나게 에리나를 유혹하여 에이에이를 내 여자로 만드는 것만 남은 상태였다. 나는 복도를 거닐며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내 예상이라면 에리나는 나흘 정도를 버틸 것이다.
설령 열흘을 다 버틴다고 해도 샐리나를 시켜서 억지로 나랑 섹스하게 하면 그만이었다. 에이에이가 암만 에리나를 믿어줘도 ‘어마마마가 시켰느니라!’라고 말하면 믿어줄까? 더 환멸을 느끼면 환멸을 느꼈지 사랑으로 감싸주진 않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배정받은 방으로 돌아와서 몸을 풀었다. 애장품으로 챙겨온 메이스를 닦아주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기왕 온 김에 조약서도 받아들고 갈 예정이었다. 에이에이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었지만, 시종에게 물어보니 에이에이는 에리나를 데리고 급하게 방으로 사라졌다고 했다.
지금쯤 격렬하게 둘이 섹스 중이겠지? 에리나와 에이에이 둘이 섹스하는 걸 상상하니 다시 성기가 발딱 서는 것 같았다. 나는 느긋하게 침대에 누운 채 눈을 감았다. 낮잠이라도 한숨 자는 게 좋을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낮잠을 자는 것도 세상은 허락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불 위에 몸을 던진 채 눈을 감은 내 귓가에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나지막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다급하고 덜덜 떨리는 손가락이 느껴졌다.
똑. 똑. 똑.
“누구세요?”
느긋한 오후의 취미 생활을 방해하는 건 누구일까? 나는 다시 옷을 챙겨입고 방문을 열었다. 발갛게 얼굴이 달아오른 에리나가 내게 어색하게 손을 문에 몸을 바짝 붙였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다급하게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페, 페타 루시우스……. 빨리, 빨리 문을 열어다오. 에이에이가 보면 어쩌려고 이렇게 시간을 끄는 게냐?”
어떻게 씨발 하루도 못 참지?
정령들이 노래하는 궁전의 한구석에서 노란빛 채광창 틈새로 새어 나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마치 암캐가 제 자식을 찾아 낑낑대는 소리 같기도 했고. 말이 더위에 지쳐 울부짖는 소리 같기도 한 그 소리는 찰싹찰싹 살 부딪히는 소리를 동반하며 규칙적으로 흘러나왔다.
어쩌면 악기 연주를 하는 것 같기도 했다. 무릇 세상일들은 선물과 같아서 단편만 보면 알 수 없는 일이기에, 그 야릇한 소리는 듣는 이에게 묘한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호기심을 참지 못한 어느 엘프 시종이 채광창 사이를 슬쩍 엿보게 된다면, 그곳에서 그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아힐데른의 공주 아힐데른 에리나와 대륙의 영웅 페타 루시우스가 알몸으로 침대 위에서 살을 맞부비며 낯뜨겁고 난잡한 행위를 반복하고 있었을 테니까. 에리나는 혀를 아래로 축 늘어트린 채 눈은 허공을 향하고 있었다. 쩍 벌어진 입에서 침이 줄줄 흘러나왔고, 붉게 물든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
머리부터 배까지 땀에 흠뻑 젖어있었고, 침대보는 축축하다 못해서 짜내면 흥건하게 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녀 위에 올라탄 채 음탕하게 허리를 흔들고 있는 사내는 바로 나 루시우스였다. 그 역시 송글 송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고, 다시 한 번 에리나의 몸 속에 사정했다. 허리를 부르르 떨면서 아찔한 듯 고개를 위로 쳐들었다.
“흐으…….”
“하아……. 하아……. 루, 루시우스……. 또, 또 안에 싸다니……. 그러다가 생기면…….”
“생기면 또 용사님의 아이라고 하면 되죠. 그렇죠?”
에리나가 허리를 살짝 들었다가 다시 툭 몸을 떨구었다. 나는 그녀 위에 몸을 겹친 채 에리나의 귀를 이로 살짝 깨물었다. 에리나는 내 행동이 싫은 듯이 몸부림쳤지만, 몇 번의 정사 끝에 힘이 쭉 빠진 몸은 그럴 듯한 반항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며 말했다.
“에리나 공주님. 하루도 못 참다니. 역시 엘프 왕국 제일의 오나홀이시네요.”
“그,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거라….! 나, 나는 공주고……. 그러니까……. 하아…….”
에리나는 내 표현에 질색하며 몸부림쳤지만 벗어나지 못했다. 나는 다시 그녀의 귀를 깨물었다. 에리나의 귀는 감정에 따라서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었는데, 우물거리고 있으면 귀 전체 꿈틀대는 느낌이 아주 좋았다. 살아 움직이는 육포를 입에 물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나는 혀로 그녀여 볼을 살짝 핥으며 말했다.
“하지만 맞잖아요. 공주님. 제가 온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제게 박아달라고 찾아오다니, 이게 공주로서 할 짓인가요? 용사님께 미안하지 않으세요?”
“하, 하읏……. 하지만……! 하지마아아아안……!”
“하지만?”
“이젠……. 흐윽……. 네. 자, 자, 자지가 없으면……. 이제, 이제 제대로 느끼지도 못한단 말이다……! 에, 에이에이랑 아무리 해도……. 에이에이가 먼저 가버리기만 하고……! 그, 그래서 어마마마랑 하고……. 아무튼 네 탓이다! 네 탓이란 말이다!”
에리나가 내 허벅지를 찰싹 때리며 말했다. 나는 그녀의 매끄러운 엉덩이에 내 자지를 비비며 말했다.
“진정하세요. 공주님. 제가 앞으로 열흘 동안 차분하게 쭉 박아드릴 테니까요. 공주님도 그게 좋죠?”
그녀는 내가 박아준다는 말에 입술을 실룩거리면서도 시선을 회피했다. 억지로 웃지 않으려 애쓰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그런 건 필요 없다. 나는…….”
그녀는 여전히 거짓말을 못 했다. 얼굴에서 뻔히 드러나서 너무 웃겼다.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주며 말했다.
“에리나 공주님. 그런데 이렇게 이른 시간부터 저를 찾아오면 용사님이 걱정하시잖아요. 그렇죠?”
이미 이 시점에서 내기는 내가 이긴 거나 다름없었다. 에리나한테 여기서 몇 번 더 떡 치자고 말하면, 그녀는 군말 없이 다리를 벌릴 것이고 에이에이가 에리나를 찾아 내 방에 올 때까지 나는 그녀를 떡이 되도록 박아주기만 하면 됐다. 그런데 그런 건 재미없잖아? 나는 아직 이 게임을 끝낼 생각이 없었다. 지금 너무 즐거우니까.
“그, 그러니까…….”
에리나는 갈등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허락했다는 듯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에리나 공주님. 이렇게 하죠. 그렇게 저랑 섹스하고 싶으시면, 왕국 시간으로 정확히 매일 저녁 7시에 제 방에 찾아오세요. 그러면 제가 정말 개처럼 박아드릴 테니까.”
“……아, 알겠다.”
에리나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녀를 번쩍 들어서 욕실로 데리고 갔다. 욕조에 쏙 들어간 그녀는 부끄러운 듯이 몸을 가린 채 나를 쳐다봤다. 나는 비누 거품을 묻혀서 그녀의 몸을 칠했다. 하얀 피부에 하얀 거품이 올라서 마치 생크림 케이크 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미끌미끌 비누칠 된 그녀의 손이 내 자지로 향했다.
조금 전에 박았는데 또 얼마나 섹스를 하고 싶은 걸까?? 하얀 비누 거품이 내 자지를 문지르고 있었다. 나 역시 지지 않겠다는 듯이 욕조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그녀의 비부를 찾아서 애무하기 시작했다. 따뜻한 물 속에서 매끄럽게 열린 그녀의 질 안을 꾹 눌러주면, 에리나는 물장구를 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읏…….”
이건 마치 연인들끼리 치는 장난 같았다. 이브한테도 나중에 이렇게 놀아보자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에이에이를 완전히 함락하면 이렇게 놀면서, 에리나랑 이렇게 하곤 했단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었다.
똑. 똑. 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장난을 치던 우리는 석고상처럼 굳어버렸다. 단순한 노크에서 과도한 상상을 한 게 아니었다. 노크를 이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저……. 사제님? 죄송한데 지금 바, 바쁘신가요?”
에이에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에리나는 비누 거품보다 더 하얗게 질려서 물속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물장구치는 소리와 함께 목소리를 낮추고 내게 물었다.
“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 이 모습을 보였다간……!”
“진정하세요.”
나는 에리나 위에 비누 거품을 더 치덕치덕 발랐다. 비누 거품에 묻힌 그녀는 꼭 엘프랑 비슷하게 생긴 거품 덩이가 되었다. 얼핏 보면 거품 목욕을 하고 난 흔적같이 생겼기 때문에, 나는 만족스러운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지금 딱 좋아요. 이대로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세요.”
에리나는 어떻게 긍정을 표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발끝을 욕조 밖으로 살짝 빼서 발가락을 까딱거렸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고 목욕 가운을 걸친 다음 문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안절부절못하는 얼굴로 에이에이가 서 있었다. 그녀는 방 너머를 힐끔힐끔 바라보면서 내게 물었다.
“어, 그…….”
그녀의 예민한 코도 바로 코앞에 있는 내게서 나는 비누 거품 냄새 덕분에 방에서 벌어진 정사 냄새를 맡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물었다.
“왜 그러세요. 용사님? 지금 목욕 중이라서 급한 이야기가 아니라면 조금 이따가 이야기하고 싶은데.”
“아니, 그……. 에, 에리나가 보이지 않아서 혹시……. 혹시 여기에 왔나 해서요. 아,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 원래 나름대로 친분이 있었으니까! 사적인 이야기를 좀 하러 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요.”
용사의 감은 매우 날카로웠다. 욕조에서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에이에이가 정확하게 때려 맞추자 놀란 에리나가 발작을 일으키는 게 틀림없었다. 나는 에이에이의 어깨를 붙잡으며 말했다.
“용사님. 지금 에리나 공주님을 의심하시는 건가요?”
“아, 아니에요……! 의, 의심하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용사님이 저랑 바람도 피웠는데, 자길 의심하기까지 한다는 사실을 알면 공주님이 얼마나 실망하시겠어요.”
“그, 그런 이야기를 큰 소리로 떠들고 다니지 마세요!”
에이에이가 발끈하며 나를 살짝 밀었다. 내가 밀리면서 방 안의 정경이 그녀의 눈앞에 드러났다. 널브러진 이불과 축축하게 젖은 시트가 이 방에서 벌어진 일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줬다. 에이에이는 당혹스러운 얼굴로 나와 시트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서, 설마…….”
“그냥 창녀 불러서 한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왕궁에 창녀라니…….”
에이에이는 질색하는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하지만 나는 당당했다. 에리나는 내게 고급 창부보다 예쁘고 길바닥 부랑아를 강간하는 것보다 싸게 먹히는 존재였으니까. 나는 물었다.
“용사님도 한 번 하고 가시겠어요? 에리나 공주님도 안보이겠다. 진하게 한 번 즐겨야죠.”
“돼, 됐어요. 저는 다시 에리나를 찾으러 가보겠습니다. 실례했어요.”
“네. 살펴 가세요.”
에이에이는 내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다급하게 문을 열고 나갔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욕조를 바라봤다. 에리나가 팔짱을 낀 채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왜요?”
“창녀라니. 내가 창녀란 말이냐? 더 좋은 비유가 있지 않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