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344
마력 추출
그녀는 현재 과도한 마력 추출로 인해 본 실력을 낼 수 없습니다. 지능을 제외한 모든 스텟이 절반으로 떨어집니다. 지능은 원 수치의 5%로 고정됩니다.
씨발 좆망 일뽕겜. 설마 설마 했는데 마지막 한 명은 오니였다. 마탑에 방망이가 있을 때부터 예상을 해야 했는데. 나는 혀를 찼다. 에이에이는 그녀의 위압감에 놀란 듯 저도 모르게 검집에 손을 댔다. 시오테르가 입을 열었다.
“누구?”
“아, 그……. 저희는 아티의 지인들입니다.”
“아티? 아르티스?”
“네. 저는 아티의 새 남편입니다.”
내 정중한 어조에 시오테르가 호기심을 보였다. 그녀는 양손으로 주먹을 꼭 쥔 채 앞으로 내밀고 있었다. 그녀가 있는 장소 밑에는 커다란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무슨 주술인지는 알 수 없어도 상시 발동되고 있었으며, 강렬한 분홍빛이 우리를 기분 나쁘게 만들었다. 왜인지 저기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았다. 시오테르가 말했다.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네. 아르티스. 아주 오랜만이야.”
그녀의 얼굴에는 그리움이 가득했다. 초췌한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퍽 아름다운 미인이었다. 길게 늘어진 옷섶 사이로 탱탱하고 뽀얀 가슴이 보였다. 나는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 말했다.
“시오테르님.”
“시오테르라고 불러. 그쪽은 누구지? 네 옆에 있는 여자.”
“제 부인입니다.”
에이에이는 그 말에 조금 놀라서 흠칫했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그보다 더 크게 반응하지는 않았다.
“부인을 여러 명 뒀다는 건 강한 사람의 특권이지. 아르티스가 제대로 된 남자를 물었잖아. 확실히 아직은 미약하지만, 더 성장할 가능성이 보여. 이런 상태만 아니면 내가 더 강해지도록 도와줬을 텐데, 아쉬운걸.”
시오테르는 아쉽다는 듯이 혀를 찼다. 나는 그녀의 몸에 꽂혀있는 호스들이 너무 신경 쓰였다. 그녀가 자진해서 이렇게 꽂아놓은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성격이 좋아도 자신을 마력 배터리로 쓰겠다고 내줄리는 없으니까. 나는 물었다.
“어째서 이곳에 계신 거죠?”
“내기했거든. 내기에서 이기지 못하는 한, 나는 이곳에서 나갈 수 없어.”
그녀는 자신의 손을 들어 보이며 그렇게 말했다. 양팔을 같이 들고 있는 모습에 나는 위화감을 느꼈다. 꼭 보이지 않는 수갑을 차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물었다.
“무슨 내기를 하신 거죠?”
“아주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이야기야. 먼 옛날 나는 왕족 드워프들과 협정을 맺고 이 지하에서 살고 있었어. 드워프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적들이 나오면 내가 나타나서 도와주기로 했었지. 그때가 아마 마왕군 격퇴를 기념하는 술자리였지? 나는 드워프 왕족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드워프 왕이 내게 말했어. ‘시오테르 님의 힘과 저희 드워프의 기술 중 어느 것이 더 강한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그녀는 고개를 살짝살짝 흔들면서 웃었다. 그녀가 웃는 도중에도 호스를 통해 그녀의 마력이 진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말했지. 내가 더 강한 게 당연하지 않냐고. 그러니까 드워프 왕은 말했어. ‘그럼 시험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흔쾌히 내기를 받아들였지. 기한은 무제한. 내가 이기면, 드워프 왕이 나를 왕국의 친구로 공표해준다고 했어.”
“당신이 지면?”
“아무것도.”
시오테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그 말에 의문이 생겼다. 그럼 저 몸에 달라붙어 있는 호스들은 뭐지?
“그럼 왜 이런 꼴을 당하고 있는 거죠?”
아티는 자기 몸에 꽂혀있는 호스들을 보며 말했다.
“이거? 이런 건 그냥 페널티야. 내가 마력을 내뿜으면 끈을 끊다가 부수적인 피해가 생길 수도 있잖아? 그걸 막기 위해서 내 몸에서 마력을 미리 뽑아두는 거지. 드워프 왕도 정말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이런 장치를 준비했대. 백성을 생각하는 왕이라니. 기특하지?”
병신인가? 나는 형언할 수 없는 표정으로 에이에이를 쳐다봤다. 에이에이의 표정을 보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것 같았다. 무슨 놈의 오니가 성격이 호구 중의 상호구였다. 누가봐도 마력을 뽑아먹으려고 장난질하는 거 아닌가? 이걸 믿고 고스란히 몸을 내맡겼다고? 아르티스한테 이 이야기를 전해주면 믿어줄까?
“그런데 아직도 그 ‘끈’을 못 끊고 있군요.”
나는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 끈을 가리키며 물었다. 시오테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내가 힘을 줘도 쭉 늘어나기만 하고, 끊기질 않더라고. 봐봐. 이렇게 쭉 늘어나기만 하잖아? 요즘에는 머리를 써볼까 생각하고 있어.”
그녀는 양팔을 힘껏 벌리며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내게는 그냥 팔을 벌리는 걸로만 보였다. 그녀가 있다고 말하는 끈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에이에이를 바라봤다. 에이에이는 눈을 찌푸리면서까지 그 끈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나는 에이에이에게 물었다.
“보여요?”
“아니요.”
한참 동안 눈을 찌푸리던 에이에이도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보기에는 끈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말했다.
“저기, 저희한테는 끈이 보이지 않는데……. 혹시 뭐 마법에 걸리거나 속으신 게…….”
“그럴 리 없어.”
시오테르가 눈을 부릅뜨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자신을 둘러싼 마법진도, 끊기지 않고 계속 쭉 늘어나기만 하는 끈도, 자기 몸에 박혀있는 호스들도 전부 신뢰하고 있었다. 그녀는 우리를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드워프들이 속일 리 없다고. 그때, 드워프 왕은 나보고 ‘왕국의 친구’라고 해줬으니까. 친구끼리는 속이지 않아. 그렇지? 그리고, 친구를 모욕하는 짓 용서 못 해. 아티의 남편이라니까 한 번만 용서해주는 거야.”
시오테르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허공에 투명한 실뜨기를 하듯이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에이에이와 함께 바위틈으로 가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용사님. 암만 봐도 속고 있는 거 같거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런데, 대체 뭘 어떻게 속이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환각 마법을 걸었나?”
“우리 중에 마법에 뛰어난 사람이 없으니까, 그…….”
에이에이는 망설였다. 그녀의 말대로였다. 뭘 해제해주려고 해도, 우리는 마법에 조예가 없었다. 상태창으로 마법진을 살펴도
[마법진 : 시오테르를 가둬둔 마법진이다.]같은 간단한 설명 밖에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시오테르는 드워프들을 철썩같이 믿고 있어서 억지로 끌어내거나 마법진을 부수려고 하면 되레 우리를 공격할 가능성이 컸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단숨에 저승으로 가겠지. 멀리서 시오테르가 중얼대는 소리라 들렸다.
“이것만 끊으면 진짜 친구가 될 수 있는걸. 응? 그렇지? 드워프들이랑 매일 같이 즐겁게 놀고, 웃을 수 있다구…….”
보고 있자니 불쌍했다. 우리는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머리를 싸맸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저 시오테르를 빼내 줄 수 있을까? 한참 고민하던 중에, 내 머릿속에 드워프가 말해준 정보가 스쳐 지나갔다.
“에이에이. 그 고위급 드워프들이 며칠에 한 번씩 여기 온다고 했죠?”
“네. 그랬죠.”
“기다리죠. 그 새끼들은 해제 방법을 알 수도 있으니까.”
저놈들이 계속 시오테르한테서 마력을 빼앗을 생각이라면 당연히 밥도 챙겨줄 게 분명했다. 우리는 칼과 메이스를 이용해서 지하 통로에서 바깥으로 향하는 긴 굴을 만들어냈다. 입구로 위장한 암반을 잘라내고, 그 안쪽부터 어림잡아서 파내어 밖을 보니, 민가와 한참 떨어진 한적한 숲속이 나왔다. 시오테르는 우리의 작업에 별반 신경 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우리는 교대로 굴 안에 몸을 웅크리고 들어앉아서, 모루고가 오기를 기다렸다. 며칠 단위로 한 번씩 직접 찾아온다고 했으니까. 우리의 예상은 대충 적중했다. 정확히 사흘이 지난 시점에 다시금 모루고가 얼굴을 내밀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에이에이의 부름에 따라 황급히 지하로 내려갔다.
“시오테르님!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배고프실까 봐 저희가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그는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파리처럼 앞발을 비벼댔다. 그의 뒤편으로 거대한 수레에 음식이 가득 실려 왔다. 시오테르는 그 말에 얼굴을 찌푸리고 고개를 저었다.
“내 힘으로 이걸 끊어내야 진짜 ’친구’로서 자격이 생기는 거잖아. 그렇지?”
“암요. 그렇고 말고요. 지금도 시오테르님은 우리 드워프 왕국의 친구입니다만, 이제 그 끈만 끊고 지상으로 나오시면! 온 드워프 왕국의 주민들이 당신을 찬양할 겁니다!”
“……찬양은 필요 없어. 친구면 되니까.”
“그, 그렇죠! 친구로서 맞이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끈을 끊으셔야죠? 드워프들은 당신이 끈을 끊고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초조한 마음으로 드워프들이 물러나기를 기다렸다. 거대한 수레가 먼저 길을 열고 앞으로 나아가고, 마지막으로 모루고가 남아서 시오테르에게 인사를 했다. 시오테르는 식사를 마치고 행복한 얼굴로 손을 흔들어주었다. 모루고는 그런 시오테르에게 다시 한번 꾸벅 고개를 숙인 다음 문을 열고 계단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모루고를 붙잡아서 굴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웁!”
내가 그를 굴속의 작은 방으로 끌고 가면, 에이에이는 눕혀놨던 암반을 다시 세워서 입구를 막고 벽면에 흙을 두껍게 채운 다음, 우리는 모루고를 질질 끌고 다시 지상으로 올라왔다.
단순한 지상으로는 부족했다. 우리는 모루고의 입을 틀어막은 채 한참을 달려서 아예 드워프 왕국과 동떨어진 숲속까지 그를 끌고 왔다. 에이에이는 숨을 몰아쉬며 모루고를 노려보고 있었다. 너는 몸을 풀며 그에게 말했다.
“모루고. 오랜만이에요.”
“대, 대체 이게 무슨 짓입니까! 이런 짓을 하고도 외교 관계가 무사할 것 같습니까! 이 일은 반드시 인간 왕국과 아힐데른에 항의할 것이며! 마탑에도 정식으로 항의할 겁니다! 여러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저를……!”
깡!
메이스가 모루고의 발목을 후려갈겼다. 모루고는 몸이 짤막했기 때문에 어쩌면 종아리일지도 몰랐다.
“우아아아아악!”
모루고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의 비명을 들을 수 있는 드워프는 이곳에 없었다.
“끄으으으……. 끄으으윽…..!”
모루고가 신음성을 흘리고 있었다. 몸은 멀쩡했지만, 그는 몽둥이에 두들겨 맞아서 뼈마디가 부러진 것처럼 굴었다. 실제로 모루고의 몸은 몇 번 부러지고 박살 났다. 내 힐 덕분에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을 뿐이었다.
“말할래, 아니면 다시 시작할까?”
“마, 말하겠습니다……!”
어떤 고통이 와도 입을 열지 않을 것처럼 굴던 그도 전신을 으깨주자 제정신을 차렸다. 그는 내가 메이스를 들어 올리기도 전에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 우리들도 잘 모릅니다……! 가동법만 전해 내려오지 해제법은 정말 모른단 말입니다! 혹시나 마법진이 부서지면 어떻게 변명해야 하는지만 대처법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처하는 데?”
“시간이 오래 지나면 썩는 끈이라서 마법진 밖에서는 유지가 안 된다고 말하라고……. 그러니까 함부로 날뛰지 말고 마법진 안에 얌전히 있으라고 말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아주 씨발 놈들이네. 그래서 재가동 방법은?”
“마, 마법진이 파손됐을 때는 그 부분을 다시 그린 다음 마력을 흘려 넣고, 원인 불명이라면 일단 재가동을 해야 하는 데 그 방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