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377
이 새끼 내가 안 왔어도 며칠 내로 죽었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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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해야 했다. 지금 당장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마구잡이로 달려들었다간 내가 먼저 하늘의 별이 되고 말 테니까. 승리를 목전에 두고 바보같이 굴어서 패배하면 그것보다 볼썽사나운 일이 없었다. 지금 이 순간도 어디선가 아티와 아루스가 나를 지켜보고 있으리라. 나는 데오르곤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이름: 데오르곤
종족: 에인션트 드래곤
레벨: 88
스텟 *페널티가 적용된 스텟입니다.
힘: 955
민첩: 881
지능: 816
운: 570
특성
고대의 비늘
힘 스텟 300 미만의 캐릭터는 물리 피해를 줄 수 없습니다.
마법의 주인
지능 스텟 400 이하의 캐릭터는 마법 피해를 줄 수 없습니다.
산맥의 왕
[드래곤 산맥]의 주인 중 하나입니다. 자신의 영역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파악할 수 있으며, 영역 내에서 특수한 보정을 받습니다.
중독 상태
데오르곤은 현재 중독 상태입니다. 15%의 스텟 하락 보정을 받습니다.
“역시.”
“왜 그러지?”
데오르곤이 내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내 표정을 감추기 위해 투구를 더욱 깊이 눌러썼다. 확실히 스텟 보정은 있었으나 그래도 드래곤은 드래곤이었다. 나와의 스텟 차이는 거의 2배. 지금 상태로 싸우면 필패를 넘어서 드래곤이 나를 일방적으로 해체할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면 작전은 하나뿐이었다.
“아이고 데오르곤님!”
나는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데오르곤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데오르곤은 내 행동이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근엄한 표정을 지었다. 데오르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작은 성기여. 그래서 나를 왜 불렀느냐? 내가 이 질문을 제법 자주 한 것 같은데 대답이 늦는구나.”
“네! 데오르곤님! 제가 사실은 강해지기 위한 수련을 거듭하던 중에, 벽에 부딪혀서 영감을 얻고자 데오르곤님을 찾아왔습니다!”
아루스! 아티! 지켜보고 있니? 이게 아빠가 싸우는 방식이란다! 나는 마음속으로 어딘가에서 보고 있을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날리며 바닥에 더욱더 납작 엎드렸다. 데오르곤은 영감이라는 말에 눈썹을 추켜세우며 감탄사를 냈다.
“호오. 영감이라. 나에게 수련을 시켜달라는 것이냐?”
“아닙니다! 데오르곤님! 그저 데오르곤님이 가진 힘의 편린을 제게 보여주옵시고, 제가 나아갈 길을 깨닫게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위대하신 데오르곤 님의 파워를 조금만 견식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내 힘을 보여달라는 말이냐? 좋다. 내가 힘을 쓰는 것은 어린애들이 칭얼대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니 말이다. 내 비장의 마법을 보여주마.”
데오르곤은 내 아부에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야말로 힘만 센 병신이라는 건 데오르곤을 두고 하는 말이리라 나는 표정이 보이지 않게 고개를 푹 숙인 다음 눈만 추어올려서 데오르곤을 바라보았다. 그는 고갯짓으로 대충 방향을 가늠하더니 어느 방향을 향해 손을 쳐들었다.
공기가 가라앉았다. 묵직한 감각이 내 몸을 짓누르고 있었다. 나는 숨을 들이쉬고 데오르곤을 쳐다보았다. 데오르곤의 손끝에서 노란빛의 에너지가 응집되고 있었다. 사방을 불태울 듯이 격렬하게 요동치는 구체가 농구공만 한 크기로 커졌다. 데오르곤의 창백한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가 손가락을 튕기는 것과 동시에 세상이 먹먹한 침묵에 휩싸였다.
흙먼지가 치솟고 땅이 뒤흔들렸다. 구체는 마치 총알처럼 튀어나갔다. 분지를 둘러싸고 있던 거대한 장벽이 붉게 달아오르며 녹아내렸다. 구체가 지나간 길에는 붉은색의 궤적이 진득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뒤이어 치솟는 연기가 구체에 담은 에너지를 짐작하게 했다.
나는 연기를 걷어내고 정면을 바라보았다. 구체가 날아간 방향으로 마치 거대한 기차가 뚫고 간 것 같은 터널이 남아있었다. 붉은색으로 물든 산맥은 급속도로 식어서 새까맣게 눌어붙었다. 데오르곤은 숨을 한 번 크게 내쉬고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떠냐 작은 성기여. 이게 바로 드래곤의 힘이다.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다다라야만 보여줄 수 있는 강력한 힘이지.”
“대단하십니다! 데오르곤님!”
나는 다시 한번 바짝 엎드리며 그를 칭찬했다. 데오르곤은 내가 칭찬을 해주니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나는 데오르곤을 더욱더 부채질하기 시작했다.
“당신의 위대한 힘을 보고 있자니 제 오금이 다 저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데오르곤 님! 아직 미천한 저는 이 위대한 힘을 보고도 깨달음의 가닥을 잡지 못하였습니다. 혹시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조금만 더 강한 힘을 뽐내시어, 제게 가르침을 주실 수 있으십니까?”
“아아, 작은 성기여. 너는 성기도 작은 데다가 멍청하기까지 하구나. 하지만 용서하겠다. 미물이 대물의 힘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하니까 말이다.”
보통 ‘거물’이라고 하지 않나? 여기서 대물이라고 쓴다고? 데오르곤은 내가 떠올린 의문을 느끼지 못한 듯 고개를 쳐들며 말했다.
“그럼 내 비장의 마법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내 뒤에 있어라. 내 힘에 휘말렸다간 큰일이 날 수 있으니 말이다.”
데오르곤의 말에 따라서 나는 그의 뒤에 숨었다. 데오르곤은 크게 숨을 들이쉰 다음 양팔을 앞으로 뻗으며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입을 쩍 벌리며 소리를 질렀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
나는 귀를 틀어막아야만 했다. 내장이 뒤흔들리는 듯한 강대한 울림이 전신을 관통했기 때문이었다. 근육 하나하나를 누군가 손수 어루만져주는 듯한 고통과 더불어 내부가 뒤흔들렸다. 동시에 눈앞이 하얗게 물들었다. 내 뇌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은 아니었다.
데오르곤의 입에서 거대한 광선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세상이 흐릿하게 뒤흔들리고, 눈부신 광선을 따라 산맥이 형태를 뒤바꾸고 있었다. 끊이지 않는 소음과 더불어 산맥이 가루가 되어가는 모습을 나는 지켜보았다. 하얗게 물든 세상이 다시 본래 색을 되찾았다.
입을 쩍 벌린 데오르곤이 다시 입을 다물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아냈다. 나는 겨우 몸을 추스르며 일어났다. 준비 동작만으로도 체력이 쭉 빠진 느낌이었지만, 실질적인 타격은 내게 거의 없었다.
나는 다시금 주변을 둘러보았다. 조금 전 에너지 구와는 비교도 안 되는 파괴력이었다. 더이상 이곳에 아인들의 무덤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곳은 그저 참혹한 파괴의 현장일 뿐이었다.
“어떠냐 작은 성기여. 이것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마법이다. 이제 영감을 느꼈느냐?”
데오르곤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모자랐다. 데오르곤은 지쳐 보였지만, 이것만으로는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조금 더 조금 더 힘을 뽑아내야 했다. 나는 고개를 바짝 숙이며 말했다.
“네! 데오르곤님. 데오르곤님의 힘의 편린을 맛보니 조금이나마 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데오르곤님. 배움의 세계는 깊고도 넓으며, 또한 끝이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제게는 목표가 필요합니다! 데오르곤 님의 그 전지전능에 가까운 힘이라면 제게 목표를 만들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를 목표로 삼아 강해지겠다는 말이냐?”
나는 그 말에 가슴이 뜨끔했지만, 뒤이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말하는 ‘목표’가 내가 말하는 목표와 다른 뜻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데오르곤 님! 하찮은 미물로서 당신의 힘에 발끝조차 닿을 수 없음을 알지만, 직접 비전을 정해주시는 영광을 제게 베풀어주시옵소서!”
“음, 좋구나! 작은 성기여. 강해지려는 그 자세. 배움을 위해 무엇이든 하려는 그 태도. 아주 좋다. 그래, 무엇을 원하느냐!”
“데오르곤 님의 힘을 다시 한번 더 견식 하고 싶습니다! 부끄럽지만 조금 전에는 너무 놀라서 피하기에 급급했기에, 제대로 견식 하지 못하였습니다!”
“좋다! 내 모든 것을 끌어내 이곳에 보여주겠노라!”
데오르곤이 눈을 번쩍 떴다. 그의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지고 눈이 하얗게 뒤집혔다. 드러낸 이가 점점 크게 자라나고 팔 근육이 뒤틀리며 살을 뚫고 거대한 뼈가 자라났다. 등에서 자라난 날개가 하늘을 향해 크게 치솟고, 바닥을 디딘 근육이 두껍게 차올랐다.
이마에 두 개의 뿔이 자라났다. 거대한 육신의 척추를 타고 뼈들이 솟아올랐다. 그는 완연한 드래곤의 모습을 갖추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쩍 벌어진 입을 타고 거대한 기류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하늘에 먹구름이 일어 데오르곤의 입을 향해 휘말려 들어오고 있었다.
“우오오오오오오!!”
데오르곤의 우렁찬 외침과 함께 거대한 빛의 기둥이 솟아올랐다. 하늘을 둘러싼 먹구름이 일순간에 흩어졌다. 내리쬐는 태양빛보다 강렬한 빛이 사방을 번쩍번쩍 빛내고 있었다. 사방으로 흩어지는 에너지의 부산물만으로도 나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어야만 했다.
빛의 기둥은 하늘 저편으로 사라졌다. 먹구름이 끼었던 하늘은 쾌청했다. 데오르곤이 디디고 있던 땅은 그 여파로 갈라지고 뜯어져서 마치 거미집 같은 형상이 되었다. 땅이 움푹 들어가서 얼핏 보면 화산 같기도 했다. 데오르곤은 숨을 쭉 내뱉으며 다시 몸을 줄였다. 그는 오늘 처음 얼굴을 봤을 때보다 훨씬 수척한 모습이었다. 땀을 비 오듯이 흘리고 있었고, 숨 역시 거칠게 내뱉고 있었다.
“자……. 이게, 나의 전력을 담은 마법이다. 어떤가? 작은 성기여. 대단하지 않으냐?”
이름: 데오르곤
종족: 에인션트 드래곤
레벨: 88
스텟 *페널티가 적용된 스텟입니다.
힘: 477
민첩: 440
지능: 408
운: 285
특성
고대의 비늘
힘 스텟 300 미만의 캐릭터는 물리 피해를 줄 수 없습니다.
마법의 주인
지능 스텟 400 이하의 캐릭터는 마법 피해를 줄 수 없습니다.
산맥의 왕
[드래곤 산맥]의 주인 중 하나입니다. 자신의 영역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파악할 수 있으며, 영역 내에서 특수한 보정을 받습니다.
중독 상태
데오르곤은 현재 중독 상태입니다. 15%의 스텟 하락 보정을 받습니다.
탈진
데오르곤은 현재 탈진 상태입니다. 50%의 스텟 하락 보정을 받습니다.
이 정도면 이길만하지 않을까? 이 이상으로 그의 힘을 빼는 건 무리인 듯 싶었다. 나는 데오르곤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는 내 적의를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방망이를 손에 쥐고 조용히 말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데오르곤님. 그야말로 최강이고, 적들에게 있어서는 최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힘입니다. 그리고…….”
띠링!
*이단 심문관 효과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데오르곤이 되물었다. 나는 그에게 물병을 건네주었다.
“여기, 아티님께서 전해달라고 한 물건입니다. 몸에 좋은 보약이라고, 꼭 챙겨드시라고…..”
“아아, 요즘에 자주 챙겨먹는 그것이로군.”
데오르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게서 물병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코를 킁킁대며 향을 맡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래! 아티가 매일 주던 그 향이다!”
그리고 물병을 단숨에 들이키고 얼굴을 찌푸렸다.
“으으읏…! 그래! 아티가 매일 주던 그 맛이구나!”
그의 얼굴이 잠시 보랏빛으로 물들더니 다시 하얗게 탈색됐다. 나는 그의 상태창에 떠오르는 문구를 확인했다.
*극심한 중독 상태입니다! 10초동안 매초 최대 체력의 2%만큼의 데미지를 입습니다.
나는 방망이를 꼭 쥐고 데오르곤에게 말했다.
“데오르곤님.”
“으으으음…… 말해라.”
그의 상태는 영 좋아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대답’을 해주기로 했다.
“죽어라!”
깡!
데오르곤이 머리가 방망이 모양대로 움푹 찌그러졌다. 데오르곤이 비명을 내질렀다.
“우아아아아아아아!”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은 데오르곤이 외쳤다.
“자, 작은 성기여! 이게 무슨……!”
나는 다시 한번 방망이를 치켜들었다.
“작은 성기가 아니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두 번째 타격을 후려갈기며 외쳤다.
“‘드래곤’ 슬레이어다!”
“우오오오오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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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타격이 꽂히는 순간 데오르곤이 바닥에 철퍼덕 엎어졌다. 그의 머리가 땅에 부딪히는 것과 동시에 나는 더욱더 힘을 주어 팔을 내리눌렀다. 바닥이 쪼개지는 소리가 나면서 데오르곤의 얼굴이 땅속 깊숙이 처박혔다.
나는 방망이를 뽑아냈다. 데오르곤은 몸을 꿈틀거리고 있었다. 나는 다시 한번 온 힘을 다해 방망이를 후려갈겼다.
“뒤져라!”
깡!
데오르곤의 머리가 땅속 깊이 파묻혔기 때문에, 나는 그나마 땅으로 드러난 척추를 향해 몽둥이를 휘둘렀다. 체지방 하나 없이 탄탄한 데오르곤의 굽은 등에는 척추뼈가 선명하게 보였다. 내 몽둥이가 닿은 순간, 긴밀하게 연결된 뼈들이 산산조각이냐며 부서지는 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