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43
“씨발! 니들 뭐하는 년들이냐? 빨리 일해!”
선원들이 우물쭈물거리면서 움직임을 멈추었다. 갈등하고 있는거겠지. 아까부터 본 바로는 이 선원들, 자의로 선원이 된게 아니었다. 레즈 강간과 무시무시한 협박에 못이겨서 선원으로 일하고 있는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지금, 이브를 쓰러트릴 수 있을지도 모르는 마지막 기회가 목전에 다가온 상태였다.
이브는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화를 삭였다. 그리고 나와 용사를 번갈아보더니 손가락 하나를 치켜들며 말했다.
“딱 한번만 말한다. 우리 엄마 놔주면, 사제 너는 보내주겠어. 배 한척 줄테니까 그걸로 알아서 가라고. 에이에이? 씨발 너는 지금 무기 버리면 팔 안자르고 용서해줄테니까. 그 좆같은 반항 그만하고. 알았어?”
“싫은데?”
용사가 대답하기 전에 내가 대답했다. 나는 메이스를 인어의 음부에 비벼대기 시작했다. 차가운 쇠가 맞닿으며 인어가 미묘한 신음성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브가 기겁을 하면서 소리쳤다.
“씨발! 거기서 더해봐! 넌 산채로 내장을 뽑아서 소금에 절여버릴거니까! 그리고 이 씨발 에이에이 너는 진짜 사지를 잘라서 개처럼 따먹어줄거야! 내 말 들려? 내 말 이해하냐고 이 개새끼들아! 무기 버리고 우리 엄마 놔달라고!”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물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저년이 암만 쌔도 저 년이 배를 부수는 것보단, 내가 인어 모가지 비틀어버리는 게 더 빨랐다. 분풀이해봐야 늦는다는 걸 이브 본인도 아니까 함부로 물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뭐해 개새끼들아! 일하라고!”
이브의 초조함이 겉으로 드러나는 순간, 공포로 군림하던 권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선원들이 멍한 표정으로 나와 에이에이 그리고 이브를 번갈아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용사가 입을 열었다.
“두려워하면 안됩니다.”
그 말에 욕설을 퍼붓던 이브가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용사를 향해 한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용사는 숨을 고르고 다시 말했다.
“여러분. 우리 모두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저희를 도와주신다면, 반드시 해낼 수 있어요.”
“하, 씨발 이 년이 돌았나. 뭐해 개좆같은년들아! 가서 일하던가 갑판 밑에 처박혀 있으라고! 이 일 끝나고 뒤지고 싶어?”
“여러분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잖아요? 우리는 돌려보내줄 수 있습니다. 고향에 못간지 얼마나 됐죠? 1년? 2년? 돌려보내 드릴게요. 우리는 돌려보내 줄 수 있습니다!”
“개 씨발년들아! 꺼져! 다 갑판 밑으로 꺼지라고! 이 개 좆…..”
탕!
총구가 불을 뿜었다. 이브가 당황한 얼굴로 총소리가 난 방향을 쳐다봤다. 선원 중 하나가 총을 들고 벌벌 떨고 있었다. 그녀가 쏜 총알은 배 벽면에 작은 구멍을 하나 만들었다. 이브가 황당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하, 씨발.”
“나, 나는…..”
선원은 떨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들오들떨리는 다리를 꼭 다잡고 이브에게 말했다.
“나는, 나는 집에 가고 싶어! 씨발 집에 가고싶다고! 개 좆같은 년아!”
다시 한 번 총에 화약을 쑤셔넣었다. 이브는 그녀가 총을 쏘기 전에 목을 부러트릴 힘이 있었다. 한걸음 앞으로 내딛고, 선원에게 손을 내뻗는 그 순간, 갑판에 올라와있던 선원들이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이브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내 남편 살려내 씨발년아!”
“집에 보내줘! 할만큼 했잖아!”
“이대로 거세당한 시체만 치우면서 살 순 없어! 집에 갈거야!”
사방에서 달려드는 손들, 이브는 그 손들을 뿌리치며 잠깐의 틈을 만들었다. 아주 잠깐의 틈, 그 틈은 용사인 에이에이에겐 너무나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발을 한걸음 내딛고, 곡도를 앞으로 내밀며 허리를 숙였다.
다음 순간, 번개와 같은 속도로 에이에이의 몸이 이브에게 파고들었다. 이브에게 달라붙었던 선원들이 펑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떠올랐다. 에이에이의 칼날이 이브의 배를 꿰뚫고 등으로 튀어나왔다.
“어윽….!”
이브의 얼굴이 당혹스러운 얼굴로 에이에이를 쳐다봤다. 나는 바닥에 쓰러진 인어를 주먹으로 세게 갈겨서 다시 한번 기절시킨 이후 이브에게 달려들었다. 자박꼼 조교니 노예로 만들기니 그딴 건 일단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내가 사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배가 꿰뚫린 이브는 감정이 가득실린 눈으로 에이에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비어있는 손에는 서슬퍼런 칼날이 들려있었다. 그녀는 억지로 용사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한번 이브에게 파고든 용사는 빠져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브는 고통과 당혹이 뒤섞인 표정으로 용사를 바라봤다. 입가에 한줄기 피가 흘러내렸다. 나는 양손에 메이스를 들었다.
“이…씨…발…..!”
“이브!”
내가 소리쳤다. 내 메이스가 정확하게 이브를 가리켰다. 이브는 에이에이에게 칼을 휘두르려다 말고 나를 쳐다봤다.
“너를 악으로 규정한다!”
띠링, 하는 효과음이 울리며 이브의 머리 위에 새로운 창이 떠올랐다.
[이단심문관]상대를 악, 어둠 속성으로 선언할 수 있습니다.
악, 어둠 속성 대상에 대해 2배의 피해를 입히며 절반의 피해만 받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브에게 달려들었다. 동시에, 에이에이가 칼을 빼내며 몸을 옆으로 굴렸다. 칼이 뽑힌 충격으로 이브가 배를 감싸쥔 채 무릎을 꿇었다. 새파란 피가 바닥을 흠뻑 적셨다.
나는 무릎꿇은 이브에게 온힘을 다해서 메이스를 휘둘렀다. 이브의 눈이 자신에게 휘둘러지는 메이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아마 옛날을 회상하는 것 같았다. 순간적으로 두 눈에 아련한 빛이 어렸으니까.
깡!
하지만 그녀의 사정엔 관심없었다. 이 년은 내 여자를 뺏어가려한 씹새끼일 뿐이었으니까. 메이스에 쳐맞은 이브가 총알처럼 튕겨날아갔다. 갑판을 절반정도 박살내면서 이브가 배 한구석에 쳐박혔다.
“커흑….”
그러고도 이브는 아직 살아있었다. 나는 숨을 고르며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 머리에서 새파란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하는 짓거리가 나랑 같은 피가 흐르는 인간이 아닐거라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정말 피 색깔도 달랐다. 그녀는 허공에 손을 허우적대며 중얼거렸다.
“엄마…..”
선원들은 서로 얼싸안고 울고있었다. 에이에이는 바다에 빠진 선원들을 위해 밧줄을 던져주었다. 나는 바닥에 쓰러진 인어가 멍한 표정으로 이브를 바라보는 걸 알 수 있었다. 인어는 이브에게 천천히 기어가고 있었다. 나는 굳이 인어를 말리지 않았다. 인어는 이브의 손을 꼭 잡고 갑판에 머리를 박은 채 기절했다.
“좆같은 년들.”
나는 들리지 않을만큼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브가 다시 깨어나도 뭘 못하도록 나는 그녀의 팔 다리를 갑판 밑에서 가져온 사슬로 몇번을 칭칭 묶었다. 그리고 혹시나 그녀가 사슬을 푸는 즉시 죽여버릴 수 있도록 나는 메이스를 들고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도착하기 직전까지.
다행히 이브는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브의 해적선은 항구에 엄청난 소란을 몰고왔다. 드디어 해적단이 직접 쳐들어온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와 경고방송이 사방에서 울려퍼졌다. 당장 돌아가지 않으면 발포한다는 외침을 듣고나서야 에이에이와 내가 꽁꽁 묶인 이브를 보여주며 해상 경비대를 안심시켰다.
이브가 말했다.
“엄마는 보내줘. 내가 다 죽인거니까. 내가 꼬셔서 죽인거고, 엄마는 누구 죽인 적 없어.”
“난 그런 건 모르겠고.”
“보내달라고. 죗값은 치룰테니까. 씨발 인어가 인어 사냥꾼을 죽인게 죄야? 우리 엄마는 죄 없으니까 보내달라고!”
에이에이가 배 안에서 찾은 물자들은 경비대에게 인계하는 동안, 이브가 내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선원들이 인어한테도 발작을 일으키는 걸 보면, 저년도 살인행각에 동참한게 틀림없었다. 애초에 시체들 앞에서 자위나 하고있던 시점에서 공범 확정이었다. 이브는 이를 갈며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그 시선이 우스울 뿐이었다.
“인어가 그렇게 비싼가? 사냥꾼들이 돌아다닐 정도로?”
“돈이 되니까, 인어의 피는….잠깐만, 씨발 너 설마….”
이브가 경악어린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이 새끼는 왜 지가 죽인 사람들은 생각안하고 내가 합법인 인어 매매를 한다니까 놀라는 걸까. 나는 기절한 인어는 조합장한테 이 사건의 진범이라고 구라치고 넘길 생각이었다.
조합장이 잔뜩 벼르고 있던데 알아서 처리하겠지. 인어는 고기도 먹을 수 있고 피도 쓸 수 있으며 성욕처리용 도구로도 쓸 수 있는 만능 종족이었다. 개체수가 드물고 지능이 높아서 잡기 힘들 뿐, 잡으면 수요는 많았다.
그리고 그런 인어의 혼혈은 아주 귀중하고 보기힘든 족속에 속했다. 이렇게 잡은 김에, 나는 우리 이브를 내 영지까지 데려갈 작정이었다.
“이게 뭐라구요?”
“네. 그 망할 이브 년이 잡히면 쓰기 위해 준비해둔 장치입니다.”
내가 이브를 붙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조합장이 저택에서 꺼내온 물건은 내 상상만으론 정확히 무엇이라 표현하기 힘든 물건이었다. 커다란 유리 수조에 다량의 긴 관이 있었고 수조 밖에는 그 관과 연결된 펌프가 있었다.
나는 이 장치를 도대체 어떻게 쓴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 물음에 조합장은 아주 뿌듯한 얼굴로 말했다.
“정확히 좀 설명을 해줬으면 하는데요.”
“예. 우리는 이브같이 극악무도한 해적이 다시 나타나는 것을 경고하는 겸. 우리의 원한을 갚기 위해 준비한 물건입니다. 이른바 박제 장치죠.”
“박제 장치?”
“이 유리 수조 안에 대상을 마취시켜 가둔 뒤에, 저희가 쓰는 특수한 이 주사기를 사용하여 근육을 완전히 굳혀버립니다. 근육을 석회수준으로 딱딱하게 굳혀서 사람이 움직일 수 없게 만들어버리죠. 한번 쓰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도 없고, 살아날 수도 없습니다.”
“그럼 그냥 죽이는 거군요.”
“아닙니다. 이 주사를 놓더라도 이브는 결코 죽지 못할겁니다. 그걸 위해서 저기 펌프를 준비해뒀으니까요.”
상인이 밖에있는 펌프를 가리켰다. 나도 그 펌프가 대체 무슨 용도인지 궁금하던 차 였다. 상인이 수조 아래 붙어있는 버튼을 누르자 펌프가 스스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스스로 펌프질을 반복하는 모습을 잠시 보여준 상인은 다시 펌프를 멈춘 뒤에 소개했다.
“저 펌프가 심장을 대신해서 이브 몸속에 피를 돌게 해줄겁니다. 영양분은 혈관에 직접 주사해줄거고, 뇌에는 주사를 놓지 않을 생각이기 때문에 사고도 할 수 있을겁니다. 말 그대로 살아있는 동상이 되는겁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한 영원히 이브는 여기서 동상이 되어 그 극악무도한 삶을 반성하며 살게되는거죠.”
이게 진짜로 악마 새끼들이나 할만한 발상이 아닐까? 나는 생각보다 훨씬 잔인한 처형 방식에 조금 놀랄 지경이었다. 이런 발상이 가능한 새끼들이라면 그냥 이브가 다 쳐죽이는 게 정답이었을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방식이 오래갈까요?”
“전에 인어 한마리를 잡아서 실험해봤으니 괜찮습니다.”
어지간한 새끼들이 아니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내가 데려온 인어를 바라봤다. 인어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나와 조합장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인어섬의 우두머리고 마왕이고 이딴식으로 처형당할거란 소식을 들으면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아니지? 그렇지? 진짜 이건 아니잖아?”
인어가 덜덜 떨면서 내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차라리 죽인다고 했으면 의연하게 죽음을 받아들였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제법 나이를 먹은 인어에게도 지금 이 상황은 무시무시한듯 했다. 까딱 잘못하면 여기서 난동이라도 일으킬 상황. 조합장은 내가 이브 대신 꽁꽁묶인 인어를 데려오자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