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446
마틸다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에반젤린은 씩 웃어주고 마차로 왔다. 마차에 앉아있던 에밀리아 대공은 파이프 담배를 문 채, 마틸다를 훑어보았다. 마틸다는 북부 대공의 날카로운 시선에 몸을 움츠렸다.
“그러니까, 얘가 내 딸이군요.”
“네?”
“씨발, 이러니까 애가 아무 데나 엄마 엄마 거리고 다니지.”
에반젤린은 살짝 짜증을 내며 마틸다를 마차 안쪽에 태웠다. 에밀리아는 파이프 담배를 바닥에 던져버리고 마부에게 말했다.
“왕궁으로 가죠.”
“네.”
에반젤린은 지붕에 올라탄 상태로 주변을 훑어보고 있었다. 점령당한 왕국의 발코니에서, 루시우스가 우렁찬 목소리로 왕권을 ‘정당하게’ 넘겨받았음을 선포하고 있었다. 평소 왕실에서 중대 사항을 전달할 때 사용하는 마법 스피커가 사방에서 루시우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었다.
“여러분, 그동안 더러운 간신배들에게 붙잡혔던 이 왕국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숱한 부정부패와 잔혹한 귀족들의 폭정에 얼마나 지치셨습니까. 저 페타 루시우스는 나라에서 벌이는 이 부정의 축재를 더 지켜만 볼 수 없어, 칼을 빼든 것입니다. 폐하께서도 저의 이 충심을 이해해주시고, 제게 왕권을 양도하시는 크나큰 결단을 내리셨습니다. 여러분, 안심하시고 생업에 종사하시기 바랍니다. 바뀌는 것은 없으며…….”
마틸다는 방송을 듣다가 점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갔다. 방송을 이해할 만큼 나이가 찬 그녀는 이 목소리가 페타 루시우스임을 알 수 있었고, 그가 왕권을 ‘양도’받았다는 말의 의미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북부 대공만큼이나 창백한 얼굴로 마법 스피커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 저, 저, 저, 저, 저기……!”
“왜 그러나요. 딸?”
“아, 아, 아, 그, 그, 지, 지, 지, 금 그, 바, 방송…….”
“방송에 문제라도 있나요? 송출은 잘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지, 지금 저, 저 놀리시려고 다 같이 그 짜신 거죠? 그렇죠? 네?”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마틸다. 공주로서 그렇게 경거망동해선 안 된답니다.”
“아…….”
마틸다는 현기증이 일어나서 머리를 부여잡았다. 눈앞이 깜깜해지고, 그대로 마차 의자에 머리를 박은 채 기절하고 말았다. 공주라니, 현실보다는 까마득한 충격과 아픔이 먼저 그녀를 덮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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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하게 권한을 이양받은 페타 루시우스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양도서를 쳐다보며 웃었다. 왕은 아직 살아있었다. 그는 분노에 찬 얼굴로 루시우스를 바라보며 외쳤다.
“내 금쪽같은 딸에게 손가락 하나 댈 생각하지 말아라!”
“공주를 데리고 오세요.”
병사들은 상황 파악이 빨랐다. 다곤과 아티가 바깥에서 돌아다니는 기사단원들과 귀족들을 정리하는 동안, 이브와 엘시와 시오테르는 내부에 있는 병사들과 기사들에게 아주 공평한 제안을 했다. 지금처럼 일할 것인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것인지.
많은 병사가 우리 제안을 받아들여서, 새로운 왕조에 충성을 바치기로 맹세했고, 끝까지 우리들을 거부한 몇몇 사내들은 시오테르가 꿀밤을 때려서 잠재워줬다. 이브가 말했다.
“신랑. 하게?”
“뭘?”
“공주랑. 또 아내 늘릴 거 아니지?”
“아내는 더 안 늘릴 거야.”
전 왕조의 후환은 남겨두어선 안 됐다. 공주가 아무리 이쁘더라도, 살아있으면 반란의 불씨가 되기 마련. 한 번 따먹고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처녀로 죽으면 공주도 억울할 테니까. 이브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그냥 살려주면 안 돼? 멀리 보내버리면 되잖아. 신랑 고향으로 보내도 되고, 저기 드워프 왕국으로 보내도 되고.”
이브가 내게 제동을 걸었다.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 이브가 간만에 도덕적인 제안을 하네. 날 닮아서 많이 변했어.”
“신랑을 닮았다니, 뭔가 기분이 묘해지는 데.”
“뭐 어때, 부부는 원래 닮는 법이라는 데.”
“에이, 그건 좀.”
이브는 나를 사랑하지만 나를 닮는 건 싫은 모양이었다. 나는 내심 서운해서 말했다.
“아니, 날 닮는 게 싫어?”
“난 잠꼬대로 드래곤 섹스 용사 강간 이 지랄은 하고 싶지 않아.”
“…..나 잠꼬대로 그래?”
이브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엘시를 쳐다봤다. 엘시는 시선을 피했다.
“씨발.”
“전 공주! 알릭시아 영애를 데리고 왔습니다!”
병사들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배신을 하여, 칭호도 냉큼 바꿔버렸다. 나는 공주와 눈이 마주쳤다. 공주는 이를 악물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롤빵 머리로 둘둘 말은 전형적인 귀족 스타일의 헤어와 사파이어 같은 눈망울을 가진 미녀였다.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외쳤다.
“크읏, 죽여라!”
“우으으으으으읏!”
“신랑?”
“…..안 쌌어. 안 쌌어.”
쌀뻔했네.
왕의 비통한 목소리가 방을 울렸다.
“이놈! 이 죽일 놈! 내가 정녕 사람이더냐! 이 짐승만도 못한 놈아! 한때 대천신교에 몸담았던 몸이라면, 여기서 그만두어라!”
“뭘 말인가요?”
나는 공주의 머리카락을 톡톡 당겨보며 말했다. 스프링처럼 말려있는 머리카락을 당기면, 쭉 늘어났고 손을 놓으면 다시 원래대로 말려 돌아갔다. 워낙 탄성이 좋아서 띠용 소리가 날 것 같이 움직였다. 이브는 그 모습을 보며 킥킥 웃었다.
공주는 얼굴을 붉힌 채 말했다.
“무엄하다! 한 나라의 공주였던 내게 무슨 수치를 줄 생각이더냐! 분명히 이, 이런 짓도 하고! 저런 짓도 할 생각이지?”
“정확히 무슨 행동을 할 것 같아요?”
“나, 나를 따먹을 생각이지 않으냐!”
“어…….”
이브는 웃다 말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공주를 바라봤다. 엘시가 쪼르르 이브 옆에 가서 물었다.
“따먹는다는 게 교미한다는 말인가?”
“조용히 해봐.”
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왕을 쳐다봤다. 왕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공주를 바라보더니 다시 나를 보며 외쳤다.
“이노오오옴! 우리 공주에게 마법을 건 게 틀림없구나! 저리도 음란하고 저속한 말을 뱉게 하다니! 네 놈이 사람이더냐! 수치를 알아라. 이놈아!”
“뭐래요. 씨발, 니 가정교육에 애미가 없어서 벌어진 일인데 왜 나를 탓해.”
“뭐, 뭐가 어쩌고 어째?”
공주가 내 손을 붙잡고 말했다.
“그만둬라! 보아하니, 우리 아바마마를 겁박하고 압박하여서 내가 어쩔 수 없이 옷을 스스로 벗게 할 생각이로구나. 그리고, 저 여인들 앞에서 나를 무자비하게 능욕하겠지! 그렇지 않으냐?”
“…..네?”
이 년이 뭐라는 거지? 나는 잠깐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원작 게임에서 공주가 어떤 성격이었더라. 원작 게임에서 공주는 히로인이 아니었다. 아무하고도 이어지지 않은 채 마왕을 클리어하면 결혼할 수 있는 일종의 히든 캐릭터였는 데, 일러도 도트도 없어서 공주가 대체 어떻게 생겼는 지 알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이런 년이었구나.
“자, 내가 스스로 벗겠다! 으흑, 아, 아바마마……! 정절을 끝까지 지키지 못한 저를 용서하시옵소서……!”
그녀는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다. 왕은 하얀 수염만큼 하얗게 질려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아무리 나라도 왕 앞에서 공주를 따먹을 생각은 아니었기 때문에, 일단 그녀의 어깨를 붙잡으며 말했다.
“아니 잠깐만 진정 좀 해봐요.”
“놔라! 놓으란 말이다! 내 옷을 갈기갈기 찢을 셈이냐! 네 놈은 정말 끝까지 짐승이구나!”
그리고 공주는 스스로 옷을 찢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게 가감 없이 매도를 던지기 시작했다.
“나쁜 놈! 짐승 같은 놈!”
이브가 멍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엘시가 이브의 어깨를 붙잡으며 말했다.
“인어. 공주가 이상하다.”
“네가 간만에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구나.”
이브가 고개를 끄덕이고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나를 도와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공주는 어느새 알몸이 되어 중요 부위만 가린 채 내 앞에 섰다. 그녀는 붉게 물든 얼굴로 나를 쳐다본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짐승 같은 놈!”
“음…….”
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그녀의 몸을 훑어보았다. 군살 없이 탄탄한 몸매에 봉긋한 가슴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삐쭉 솟은 유두는 분홍빛이었고, 허벅지 사이에서는 이미 물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가린 손 틈 사이로 금발 잔털이 보였는데, 내 감상에 수치를 느꼈던지 그녀는 다시 한번 소리를 질렀다.
“빠, 빨리 따먹으란 말이다!”
“무슨 말씀이세요. 공주님. 강간은 나쁜 거예요.”
“푸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