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491
내일은 언데드 사건 조사를 위해 나서야 했다.
“엇?”
길을 걷고 있던 마태오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멈춰섰다. 그의 옆에서 나란히 걷고 있던 페리아는 마태오가 왜 멈춰섰는지 알 수 없어서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이보게 마태오. 왜 갑자기 멈춰섰는가?”
“크로우가 죽은 것 같다.”
마태오. 그는 크로우와 함께 마탑을 뛰쳐나온 4명의 괴짜 마법사 중 한 명으로 수인 종에게 고문을 즐기는 이상성욕을 가진 마법사였다. 그는 고문 실험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권리를 얻기 위해 투쟁하고자 페리아와 힘을 합쳐 무력시위를 준비하고 있었다. 페리아는 그중에서 언데드를 조종하는 능력자인 크로우가 죽었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서 물었다.
“크, 크로우가 죽었다고! 자기 몸까지 언데드로 개조한 놈을 대체 누가 죽였단 말인가! 마탑의 마탑주가 나서도 크로우는 죽이지 못했을텐데!”
“아아, 불쌍한 크로우…..!”
마태오는 별안간 눈물을 주륵 흘리며 크로우의 죽음을 애도하기 시작했다. 그가 오열하자 페리아는 당황한 얼굴로 마태오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가 아는 한도 내에서 네 사람에게 감정적인 교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마태오는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외쳤다.
“아아! 크로우! 우리가 맹세했던 걸 잊었느냐! 에스카도르와 셋이서 의형제를 맺고! 태어난 날은 달라고 죽을 때는 같이 죽자고 하지 않았더냐?!”
“뭐, 뭣? 어, 언제 그런 맹세를 했어? 어? 이 새끼들아! 나를 두고 언제 그런 맹세를 했냐고!”
당황한 페리아가 마태오의 멱살을 붙잡고 따졌지만, 마태오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바닥을 치고 있을 뿐이었다. 페리아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소리쳤다.
“야 이 새끼야! 내가 술 한잔하자고 할 때는 일 하느라 바쁘다 그랬잖아! 어! 대의를 위해서 술도 참아야 한다며! 어? 이 개새끼야!”
하지만 슬픔에 젖은 마태오는 페리아의 말을 듣지 않은 채 크로우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허허헝……! 크로우! 저번에 이야기했을 때도, 드워프 왕국을 반드시 정복해서 네 힘을 보여주겠다고 하지 않았더냐? 아이고 이 못난 동생 놈아! 네가 우리 형제의 연을 이런 식으로 끊는구나!”
페리아는 지난주, 갑작스럽게 숙소를 비웠다가 돌아온 마태오를 떠올렸다. 그때 마태오는 에스카도르와 크로우를 만나고 왔던 게 분명했다. 페리아가 바닥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
“씨, 씨발! 이 개새끼들! 나를 따돌리고 니들끼리 작당을 했던 거구나! 오냐! 어디 잘 먹고 잘살아봐라!”
페리아는 화가 잔뜩 난 상태로 길을 이탈하여 사라졌다. 한참을 울고 있던 마태오는 석양이 질 때가 되어서야 겨우 눈물을 삼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수인을 고문할 때 아니면 흥분하지 않는 냉혹한 수인 고문 전문 마법사였다. 자신의 정체성을 살려서 냉정함을 되찾아야 했다. 페리아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페리아. 이번에도 수인으로 개조할 놈을 찾아보자.”
하지만 이미 멀리 떠나버린 지 오래였던 페리아는 그의 곁에 없었다. 마태오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페리아가 없어졌음을 깨닫고 혀를 찼다.
“에잉, 소아 성애자 새끼 데리고 다녀 줬더구먼 주제도 모르고……. 쯧쯧.”
그는 그렇게 고개를 젓고 크로우와 에스카도르와 약속했던 목적지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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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들. 좆같은 새끼들.”
페리아는 수도를 향해 걷고 있었다. 그는 지금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 마탑에서 실험할 때도 항상 그에게는 경멸과 멸시가 뒤따랐다. 처음에는 ‘수인에 미쳐있는 수간충 마법사’ 정도로 평가받았었다.
하지만 귀족 영애 납치 사건 이후에는 ‘어린아이들에게 실험하는 혐오스러운 소아 성애자 새끼’ 이미지가 굳어져 있었다.
페리아는 그것만 생각하면 너무 억울했다. 그가 어린아이를 수인으로 만든 건 그게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 어! 내가 뭘 그렇게 잘못 했냐고! 애를 더 귀엽게 만들어줬으면 고마워해야지! 어? 이 개새끼들아! 그딴 일 가지고 날 처형하려고 들어!”
그의 분노는 점점 커졌다. 곱씹어보면 볼수록 자신에게 너무 부당한 일만 닥쳐왔기 때문이었다. 이상한 실험을 하는 놈들이 그렇게 많았는데, 자기만 데려가는 게 부당했고, 데려가는 죄목이 수치스러운 것이 너무도 부당했고, 자신의 연구적 성과도, 취향도 인정해주지 않는 세상이 너무도 부당했다.
“좋아! 다 죽여주마! 나! 마도사 페리아가! 전부 죽여주겠단 말이다!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은 나도 필요 없다!”
그의 눈은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화창한 햇살이 비치는 수도의 평화로운 정경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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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어딜 그리 급히 가십니까?”
수도 인근의 농경지에는 평화로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왕권이 바뀌었음에도 농부들의 생활에는 별반 다른 게 없었다. 그들은 전 왕의 이름을 몰랐으며, 현 왕인 페타 루시우스의 이름도 잘 몰랐다.
매달 내는 세금의 양만 달라지지 않는다면 누가 통치하든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밭두렁의 농부는 파종을 마친 채 술을 마시며 헤벌쭉 웃고 있었다. 점심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옆에는 농부의 아낙네가 호호 웃으며 자리를 권했다.
“호호호, 와서 잠깐 쉬다가세요. 제가 이번에 기가 막히게 빵을 구웠거든요.”
페리아는 자신을 보고 환하게 웃는 농부 가족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손가락을 쳐들고 말했다.
“너, 너 지금 나를 비웃었지?”
“네?”
“나를 비웃은 거잖아! 다 알아! 너도 나! 페리아를 비웃고 있는 게 분명해!”
농부와 농부의 아낙네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간다는 걸 눈치챘다.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칠 준비를 했다. 하지만 페리아는 순순히 두 사람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어딜 도망가느냐!”
파지직!
그의 손에 보랏빛 전격이 맺혔다. 대낮인데도 불빛이 번져가는 게 보일 만큼 고압의 전류였다. 그는 화들짝 놀라서 도망치기 시작하는 농부를 가리키며 외쳤다.
“페리아 썬더!”
손에서 강력한 번개가 일직선으로 뿜어져 나갔다. 번개는 아낙네를 스쳐서 농부의 뒤통수를 강타했다. 도망치려던 농부가 일직선으로 꼿꼿하게 서며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농부의 아낙네가 화들짝 놀라 외쳤다.
“카를!”
“하하하하하하하!”
새까맣게 타버린 농부가 픽 쓰러졌다. 이제 그는 영원히 잠들리라. 페리아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씩 웃더니 바닥에 있던 돌을 집어 들었다. 아낙네가 화들짝 놀라서 바닥에 쓰러졌다. 페리아는 돌에 마나를 주입하고 그녀의 머리를 향해 휘두르며 외쳤다.
“페리아 슬립!”
퍽!
아낙네의 머리가 돌멩이 모양으로 뭉개지며 죽음을 맞이했다. 페리아는 두 사람의 죽음을 확인한 다음 그들의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는 충분한 식량이 남아있었다. 배가 고팠던 페리아는 식탁 위에 식량들을 대충 쌓아놓은 다음 마구잡이로 쓸어 담아 먹기 시작했다.
허겁지겁 그가 먹은 자리에는 음식물 쓰레기와 그릇 잔해만이 남아있었다. 페리아는 지저분한 소리로 트림을 하고 만족스럽게 배를 두드리며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나무로 된 벽에 손을 짚고 힘을 불어넣어 불태웠다.
“페리아 파이어. 후후후후…..!”
그는 또 한 번의 악행을 저지르고 만족스럽게 웃었다. 이대로 살인을 반복한다면, 역사상 최악의 마법사로서 남을 수 있으리라. 그는 이런 방식으로 수도에 공포를 심어주고 자기 이름을 널리 알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버릇없는 2명의 마법사에게 잔인하고 비참한 죽음을 선사해줄 예정이었다.
그는 불타는 농가를 내버려 두고 앞으로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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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신체 개조 전문가 에스카도르 역시 크로우의 죽음을 눈치채고 슬픔 가득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서부로 향하는 길목에 숨겨진 동굴에 은신한 채 남몰래 개조실험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는 그동안 이 거리를 지나는 경비병이나 상인을 한 명씩 잡아먹으며 더욱 더 성장했다. 이제 그의 몸은 검기가 실린 칼로도 뚫지 못할 게 분명했으며, 마법진은 마탑의 마법주들도 어쩌지 못할 만큼 강대한 마법 방어력을 갖추고 있었다.
에스카도르는 이제 눈물조차 흐르지 않는 눈으로 맑은 호수를 바라보았다.
“기뻐해라 크로우. 내가 이제 너의 원수를 갚으러 지상으로 나갈 테니. 나의 이 압도적인 힘을 느낀 왕국은 나를 위해 마탑을 세워줄 것이고, 너의 이름으로 된 기념비를 도시 곳곳에 세울 것이며……. 마태오의 이름으로 수인 실험실을 세워주리라!”
물론 그 역시 페리아의 이름은 까먹은 지 오래였다. 그는 허공에 대고 크게 웃은 다음 몸을 돌렸다. 동굴 밖으로 단숨에 나가려던 그는 동굴 입구 앞에서 일렁이는 사람의 형체를 보고 고개를 기울였다. 하지만 동시에, 또다시 자신의 신체를 강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크게 웃었다.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너는 누구지.]에스카도르는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의 이름은 에스카도르! 너를 잡아먹…..!”
하지만 그의 대답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가 입을 연 순간, 다곤이 에스카도르의 턱을 뽑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아래턱이 날아간 그는 당혹스러운 얼굴로 제 얼굴을 더듬다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비명을 질렀다.
“아아! 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남의 집을 이렇게 지저분하게 만들다니,]에스카도르는 믿을 수 없었다. 저 조그마한 여자가,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의 개조 인생을 전면 부정하는 거나 다름없는 행동이었기 때문이었다. 에스카도르는 눈을 까뒤집고 다곤에게 달려들었다.
“으아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
톡.
동굴 밖으로 제 속도를 이기지 못한 에스카도르의 머리가 떨어졌다. 다곤은 에스카도르의 남은 신체 부위를 이리저리 살피면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