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495
광장은 부채 모양으로 둥글게 펼쳐져 오가는 사람을 막지 않았다. 넓게 동그란 무대 좌우에는 기사단원들이 엄정한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그 앞 객석에는 이미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토끼털로 만든 모자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모자 꼬리표에는 전부 [북부 낸시 재단]이라고 적혀 있었다. 마태오는 그 문구를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세상에 기괴한 건 전부 북부에서 나온다는 농담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 농담이 빗나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수인 애호가가 말했다.
“보면 놀라실 겁니다.”
“기대되는군요.”
그렇게 말하면서 마태오는 수인들을 탐색했다. 멀리서 여행 온 듯한 수인 몇 명이 꼬리를 살랑거리며 무대 맨 앞자리에 앉아있었다. 마태오는 저들에게서 가장 가까운 기사단원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안전할지를 탐색했다.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신사 숙녀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도 건강 음악회에 오신 여러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주시길 바랍니다!”
“뭐?”
수인 애호가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대에서 연주자들이 모여서 연주를 준비했다. 뒤이어 페타 유바 부인이 무대 뒤편에서 육중한 몸을 끌고 나왔다. 그녀는 이제 루시우스가 봐도 놀랄 만큼 몸이 불어 있었다. 마태오는 그녀의 상식을 초월하는 비대한 몸집을 보고 수인 애호가에게 물었다.
“돼지 수인이요?”
“어허, 말조심하세요. 페타 유바 부인입니다.”
마태오는 머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저 여인이 제일 높은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뒤를 이어 하얀색 목욕가운을 입은 짙은 피부의 남자가 옷자락을 펄럭이며 걸어 나왔다. 구릿빛 피부에 오일을 발라서 얼굴이 번들번들한 남자는 새하얀 건치를 드러내며 부담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태오가 말실수하기 전에 수인 애호가가 말했다.
“페타 로빈 영주님이십니다.”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마태오는 나라의 미래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더욱더 자신의 이번 작전이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계획은 다 짜놓고 있었다. 마태오 그는 소문이 특기기도 했지만, 상대를 제압해서 던져버리는 염력 마법에도 재능이 있었다.
그는 염력으로 페타 유바 부인을 제압한 다음 공중에 들어 올려 인질로 삼을 생각이었다. 조금 크긴 했지만, 갑옷 입은 성인 남자도 던져버린 그였다. 뚱뚱한 여자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상태라면, 공중에 떠오른 유바 부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마태오를 건드릴 수 없었고, 마태오는 그사이에 수인을 한 명 잡아서 공개 고문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의 잔인한 퍼포먼스는 페타 영지를 넘어 왕국의 무분별한 실험 규제에 경종을 불러일으킬 게 분명했다. 규제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이런 일을 벌인 것이다. 규제를 풀면 조용히 수인들을 고문하며 살겠다. 마태오는 자신의 메시지가 세상에 전해질 것이라 확신했다.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마태오의 망상과 함께 공연이 시작됐다. 페타 유바 부인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마치 현악기가 살아 움직이는 듯 간드러지면서도 유려한 목소리였다. 귀가 예민한 수인들이 귀를 쫑긋거리며 눈을 감았고, 수인 애호가들도 황홀한 표정으로 페타 유바 부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태오 역시, 그녀의 노래 솜씨에 감탄하고 있었다.
그는 이번 작전이 끝나더라도 저 페타 유바 부인은 살려줄 생각이 들었다.
“모두! 로빈 영주님을 따라서 춤을 춰주시길 바랍니다!”
사회자의 외침과 동시에 로빈이 가운을 벗어 던졌다. 우락부락한 적갈색 근육이 햇빛을 받아서 반짝반짝 빛났다. 그는 삼각팬티 한 장만 입은 채 대중 앞에 서 있었다. 로빈이 건치를 빛내며 포즈를 잡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뭐, 뭐야!”
화들짝 놀란 마태오가 비명을 질렀다. 수인 애호가들은 오히려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로빈을 쳐다보고 있었다. 로빈은 다시 한번 소리쳤다.
“우랴아아!”
기묘하게도, 로빈의 두서없는 외침과 포징은 페타 유바 부인의 노래와 묘한 어우러짐을 자아내고 있었다. 로빈이 양팔을 들어 올리며 다시 한번 소리쳤다.
“흐아!”
수인 애호가들은 로빈의 포즈를 따라 하며 같이 기합을 내질렀다.
수인들이 꼬리를 살랑거리며 로빈의 행동을 따라 했다.
“이야!”
마태오는 생전 처음 보는 기괴한 광경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는 혼미해지는 정신을 다잡으며 소리쳤다.
“에에에잇! 더 이상 이 더러운 공연은 봐줄 수가 없다! 전부 다 닥쳐!”
마태오가 마력을 한 번 방출하자, 그의 옆에 있던 사람들이 모조리 튕겨 나갔다. 갑작스러운 폭발에 공연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포즈를 잡던 로빈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마태오를 바라봤다. 마태오는 손가락으로 페타 유바를 가리키며 외쳤다.
“너는 내 인질이 되어줘야겠다! 떠올라라!”
페타 유바를 향해 하얀색 빛이 뻗어 나갔다. 화들짝 놀란 로빈이 광선을 막으려고 해봤지만, 광선은 로빈을 피해 정확하게 유바를 향해 날아갔다. 하얀색 빛에 둘러싸인 유바가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악!”
“자, 지금부터 이 여자를 공중에……!”
마태오는 의기양양하게 소리를 지르며 유바를 공중에 띄우려고 했다. 그는 이마에 핏줄까지 세우며 힘을 끌어냈다.
“공중에……!”
하지만 유바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무거운 화분을 혼자 들 때처럼 발을 들썩들썩할 뿐이었다.
“이이이익……! 고, 공중에……!”
마태오는 이를 악물고 마력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유바는 오묘한 부유감을 느끼고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그녀는 조금 몸이 가벼워진 것 같았다. 마태오를 제지하려던 기사단들도 로빈도 묘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 고, 공중에! 공중에에에에엣!”
유바도 슬슬 긴장을 풀고 안쓰러운 표정으로 마태오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태오는 양손으로 염동파를 쏘아내며 소리쳤다.
“공중에에에에엑! 공중에에에에!”
마태오의 얼굴에 핏줄이 터져나갔다. 악물다 못한 이가 부러지고, 코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눈의 핏줄이 터져서 새빨갛게 물들었다.
“고, 공중……. 이익……! 이이이익……!”
유바를 감싸던 하얀 빛이 사그라들었다. 마태오는 숨을 헐떡이며 무릎을 꿇었다. 마력 탈진 상태에 빠져들었기 때문이었다. 마태오는 잘 보이지 않는 시야로 로빈과 유바를 바라보았다. 뒤늦게 달려온 기사단이 그의 목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마법사 범죄자는 빈틈이 있을 때 바로 죽여버려야 했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마태오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뻗었다. 여자 하나를 들어 올리지 못해서 계획이 어그러졌다. 로빈이 유바에게 달려가서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로빈이 말했다.
“부인! 무사합니까?”
“네! 로빈! 저 너무 무서웠어요!”
“괜찮습니다! 이제 저 마법사는 기사단이 처리했으니까요!”
마태오의 머리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분수처럼 쏟아지는 피를 배경으로, 로빈과 유바가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후르르르르릅! 후르릅! 츄릅! 후르르릅! 후릅!
푸릅! 푸푸릅! 후르르르릅!
그들의 뜨거운 키스 소리가 공원을 울렸다
“어서 오십시오! 루시우스 폐하!”
현 재무대신이자, 드워프 왕국의 왕비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에반젤린은 그 모습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는 기분 좋게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일어나세요. 재무대신. 당신은 이 나라의 왕비기도 하면서 제 앞에 무릎을 꿇는군요. 그래서는 안 돼요”
“하지만, 폐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갚는 방법은 이런 것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왕께서는 어디 계시죠? 먼저 만나 뵈었으면 하는데요.”
“아아, 제 낭군님은 지금 방에서 교육을 받고 계셔서, 나올 수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왕은 아직 드워프 왕국에서 어린 축에 속하는 나이였다. 그 유약한 심성까지 생각한다면, 분명히 왕국과 정치에 익숙해지기 위한 교육이 필요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왕도 안 만나고 내 볼일을 채울 수도 없는 법이었다. 나는 재무대신에게 재차 말했다.
“그래도 왕국을 방문했는데, 왕에게 인사는 드려야죠. 얼굴만 비출 테니 안내만 해주시죠.”
“정 그러시다면…….”
재무 대신은 내 앞에서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인 다음에 복도로 몸을 돌렸다. 왕비가 직접 나서서 내 시중을 들고 있다니, 옛날의 고고하고 자존심 높던 드워프 왕국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만큼 드워프 왕국은 무너져 있었다.
옛날의 드워프 왕국이 자신들만의 완벽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자존심 강한 장인들과 광부의 나라였다면, 지금은 그저 북부에서 가져온 재료들을 인간들이 원하는 대로 만드는 하청업체에 가까웠다.
게다가 지금의 드워프 왕과 왕비도 내가 개입해서 만들어놓은 작품이었다. 내가 집권하고 있는 한, 이런 상하 권력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드워프 왕국의 저 왕비가 미인이었다면, 한 번 건드려 봤을 텐데, 아쉽게도 그녀는 미녀보다는 추남에 가까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화려한 금색 장식이 돋보이는 복도를 걸으며 나는 왕비에게 물었다.
“시오테르는 어디 있죠?”
“예전에 마석 광산이 있던 공간에 오두막을 짓고 살고 계신답니다.”
왕국 생활이 싫다고 뛰쳐나간 그녀는 산이 정말 좋았던 모양이었다. 왕비의 설명에 따르면 가끔 왕국을 찾아와서 식량을 얻어가거나 인간 왕국에서 수주받은 새로운 발명품들을 구경하고 간다고 했다.
“그렇군요.”
왕비가 가까이 오자 드워프 병사들이 자세를 굳히고 고개를 쳐들었다. 왕비는 여유로운 태도로 손짓을 한 다음 문을 열게끔 했다.
“어, 재, 재무 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