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505
이브는 고개를 한 번 저은 다음 다시 말했다.
“아니, 아니 내가 말을 잘못했네. 뭘 하자는 건지를 이해 못한 게 아니라 그걸 왜 해야 하는지를 이해를 못 해서 그랬어. 다시 말해줄래?”
“그러니까, 그……. 저는 용사잖아요? 그래도 마왕도 물리쳤고, 우리 사제님이랑 같이 사랑교도 멸망시켰고, 아무튼 저는 저 나름대로 용사로서 사람들을 도왔다는 자부심도 있고요. 네?”
“그런데?”
에이에이는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다. 어젯밤에도 그녀는 루시우스 밑에서 하나의 악기가 되어 신음을 실컷 연주했던 몸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적나란 기억의 편린들을 지우기 위해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말했다.
“그, 그런데! 왜 우리 사제님은! 왜 우리 사제님은, 제게 그 용사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시지 않는 거죠? 그……. 침대에서 한 번 쯤은 이렇게 말해줄 수 있잖아요. ‘용사님. 오늘은 용사님이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그, 그러면 저도 사제님을 기분 좋게 해드릴 수 있는 데.”
“푸흡!”
이브가 웃었다. 에리나는 이브가 웃는 걸 보고 그녀를 째려보며 말했다.
“이브! 지금 우리 에이에이가 고민하고 있지 않으냐! 친구이자, 같은 아내로서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줘야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
“아, 어, 그, 그렇지 크흡….! 응. 그렇지. 어. 맞아.”
이브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겨우 웃음을 참았다. 에리나는 에이에이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 그 사이 엘시는 에이에이의 질문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테이블에 있는 과자를 오물오물 먹고 있었다.
“에이에이! 나는 그 심정 이해한다! 그래! 저 음탕하고 더러운 루시우스는 우리를 상대로 제 욕심만 채우기 바쁘지. 언제 우리가 그놈이 쭉 짜여서 제발 봐달라 비는 걸 본 적이 있느냐? 우리처럼 앙앙거리다가 절정에 못 이겨서 기절한 적이 있느냐? 그런 잔인무도한 놈은 똑같이 당해봐야 한다.”
“…..최고의 남편 아니야? 그냥 잠자리 잘하는 남편이잖아.”
“기분이란게 있는 거다 기분이!”
“맞아요! 한 번 쯤은 저도, 그……. 이, 이겨보고 싶다고요!”
이브는 여전히 에리나와 에이에이의 불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에리나는 이브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이브. 그래도 이브도 한 번쯤은 보고 싶지 않느냐? 그 오만방자한 루시우스가 무력하게 침대에 누워서 우리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걸 보고 싶지 않느냔 말이다. 우리의 단련된 밤 기술과 도구로 몇 번이고 괴롭히다 보면, 저 오만방자한 콧대도 누그러져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겠지. ‘제, 제발 부탁할게요. 에리나. 이제 그만해주세요. 더는 서지 않는다고요.’ 그럼 나는 루시우스의 자지를 발로 살살 문지르며 이렇게 말할 거다. ‘에리나 님이라고 부르거라 이 짐승 놈!’ 그러면 루시우스는…….”
“야, 야. 너무 나갔어.”
얼굴을 붉힌 채 제 망상에 빠져들어가는 에리나를 이브가 흔들어서 깨웠다. 에리나는 뒤늦게 너무 자기 욕심을 드러내고 있었단 사실을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에이에이는 아직도 과자를 와작와작 먹고 있는 엘시에게 물었다.
“엘시. 엘시는 어떻게 생각해요?”
“성직자 나한테 잘해준다. 성직자 습격하는 거 나쁜 짓이다.”
“그, 그치만 분하지 않나요? 저는 용사인데, 지금도 나름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에이에이가 팔을 붕붕 저으며 말했다. 그녀는 아이를 낳은 이후로 육아만 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수련도 했고, 가끔 나타나는 잔인한 산적들이나 범죄 조직을 카린과 함께 소탕하기도 했다. 그녀는 한 번쯤은 루시우스가 이런 자신에게 깔려줬으면 했다. 엘시는 말했다.
“그럴 때는 마음을 터놓고 말해야 한다고 들었다. 용사가 위에 하고 싶다고 말하면 얼마든지 위에 서게 해준다. 저번에도 내가 해주고 싶다고 하니까 성직자 허락해줬다. 그래서 성직자 몸 위에 올라타서 했다.”
“그, 저는 그냥 여성 상위로 하는 게 아니라……. 그…….”
“그?”
이브와 엘시의 시선이 에이에이에게 모였다. 에이에이는 말했다.
“말 그대로 사제님이 더 못 설 때까지 쥐어 짜보고 싶은 거라…….”
“우리 용사님도 그런 거 해보고 싶은 거야? ‘더는 서지 않아요. 용사님.’ ‘에이에이 님이라고 부르거라! 미천한 사제놈!’”
이브가 에리나의 말투를 흉내 내자, 에리나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 소리쳤다.
“이, 이상한 흉내 내지 말거라!”
에이에이는 이브의 말에 정곡을 찔려서 입을 꾹 다물었다. 이브는 에이에이와 에리나를 한 번씩 훑어보더니 씩 웃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어. 허락해줄게. 그래서, 계획이 뭐야?”
부끄러움에 몸 둘 바를 모르고 있던 에이에이의 얼굴이 다시 활짝 펴졌다. 에리나의 얼굴에도 희망이 엿보였다. 이브가 도와준다면 분명히 가능성이 있는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브는 본격적으로 계획 설명을 듣기 전에 에이에이에게 물었다.
“근데 왜 나한테 부탁했어? 왕국 지하에 다곤 살잖아. 부탁하면 그냥 침대에 묶어놓고 너희가 원할 때까지 쥐어짤 수 있을 텐데.”
에이에이는 그 말에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그, 다곤 씨는 자기가 지배당하는 게 취향이시라고 하시더라고요. 떠받들어지는 건 너무 오래 했다고.”
“우리 드래곤 언니는?”
“…..천박하다고 한 소리 들을 거 같아서 이야기도 못 꺼내봤어요.”
아티 성격 상 협력해주지 않을 것 같기도 했다. 시오테르는 몰래 계획을 짜기엔 너무 멀리 살았고, 여행을 떠난 애쉬는 루시우스하고만 연락했다. 결국, 도와줄 사람은 이브뿐이었다. 이브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어. 나만 믿어.”
에이에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엘시도 귀를 쫑긋거리며 계획을 들었다.
*****
계획을 실행하는 밤. 에이에이는 기대감이 가득한 얼굴로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소야가 지원해준 다양한 도구와 러브젤, 그리고 오나홀까지 가방에 담았다. 그녀는 가방을 톡톡 두드린 다음, 심호흡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획은 이랬다. 이브가 오늘 밤은 위에서 하고 싶다고 루시우스를 눕힌 다음, 에리나와 엘시와 함께 루시우스를 몇 번 사정시켜 힘을 뺀다. 그가 적당히 지친 사이 에이에이가 침실에 난입해서 밑바닥까지 쥐어짠다.
그녀는 이 계획이 아주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루시우스가 자신을 비롯한 부인들을 힘을 과하게 써서 밀어낼 리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루시우스가 앙앙거리며 울부짖는 걸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쾌감에 몸서리치는 걸 보고 싶었다.
복도에서도 선명한 신음이 들렸다. 에이에이는 그 소리만 들려도 몸이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그녀는 문고리를 잡고 심호흡을 했다. 아주 천천히 문을 열자 방 안의 정경이 드러났다. 에리나가 침대 위에 쓰러진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녀의 등 뒤에선 이브가 부드럽게 손가락을 사용해서 에리나를 애무하고 있었다. 에리나는 쾌감에 절어있는 와중에도 에이에이를 보며 외쳤다.
“아앗! 아윽…! 에, 에이에이……! 도, 도망……. 치거라….! 이, 이브가 배, 배신……! 흐윽……!”
“쉿. 조용히 해야지.”
이브가 여유롭게 웃으며 에리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녀가 손가락을 깊숙이 찌르자 에리나는 눈을 까뒤집으며 신음을 뱉었다.
“히이이이이익!”
“어, 어?”
에이에이는 당혹스러운 얼굴로 엘시를 찾았다. 엘시는 침대 구석에 쓰러져 있었다. 그녀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꼬리를 살랑거리고 있었다. 엉덩이 사이로 정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에이에이의 눈동자가 바쁘게 움직였다. 루시우스. 루시우스는 어딨지? 그녀가 자신이 문 뒤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은 순간, 거친 손놀림이 그녀를 방 안으로 끌어들이며 문을 닫았다.
“사, 사제님?”
“용사님. 아직 멀었어요. 이런 삼류의 수법으론 아직 멀었다고요.”
“자, 잠깐만요 사제님! 우리 말로 해요! 말로!”
“벌써 젖었네요? 음란하셔라.”
“아응…! 앗…! 하윽…! 배, 배신자……! 이브 씨…. 흐읏……! 미, 믿었는데! 으읏!”
이브는 에리나의 등골을 혀로 핥으며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응? 나는 우리 신랑 편인데 누굴 믿어. 바보야.”
루시우스가 에이에이를 벽에 밀어붙인 다음 잠옷을 걷어 올렸다. 젖은 하반신을 향해 자지를 밀어 넣는 순간, 에이에이는 루시우스를 끌어안고 신음을 토했다.
“하으으으으으으응!”
에이에이는 깨달았다. 결국, 필요한 건 힘이라는 걸. 친구가 필요한 일은 힘이 있다면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걸. 오멜라스 애쉬와 연락이 닿은 건 그쯤이었다. 에이에이는 소야의 도움을 받아서 애쉬와 루시우스의 연락 전파를 해킹하는 데 성공했고, 오멜라스 애쉬가 현재 사는 곳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녀는 알리오 페스타의 마차를 이용해서 단숨에 그녀가 사는 곳으로 날아갔고, 오멜라스 애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에이에이는 말했다. 루시우스를 깔아뭉개고, 쥐어짜고 싶다고. 오멜라스 애쉬는 진중한 얼굴로 그녀의 설명을 들은 다음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
“그래. 도와줄게. 그거 좀……. 재밌어 보이네.”
그리고 며칠 뒤, 에이에이의 앞으로 소포가 하나 배달됐다. 황금색 액체가 들어있는 유리병과 편지가 하나 들어있는 상자였다. 편지는 고급스러운 필체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건 신체를 강화해주는 약물이야. 효과는 4시간 정도니까. 그동안 알아서 승부를 봐. 내가 계산해봤는데, 이 정도 용량이면 네가 루시우스를 제압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났어. 알겠지?]에이에이는 약물을 끌어안고 승리를 다짐했다. 지금 이 약물에는 에이에이의 마음만 담겨있는 게 아니었다. 에리나도 오멜라스 애쉬도 소야도 모두 그녀를 응원하고 있었다. 에이에이는 물병을 숨겨둔 다음 집무실로 걸음을 옮겼다.
집무실에서 루시우스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방에 있는 욕조에는 셀루가 지느러미를 찰랑거리며 누워있었고, 보조 책상에는 시에리가 앉아있었다. 루시우스는 에이에이에게 물었다.
“왜 그래요? 용사님? 무슨 일 있어요?”
“사제님. 오늘 밤 어때요?”
에이에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최대한 섹시하고 매력적인 포즈를 취하며 문간에 기댔다. 그 모습을 본 루시우스는 침을 꿀꺽 삼키더니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야 좋죠. 후회하지 마세요.”
욕조에 있던 셀루가 지느러미를 크게 찰랑거리며 외쳤다.
“헤흐! 헤흐!”
에이에이는 다시 방으로 돌아와서 약병을 쓰다듬었다. 밤이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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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떠 있는 아름다운 밤. 창밖에는 다곤이 촉수를 휘날리며 날아가고 있었다. 에이에이는 약병을 단숨에 들이킨 다음, 루시우스의 방문을 두드렸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힘이 끓어올랐다.
루시우스는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문을 열었다. 그는 헤벌쭉한 얼굴로 에이에이의 전신을 샅샅이 훑고 있었다. 그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