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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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호텔로 돌아왔다.
저번과는 다른 숙소에 다른 이름으로 방을 빌린 우리는 잠시 쉬면서 TV를 틀었다. 그동안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TV를 틀자마자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다.
“한 편, 저번 국정원 습격 사건 및 최근 잇따른 북한의 도발로 인해, 군 복무를 다시 연장해야 한다는 논의가 국회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시정안에 따르면 현 18개월에서 군 복무기한을 24개월로 연장하는…….”
“으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악!”
나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서울 근방 낯모르는 밤거리에는 가로등이 서툰 바느질처럼 드문드문 서 있었다. 전구가 빠진 가로등이 새까맣게 거리를 물들이고 실내 포차의 황금빛 조명이 문간을 일직선으로 비추고 있었다. 문 앞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이름도, 성별도 알 수 없는 이 고양이는 마치 이 가게가 자신의 것인 양 턱을 쭉 내밀고 앞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눈 밑에 짙게 새긴 음영과 그림같이 이어진 고양이 모양의 그림자는, 이 고양이를 마치 설치품이 아닌가 생각하게 만들 정도였다. 행인들은 고양이의 모습을 보고 놀라서 고개를 기울이고 사진을 찍었다.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던 고양이는 조명으로 이루어진 밝은 노란빛 세상을 넘어서 어두운 보도블록을 밟았다.
건널목의 하얀색은 어둠 속에서도 확연하게 눈에 띄었다. 눈부신 헤드라이트를 벌겋게 빛내며 치어죽일 짐승만을 찾아다니는 자동차들이 야간 도로를 주행하고 있었다. 고양이는 인내심 있게 도로를 지나는 차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자동차들 사이를 건너 길 너머로 걸어간 고양이 앞에는 녹슨 창살로 이루어진 문이 있었다. 문 너머에는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똑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내밀고 눈을 마주하고 있었다. 두 고양이는 창살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채 한참 동안 입을 달싹거리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 잘못이 아니야. 아니고말고.”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비로소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었다. 내 옆에는 호텔 룸서비스로 주문한 양주가 있었다. 시에리는 샤워를 마치고 머리를 닦아내며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그녀는 말했다.
“루시우스. 술을 너무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아요.”
“…..시에리. 저는 쓰레기에요.”
하지만 그녀의 걱정은 내 불안과 자학을 가속할 뿐이었다. 나는 지금 대한민국 최초로 군 생활을 역전시킨 인간이 되었으니까. 시에리는 내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괜찮아요. 루시우스.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다시 생각해봐도 제 잘못은 맞는 것 같아요.”
술을 먹어도 취하지 않았다. 냉정한 내 머리로 생각해봤을 때, 역시 내 잘못이었다. 이럴 때는 욕을 먹어야 한다. 나는 시에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시에리. 욕해주세요.”
“네?”
시에리가 화들짝 놀라서 되물었다. 그녀는 내 말을 듣지 못해서 되묻는 게 아니었다. 나는 그녀의 옷을 붙잡고 말했다.
“시에리! 저는 쓰레기에요! 빨리 욕을 해주세요! 욕! 강한 욕!”
“아, 아니 요, 욕이라뇨! 루시우스! 정신 차리세요! 네?”
시에리가 당황해서, 나를 붙잡았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제지에 굴하지 않았다. 인간은 고통으로 성장하는 존재다. 나는 오늘 시에리에게 욕을 얻어먹음으로써 더욱 강하고 멋진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었다. 그녀는 내 결연한 의지를 보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를 막을 수 없단 사실을 깨달은 듯, 그녀는 내게 물었다.
“그래서, 그……. 어, 어떻게 해드리면 되나요?”
“기다려보세요. 시에리.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준비가 필요해요.”
나는 그녀를 세워두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마치 먼 옛날 예수가 우리의 죄를 사하기 위해 알몸으로 골고다를 올랐던 것처럼, 나는 한 꺼풀 껍데기에 불과한 옷을 벗어 던지고 죄인으로서 시에리 앞에 누웠다. 내 단단한 남성의 상징이 우뚝 솟아있었다.
나는 시에리에게 말했다.
“제 이걸, 발로 밟으면서, 욕을 해주세요.”
“…..네?”
“그러니까, 발로 물레 돌리는 것처럼, 제 여기를 이제 그 발판이라고 생각하시고 지그시 눌러주세요.”
“……”
그녀는 표정 관리에 실패했다. 안타깝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한 표정으로 그녀는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요! 그 표정이에요! 그 표정을 지으면서, 욕을 해주세요!”
“루시우스. 호, 혹시 취했나요?”
“전 지금 맨정신이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시에리.”
“….그럼 더 큰 일이네요.”
시에리는 담담하게 그렇게 말하고 신발을 벗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었다. 발기한 자지를 밟는 것은, 부푼 성욕과 음심을 억누른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아주 중요한 의식이었다. 내 속죄를 위해 이 행동은 필요했다.
시에리의 하얀 발끝이 꼼지락거렸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내 뿌리를 발로 톡 건드리면서 말했다.
“그, 요, 욕설은 어떻게 해드리면 될까요?”
“이브처럼 해주세요.”
“아, 그, 그건……!”
“시에리! 제 속죄를 도와줄 거잖아요? 부탁할게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SM 야동에서 봤던 이 장면을 한 번 꼭 따라 해보고 싶었다. 발로 밟히면서 욕을 먹는 그 장면. 정말 기분이 좋을까? 나는 다시 한번 ‘속죄’를 외치며 시에리를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봤다. 시에리는 마치 발로 게임을 하는 것처럼 내 자지를 조심스레 밀면서 입을 우물거렸다.
발로 자지를 밀 때마다 마치 움직이는 바닥이 내 하반신을 억누르는 것 같은 오묘한 자극이 찾아왔다. 섹스만큼 기분 좋지는 않았지만, 오묘하고 신선한 쾌감이 몸을 지배하는 게 상당히 재밌었다. 여기에 욕까지 듣는다면? 욕까지 듣는다면 어떻게 될까? 나는 시에리를 재촉했다.
“시에리! 욕을 하는 거예요! 욕!”
“그, 그래도 어떻게 루시우스에게……. 저는 못해요.”
“괜찮아요! 이브는 하니까!”
말하고 나니까 뭔가 이브를 욕하는 것 같았지만, 어쨌든 나는 시에리의 입에서 욕이 듣고 싶었다. 시에리는 혼자서 중얼거리며 욕으로 할만한 말을 찾기 시작했다.
“이브 씨가 할만한 말……. 이브 씨가 할만한 말…….”
나는 심호흡을 하며 그녀의 입술을 바라봤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입술, 그 입술에서 무슨 말이 튀어나올까? 시에리는 눈을 질끈 감고 외쳤다.
“애, 애비 없는 새끼야!”
“타임! 타임!”
힘이 쭉 빠졌다. 치명타가 들어온 것처럼 아팠다. 팽팽하게 솟아있던 자지가 다시 해삼처럼 늘어졌다. 시에리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녀는 제 입을 틀어막고 나를 쳐다보더니 황급히 나를 끌어안으며 외쳤다.
“미, 미안해요. 루시우스! 진심이 아니었어요! 이브 씨가 자주 하는 말을 떠올리라길래, 그, 그 이브 씨가 범죄자들 때릴 때 하는 말을……. 그게, 그러니까, 그……!”
시에리가 횡설수설하며 내게 찰싹 달라붙었다. 나는 이런 일에 화내지 않았다. 나는 시에리를 안아주며 말했다. 이럴 때는 단호한 채찍보다는 부드러운 당근이 필요한 법이었다. 나는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다.
“아니에요. 시에리 접근성은 좋았어요! 재능이 보여요! 재능이!”
“….재능이요?”
“네. 제가 설명을 잘못한 거 같아요. 그런 욕 말고, 좀 굴욕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해보세요.”
“구, 굴욕감을 주는 단어요? 어, 어떤…….”
“그건 시에리가 생각해보세요. 저와 오랫동안 살았으니까. 제가 어떤 단어에 민감한지 아시잖아요?”
“그, 그래도 그…….”
“괜찮아요. 시에리. 이건 제가 다시 태어나는 과정이에요. 굴욕감을 통한 자기반성으로 새로운 인간이 되는 거죠. 자, 시에리. 다시 해보죠!”
나는 바닥에 누웠다. 어느새 시에리는 어떤 욕을 해야 내가 더 확실하게 굴욕감을 느낄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녀는 높이 솟아오른 내 자지를 다시 자전거 페달처럼 지그시 즈려밟고 기둥을 발끝으로 부드럽게 훑기 시작했다.
맨살과 맨살이 닿아서 조금 거칠거칠했던 감각은, 내 자지가 쿠퍼 액을 뿜어내며 부드럽게 만들어주었다. 나는 들어 올린 다리 사이로 보이는 팬티와 그녀의 내려다보이는 시선에 잔뜩 흥분하고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고민하고 있었지만, 언틋보면 인상을 쓰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음……. 으…….”
“자 시에리, 욕해주세요!”
“으으……. 음……!”
나는 시에리의 창의성을 믿고 있었다. 과연 고지식한 수녀의 눈에서 나는 어떤 존재로 비치고 있을까? 내가 가장 상처받을 말은 무엇일까? 시에리가 마침내 입을 떼고 말했다.
“이, 쓰, 쓰레기야!”
“변태야!”
“천하에 나쁜 놈아!”
“성폭행범!”
그녀는 말 한마디 한마디 뱉을 때마다 마치 자동차 액셀러레이터를 밟듯이 내 자지를 꾹꾹 누르고 발을 조였으며, 기둥에 비벼댔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가슴 속에 오싹오싹 어떤 오묘한 감성이 치솟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건가? 이래서 밟히는 건가?
“나쁜 놈!”
“바람둥이!”
“쓰레기!”
“아, 악마 같은 인간!”
“하아……. 하아……!”
나는 시에리를 쳐다봤다. 어느새 시에리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가쁘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녀의 팬티가 젖어 들어가는 게 보였다. 꼬리가 바닥으로 늘어지고, 머리에 뿔이 솟아났다. 날개가 펄럭이고, 시에리의 눈빛이 황홀함에 깃들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더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내 위에 와락 달려들더니, 스스로 팬티를 끌어 내렸다. 꼬리로 내 자지를 휘감고 목마른 맹수가 샘물을 퍼마시듯이 격렬하게 키스를 했다. 그녀는 얼마 되지 않는 미약한 힘으로 나를 찍어누르려고 했다. 나는 웃으면서 그녀의 힘에 밀려주었다.
시에리가 활짝 웃으며 내 젖꼭지를 살짝 깨물고 가슴에 입을 맞추며, 허리를 아래로 쭉 내렸다. 단숨에 허리를 맞부딪히며 그녀의 균열이 내 하반신을 삼켰다.
“으응! 하으읏! 아……. 아읏!”
그녀는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나를 지배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나를 찍어누르고 있다는 쾌감이 그녀를 미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시에리는 내 볼을 핥고, 내 목을 감싸고, 내 어깨를 깨물면서 계속해서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