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511
“사랑해요읏….! 루시……. 우스! 하아응! 아읏! 아! 아아앗! 하앙!”
그녀의 신음을 들으며 나는 손깍지를 꼈다. 내가 사정하는 순간, 그녀는 손가락을 꾹 조이며 아찔한 표정을 지었다. 꼬리가 마치 고양이처럼 하늘로 쭉 치솟았다가 쓰러졌다. 시에리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내 볼에 얼굴을 비벼댔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생각했다.
다른 부인들한테도 한 번 해달라고 해야지.
누가 들어줄지는 모르겠지만.
“폐하! 도시에서 소란을 떨던 범죄자를 체포했습니다!”
알현실까지 끌려온 범죄자는 음흉한 인상에 큼지막한 코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마치 고블린을 닮은 자신의 매부리코를 자랑스럽게 흔들며 루시우스를 노려보았다. 루시우스는 시큰둥한 얼굴로 범죄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기사는 말했다.
“폐하! 이 자는 지난 3년 동안 도시의 유부녀들을 겁탈해온 잔악한 성범죄자입니다! 이번에 저희 기사단의 특별 수색을 통해 드디어 체포하였습니다!”
루시우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런 인간이 지금까지 도시를 활보하고 있었다니 끔찍하군요. 그런데 왜 저 사람을 제게 데리고 왔죠? 이런 종류의 현행범 처분은 왕실 기사단에 전권 위임했을 텐데요.”
“그게, 이 놈이 폐하를 꼭 만나 뵙고 싶다고 해서…….”
“저를?”
범죄자는 눈을 희번득 뜨며 루시우스를 쳐다보았다. 그는 혀를 할짝거리며 소리쳤다.
“루시우스! 너를 만나고 싶었다! 너만은 날 이해해줄 수 있겠지! 자! 이 무지몽매한 기사에게 말해라! 세상의 여자는 전부 내 것이라고! 남편은! 나에게 여자를 빼앗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루시우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그에게 판결을 내렸다.
“당장 저 더러운 범죄자의 남성기를 잘라버리도록 하세요. 절대 죽게 둬선 안 됩니다.”
“뭐, 뭣! 야 이 잔인무도한 놈아!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단 말이냐! 네 놈이 나랑 다를 게 뭐라고 그런 짓을 한단 말이냐! 이놈! 네 이놈!”
“혀도 뽑아버리세요. 그 다음은 왕국 기사단에서 ‘교화’하시길 바랍니다.”
“네! 알겠습니다!”
“안돼! 루시우스 이 놈! 너에게 동질감을 느꼈거늘! 네가 어찌 나에게 이런 짓을 저지른단 말이냐!”
“저는 당신 같은 쓰레기가 아닙니다.”
“이 놈! 네 본성을 숨기려 들지 마라! 이 노오오오옴!”
범죄자의 절규가 왕실 너머로 울려 퍼졌다. 루시우스는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왕좌에서 내려와서 스트레칭을 했다. 오늘은 가족회의가 있는 날이었다.
*******
“섹스에도 드라마가 필요해요.”
쿠키를 입에 문 엘시가 손가락에 힘을 줘서 똑 부러트렸다. 과자 부스러기가 테이블 위에 떨어지고 라이카가 슬며시 손을 뻗어서 부스러기를 치웠다. 이브는 그 말에 셀루와 눈을 마주치며 씩 웃었다. 에이에이는 불안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고, 시에리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다곤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고, 카린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소야는 얼굴을 붉힌 채 내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에리나가 말했다.
“천박한 놈.”
“부부끼리 섹스 이야기하는 게 어때서요. 부부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나는 당당하게 에리나에게 대꾸했다. 내 말을 듣고 아이라가 쿡쿡 웃었다. 이브는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려는 조짐을 보이자 손가락을 튕기며 내게 말했다.
“그래서 뭐 하고 싶은데? 내가 맨날 이상한 거 해주잖아.”
“이상한 거라니. 상황극이야. 섹스에 조미료 같은 거지.”
“아니 뭐, 솔직히 하다 보면 은근 재밌긴 한데. 그래서, 이번엔 뭘 그렇게 하고 싶은데? 하고 싶은 건 다 해보지 않았어?”
“사람의 상상력은 무한하다고들 하잖아. 나는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아.”
“난 가끔 우리 신랑이 슬럼프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이브가 농담으로서 투덜거렸다. 엘시가 그 말을 듣고 라이카에게 물었다.
“슬럼프가 뭐지.”
“바깥 세계에 있는 파란색 난쟁이 캐릭터를 말하는 겁니다!”
엘시는 그 말을 듣고 이브에게 말했다.
“인어. 성직자가 난쟁이가 됐으면 좋겠다니 말이 너무 심하다.”
“….. 그래. 내가 나쁜 걸로 하자.”
이브는 반박하려다가 뿌듯해보이는 라이카의 표정을 보고 그냥 자기가 나쁜 걸로 치기로 했다. 지적하려던 에리나의 입은 셀루가 틀어막았고, 에이에이와 시에리는 어색하게 웃었다. 에이에이가 내게 물었다.
“그래서 사제님. 뭘 그렇게 하고 싶으세요?”
“1대1이 아니라 한 4명 정도 참가하는 존나 큰 상황극을 하고 싶어.”
“미친놈.”
이브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카린이 말했다.
“저기, 그런데 그 상황극이라는 게 뭡니까?”
“섹스의 조미료죠. 섹스를 더 기분 좋고 단란하게 만들어줘요.”
생각해보면 고지식한 카린 앞에서는 상황극을 해본 적이 없었다. 에이에이는 뭔지는 알고 있는 지 얼굴을 붉힌 채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카린은 내 말에 곰곰이 생각하더니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런 거라면, 저, 저도 흥미가 있습니다.”
결연한 의지가 돋보이는 표정에는 홍조가 미약하게 엿보였다. 엘시도 카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엘시는 고지식하다기보다는 상황극 컨셉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서 시켜본 적이 없었다.
다곤과 라이카도 모두 내 계획에 흥미가 동하는 기색이었다.
비로소 만족한 나는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스케일이 크다고 말을 했지만, 사실 그다지 큰 스케일의 계획도 아니었다. 방 두 개 정도만 사용해서, 간단한 연극 같은 포르노를 우리끼리 만들어볼 생각이었다. 우리끼리만 볼 수 있게끔 보안이 철저한 영상구로 만들어서, 가끔 밤에 안줏거리로 볼만한 포르노.
야한 동영상을 영상구로 찍는다는 개념은 없어도 야한 소설이나 야한 그림 정도는 암암리에 유통되는 세계인 만큼, 부인들은 내 설명을 대략 이해하는 듯했다. 이브는 내 계획이 상당히 흥미로웠는지 집중하고 있었고, 엘시와 라이카도 영상구로 뭔가를 찍는다는 말에 꼬리를 살랑거리고 있었다.
“에리나, 왜 그래요?”
“아, 아니다. 옛날 생각이 떠올라서 현기증이 잠깐…….”
섹스 영상을 찍는다는 말에 에리나가 제 머리를 붙잡고 휘청거렸다. 에이에이가 걱정해주자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란 듯이 손을 내저었다. 뭔지 눈치챈 셀루가 에리나를 보며 씩 웃었다.
“헤흐.”
“우, 웃지 마라 인어! 머리가 아프다는데 걱정은 못 해줄망정…….”
“아, 걱정되네. 엘프 공주님.”
“사, 사람을 놀리기나 하고……!”
나는 에리나가 발끈하며 말싸움을 시작하려고 하자, 손을 들어서 제지했다. 지금은 섹스 영상을 어떻게 찍을 것이냐가 중요했다. 살면서 한 번쯤은 꿈꿔본 적이 있지 않던가. 남자 포르노 배우가 되어서 미녀들이랑 섹스하는 모습을. 나는 비록 대외비로 찍을지라도 지금 꿈을 이루고 있는 것이었다.
“일단은 각본을 짤 거야. 내가 대충 짠 게 있는 데, 한 번 볼래?”
“각본이요?”
소야가 흥미로운 시선을 던졌다. 나는 책상 밑에 준비해둔 각본을 꺼내 들었다. 지금 이 순간, 이 드라마틱한 섹스 계획을 위해 남몰래 준비해둔 각본이었다. 소야는 흥미진진한 얼굴로 대본의 첫 장을 넘겼다.
[유부녀 발레리나 암컷 타락]“…..애미.”
“어허.”
소야 옆에서 각본을 보던 이브가 욕을 내뱉자 셀루가 눈을 찌푸리며 지적했다. 이브는 내게 말했다.
“신랑. 왜 이렇게 발레리나를 좋아해? 혹시 무용수들 손대고 그런 거 아니지?”
“난 왕이 된 이후로 부인을 늘린 적이 없어.”
“공주도 손 안 댔어?”
“무슨 공주?”
“…..지하실에 있는 공주 말이야.”
“씨발, 한 번 따먹어야 하는 데 자꾸 까먹네.”
부인이 많으니 지하실에 있는 미친년에 신경을 써줄 여유가 없었다. 다곤은 말했다.
[그 여자는 잘 지내고 있다. 밥도 잘 먹고, 운동도 하고 있다. 다만 매일 밤 매우 시끄러운 교성을 지르기 때문에 내가 매번 자제를 부탁하고 있다.]“혼자서요?”
[‘손가락으론 만족할 수 없다.’ ‘빨리 와다오 루시우스’라고 소리를 지르더구나.]“….언젠가는 가겠죠.”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아직 살만한 모양이었다. 걔 아버지는 걔가 그러고 사는 걸 알까? 나는 공주 이야기는 뒤로 미루어놓고 말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주연도 정해놨어.”
“누군데?”
“우리 용사님.”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