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95
“뭐래 씨발 걸레같이 생긴 년이. 젖탱이 잘라서 배구공으로 쓰기 전에 뭔지 말하라고 개씹년아. 알았어?”
이브가 칼을 들이대며 물었다. 이미 영주 부인다운 고귀함은 포기한 지 오래였다. 소야는 더욱 더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허둥댔다.
“지, 진짜! 진짜로! 조, 조금, 좀 그런거라서 그래요! 제발 부탁드릴게요! 진짜 이상한거 아니고! 수상하지도 않아요! 아니, 수상한 물건이긴 한데,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진짜 안전….안전한 물건이니까! 진짜로 괜찮은 거니까 제발 안에서 보여드리면 안될까요!”
“마법사는 믿으면 안된다.”
엘시가 냉정하게 말했다. 이브 역시 굳이 이 마법사를 저택 안으로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 마법사에 대해 루시우스가 편지를 보낸 것도 없었고 연락도 들어오지 않았으니까. 아무르 영지 같은 곳에서 지난 일에 원한을 품고 마법사로 폭탄 배달이라도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니 마법사를 안에 들여선 안된다. 이브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씨이발. 여기서 남은 다리 하나도 병신 되기 싫으면 물건 까보라니까? 내가 두번 세번 말하게 할래?”
“아, 그게 그…. 진짜 좀 그렇고 그런 물건인데…. 괜찮으신가요?”
“한 번만 ‘더 괜찮으세요?’라고 물으면 아가리 찢어버릴거니까 빨리 까라고.”
이브가 곡도로 바닥을 톡톡치며 다시금 다그쳤다. 그 말에 소야가 바닥에 서둘러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소야가 마법진을 그리려 하자마자 엘시가 소야의 팔을 붙잡아 꺾었다.
“마법사. 개수작부리지 마라.”
“아야야! 아파파! 지, 진짜 소환 마법진이에요! 소환진이라구요! 제가 그딴 물건을 들고 다닐리 없잖아요오오! 아, 아파파파! 아파!”
이브가 엘시를 뜯어말렸다. 소야는 팔을 문지르며 훌쩍댔다.
“흑…히힝….”
“우리가 지켜 보고 있으니까 빨리 소환해. 개수작부리면 바로 모가지 쳐버릴테니까 그런 줄 알고.”
“아, 알았어요.”
소야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루시우스는 멀쩡한 인간 같았는 데 부인은 왜 이러지? 진짜 부인 맞나? 이런 부인이라고 루시우스가 딜도를 선물하는 건가? 소야는 잡념을 떨쳐내고 마법진을 그렸다.
“이, 이게 소환 마법진이에요….”
그 말과 함께 이브가 기사들을 시켜 사람들을 뒤로 물러나게 했다. 자신과 엘시도 조금 뒤로 물러난 뒤 검으로 소야를 겨누었다.
“소환해 이제.”
“진짜 위험한 물건은 아닌데…..그….”
“씨발 뒤지기 싫으면 빨리 하라고!”
“아, 알았어요!”
소야는 눈을 딱 감고 소환마법진을 발동시켰다. 보라색 연기가 피어오르고 그 속에서 딜도가 튀어나왔다. 기사들이 힐끔 힐끔 그 물건을 쳐다봤다. 이브도 미묘한 표정으로 물건을 쳐다봤다.
“딜도?”
“아, 네…이게 그…마나에 감응하는 생체 딜도인데요….어떻게 쓰냐면…..”
예상을 뛰어넘은 물건에 영지민들도 기사들도 이브도 엘시도 전부 굳어버렸다. 소야는 이 상황을 이미 한 번 겪었던 지라 전보다 더욱 능숙한 자세로 딜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기 이 버튼을 누르면…..”
버튼을 누르자 예의 파란색 사람의 형체가 딜도를 좆삼아서 둥실 떠올랐다.
“어머머!”
“어이구! 망측해라!”
“사제장님 망신은 다시키네 어이구….”
“아이고….무슨…”
소야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이브도 얼굴이 새빨개져서 당황한 상태였다. 엘시가 말했다.
“위험해보이진 않는다.”
“아니….씨…발…뭔…”
이브가 어버버거리는 사이 시에리가 뒤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시에리는 허공에 둥실둥실 떠있는 딜도를 보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가렸다.
“뭐, 뭐에요 저게!”
“그리고 이 파란색 버튼을 누르면….”
그리고 소야가 파란 버튼을 누르자 파란색 인간이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더니 허공에다가 미친듯이 트월킹을 추기 시작했다. 그 음란하고 더러우면서 추잡하기 짝이 없는 허리 놀림에 사람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아이고오오! 저런 걸 영지에 들인다니!”
“끔찍해라! 추잡해라! 아아아악!”
“사제장님!! 아이고오오! 사제장니이이임!”
“사제장님이 저런 걸 주문했을리 없다아아아! 끄아아아아!”
현장은 지옥이나 다름 없었다. 지옥의 스트립 클럽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푸른색 스트리퍼가 좆을 흔들며 트월킹을 추고, 사람들이 눈을 가리고 비명을 지른다. 소야는 침착함을 애써 유지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이브의 표정을 보니 금방이라도 자신에게 칼을 휘두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브는 그 한가운데서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이, 이브 씨?”
“인어. 저런 거 가지고 노는 건가? 재밌어보인다.”
시에리가 약간의 경멸이 섞인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엘시는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이브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브는 사태를 수습할 책임이 있었다. 일단 모양새를 보니 루시우스가 보낸 선물인 것 같기는 했다. 하지만 이브는 이딴 선물은 고맙게 받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렇게 공개적으로 거부해버리면 그것도 좀 그랬다.
어쩌지. 어떻게 하지? 한참 동안 고민하던 이브가 입을 열었다.
“……꺼야.”
“네?”
시에리가 되물었다. 이브는 눈을 질끈 감고 외쳤다.
“우리 엄마 꺼라고! 씨발 알았어? 우리 엄마한테 쓰려고 한거야!”
비명을 지르던 사람들이 묘한 얼굴로 이브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직까지 직접적인 언어폭력이 나오지 않는 건 이브가 영주 부인이며 북부 대공 아들도 회쳐버린 미친년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브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에 화끈하게 응답했다.
“뭐 씨발놈들아! 우리 엄마한테 쓸건데 불만있어? 효도하는 법 몰라?”
물론 페타 영지의 영지민들은 이런식으로 효도하지 않았지만, 여기서 더 언급하면 죽을 것 같았기 때문에 입을 꾹 닫을 뿐이었다.
이후의 사제들 장례식은 아주 무난하게 흘러갔다. 내 입장에선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내 악명을 잘 알고 있는 영주들은 내가 가는 길을 아주 정중하게 안내해줬고, 대접도 융숭하게 해주었다. 특히 예전에 내가 죽여버린 금발 태닝 뚱보 영주의 후임 영주는, 나 덕분에 자신이 영주가 되었다며 친한 척을 했다.
아무르 영지에 도착했을 때도 영주 부인이 나를 아주 죽일듯한 시선으로 노려보는 것 외엔 별다른 일이 없었다. 나도 사제장으로서 다시 한 번 아무르 영주의 죽음에 대해 애도를 표현해준 뒤 영지를 떠났다.
영주 부인은 내가 애도를 표현한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길길이 날뛰었지만 그건 내가 신경쓸 문제가 아니었다. 꼬우면 좆같이 굴지 말았어야지. 누울 자리를 보고 뻗어있으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아무르 영주도 착하게 굴었으면 나한테 죽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분에 넘치는 욕심을 냈다가 내 손에 죽고 말았다. 아무르 영주 부인은 내가 돌아가는 길에 저주를 퍼부어댔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았다.
엘슨 사제와 나는 아무르 영지 끝자락에서 서로 안녕을 고했다. 엘슨 사제는 이번 장례 행진에서 겪은 일이 많아서 그런 지 매우 피곤하고 처음 봤을 때 보다 조금 더 늙어보였다. 첫 만남 때 보았던 인자한 사제는 어느새 농사일에 쩔은 농부같은 인상으로 변해있었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루시우스 사제장.”
“고생하셨습니다. 엘슨 사제.”
“헌데, 이 늙은이가 충고 하나만 해도 되겠습니까?”
“네. 얼마든지요.”
돈 빌려달라거나 보증 좀 서달라는 이야기가 아닌 이상 무슨 잡소리든 웃으면서 받아줄 수 있었다. 루시우스 사제장은 그런 캐릭터니까. 엘슨 사제는 싱글벙글 웃는 내 표정과 다르게 아주 굳은 표정으로 입술을 우물거리고 있었다. 노인들이 말하기 힘들 때 흔히 하는 버릇이었다.
“루시우스 사제장. 너무 방탕한 삶을 살아서는 안됩니다.”
“충고 감사드립니다.”
엘슨 사제가 뭔가 더 말을 하려는 듯 했지만 나는 거기서 말을 잘랐다. 나는 이 정도면 충분히 절제하고 있었으니까. 엘슨 사제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떠났다. 내가 말했다.
“살펴가세요.”
장례식도 끝났으니 이제 나는 다시 영지에 붙박혀 있을 일만 남은 셈이었다. 에반젤린에 대한 조사는 당분간 마탑에 맡길 생각이었다. 도망치는 흔적이 드워프 왕국으로 향해있었다고 했으니 마탑 말고는 조사할 사람이 없었다. 드워프 왕국 여기저기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이들은 마탑 마법사와 그 일행 뿐이었다.
“어라?”
나는 잠깐 생각을 멈추었다. 생각해보니까 소야가 중요 용의자면 이 새끼들 에반젤린이라고 생각 안하는 거 아닌가? 정확한 사건 경위는 며칠 뒤 조사 보고서가 내 영지로 도착해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 마탑의 행보를 보면 드워프 왕국에서 에반젤린의 족적을 놓친게 틀림 없었다.
그러니까 애먼 소야를 족쳐서 사건을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고. 아무래도 에반젤린 건은 내 생각보다 훨씬 오래 걸릴 것 같았다. 나는 애초에 그녀의 목적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딴 일을 저지르는 거지? 지금까지 에반젤린이 했던 행동은 한가지 목표를 따르고 있었다. 인간을 이종족의 손으로 몰살시키는 것.
그런데 이게 참 이상했다. 에반젤린은 이 목표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셀루에게는 힘을 줄테니, 인간 도시를 부숴버리자고 제안했고, 엘시에게도 노예 시장을 깨부수자는 제안을 했다. 나는 이 부분이 참 이상했다. 에반젤린이 실제로 그만큼 강대한 존재라면 왜 제안만하고 마는거지? 인어 한마리를 그 정도로 존나 쌔게 만들 수 있으면 왜 강제로 안시키는 거지?
당장 노예 시장에 있는 인어들한테 힘을 주면 인어들이 벌크업해서 다 죽이고 다닐텐데? 에버딘 영지의 노예 시장에서 힘을 뿌리고 다니면 에버딘 영주가 헬창이든 사모아인이든 그냥 햄이 되고 말텐데?
에반젤린은 그 목표나 위험성에 비해 하는 일이 매우 적었다. 실제로 우리가 에반젤린을 쫓으면서 실제로 그녀가 일으켰던 범죄는 딱 하나. 용병들과 사제들 몇명을 살해한게 전부였다. 셀루는 본인이 딸감으로 쓴다고 선원들을 거세시켰고, 엘시는 애초에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
대체 뭘 노리고 있는거지? 나는 머리가 복잡했다. 마차는 계속 바퀴를 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