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101)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101화(101/524)
Episode 101
“여기, 종이와 펜이요.”
“감사합니다!”
세레나에게 종이와 펜을 건내받은 페를로체는, 신이난 표정으로 종이에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수수께끼에 첫번째로 나온 단어인, 반달을 그렸어요!”
이윽고, 그림을 다 그려낸 페를로체는 클라나와 세레나에게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여주었다.
“…페를로체씨, 보통 반달은 눕히는게 아니라 세워서 그린답니다.”
“아…..”
하지만 한숨을 내쉰 클라나가 그 형태를 지적했고, 그 바람에 잠시 멍을 때리던 페를로체는 이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음… 그럼 왼쪽 면이 보이게 그릴까요, 아니면 오른쪽 면이 보이게 그릴까요?”
“오른쪽 면이 보이게 하시죠. 선라이즈 제국에서 표기되는 반달은, 무조건 오른쪽 면이 보이게 그리니까요.”
“어, 어째서죠?”
펜을 들고 있던 페를로체가 전혀 몰랐다는 표정으로 묻자, 세레나는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들기며 다시 답했다.
“달의 신과 관련된 전설때문에 그래요. 물론, 여기서 이야기하다간 시간을 너무 잡아먹을테니 일단은 넘어가자고요.”
“좋아요, 그럼… 오른쪽 면이 보이게 반달을 그리고…”
세레나의 조언에 따라 반달을 그린 페를로체는, 다시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다음에는, 오른쪽에 초승달을 그려야… 어…”
“…선라이즈 제국은 ‘남대륙’에 위치하고 있으니, 초승달은 왼쪽 면이 보여야 해요.”
“감사합니다!”
초승달의 방향을 몰라 잠시 멈칫했던 페를로체였으나, 클라나의 조언을 받고 나서는 거침없이 초승달을 그려나갔다.
“좋아요! 이로써 수수께끼처럼 반달과 초승달이 종이에 떴어요!”
“좋아요. 그래서 그 다음은 뭐죠?”
처음에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쳐다보던 세레나가 표정을 흥미롭게 바꾸자, 페를로체는 신이나서 답했다.
“이제 반달과 초승달 사이를 지나가는 부메랑을 그리면 되죠!”
그렇게 말한 페를로체는 경쾌한 손놀림으로 반달과 초승달 사이에 부메랑을 그려넣으려 했으나.
“부메랑의 방향은 고려하시지 않으시나요?”
“으앗.”
클라나의 말에 다시 손을 멈췄다.
“으으… 그러면, 아예 모든 각도에서 그려보죠!”
“잠시만요, 페를로체.”
성공이 코앞에 남았기에 절로 초조해진 페를로체가 그렇게 말하며 종이에 손을 뻗자, 세레나가 침착한 표정으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모든 각도로 그릴 필요 없어요. 네가지 방향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네?”
“제가 짚히는게 있어서 그래요. 만약, 저게 문자를 나타내는 거라면… 그걸로도 충분해요.”
“이, 일단 그려볼게요!”
세레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하자, 페를로체는 신이나서 부메랑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첫번째로…”
“이건…..”
“세레나 씨?”
하지만 어째서인지 첫번째만에 세레나에게 반응이 오자, 페를로체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서대륙에 다녀와야겠어요.”
“”네?””
이윽고 세레나가 굳은 표정으로 일어서며 말하자, 클라나와 페를로체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시작했다.
“갑자기 서대륙에는 왜요?”
“안돼요 세레나 씨! 당신은 지금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에요!”
그 말을 들은 세레나는, 언제 비밀당주에게 습격당할지 모르는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고는 이를 악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분명히 저 모양을… 서대륙의 유적지에서 봤었는데…”
“그, 그럼! 저희가 해낸건가요?”
“…당신이 해낸거죠, 페를로체 씨.”
“와아!”
이윽고 머리를 부여잡으며 페를로체를 칭찬한 세레나는, 이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직 몇가지 의문점이 있네요.”
“의문점이요?”
“네, 첫번째는 이 문장을 남긴 사람이 왜 풀이를 해주지 않았느냐에요.”
“수수께끼를 낼때 풀이도 같이 해주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나요?”
클라나가 팔짱을 끼며 말하자, 세레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답했다.
“아뇨, 사실 저 수수께끼를 낸 사람은 그럴 이유가 없었어요. 오히려, 수수께끼로 내면 안됐죠.”
그렇게 말하며 세레나는, 이 예언서를 남겼을게 분명한 초대 용사를 떠올렸다.
“그런데도 이렇게 수수께끼의 형태로 남겼다는건, 어쩔수 없는 사정이 있었거나… 그 역시 풀지 못했다는 거겠죠?”
“뭔진 모르겠지만, 축하드려요!
“그리고 두번째로는… 페를로체 당신 말인데요.”
“…네?”
이윽고 자신에게 축하인사를 건내온 페를로체를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세레나는, 부채로 손을 탁탁 치며 뭔가 말하려 했으나.
“페를로체, 혹시 우연이 아니라 당신의 의지로…”
“세레나, 이제 너 슬슬 가야 하지 않아?”
“…아.”
어느새 화장실에서 나와 자리로 향하던 프레이가 시계를 가리키며 말하자, 표정을 굳혔다.
“음… 지금 출발해야 늦지 않겠네요.”
“그래, 잘가 세레나.”
이윽고 자리에서 일어난 세레나는, 아쉬운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프레이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당신의 자리에, 생일선물을 놓았어요.”
“생일선물? 그건 이미 내게 줬…”
“아마도 그게, 당신을 새로운 길로 이끌 선물이 될거에요.”
평소보다 몇배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세레나 덕분에 프레이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최대한 빠르게 비밀당주를 잡아야겠어요.”
“그래, 그래야지.”
“아무래도 서대륙에 가봐야 할 것 같거든요.”
“서대륙?”
그 말을 들은 프레이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혹시 유적을 이야기하는 거라면, 마왕군을…”
“안돼요. 반드시 직접, 비밀스럽게 가봐야겠어요.”
“…왜?”
“확신하고 싶은게 있는지라.”
그렇게 말한 세레나는, 이내 시계를 힐끔 보더니 프레이에게서 떨어지며 속삭였다.
“아무튼 새로운 희망이 생겼으니…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프레이.”
“…그래.”
잘은 모르겠지만 세레나가 하는 말이었기에 프레이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리자, 그녀는 짧게 눈웃음을 치고는 방 밖으로 빠져나갔다.
“프레이! 세레나 씨와 무슨 대화를 나누신 건가요!”
“알거 없어.”
그런 세레나를 아련하게 쳐다보던 프레이는, 페를로체가 씩씩거리며 추궁을 해오자 싸늘한 목소리로 답변하고는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음?”
이윽고 자리에 앉아 클라나가 먹기 좋게 잘라둔 케이크에 손을 뻗던 프레이는, 자신의 자리에 올려져있는 종이 한장을 발견했다.
“이게 뭐야?”
“수수께끼에요!”
“수수께끼?”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 종이를 바라보던 프레이는.
“세레나 씨가 당신에게 주는 선물이라네요.”
팔짱을 끼며 말한 클라나의 말을 듣고는, 종이를 집어들며 말했다.
일러스트보기 Click
– DLC
“그래서 이게 뭔데?”
“어쩌면 모든걸 바꿀 수도 있는 희망이라던데요?”
그 질문에 어깨를 으쓱거리며 답하는 클라나의 뒤로, 아침해가 서서히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
한편 그 시각.
“흐아암…”
서서히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하품을 하던 마왕은, 천천히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를 지나가기 시작했다.
– 슈우우…
그녀가 입고 있던 무구와, 위장 마법이 사라지는건 한순간이었다.
채 1초도, 그 절반의 절반도 되지 않는 찰나의 순간에.
세상을 불태울 마왕은 고아원의 작은 성녀가 되어 아침이 찾아오는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루비 언니이이!!”
“루비 누나아아!!”
“안녕~!”
뭐가 그리도 좋은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거리를 걷던 루비는, 허름한 야채가게에서 어린 소녀와 소년이 인사를 건내자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장사는 잘 되니?”
그렇게 그들을 지나치려던 루비는, 이내 그 자리에서 멈칫하더니 소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네! 잘 되요!”
그러자 소녀는, 애써 밝은 얼굴로 답했다.
“그, 그게…”
하지만 소녀의 옆에 있던, 삐쩍 마른 채 기침을 해대던 소년은 차마 파리가 날리는 계산대를 보며 거짓을 말할 수 없었다.
“당근 하나 주렴.”
“아, 넵!”
그런 소년을 잠시 지켜보던 루비는, 선한 미소를 지으며 당근을 주문했다.
“3 동화입니다!”
“자, 여기.”
“…헉.”
이윽고 당근을 받은 루비는, 소년에게 금화 하나를 쥐어주며 말했다.
“그럼, 장사 열심히 하렴!”
“거, 거스름돈은…!”
“어차피 줄 거스름돈도 없잖니. 그냥 가지렴.”
그렇게 말하며 루비가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자, 주변 사람들이 전부 그녀를 흐뭇하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럼, 난 이만.”
“아, 안녕히 가세요…”
그런 시선을 가만히 받아들이고 있던 루비는, 얼굴이 빨개져버린 소년을 뒤로하고 거리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호오.”
그러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허공을 올려다본 루비는, 그 즉시 손으로 자신의 눈 앞에 떠오른 무언가를 밀어냈다.
빛과 맞먹을 정도로 발달한 그녀의 동체시력이 한순간에 눈 앞에 떠있던 정보들을 읽어내렸기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밀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고의성 하나 섞이지 않은, 이제는 그러한 행동을 버릇으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괴악한 그녀의 신체 능력의 편린이였다.
– 휙!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다 당근을 자신의 아공간에 던져버린 루비는, 낡은 여관에 도착해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아이고 루비, 오늘도 왔니?”
“네! 아침 식사는 이 여관에서 해야죠!”
“어머… 착하기도 하지. 하지만 이렇게 굳이 매일매일 찾아와줄 필요는 없단다.”
“아니에요! 제가 좋아서 하는건데요, 뭐!”
루비가 그렇게 말하자, 여관 주인은 고마움에 눈시울을 붉힌다.
“감자스프 하나랑, 통밀빵 하나 주세요!”
“…오냐.”
그런 여관 주인에게 해맑게 음식을 주문한 루비는, 의자에 기대어 잠시 지긋이 눈을 감았다.
“…그래서, 아까 패널티가 뭐라고?”
이윽고 루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그녀의 눈앞에 정보창이 떠올랐다.
[패널티로, 당신의 모든 능력치를 한달간 대폭 감소시킬거에요.]“그래봤자 손가락이 아니라 손을 쓰면 전부 찢어발길 수 있다만?”
[지금부터 적용하겠습니다.]루비의 심드렁한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스템이 패널티를 적용하자, 그녀는 신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확실히 약해진 느낌이로군. 역시 신기하다니까.”
그렇게 말하며 눈앞에 있는 시스템창을 툭툭 치던 루비는, 이내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게 다야. 그저 패배한 찌꺼기에 불과한 네년은, 그정도 밖에 내게 간섭할 수 없지.”
그렇게 말하며 시스템 창을 세게 앞으로 밀친 루비는, 시스템 창이 천천히 자신에게 다가오자 꼴볼견이라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 상태에서 내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러니, 뭐라고 대답좀 해보지 그러느냐? 응?”
눈앞에 있는 시스템 창을 계속해서 툭툭 치며 말하던 루비는, 이내 질렸다는 표정으로 하품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너무 시시하군.”
무료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루비는, 저 멀리서 여관 주인이 식사를 들고오자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오늘도 잘 먹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감자 스프를 크게 한 숟가락 뜨던 루비는, 이내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뭐지?”
감자스프가 빨갛다.
혹시 여관 주인이 만들다가 실수라도 한걸까?
“저기, 이게 왜 빨갛… 커흑!!”
그런 생각을 하며 입을 열던 루비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각을 느끼며 허리를 굽혔다.
“루, 루비? 왜 그러니?”
“아으으… 으윽… 쿨럭!!”
이게 피인가?
내 입에서 이토록 줄줄 흐르는게, 정말 피란 말인가?
그러한 생각들이 뇌리를 가득 채우고, 몸에서는 단 한번도 느껴본적 없는 통증이 느껴진다.
[영구적 디버프가 발동 되었어요. (위선자의 숙명을 따르셔야 한답니다.)] [당신의 수명과 생명력을 영구적으로 대폭 깎겠습니다.] [스택: 1]“……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꺼져가는 의식을 붙잡으며 겨우 버티던 루비는, 자신의 눈앞에 떠오른 시스템창을 보고는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
“누가… 대체 누가… 어?”
어느새 피가 범벅이 된 채로 미친듯이 주위를 둘러보던 그녀는, 저 멀리 창밖에 있던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고는 재빨리 색적마법을 쓰려 했으나.
“루비!! 괜찮니!? 루비!!!”
“어서 의사를 불러! 어서!!”
“지병이라도 있었던건가? 루비는 평소에는 건강했는데…”
“비, 비켜…”
그 순간 자신이 지금껏 도와온 사람들이 일제히 몰려드는 바람에, 시야에서 그 수상한 사람을 놓치고 말았다.
“으윽…..”
그렇게 어떻게든 사람들을 밀쳐내고 창문에 있던 사람을 확인하려던 루비는, 결국 한계점에 도달하고는 의식을 잃고 말았다.
“갑자기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런 그녀를 창밖에서 바라보고 있던 글레어는.
“…이걸로 확실해졌네.”
들고 있던 글자들이 빼곡하게 적힌 수첩에 필기를 추가하며 말을 마첬다.
“넌 용사님의 적이야.”
그런 글레어의 눈에는 여전히 허공에 둥둥 떠있던, [용사 타락] 퀘스트창이 비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