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103)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103화(103/524)
Episode 103
“당신은…”
“호오? 그 상자는?”
멍하니 주인장을 쳐다보고 있으니, 술에 취해 딸꾹질을 해대던 주인장이 눈을 빛내며 내가 들고 있던 상자에 손을 뻗는다.
“당신이 왜 여기에 있지?”
“에그그…”
그런 그를 경계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며 들고 있던 상자를 뒤로 빼자, 균형을 잃은 주인장은 손을 뻗은 자세 그대로 카운터에 엎어져 버렸다.
“이놈아, 네가 들고 있는 상자의 주인공이 나다.”
“당신이?”
그런 그를 인상을 찌푸리며 바라보고 있는데, 놀라운 소리가 튀어나왔다.
정말 지금 내 앞에서 술에 취한 채 헤롱거리고 있는 늙은이가, 전설의 명장이자 1편의 아이템 상점을 담당하던 로시난테란 말인가?
“역시 네녀석은 한별이랑 많이 닮았어… 물론, 머리색은 다르지만.”
“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노인이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게 무슨…”
“됐고, 빨리 일이나 맡기거라. 물론, 내가 만드는 물건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가 중얼거린 말에 대해 물어보려 했지만, 그런 내 말을 끊은 주인장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여기, 옥패.”
“젠장. 수지가 안남는 장사는 질색인데.”
그런 주인장에게 보상으로 받았던 옥패를 건내자, 그는 신경질적으로 옥패를 받고는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뭘 제작하고 싶은거냐?”
“제작은 아니고, 수리와 개조를 부탁하고 싶은데.”
그렇게 말하며 반쪽으로 갈라져버린 ‘기만의 가면’을 내밀자, 주인장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야? 이 졸작은?”
“그게 졸작이라고?”
“그래, 내가 이런 물건을 만들었다면 수치스러워서 죽어버렸을 거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그렇게 말한 주인장은, 이내 가면을 카운터에 있던 망치로 내리쳐 산산조각을 내 버렸다.
“부술 필요는 없지 않았나?”
“걸려있는 마법적 효과만큼은 최상급이라, 재활용을 하려고 그런다 이놈아.”
“졸작이라면서?”
“난 마법사가 아니라 장인이야. 당연히 마법적인 도구는 재료 없이 만들지 못하지.”
내 딴지에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그러나 친절히 대답해주는 그를 보던 나는 그제야 그가 정말 로시난테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선조님이 쓴 예언서에 나와있던 그의 특징과 성격이 정확히 일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신, 지금 살아있는건가?”
“그런걸 알아서 뭘 하려고? 삶과 죽음만큼 네놈에게 의미없는 일은 없을텐데?”
“내 정체를 알아?”
“글쎄? 네가 내 손님이라는 건 잘 알겠다만.”
그제야 나는 주인장에게 진지하게 질문을 던졌지기 시작했지만, 그는 심호한 대답을 하거나 말을 돌릴 뿐이었다.
“짜증나네.”
“싫으면 나가던가. 네 발로 찾아온 가게지 않느냐.”
이미 심오한 설정이나 사실들에는 진절머리가 나 있었던 내가 인상을 찌푸리니, 주인장이 다시 퉁명스럽게 대꾸를 하였다
“그런데, 내 도난당한 상자는 안 돌려 줄거냐?”
“…여기.”
“좋아, 그럼 지금부터 일을 시작하지.”
그런 주인장에게 도난당한 상자를 건네주니,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미소를 지으며 카운터 뒤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금방 끝나니까, 잠시 거기에 앉아서 기다리게나! 네가 준 가면으로 좋은 걸 만들어주지!”
“잠깐, 난 그저 가면을 수리…”
“그 가면보다 몇배는 더 멋들어진걸 만들어줄테니, 걱정 마시라고!”
이윽고 들려온 그의 호탕한 목소리를 들은 나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질문을 던졌다.
“당신, 내 전속 장인으로 일할 생각은 없나?”
“하고 싶어도 못한다네!”
그러자 힐끔 날 쳐다보던 주인장은, 껄껄 웃으며 답하고는 카운터 안으로 들어갔다.
“…카니아, 들려?”
잠시동안 주인장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던 나는, 이내 조용히 가게 밖으로 나서며 중얼거렸다.
– 네, 도련님. 잘 들립니다.
그러자 카니아의 목소리가 내가 든 통신 마도구에서 낮게 울려퍼졌고, 그 목소리를 들은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시 속으로 말했다.
“지금 당장 내가 있는 곳으로 와. 주인장을 찾았어.”
–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카니아의 침착한 답변을 들은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와의 연결을 끊고 생각에 잠겼다.
‘만약 저 주인장이 진짜 로시난테라면… 여기서 놓칠 수는 없지.’
예언서에 전대 용사님이 말한 바에 따르면, 저 주인장이라는 사람은 확보할 수 있다면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애초에 시스템이 주는 아이템을 이해하는 데다가 그걸 더 강력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니 굳이 그런 말이 없더라도 확보를 하려 노력했겠지만, 선조님의 언급까지 더해지니 역시 더욱더 신경이 쓰인다.
– 그러니, 나 대신 로시난테를 꼭 흠씬 두들겨 패… 아니, 확보해줘. 물론 이론적으로만 가능한거라 난 성공하지 못했지만, 너라면 할 수 있을거야.
왠지 모르게 선조님이 그에게 쌓인게 많아 보이는건, 기분 탓일 것이다.
“…뭐, 이솔렛에게 질 정도니 적당히 위협만 하면 되겠지?”
물론 머리에 흰 머리가 난 사람을 두들겨 패는건 꽤나 죄책감이 드는 일이다. 그러니, 적당히 시간을 끌다가 카니아가 합류하면 협박을 해 볼 것이다.
“…그래, 한번 정보창이나 봐 볼까.”
그렇게 멍하니 자리에 앉아서 주인장을 기다리던 나는, 이내 그에게 정보창을 쓰면 어떻게 나올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카운터로 향하기 시작했다.
“어이, 주인장. 잠시 나좀 보지.”
“………”
“주인장?”
이윽고 거만한 목소리로 주인장을 부른 나는,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카운터를 넘어섰다.
“…카니아, 오지마.”
– 네?
그리고 방 안으로 들어간 나는, 이내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이제 와도 소용없어.”
방에는, 펜던트와 쪽지 하나만이 덜렁 남겨져 있었다.
– 주문 접수 완료. 물건은 곧 저택에 배송하겠음.
“…오호.”
덕분에 울상을 짓고 있던 나는, 쪽지의 내용을 읽고는 이내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그래도 떼어먹지는 않을껀가 보네.’
비록 가면을 복구시켜 착한일을 한다는 계획은 물건너간 것 같지만, 무려 시스템이 준 아이템을 재료로 해서 만들어지는 물건이니 예삿 물건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주인장 입으로 몇배는 더 멋들어진 물건이라 하지 않았는가. 비록 성격은 조금 괴팍하지만 실력 하나는 확실한 사람이니, 기대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
“…음?”
그런 생각을 하며 싱글벙글해 하고 있던 나는, 쪽지 옆에 놓여져 있던 작은 펜던트를 발견하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 이스터에그
“이게?”
아리송한 표정으로 상자를 살펴보던 나는, 이내 펜던트에 붙어있던 메모를 발견하고는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나참, 이스터 에그면 전설의 무기라도 주지. 이게 뭐야.’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펜던트를 조심스럽게 집어들고는 열려 했으나.
“이익…”
어째서인지 녀석은 열리지 않았다.
– 쿠과광!!!
“…뭐지?”
내 힘이 갑자기 약해진건가 싶어 가볍게 책상을 내려쳐봤지만, 역시나 책상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걸 보아하니 내 힘은 그대로인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 작은 펜던트가 내 힘보다 더 단단히 닫혀있다는 걸까?
– 파지이이잉!!!
한참을 잡아당겨봐도 펜던트가 열리지 않기에 검까지 뽑아 공격을 갈겨 봤으나, 부서진건 펜던트가 아니라 주변의 물건들이었다.
결국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상자를 품속에 넣은 나는, 한숨을 내쉬며 가게 밖을 나서려다 가게 곳곳에 있는 물건들에 눈길을 돌렸다.
‘…하나쯤 챙겨갈까?’
꽤나 쓸만한 물건들이기에 나도 모르게 손을 뻗은 나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중얼거렸다.
‘아니지, 지금 가면이 인질로 잡혀 있는데… 그랬다가 안주기라도 하면 낭패야.’
그렇게 생각을 마친 나는, 아쉬운 표정으로 입맛을 다시며 가게를 빠져나갔다.
“…얼레?”
가게를 빠져나와 보니, 나는 원래 들어갔던 물렁한 벽이 아닌 허름한 건물의 문을 열고 나오고 있었다.
“신기하네.”
놀라서 다시 허름한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가 봤지만, 폐허가 된 공간과 먼지만이 날 반기고 있었다.
그런 신기한 상황에 잠시 멍을 때리던 나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거리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여긴…’
보아하니, 이곳은 뒷골목의 입구가 있는 시장 거리인것 같다.
저번에 이솔렛과 함께 거지들에게 둘러싸였던, 그 시장거리 말이다.
“야채 사세요~!”
“감자 사세요~! 맛있어요~!”
“…음?”
그렇게 판단을 마치고 거리를 걷던 나는,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무심코 시선을 향했다.
“열심히 사네…”
이윽고 귀엽게 생긴 소녀와 소년을 멀리서 조용히 관찰하던 나는 아무도 모르게 아빠 미소를 지었으나.
“저것들이 지금 뭐하는거야…?”
이내 표정을 싸늘하게 굳히며 어디론가 향했다.
아무래도, 당장 녀석들을 도와야만 할 것 같다.
.
“무 사세요~! 대파 사세요~! 양파 사… 콜록! 콜록!!”
“누나, 너무 무리하지 마. 그러다 나처럼 병걸리겠어.”
오늘도 어김없이 열심히 가게를 홍보하던 소녀가 기침을 시작하자, 그 옆에 있던 소년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돈을 모으면 널 치료할 수 있는걸?”
“그래도, 저번에 루비 누나한테 금화도 받았잖아! 그러니 쉬엄쉬엄 해!”
자신의 동생이 눈을 초롱초롱 빛내여 말하자,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건, 주변의 상인들과 행인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어느새 명실상부한 거리의 마스코트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뭐? 장사를 쉬엄 쉬엄 한다고?”
“…얘네들이 정신줄을 놨네?”
“”…….!!!””
하지만, 그런 훈훈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너희들, 돈은 언제 갚을거냐?”
“그, 금방 갚을게요! 부디 조금만 더 시간을…”
– 쾅!!
“흐익!!”
누가봐도 힘을 꽤나 쓰게 생긴, 험상궂게 생긴 불량배들이 훼방을 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릿세가 벌써 몇달이나 밀렸는데… 언제까지 갚겠다는 말만 할꺼야?”
“부, 부디 한번만 봐주세요!! 제발요!!”
“안돼.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
소년과 소녀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싹싹 빌기 시작했으나, 깡빼들은 그런 그들을 무시한채 잔뜩 쌓여있던 야채들을 하나둘씩 바닥에 던지고는 발로 짓밟기 시작했다.
“아, 안돼요!! 그걸 그렇게 짓밟으시면 어떡해요!!”
“그러길래 누가 자릿세 내지 말래?”
“그치만, 그걸 팔아야 자릿세를 벌거 아니에요!! 그런데 대체 왜…!!”
“어쭈, 그런데 이 꼬맹이 새끼가…”
“흐악!!”
자신들의 소중한 야채가 천천히 짓밟혀 나가는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소년이 울먹이며 불량배에게 달려들었지만, 이내 그는 불량배에게 걷어차여 맥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케흑…으으…”
“제발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올해 안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제 동생이 위험하단 말이에요!!”
“그건 우리가 알 바가 아니지.”
그렇게 바닥에 쓰러진 소년이 괴로운 표정으로 심장을 부여잡자 그의 누나가 소년을 감싸 안으며 외쳤지만, 불량배는 그저 싸늘한 표정으로 답할 뿐이었다.
“뭐, 뭐든지 할게요! 제발 이번달만 봐주세요!!”
“…뭐든지?”
하지만 소녀가 눈을 질끈 감고 말하자, 소년을 다시 걷어차려 다가가던 불량배는 미소를 지으며 옆에 있던 동료에게 속삭이기 시작했다.
“정 그러면 꼬마야… 여기 싸인을 하면 된단다..”
“싸, 싸인이요…?”
그렇게 잠시동안의 상의를 마친 불량배는, 품에서 종이 한장을 꺼내들며 설득을 시작했다.
“그래, 여기 보이는 종이에 네 이름을 적어넣으면… 한달동안은 눈 감아주마.”
“지, 진짜 그것만 하면 되는거죠?”
누가봐도 수상한 계약서였고 심지어 흉흉한 마법진 까지 그려져 있었지만, 글을 읽을지 모르는 소녀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남자가 내민 펜에 손을 뻗기 시작했다.
“”……….””
그리고 그 장면을 지켜보던 상인들과 행인들은, 그저 침묵했다.
이 가난한 시장골목은, 법 대신 힘이 더 강했으므로.
게다가 불량배들의 뒤에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기에, 사실 법조차 그들의 편이었기에 말이다.
법과 힘에서 모두 딸리는 그들중에서, 불의를 못참고 나서는 용사는 없었다.
왜냐면 그런 용사들은 죄다 죽거나 감옥에 끌려갔기에, 나서고 싶어도 나설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옳지, 거기에 그대로…”
그렇게, 또 하나의 불쌍한 꽃이 지려는 순간.
– 쨍그랑!!
“…크헉!!”
어디선가 술병이 날아와, 불량배의 대머리를 가격했다.
“어떤 미친 새끼가…!!!”
덕분에 머리를 부여잡으며 비틀거리던 불량배는, 이내 살기를 뛰며 뒤를 노려보기 시작했으나.
“푸흐으… 지금 너, 나한테 욕했냐?”
“…흐읍!!”
자신에게 술병을 던진 사람을 확인하고는, 이내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굳어버렸다.
“아, 안녕하십니까! 프레이님!!”
“아으… 머리야.”
그런 대머리 불량배의 동료가 그의 머리를 잡고 다급히 바닥에 박으며 인사를 하자, 술에 만취해 비틀거리던 프레이는 이내 짜증이 서린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왜 사람이 지나가는데 길을 막고 있어…?”
“그, 그것이… ‘작업’ 중입니다만. 헤헤.”
“작업…?”
“네, 네에… 프레이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여긴 유스티아노 백작님의 소유라는 걸요.”
“아하… 그 뒷골목의 황제…”
불량배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말하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던 프레이는, 이내 땅에 떨어져있던 계약서를 낚아 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유스티아노 녀석, 이번에 열리는 노예 시장에도 발을 뻗었었지.”
이윽고 자기도 모르게 차갑게 중얼거린 프레이는, 재빨리 눈이 풀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알겠어, 그럼…”
“넵! 살펴가십쇼!”
“…꺼져.”
“네?”
“꺼지라고.”
그 말에 깡패들이 어이없는 표정을 짓자, 프레이는 땅에 떨어져 있던 술병을 다시 집어들며 소리쳤다.
“꺼지라고오오오!!! 새끼들아!!!!”
“네, 넵! 알겠습니다!!”
프레이의 술주정은 제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기에, 지레 겁을 먹은 깡패들은 재빨리 거리에서 도주하며 중얼거렸다.
“에잉,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냥 납치해버리면 안되냐? 귀찮아 죽겠네.”
“몰라… 납치당해서 강제로 하는것보다 자기 의지로 온 쪽이 더 비싸게 팔린다나 뭐라나.”
그렇게 중얼거리던 깡패들이 이내 거리에서 멀어지자,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보던 프레이는 이내 자신을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소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가, 감사합니…”
“닥쳐.”
이윽고 소녀의 앞에 도착한 프레이는, 소녀가 감사인사를 하려고 하자 다급하게 말을 끊고는 그녀의 팔을 잡아챘다.
“너, 예쁘게 생겼네.”
“네, 네에?”
“따라와.”
그렇게 말하며 프레이가 소녀를 끌고가려 하자, 바닥에 쓰러져 있던 소년이 다급히 프레이를 막아서며 말했다.
“누, 누나를 놔줘요!”
“…내가 왜?”
“이, 이거 드릴게요! 그러니 제발…!”
그렇게 말하며 소년은, 프레이에게 인생에서 딱한번밖에 가져보지 못한 금화를 건냈다.
며칠전에 루비가 주었던 바로 그 금화였다.
“이따위 걸로 무슨… 어?”
무심코 그 금화를 받은 프레이는, 코웃음을 치며 금화를 땅에 던져버리려 했으나.
“뭐야 이건…”
이내 표정을 굳히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제, 제발요… 제발… 콜록! 콜록!!”
그렇게 한참동안 동전을 들여다보던 프레이는, 소년이 자신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을 하기 시작하자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너도 따라오던가.”
“네?”
“따라오라고, 너도.”
그 말을 끝마치고 팔을 붙잡고 있던 소녀를 어디론가 끌고가던 프레이는, 조용히 손에 별의 마나를 흘려보내며 중얼거렸다.
“…누가 이런 짓을 한거지?”
그의 손에서 나온 별의 마나는, 방금 소년이 내민 금화와 반응해 루비색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
“…하아.”
한편, 그 시각.
“루비! 괜찮니? 혹시 또 피를 토하진 않았고?”
“어쩌죠… 루비가 저렇게나 아파하는걸 보니, 필히 큰 병일거에요…”
“루비 누나… 죽으면 안돼…”
침대에 누운 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루비는, 상당히 곤란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괜찮아요. 전 괜찮으니…”
“조금만 더 버티렴!! 우리가 돈을 조금씩 모아서, 교단의 성녀님을 불렀으니!! 아마 며칠내로 오실거야!!”
“그, 그럴 필요는 없어요!!”
처음에는 가식적인 미소로 일관하던 루비였으나, 사람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성녀를 거론하자 진심으로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팔을 내저었다.
“저거 봐… 오히려 우리를 걱정하고 있어…”
“태양신이시여… 어째서 저런 착한 아이에게 시련을…”
“루비 누나는 너무 착해서 탈이라니까…”
하지만 사람들이 루비의 말을 씨알도 듣지 않자, 아무도 모르게 이를 갈던 그녀는 조용히 속삭였다.
“…무슨짓을 한거지?”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루비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도움말 기능도 있으니… 네겐 답할 의무가 있을텐데?”
그러자, 그녀의 눈앞에 시스템창이 떠올랐다.
“…하.”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전부 당신의 업보인걸요.]그 내용을 확인한 루비는 이내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지으며 웃음을 터트렸다.
“……….”
그리고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글레어가 조용히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