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137)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137화(137/524)
Episode 137
“으으아?”
“…..하?”
중간보스인 미호와, 페를로체가 끌고온 루비의 시선이 허공에서 교차한다.
“프레이, 이 모든게 당신이 벌인 일이지요! 전 알아요!”
그런 상황에서, 페를로체는 자신 만만한 표정으로 프레이에게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당장 일어나셔서, 모든걸 멈추세요! 그럼 살려드릴게요! 아무도 못들어오게 문을 막아뒀으니, 지원은 꿈도꾸지 마시고요!”
“…크르르.”
하지만, 돌아오는건 오직 중간보스가 된 미호의 울음소리일 뿐이였다.
“…어라?”
그제야 이상함을 눈치챈 페를로체는, 옆에 있던 루비를 콕콕 찌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루비씨, 뭔가 이상해요!”
“…뭐가요?”
“프레이가 반응이 없어요! 기절을 했나봐요!”
“네, 그런것 같네요.”
이곳까지 오며 페를로체에게 성력으로 치료를 빙자한 공격을 받느라 녹초가 되어버린 루비는, 대충 그렇게 대답하고는 눈앞에 있는 미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쓸만하군.”
“크르?”
그렇게 한참을 미호를 뜯어보듯이 응시하던 루비는 입꼬리를 올리며 그렇게 중얼거렸고.
“당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에게서 떨어지세요! 혹시, 프레이와 공범인가요!”
페를로체는, 주먹을 치켜들며 그렇게 말했다.
“…고파.”
“네?”
그리고 그 순간, 미호의 인내심에 한계가 찾아왔다.
프레이의 원 계획대로 분노를 거의 쏟아부어 광적인 분노는 가라앉았으나, 하필이면 그 타이밍에 둘이 난입하는 바람에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하던 미호의 감정이.
“배… 고파.”
폭주하는데 쓰인 막대한 에너지 때문에 공복감으로 가득 차버린 것이다.
“마…”
그렇게 떨리는 눈빛으로 주변을 살피던 미호는, 가장 가까이 있는 상대에게 자신의 공복감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맛있겠다…”
“자, 잠깐만요!”
그녀에게 목을 졸리느라 기절해버린, 프레이에게 말이다.
“저기, 페를로체 씨? 딱 봐도 위험한 곳 같은데… 절 왜 여기로 데려오신건가요?”
“왜, 왠지 모르게 여기가 안전할 것 같았어요!”
“하지만… 안전해지긴 커녕 정체모를 괴물에게 습격당하게 생겼네요?”
그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루비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전 여기서 죽으면 안되는데… 아직 해야 할 일도 많고, 고아원의 아이들도 절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죠…”
“으, 으으.”
“어쩌면 좋죠, 페를로체 씨?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순진하고 불쌍한 표정으로, 하지만 왠지 모르게 책임을 추궁하는 듯한 뉘앙스로 말한 루비의 말에 우물쭈물하던 페를로체는.
“조, 좋아요! 그럼… 제가 여길 막을게요!”
이내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쳤다.
“루비님은 이곳에서 빠져나가서 도움을 요청하세요! 저는, 어떻게든 저 괴물을 쓰러트리고 프레이를 확보할 테니까요.”
“괘, 괜찮으시겠어요? 딱 봐도 강해보이는데…”
“괜찮아요! 저도 강해요!”
페를로체가 눈을 부릅뜨며 말하자, 루비는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 그그 그럼… 부탁드릴게요, 성녀님.”
“네! 여긴 걱정하시지 말고, 도움을 요청해주세요!”
“부디 무사하세요…!”
살짝 긴장한 기색이 녹아든 페를로체의 말에, 루비는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뒤로 돌아섰다.
“츄릅.”
“자, 잠깐만요!”
그런 루비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페를로체는, 미호가 프레이에게서 정기를 빼내려 하자 다급히 그녀에게 달려들기 시작했고.
“…흐.”
바로 그 시점부터, 루비의 표정이 180도로 돌변했다.
“…마물화의 저주여, 깃들거라.”
“크오오오오오!!!”
터져나오는 웃음을 꾸역꾸역 참으며 손에 보라색 마기를 피워낸 루비가 그렇게 속삭이자, 뒤에서 끔찍한 비명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전회차에서도 영물을 만나면 항상 재미삼아 쓰고 했던, 고결한 생명체를 타락시키는걸 좋아하는 루비의 ‘마물화 저주’를 받은 미호가 내는 소리였다.
“뭐, 뭔가요! 갑자기 이게 무슨…!”
“날 귀찮게 만든 선물이니라.”
그렇게 마물화 능력으로 광폭화된 미호가 페를로체에게 달려드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다가 방을 나서려던 루비는.
“…쯧.”
방의 입구가 성력으로 만들어진 방패로 막혀있는 것을 보고는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제약만 없었어도, 내 손으로 죽여버렸을 터인데.”
– 콰드드드득!!
그렇게 말을 마치고 손으로 방패를 잡아 뜯어버린 루비는, 환술을 써 페를로체를 빙 둘러싼 미호를 힐끔 쳐다보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방을 나섰다.
“으으, 으…”
“흐음?”
루비가 방을 나서자마자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건, 문의 바로 앞에서 바들바들 떨고있던 카니아였다.
“도련…님… 도련님을… 지켜야…”
“…불쌍한 흑마법사 녀석. 네년의 어미와 아비는 꽤나 쓸만한 인재였는데 말이다.”
그런 그녀를 가소롭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던 루비는, 그때까지 자신의 손에 남아있던 성력의 방패를 보며 중얼거렸다.
“헌데, 설마 성녀가 문에 걸어둔 방패 때문에 못들어 온건가?”
“으…”
“푸하,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주제에 성가신 짓만 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도움이 될때도 있구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한 루비는, 손에 보라색 마기를 모아 결국 정신을 잃어버린 카니아에게 겨누기 시작했지만.
[경고 드릴게요! 그 분은 공격을 하실 수 없어요.]“…하?”
허공에 붉은색 경고창이 뜨자 인상을 잔뜩 찌푸리기 시작했다.
“흑마법사가, 선함 수치가 뭐 이리 높은게냐?”
그렇게 잠시 동안 카니아를 쳐다보다가, 눈앞에 뜬 정보창을 읽고는 짜증이 잔뜩 서린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루비는.
“…운 좋은줄 알거라.”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흐음?”
그러다 그녀의 머리에 붙어있던 장치를 발견한 루비는.
“꽤나 귀여운 짓들을 하는구나, 겨우 전음을 하는데 이런 장치를 쓰다니.”
피식 웃으며 장치를 집어들었다.
– 지금 노예들을 대피시키고 있는 중이야! 클라우드 왕국 왕족들은 이미 아까 공주랑 같이 빠져나갔고! 전부 계획대로 되고있어! 그런데, 왜 아까부터 응답이 없는거야? 프레이?
– 마왕군을 성공적으로 제압했어요! 이제 잔당만 처치하면 됩니다! 그나저나 프레이, 왜 이리 조용하신건가요?
“…인기가 꽤 많구나.”
이윽고 장치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중얼거리던 루비는, 이내 보라색 아공간을 허공에 불러냈다.
“그럼… 나도 슬슬 ‘명성’이란걸 얻어볼 때로군.”
그렇게 말하며 용사의 무구들을 꺼낸 루비는, 순식간에 무구를 몸에 착용한 후.
– 콰광!!
1층으로 뛰어내렸다.
“끄에엑!!”
“…으극.”
착지를 하며 순식간에 두명의 마족을 짓밟아버린 루비는, 갑자기 나타난 자신 때문에 당황한 마왕군과 황실 기사단 사이를 유유히 헤쳐나가기 시작했다.
“드미르칸님, 제 말좀 들어보세요. 뭔가가 이상하다고요.”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한시라도 더 빨리 어린 노예들을 모아 제물 마법을 발동시켜야…”
“아니, 그러니까 그걸 왜 우리가 맡냐고요! 상식적으로 그걸 일반 병사들에게 시키고, 우리가 전투를 맡는게 맞지 않나요?”
“…마왕군의 참모라는 분이 그런것도 모르다니, 실망입니다 르메느로 씨.”
그렇게 한참을 인파를 해쳐나가던 루비가 발견한 것은.
“제가 뭘 모르는데요?”
“…용사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말입니다.”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전투간부들을 지휘하며 1층에 대기하고 있던 드미르칸과 르메르노 였다.
“프레이님이 전투를 졸개들에게 맡기고, 저희를 여기에 대기시켜둔 이유는… 분명 오늘 용사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예측하셨기 때문이겠지요.”
“그게 무슨…”
“평소에도 용사의 존재에 대해 자주 경계하시고 견제를 요구했던 프레이님입니다. 그러니 오늘같은 중요한 날에 용사에 대한 대비를 하는건 상식이지요.”
“그치만, 전에도 말했듯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용사는, 프레이…”
“너희들! 꼼짝마”
점점 더 격해지는 르메르노와 태연한 표정으로 그녀의 말을 받고 있던 드미르칸은, 루비가 우렁차게 소리를 지르자 일제히 시선을 그녀에게 돌렸다.
“…지금, 저희에게 한 말입니까?”
“그렇다!”
“뭐, 뭐야? 은신술은 분명히 완벽했는데…?”
“…우선, 그 투구부터 벗고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를 해보는건 어떠시련지요.”
루비가 다시한번 답하자 르메르노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고, 드미르칸은 정중한 목소리로 제안을 던졌다.
“마왕군의 간부인 너희들을, 오늘 이 자리에서 처단하겠다!!”
“…이런, 말이 통하지 않는 분이군요.”
하지만 루비가 그런 그의 말을 위하고 검을 치켜들자, 표정을 싸늘하게 바꾼 드미르칸은 그때끼지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던 르메르노에게 답했다.
“…제가 뭐랬습니까? 슬슬 용사가 모습을 드러낼 시기라 했지 않았습니까.”
“설마, 진짜로…”
“그럼, 갑시다.”
이윽고 담담하게 그렇게 말한 드미르칸은, 온몸에 마기를 두르며 중얼거렸다.
“차기 마왕, 프레이 님을 지키기 위하여.”
.
“…으윽.”
“드, 드미르칸 님!”
드미르칸의 오른팔이 허공에 날아올랐다.
“흐아압!”
“제, 제법 이군요… 설마하니, 단 한대도 용납하지 않을 줄이야…”
비틀거리던 드미르칸은, 용사의 무구를 장착한 루비가 기세를 몰아 자신에게 돌진해오자 힘겨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정도로 애를 먹었던건… 프레이님을 상대할 때 뿐이었는데…”
“항복해라! 간부! 네겐 승산이 없어!”
그런 드미르칸의 말을 무시하며, 들고 있던 칼로 계속해서 둘을 몰아붙이던 루비는.
“요, 용사…? 용사라고…?”
“…진짜 용사야? 요즘 떠들썩한 그?”
“에이, 설마… 사칭범이 얼마나 많았는데…”
그 신화적인 싸움을 보며 웅성거리던 사람들을 보고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너희같은 떨거지들이 뭐라 생각하든, 이미 내 작전은 성공했느니라.’
프레이를 마왕군에 넣어버린 이유.
그가 마왕군의 2인자 되던 것도, 그리고 아예 마왕으로 오해를 받던 것도.
전부 그녀가 계획하고 설계했던 시나리오였다.
“저 갑옷은… 설마, 진짜로…”
“너희들, 지금 당장 교단으로 향해라. 황실이 이 사실을 먼저 알게 해서는 안돼.”
‘…어딜가나, 윗대가리의 생각이 가장 중요한 법 아니겠느냐.’
그리고, 그 시나리오가 지금 결실을 보려하고 있었다.
“조금 더 만전을 가했다면… 아니, 의미없는 가정이군요. 실력차이가 너무 납니다. 솔직히 이 정도일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드미르칸 님! 일단 여기서 빠져나가야 해요! 어서요!”
“…안됩니다. 프레이님이 세워둔 계획이 있을겁니다. 그러니, 그때까지 더 버텨야…”
“드미르칸!!”
자신에게 목숨을 걸고 충성을 바치던 2인자와 참모를 처치하여, 세상에 화려한 데뷔를 하기 위해서 말이다.
물론 그들이 마왕군의 핵심 인물이자 구심점이라는건, 루비 입장에서는 하등 상관이 없었다.
그녀의 눈에는, 부하 조차도 그저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히, 힘내세요!”
“그래, 잘한다! 죽여버려!”
“지, 진짜 마왕군이 존재했다니… 게다가 용사도…”
그렇게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어떻게든 항전을 하던 드미르칸이 한계에 다다르기 시작하자, 주변의 분위기가 격해지기 시작했다.
‘…프레이, 네 녀석이 봤다면 기함을 토했겠군.’
그리고 그 시점에서 이미 자신의 계획이 성공했음을 깨달은 루비는, 아마 지금쯤 자신이 마물화를 시켜버린 영물에게 기가 빨리고 있을 프레이를 생각하며 속으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이지.’
어느새, 노예시장에 있는 모두가 루비를 응원하고 있었다.
“뭐, 뭐야…? 저 사람은…?”
“저, 저도 모르겠어요. 작전에는 언급되지 않았었는데…?”
얼이 빠진채 상황을 지켜보던, 이리나와 클라나를 제외하고 말이다.
‘이제, 전 제국이… 전 세계가 무구를 착용한 날 칭송할게다.’
그런 상황을 즐겁게 바라보며 살짝 공격을 늦춘 루비는.
‘그리고 아직까지 내 정체조차 모르는 네 녀석은, 오늘부로 심연에 떨어지겠지.’
여유로운 몸짓으로 드미르칸의 공격들을 회피하며 생각을 이어나갔다.
‘그러니, 내 승리니라. 프레이.’
그녀가 들고 있는 칼이 떨리기 시작했다.
– 파지지지직!!!
“크윽!!”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드미르칸과 르메르노가 힘없이 튕겨나가 벽에 세차게 부딪히자, 루비는 겉으로는 힘겨운 표정을 지으며.
“이제 끝이다!!”
‘…싱겁군.’
속으로는 하품을 내쉬며 마무리를 지으려 했지만.
“크르르…!”
“…흐앗!?”
갑자기 뒤에서 어마무시한 살기가 느껴지자, 다급히 몸을 비틀었다.
“무슨…?”
그렇게 공격을 피한 루비는, 자신의 앞에 미호가 서있는걸 발견하자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손에 조심스럽게 마기를 피워냈지만.
“하?”
어째서인지, 미호는 그녀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
“쿨럭, 쿨럭…”
“…도련님, 괜찮으신지요?”
“……..!!!”
그 때문에 살짝 당황해하던 루비는, 2층에 나타난 사람들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저 녀석들이… 여긴 어떻게?”
분명히 의식을 잃고 있어야 할 프레이와 카니아가, 비록 만신창이가 된 몸이지만 서로를 부축하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왠지 모르게, 익숙한 기운이 느껴지는 검은색 돌을 든채 말이다.
“뭐, 뭐야… 괴물?”
“요, 용사…님? 도와주세요!”
“그, 그 괴물도 무찔러 줘! 부탁이야!”
연이어 일어난 어이없는 상황에 당황해 하던 루비는,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위험을 느끼고 재촉을 하기 시작하자 마지못해 천천히 칼을 들었지만.
– 딱!!
그 순간, 세번째로 경악할 만한 일이 일어났다.
“…아?”
갑자기, 경쾌한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가 1층에 울려 퍼지더니.
“아앗.”
분명히 이중에서 삼중으로 보호 마법을 걸어놨던, 루비의 가짜 용사의 투구가.
– 슈우우…
산산조각이 나버렸기 때문이었다.
“잠깐.”
그리고 그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프레이는.
“저 루비색 눈은…”
이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