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139)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139화(139/524)
Episode 139
안녕하세요! 페를로체에요!
전 지금 매우 긴장하고 있어요!
왜냐면, 프레이를 쫒아 노예 시장에 잡입해 한참을 돌아다닌 끝에 드디어 그를 발견했거든요!
나쁘고 못된 프레이를, 이번에는 반드시 혼쭐을 내줄 거에요!
‘…일기장은 챙겼나? 저번처럼 실수로 놓고왔다면 다시 해야 하는데.’
자, 잠깐만요! 혼쭐을 내기 전에, 제 보물인 일기장을 잠시 만지작거려야겠어요!
‘좋아, 이번엔 챙겼어.’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일기장도 품에 가지고 있고, 성력도 충분히 모아뒀어요! 정말이지 준비만전이에요!
“흐읍…”
그런 생각을 하며 심호흡을 한 저는, 제 앞에서 뻔뻔하게도 침착한 표정을 짓고 있는 프레이에게 빼액 소리를 질렀습니다!
“프레이!!! 이 파렴치하고 못된!!! 야비하고 저질스럽고 경망스럽고 나쁜 인간!!!”
‘…저번처럼만 하자.’
제가 프레이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을 그대로 쏟아냄으로서 선전포고를 하니, 프레이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어요.
좋아요, 제 협박이 통했군요!
이렇게 된거, 조금만 더 몰아붙여 볼까요?
“당신을, 오늘은 꼭 죽이겠어요!!!”
‘…이번 회차만큼은, 반드시 당신에게 해피엔딩을.’
프레이를 볼때마다 늘 외치는 말을 뱉고 나니, 마음이 후련해졌어요!
그럼 이제, 프레이를 잔뜩 혼내줘야…
“프레이! 어디가는 건가요?”
프레이가 도망치려고 하고 있어요! 이거, 어서 막아야겠는걸요!
“…여긴 왜 왔지?”
“당신을 막으러 왔죠! 이곳에서 또 무슨 비열한 술책을…”
그렇게 복도를 빠져나가려는 프레이를 가로막은 저는, 사악한 프레이와 말싸움을 시작했어요!
“…오늘 내가 무슨 일을 벌얼거라 확신이라도 했나봐?”
그런데, 왠지 모르게 말싸움에 말려든 것 같네요!
치사한 프레이, 정정당하게 주먹으로 싸우면 얼마나 좋…
“그래서… 날 ‘옳은 길’로 인도해주려 온건가?”
그런데, 왜 자꾸 뜬구름 잡는 소리들을 하는 걸까요?
전 어려운건 잘 모른단 말이에요!
‘…이미 옳은 길로 가 놓으시고서는.’
아마, 프레이도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잘 모르지만, 잘난척을 하기 위해 저렇게 말하는게 틀림없어요!
‘클라나가 영원히 카나리아가 되는, 배드엔딩으로 직결하는 길을 피하셨잖아요.’
– 딸깍!
“으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못된 프레이의 지팡이에서 갑자기 흑마력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했어요!
뭐, 뭔가요? 흑마력 치고는 깨끗한데다가 농도는 쓸데없이 짙어서 매우 성가셔요!
이거, 설마 프레이가 절 따돌릴려고 한 짓일까요?
그렇다면, 용서 못해요.
감히 제국에서 금지되어 있는 흑마법을 쓰다니! 자애로우신 태양신님을 섬기는 태양신 교단의 성녀인 제게 흑마법을 쓰다니요!
역시, 당장 프레이를 잡아서 반성할 때까지 두들겨 패줘야…
“뭐야, 누군가 했더니… 꼬맹이잖아?”
“…..?”
열심히 흑마력을 성력으로 밀어내고 있는데, 저 멀리서 사람들이 다가오네요.
“꼬맹아, 여기가 뭐하는 곳인줄은 알고 들어온거야?”
“…꽤 반반하게 생겼는데요? 잡을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험상궂게 생긴걸 보니 적이네요!
프레이가 보낸 나쁜 놈들인게 틀림없어요!
‘경비대장이 먼저 돌진해 올거고, 그 다음에 뒤에서 부하들이 매직 미사일을 영창. 나머지 한명은 맨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도주하겠지.’
하지만, 문제 없어요! 저는 태양신님의 가호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수없이 반복했던 패턴이야, 이 정도 쯤은 눈 감고도 해결할 수 있어.’
그럼, 실력 발휘좀 해볼까요?
.
“전부 덤벼요! 전 하루종일도 싸울 수 있어요!”
“젠장… 저런 괴물이 대체 어디서 나온거야?”
역시 저는 강해요! 그리고 멋져요!
못된 악당들을 때려눕히는 정의의 영웅! 옛날부터 꼭 해보고 싶던 건데, 드디어 한번 해보네요!
– 여기는 본부, 여기는 본부…
“…이봐, 계약사항이랑 다르잖아!”
덕분에 신이나서 주먹을 마구 휘두르고 있는데, 맨 뒤에서 악당들을 지휘하던 남자가 무전을 시작했어요!
흠… 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걸까요?
‘…슬슬, 시간인가.’
– 쿠과광!!!
“으아아!”
세상에! 저 악당들이 제가 있던 층의 벽들을 통째로 무너트려버렸어요!
다친 사람이 있지는 않겠죠? 있으면 안되는데…
아, 다행이에요. 무너진 잔해만 있을 뿐이지, 다친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요.
‘옛날에는 한두명씩 휘말리는 사람이 나왔었는데.’
“모두 산개해서 접근해라. 내 추측으로는, 저 능력은 다수를 상대하지 못해.”
“…윽.”
제 주먹에 얻어 맞고 자리에 쓰러진 악당들을 빼면 다친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있는데, 지휘를 내리는 악당이 제 헛점을 찔렀어요!
이런, 이거 꽤 곤란한데요.
어쩌면 좋을까요?
‘지금이야.’
그래요! 저 사람들이 벽을 부쉈으니, 저는 바닥을 부수면 되는 거에요!
바닥을 부수면 지금 제게 다가오는 사람들이 전부 무력화 될테니! 전 유유히 빠져나가면 돼요!
“흐압!!”
– 파지지지지지직!!
그런 판단으로 바닥을 부수니, 모든 사람들이 허공에서 허우적 대기 시작했어요!
좋아요, 제 책략이 잘 먹혀들었… 잠깐만요. 허공에서요?
“으, 으아아!”
이런! 생각해보니 여긴 고층이였어요! 이대로가면, 제 엉덩이가 남아나지 못할거에요! 정말 큰일이에요!
‘앞으로의 일들이 당신 뜻대로 흘러가게는 절대 두지 않을거야.’
– 콰직!!
그렇게, 저는 루비씨를 깔아 뭉갰어요!
아니, 이게 아니지.
누군가가 제 엉덩이에 깔렸어요!
아니아니, 태양신님이 제 기도를 들어주셨나봐요!
어째서인지 떨어졌는데도 멀쩡하네요!
대체 어째서 멀쩡…
하.
순서가 틀렸잖아. 페를로체.
정신 똑바로 차려.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순간, 마신에게 들켜버린다고.
“저깄다!! 잡아!!”
“침입자 두명이 한곳에 모여있다!!”
“본부, 들리나? 침입자들은 서로 구면…”
저 무전을 몇번이나 듣는거야. 지긋지긋해.
“서, 성녀님? 어디로 가시는…?’
“걱정마세요, 제가 있으니까요!”
뭐야, 왜 그래? 새삼스럽게 질리기라도 한거야?
페를로체, 이건 네가 선택한 길이잖아.
속죄하기 위해, 사정사정해서 겨우 얻어낸 능력이잖아.
그런데, 지긋지긋 하다고?
“저 페를로체의 이름을 걸고!”
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어.
“가식적인 루비님을 반드시!!!”
그런데,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더라?
“이곳에서 죽여버릴거에요.”
“…네?”
이런,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거지?
무너질대로 무너진 정신덕에 나도 모르게 내뱉은 실언 한마디 때문에.
옛날에나 저지르던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바보같은 실수 때문에.
“지금 뭐라 하셨어요?”
또 모든걸 되돌리게 생겼구나.
“페를로체 씨…”
“닥쳐.”
앞으로 몇번 더 돌릴수 있지?
이미 한계인데.
내 정신은, 이미 붕괴할대로 붕괴해버렸다고.
이대로 계속한다면, 분명히 무리가…
‘아니, 무리는 옛날에 왔어.’
무서워. 모든걸 잊어버릴까봐. 완전한 바보 성녀가 되어버릴까 두려워.
당신에게 향했던 마음도, 추억도, 과거도.
그리고 저질렀던 죄악마저 모조리 망각하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릴까봐.
세상을 되돌릴 때마다, 정신력이 깎여나갈때마다.
결국에는 시스템과 마신마저 속아넘어갈 정도로 정신이 붕괴해버린 지금보다 더 악화될까봐 미칠듯이 무서워.
“…하아?”
하지만, 그것조차 감당해야겠지.
그게 내가 택한, 속죄의 길이니.
“성녀님… 당신…”
하지만, 이쯤 되면… 가끔 일탈을 하고 싶어져.
– 쿠과과과과과광!!!
“…호오?”
이렇게, 태양신의 가호를 담은 전력의 일격을 마왕에게 꽂아넣는다던가.
“지금 내게… ‘선제공격’을 한게냐?”
하지만, 이번 일탈은 영 별로였네.
“정말 고맙군, ‘제약’을 친히 없애주어서.”
기껏 혼신의 힘을 다해 꽂아넣은 일격을, 마왕이 간단하게 잡았으니.
대체 얼마나 쎈거야, 저 존재는.
그리고, 그런 존재의 유일한 대적자인 당신은 또 얼마나 강한거고.
“그럼, 각오는 됐나?”
이럴줄 알았으면, 차라리 너와 일탈을 할걸.
그것만큼, 제정신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게 없었는데.
“하아…”
투정은 이제 그만 부려야겠지.
한번 터져버리자 봇물처럼 나오기 시작한 이 감정을, 시스템과 마신이 눈치채기 전에.
“…리 트라이.”
세상을 다시 돌려야 하니.
.
“…도련님, 어디에 가십니까?”
“페를로체가 있을만한 곳으로.”
노예 시장을 구석구석 뒤져봤지만, 페를로체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녀가 있을만한 곳은 오직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지하로 가시는 겁니까…?”
“응, 노예 시장에는 지하실이 있거든. 원래는 유사시에 관계자들이 몸을 숨기려 만들어진 곳이었지만, 실제로 쓰인적은 없지.”
“그런데, 거기에 왜 페를로체씨가 있다는 겁니까?”
카니아의 질문에, 나는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아무래도 페를로체가 어둠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말이지.”
“…페를로체 씨는 어둠을 싫어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말한 카니아의 말에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은채, 나는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역시, 여기 있었네.”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 페를로체의 성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 우우웅…
이윽고 지하실로 통하는 문에 걸려있는, 성력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방패를 발견한 나는.
– 까드득, 까드드득…
실로 오랜만에 검을 뽑아, 용사의 힘을 사용해 방패를 찢기 시작했다.
내 용사의 힘이 아니라면, 흠집조차도 낼 수 없을만큼 견고한 방패였기 때문이었다.
“지하실을 왜 이렇게 단단하게 막아두신 걸까요…?”
“글쎄, 그건 잘 모르겠지만… 일단 여기 안에 있는건 확실해.”
– 쩌저적!!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카니아에게 답변을 하며 방패를 마저 뜯어낸 나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중얼거렸다.
“뭘 했다고 벌써 힘이 부치는거야…”
패널티 3개에 특수 패널티 하나.
특수 패널티는 애초에 수명을 깎지 않고,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 받은 패널티 하나 역시 수명을 깎지 않았다.
하지만, 4개의 패널티들은 내 생명력만큼은 항상 가져갔었다.
“이러면 곤란한데.”
정녕 생명력을 보충할 방법은 없는걸까?
비록 이번 메인퀘스트를 끝으로 1학년의 굵직한 사건들은 전부 종료가 됐지만, 2학년때 부터는 새로운 사건들을 해결해나가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비실비실거려서야 쓰겠는가?
‘그러고 보니, 아까 미호가 빨아먹었던 생명력을 다시 내게 불어넣었었지. 그렇다면…’
만약 미호가 충분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걸 내게 불어넣을 순 없을까?
‘그게 된다면 분명히 ‘예언서’에 적혀있었을텐데…’
순간적으로 불가능할거란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미 틀린곳이 상당히 발견된 예언서인데, 맹목적으로 신뢰해봤자 내 손해 아니겠는가.
뭐가 어떻게 되든 일단 시도는 해봐야겠다.
시도하지 않으면, 변하는 것도 없을테니 말이다.
– 끼이익…
그렇게 생각을 마친 나는, 잔뜩 긴장을 한채 검을 손에 쥐고는 조용히 문을 열었다.
지금까지 내가 겪은 일들을 돌아 보면.
지하실의 문이 완전히 열리자마자 폭탄이 터지거나, 언데드가 쏟아져 나온다거나 하는 일 정도는 가볍게 일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앗.”
하지만 다행히도 지하실에 있던건 폭탄도 언데드도 아닌, 예상했던 대로 페를로체였다.
“………”
그녀는, 빛 한줄기 들어오지 않는 지하실의 한복판에서 조용히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페를로체?”
그런 페를로체를 나지막한 목소리로 부르니.
“…흣.”
별안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그녀가, 내게 성큼 성큼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게 다 어떻게 된일…”
“드디어, 드디어 진짜 성공… 이제, 세번째 시련만 끝내면… 에헤헤…”
그렇게 내 물음도 무시한채 뭐라 중얼거리며 내 앞까지 다가온 페를로체는.
“헤헤… 헤… 헤윽.”
“…..?”
별안간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헤으으으… 우으으…”
“뭐, 뭐야?”
“무서웠, 무서웠어요…”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는.
“어두워서, 갇히는 줄 알고… 다시는 못나갈 줄 알고…”
나도 모르게, 그녀의 등을 토닥거리기 시작했다.
“흐아아아앙…”
그렇게 세번째 메인퀘스트가 비로소 종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