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Heroines are Trying to Kill Me RAW novel - Chapter (144)
메인 히로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144화(144/524)
Episode 144
프레이가 불타는 카페에 도착하기 몇십분 전.
“음흠흠.”
화장실에 들어온 루비는, 잠시 목을 가다듬더니 이내 싸늘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지?”
– 죄송합니다, 마왕님. 조금만 더 시간을…
그러자, 그녀의 손아귀에 들려있던 통신 수정구에서 비밀당주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설마 아직도 그 소녀를 제압하지 못한게냐?”
루비가 어이없다는 듯이 묻자, 비밀당주가 떨리는 목소리로 답한다.
– 죄, 죄송합니다. 어디서 나타난 녀석인지는 몰라도, 이상한 스크롤을 써대는 바람에 제압이…
“하아.”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수정구의 연결을 끊어버린 루비는, 이내 수정구를 어루만지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저런 쓸모없는 놈을 믿느니, 차라리 내가 직접 해결을 하는게 백배는 낫겠군.”
루비가 생각하기에, 지금 이 상황은 자신에게 굉장히 유리한 상황이었다.
맨 처음에는 세레나가 자신의 정체를 알아차렸을까 걱정됐었다.
하지만 세레나와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그녀는 자신을 그저 노예시장에서 도망친 노예로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물론 중간에 보인 몇몇 의심스러운 발언들과 행동들이 걸리긴 한다.
하지만 그것이 천재들이 종종 보이는 과도한 의심병일 뿐이라는 것을, 여러가지 인상군상을 봐온 루비는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세레나는 분명히 ‘프레이’에 대해 발언을 한 시점부터 명백히 동요를 하기 시작했다.
그 점은, 눈앞에서 그녀를 지켜본 루비 자신이 확실히 장담할 수 있다.
– 파지직…
“좋아.”
그렇기에, 루비는 함정을 하나 파기로 했다.
지금 상태의 세레나가 자신을 공격할 수밖에 없도록, 그래서 자신에게 걸린 공격 불가 제약을 무력화 시킬 수 있도록 말이다.
– 아아, 누님! 안녕하십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한참동안 수정구를 만지덕 대던 루비가 손을 떼니, 수정구에서 야비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흐음… 약간 목소리가 어색한데.”
그 목소리를 듣고 인상을 찌푸리던 루비는 다시 수정구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 여어, 누님. 안녕하십니까?
그런 그녀의 입모양은, 수정구에서 흘러나오는 말의 발음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좋아.”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지난 뒤, 루비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화장실의 벽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 슈우우…
그러자, 그녀가 미리 쳐두었던 방음용 마법진이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지금쯤 몰래 도청을 시도하고 있겠지?’
그 마법진을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은 루비는, 본격적으로 세레나와의 수싸움을 끝낼 마지막 수를 던지기 시작했다.
– 지도자 누님! 계십니까?
“왜 그러지? 내가 밖에서는 연락을 자제하라 했을텐데.”
– 그, 그치만…
자신이 말할때는 차갑고도 거만한 표정을, 수정구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오게 할 때는 비굴한 표정을 지으며.
루비는, 1인 2역을 하는 데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
“지금 거리에서 귀족에게 의도적으로 정보를 흘려넣느라 바쁘단 일이다. 정말 급한 일이 아니라면 나중에…’
– 나, 난동이 일어났습니다!
“뭐라?”
– 저희가 잡은 인질이, 난동을 일으켰다고요!
“그 비실비실한 녀석이, 무슨 난동을 일으킨다고?”
그렇게 말하며 잠시 화장실의 문에 귀를 기울이던 루비는, 이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녀석이 가지고 있던 지팡이가 마도구였나 봅니다! 이상한 기능들로 저희를 농락하고 빠져나가려는걸 겨우 붙잡았습니다!
“흐음…”
– 꽁꽁 묶어놓았는데도 계속 발악을 해대서, 정말이지 처치곤란입니다! 어떻게 하는게 좋겠습니까?
그 시점에서 수정구를 잠시 끈 루비는, 세면대로 다가가 수도꼭지를 틀고는.
“어쩌지… 어쩔수 없이 죽여야되나?”
문 밖에서 전해지는, 상당히 동요한 감정을 느끼며.
“저러다 자력으로 탈출이라도 했다간, 분명히 우리 위치가 드러날텐데.”
비릿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모, 몸값만 받고 이 나라를 뜨려 했는데… 으으…”
– 딸깍.
그렇게 한참동안 의미심장한 말을 중얼거리던 루비는, 문 뒤에서 살기가 느껴지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통신용 수정구를 가동시켰다.
– 누님, 결정하셨습니까?
“그, 그래. 결정했어.”
이윽고 오른손을 쥐락펴락하며 풀기 시작한 루비는.
“탈출할 때나 쓸모가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우리에게 방해야. 그리고, 우리를 잔뜩 사들여서 유린 하려 했던 녀석이기도 하고.”
조용히 화장실 문을 응시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러니…”
‘오거라, 세레나.’
그 어느때보다도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말이다.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그냥 죽…”
그리고, 그 다음 순간.
– 콰과광!
굳게 잠겨있던 화장실의 문이, 굉음과 함께 떨어져 나갔다.
“…흡.”
이윽고 문이 있던 자리에 나타난 세레나는, 심호흡을 하고는 천천히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리기기 시작했다.
– 슈슉!!
채 1초도 지나지 않은 찰나의 순간에, 최적의 경로와 결말을 찾아낸 세레나는 독한 눈빛을 띤채 부채를 루비에게 뻗기 시작했으나.
“……!!!”
이내,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부채를 멈췄다.
“늦었도다.”
하지만 루비는, 그런 세레나를 그저 가소로운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이미 너는, 내게 살의를 품은채 공격을 가하지 않았느냐.”
그 말대로 세레나의 부채 끝은, 루비의 뺨에 살짝 닿아 불그스름한 상처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시점부터, 이미 게임은 끝난거나 다름없었느니라.”
루비의 말은 사실이었다.
세레나의 부채가 그녀의 뺨을 스친 순간, 이미 그녀는 제약이 풀린 루비에 의해 의식을 잃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제, 남은건 후속처리로군.”
너무나도 재밌다는 표정을 지은채, 그녀에게 손을 뻗기 시작했다.
“이런 귀한 보석이 통째로 굴러들어왔는데… 그냥 죽이는건 너무 미련한 짓이지.”
그리고 잠시 후, 보라색 빛이 화장실을 가득 채웠다.
.
“으으…”
한참동안 정신을 잃고 있던 세레나가, 조용히 눈을 떴다.
“안녕하신가.”
“…..!”
그러자 그녀의 시야에, 온전한 본모습을 드러낸채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던 루비가 들어왔다.
“다, 당신은…?”
“쉿.”
와인잔을 든채 마기를 잔뜩 뿜어내며 자신의 양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던 루비가 자신의 입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자, 세레나가 마른침을 삼킨다.
“어차피 내 모습을 본 이상, 너 또한 내 정체를 알아차렸겠지. 그러니…”
“아까, 그 소녀는 어디갔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가던 루비는, 갑자기 세레나가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 잠깐만 시간을 주세요. 구해야할 사람이 있어요. 그 소녀를 통해 연락만 하면…”
‘…이거, 일이 쉬워지겠군.’
그러다 이어진 세레나의 패닉에 빠진 목소리를 들은 루비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 소녀는 널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에 불과했느니라. 그저, 보육원의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내가 준 대본에 맞추어 널 속였을 뿐인 착한 아이에 불과하지.”
본연의 모습을 드러낸 마왕은, 인간 소녀인 루비의 모습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성숙한 모습을 취하고 있었기에.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제정신을 유지하는것도 힘들정도로 강력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마왕의 바로 앞에 서있던 세레나는, 패닉에 빠지는 바람에 그 모습을 구분해 낼수 없는듯 싶었다.
“내, 내게 무슨 짓을 한거죠?”
그렇게 한참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세레나가,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네 영혼을 가져갔느니라.”
“…뭐?”
“네가 잠들어 있을때, 강제로 영혼 계약을 진행했단 말이다.”
그 말을 들은 세레나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원래는 ‘절대복종마법’을 사용하려 했는데… 이미 걸려있더군? 이미 그쪽으로는 대비를 해놓았다는 건가?”
“아…”
“그래서 번거롭게 영혼 계약을 해야 했느리라. 도중에 몇번이고 그냥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너같은 인재를 놓칠수는 없으니 참고 또 참았지.”
권태롭기 짝이 없는 목소리였으나 그 내용 덕분에 한층 더 섬칫하게 다가온 루비의 말은, 세레나를 점점 더 옥죄기 시작했다.
“넌, 이제 내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느니라. 영혼의 계약은 복잡한 대신, 상대방을 절대적으로 속박하거든.”
“그, 그게 무슨…”
“머리를 조아리거라.”
자신이 처한 상황을 부정하려던 세레나는, 마왕이 그렇게 명령하자마자 머리를 바닥에 조아렸다.
“그래, 이제 좀 보기 좋구나.”
“…윽.”
“감사합니다 라고 하거라.”
“감사…합니…다.”
이어진 명령에서도 비록 힘겨웠지만 세레나가 명령에 따르자, 팔짱을 끼며 그녀를 응시하던 루비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네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건 뭐지?”
“…프레이 라온 스타라이트 입니다.”
“그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걸 수 있나?”
“네.”
세레나가 멍한 눈빛으로 대답하자, 루비는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날 위해 그를 죽일 수 있겠느냐?”
“…네.”
그 말에 세레나가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답하자, 루비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제대로 걸렸나 보군. 만일, 즉시 대답했으면 연기를 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죽여버렸을 거다.”
이윽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 세레나에게 그렇게 답변한 루비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절대복종마법을 걸수 없는게 아쉽구나. 그것이라면, 패널티 회피도 가능했을텐데. 고작 영혼을 계약한것으로는 힘들단 말이지.”
“저, 저기…”
그런 그녀에게, 세레나가 질문을 던졌다.
“원하시는게… 뭔가요…?”
“…원하는 것?”
그러자 잠시 날개를 퍼덕이던 루비가, 입꼬리를 올리며 답했다.
“스파이가 되거라.”
“네?”
“스파이가 되어, 용사의 정보를 내게 넘기거라.”
그 말을 마치자, 세레나의 표정이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다.
“간접 살인 또한 제약으로 막혀있으니… 어쩔수 없지.”
“…으득.”
“그럼, 힘내거라. 나는 이만 가봐야겠어.”
이윽고 이를 갈기 시작한 세레나를 가소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루비는, 저 멀리서 별의 마나가 느껴지기 시작하자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죄, 죄송합니다! 마왕님! 제 시간에 가지 못해 정말로…!
“철수하거라.”
– 네, 네에? 하지만…
“사지가 뜯겨 죽기 싫으면, 이만 철수하거라.
– 아, 알겠습니다!
비밀 당주에게 명령을 내리고, 손가락을 공중에 긋는 것으로 포탈을 열어 사라지려던 루비는.
“아참, 그러고보니. 이 카페는 네년과 프레이의 즐거운 추억이 참 많더군?”
“으, 으읏.”
“그리고, 요리사에 주방장, 종업원 까지 죄다 암살자들이야. 아마 전부 네 충성스러운 심복들이겠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자들이 선함수치가 너보다 낮더군.”
“자, 잠깐…”
“30초 뒤에 이곳은 완전히 폭발할 거다.”
그 말을 듣고 창백하게 질린 표정을 짓는 세레나에게, 루비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미련을 버리는건, 내게 영혼을 바친 자들이 늘상 거치는 신고식이지.”
.
말끔히 불타고 폐허만 남아버린, 프레이와 세레나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카페.
“………….”
재빨리 이리나와 힘을 합쳐 불을 끈 프레이는, 그 폐허가 된 장소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이리나, 이게 어떻게 된거야?”
“나도 모르겠어. 비밀 당주와 교전을 벌이며 그를 쫒아오니… 이런 곳이 나왔거든.”
“세, 세레나는?”
“세레나가 여기있어?”
이리나의 말에 입술을 잘근잘근 씹던 프레이는,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뜨기 시작했다.
“…느껴져.”
“뭐?”
“익숙한… 아주 익숙한 기운이.”
이윽고 그렇게 말한 그는, 귀신에 홀린듯이 폐허 속으로 걸어들어가기 시작했다.
“자, 잠깐! 프레이, 기다려!”
그런 그를 말리려던 이리나는, 저 멀리서 사람들이 다가오려 하자 다급히 접근 금지 마법 스크롤을 찢고는 그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이, 이건…”
그렇게 멍한 눈빛으로 걸어가던 프레이가 멈추어선 곳에는.
“…내가 세레나에게 줬던 선물인데.”
세레나의 집에 찾아갔을때 프레이가 그녀에게 선물했던, 별의 마나를 압축한 구슬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이게 왜 여깄지?”
“프, 프레이…”
이리나의 접근 금지 마법 스크롤로 감싸진 폐허의 한복판에 무릎을 꿇은채, 계속해서 조용히 그 구슬을 쳐다보던 프레이는.
[돌발 미션 발생!]지나가던 시민들 중, 불특정 다수를 공격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세요!
[총합: 0명] [수락하시겠습니까? Y/N]화룡정점으로 자신의 눈앞에 돌발 퀘스트가 뜨자, 고개를 푹 숙인채 침묵에 잠겼다.
“프, 프레이…”
그런 그의 어깨를 잡은 이리나는, 비밀당주와 교전을 하느라 다친 몸을 추스릴 생각도 안하고 그를 위로하려 했으나.
“거기 있구나.”
“응?”
그 순간, 프레이는 피식 미소를 짓더니.
– 파박, 팍!
손으로 마구 폐허 더미를 파내기 시작했다.
“찾았다.”
그렇게 한참동안 폐허더미를 파내던 프레이는, 마법진이 그려진 지하 벙커를 발견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끼이익…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그곳에 주저앉아있던 프레이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안녕하세요?”
세레나가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세레나, 정말 다행…!”
“쉿, 아래에 직원들이 있어요.”
그런 그녀에게 프레이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외치려 하자, 세레나는 그녀의 입술에 손가락을 올리며 타일렀다.
“…참고로, 저희 직원들은 눈이 잘 안보여요.”
“아하.”
그 직후 그런 말을 들은 프레이는, 세레나에게 입을 맞추려 했으나.
“…그래서, 이게 어떻게 된거야? 세레나?”
“맞아, 지금 이럴때가 아니지.”
이리나가 다급히 질문을 던지자, 덩달아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역시, 당신이 제게 준 구슬을 느끼시고 이곳으로 찾아오셨던 건가요? 안에서는 열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보호마법이 걸려있어서 긴장했는데, 역시 괜한 걱정이었나 보네요.”
“…어?”
하지만, 세레나는 갑자기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하긴, 당신의 별의 마나로 이루어진 구슬이니 금방 찾아올 법도 하죠.”
“세레나, 지금은…”
“제가 당신에게 준 구슬도 잘 간직하고 있죠?”
“…응.”
프레이의 말을 끊고 질문을 던진 세레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잘했어요. 그거, 중요한거니 꼭 간직하고 계세요.”
“알겠어, 그런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계획대로 됐어요.”
“뭐?”
오늘만 세번째로 튀어나온 뜬금없는 소리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는 프레이를 보며.
“그 두개의 구슬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세레나는.
“전, 오로지 당신만의 것이에요. 신도, 부모님도, 제국도 아닌… 오로지 프레이 당신의 것.”
“…..?”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물론, 영혼도요.’
속으로는, 그에게 아직 말하기 힘든 사실을 중얼거리며 말이다.
‘이미 어렸을때 당신에게 피의 맹세로 영혼을 바쳤기에, 그 누구도 제 영혼을 가져갈 수 없어요.’
“세레나?”
‘설사 그것이, 전회차부터 영혼 수집을 즐겨하던 마왕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머리 위에서, 달과 별이 빛나고 있었다.
“프레이, 제게 명령 하나만 내려줄래요? 저번에도 말했듯이, 슬슬 제 정신 통제만으로는 힘든 상황인지라.”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최대한 추측을 억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체를 밝혀버려서 말이죠.’
유난히도 밝게.
“큰 그림을 좀 그려보려고요.”